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1-09 18:23:50 중앙일보에 기재
KBO, 공 1.5개 높여 '타고투저' 해소·경기시간 단축 기대
올 시즌부터 프로야구의 스트라이크존이 확대 돼 보다 공격적인 야구가 펼쳐질 전망이다.
프로야구 8개 구단 감독과 한국야구위원회(KBO) 박용오 총재 및 관계자들은 9일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모임을 갖고 올 시즌 스트라이크존을 예년에 비해 공 1~1.5개 높이기로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투수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졌으며, 적극적인 공격야구를 유도해 경기시간 단축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스트라이크존 확대 = 김찬익 KBO 심판위원장은 "올해부터 지나친 타고투저 방지와 경기 스피드업을 위해 좀더 높아진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KBO는 지난해 11월 박용오 총재가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뒤 심판진의 논의를 거쳐 이날 일선 감독들의 동의까지 얻어냈다.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가 스트라이크존을 공 3~3.5개 높여 투수들 보호에 나선 것과 발을 맞춘 조치다.
◇ 누구에게 유리한가 = 삼성 김응룡 감독은 "당연히 투수들에게 유리하다. 그러나 투수들이 어정쩡하게 높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려 할 경우 오히려 타자들의 구미에 딱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감독은 "존을 확대한다는 원칙보다 그 원칙을 심판 모두가 일관성있게 지켜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기 펴는 투수들 = 최근 프로야구는 투수들에 비해 타자들의 기록이 월등히 우세하다. 선동열 KBO홍보위원은 "빠른 공 투수보다 제구력이 뛰어난 투수들이 효과를 볼 것"이라며 "확대된 스트라이크존의 높낮이와 대각선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지금보다 30~40% 투수가 유리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심판위원회는 새 스트라이크존의 적용을 위해 11일 12명의 심판진을 미국 플로리다주 짐 에번스 심판학교에 파견하는 등 심판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글 : 이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