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해진 노을을 안아 주는 단풍들
가지와 가지를 안고 핀 꽃들
꽃이 피는 동안 바람을 안아 주는 새들
흐느끼면서 살랑거리는 바람들
흘러가는 법만 익힌 냇물을 안아 주는 조약돌들
거슬러 가야 올라가야 하는 연어를 안아 주는 물들
산다는 것은 포옹이다.
-『불교신문/문태준의 詩 이야기』2024.11.15. -
다른 존재를 품에 껴안는다는 것은 온기를 전하는 일이기도 하다. 또한 포옹은 아량이나 자애, 그리고 용서를 통해 받아들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루의 해가 떨어지며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것을 가을 단풍이 받아 안고, 꽃은 개화할 때 가지를 안고 피며, 꽃이 피어 있는 시간의 고요와 평화와 아름다움을 지속시켜주기 위해 새들은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서며 제 품에 먼저 안는다.
아래로 흘러가는 줄만 아는 냇물을 조약돌들이 안아서 잠시 멈출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일러준다. 모든 존재는 서로 주고받으면서, 선한 영향을 나누면서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