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뼏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는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5월의 시 / 이 해 인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5월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오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네 가슴속에 퍼 올리게 하십시오
말을 아낀 지혜 속에 접어둔 기도가 한 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5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 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오
은총을 향해 깨어 있는 지고한 믿음과 어머니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속에 물 흐르게 하십시오
구김살 없는 햇빛이 아낌없는 축복을 쏟아내는 5월 어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욕심 때문에 잃었던 시력을 찾아 빛을 향해 눈 뜨는 빛의 자녀 되게 하십시오
오월의 노래 / 괴테
오오 눈부시다 자연의 빛 해는 빛나고 들은 웃는다.
나뭇가지마다 꽃은 피어나고 떨기 속에서는 새의 지저귐 넘쳐 터진는 이 가슴의 기쁨.
대지여 태양이여 행복이여 환희여! 사랑이여 사랑이여! 저 산과 산에 걸린 아침 구름과 같은 금빛 아름다움.
그 크나큰 은혜는 신선한 들에 꽃 위에 그리고 한가로운 땅에 넘친다
소녀여 소녀여..
나는 너를 사랑한다 오오 반짝이는 네 눈동자 나는 너를 사랑한다.
종달새가 노래와 산들바람을 사랑하고 아침에 핀 꽃이 향긋한 공기를 사랑하듯이 뜨거운 피 가슴치나니 나는 너를 사랑한다.
너는 내게 청춘과 기쁨과 용기를 부어라. 새로운 노래로 그리고 춤으로 나를 몰고 가나니 그대여 영원히 행복하여라 나를 향한 사랑과 더불어..
5월의 신부/ 은파 오애숙
봄 햇살 가~아득 화사함 가슴에 안고서 백옥처럼 뽀얗게 피어나네
스미는 향그럼 속에 이글거리는 장미 빗 사랑 모아모아 붉~게 타오르며
설레임 가득 안고서 맘에 곰삭혀 꽃길 걸으려고 수줍게 피어나는 아름다운 미소
살포시 봄 햇살로 풋풋한 싱그러움 속에 하이얀 면사포 쓰고 피어난다
형형색색의 향그럼 한 발짝 뒤로 다 물리치고 눈부신 새아침의 창 활짝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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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맙습니다.
수고하신 덕분으로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