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Al68zeQQHlg?si=mYG8gT4iMKOTOErk
파야의 두 번째 발레음악은 '사랑의 마술사'를 완성한지 2년 후에 디아길레프의 의뢰로 만들어진 '삼각모자(The Three-Cornered Hat)'다.
유머가 넘쳐흐르는 '삼각모자'는 물방앗간에 살고 있는 두 부부(Miller & Miller's Wife)는 금실이 좋으나 여자가 미인인데 비해 남편이 못생겨 사람들은 짝이 맞지 않는다고 농담을 하곤 한다. 마침 방앗간 옆에는 포도원이 있어 이 지방 명사들이 가끔 그곳에 모여 시간을 보내는데 명사들 가운데 가장 뚱뚱한 그곳의 시장님(Corregidor)이 방아간집 부인에게 반해 추남인 남편을 꾀어내고 그사이 부인에게 사랑을 호소하게 된다.
그러나 그러한 계획은 방아간집 부인의 꾀로 말미암아 실패로 돌아가며 뚱뚱한 시장은 물에 빠지는등 갖은 망신을 당한다. 더우기 부인의 총소리에 겁을 집어먹고 천신만고 끝에 시장사택으로 돌아갔으나 그곳에는 시장으로 변장해서 먼저 와있는 방아간집 남편이 있는게 아닌가? 시장부부와 방아간집 주인 부부는 실랑이를 벌이며 여러가지 웃지못할 촌극을 치르는 가운데 오해도 풀려 다시 각자 평화로운 가정을 갖게 된다는데서 이발레는 끝을 맺는다.
앞에서 소개한바와 같이 '삼각모자'는 바로 우리들 주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는 것과 이야기의 흐름이 시종 유머감각 속에 묻혀 있다는 점 등에서 전작 '사랑은 마술사'와는 그 느낌이 다를뿐 아니라 음악 자체도 상당히 자유로운 해학이 번뜩여 편하게 감상할수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제목으로 되어있는 '삼각모자'도 뚱뚱한 시장님이 항상 애용하는 삼각으로 되어있는 모자를 지칭하는 것이며 곡가운데에서 '방아간 주인의 춤'과 피날레를 장식하는 마지막 춤곡은 호쾌하고도 별미를 느끼는 발레음악이라고 하겠으며 만일에 춤에대한 약간의 관심이라도 가지고있다면 그냥 앉아서 음악만 듣기가 어려울 정도로 신바람이 날것이다.
글: 한 상우 <음악평론가>
마누엘 데 파야(팔랴) Manuel de Falla
피아니스트였던 어머니에게 피아노를 배우고 11세 때 공개연주회를 하였다. 마드리드의 왕립음악원에 입학하여 J.트라고에게 피아노를, 스페인 국민음악의 시조인 F.페드렐에게 작곡을 배우면서 에스파냐 민속음악을 되살려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았으며, 1899년 2년만에 졸업하였다. 1905년 마드리드예술원 주최 작곡 공모에서 오페라 《허무한 인생》으로 최고상을 받는 한편 피아노 콩쿠르에서도 1위를 차지하여 작곡가와 피아니스트로 인정을 받았다. 1907년 파리로 유학하여 뒤카, 드뷔시, 라벨 등과 교우하면서 인상주의 음악의 영향을 받았으며, 뒤카의 조언으로 《허무한 인생》을 대폭 개작하여 1913년 니스에서 초연하였다. 제1차세계대전으로 1914년 귀국한 뒤 거의 완성되어 있던 《7개의 스페인 민요》와 《스페인 정원의 밤》 이 마드리드에서 초연되었다. 이듬해 발레음악 《사랑은 마술사》를 발표하였고, 1919년 발레계의 거물 디아길레프의 협조로 《삼각모자》를 런던에서 초연하여 대성공을 거두었으나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자 누이와 함께 그라나다로 거처를 옮겼다. 이곳에서 소편성의 관현악단 베티카를 창단하였고, 1923년 반다 란도프스키 부인을 위하여 《클라브생 협주곡》 작곡에 착수하여 1926년 완성하였고, 1925년에는 로마의 산타체칠리아음악원의 명예회원으로 추대되었다. 팔랴는 파리, 런던, 마호르카 등지를 자주 여행하였으나, 1934년 이후는 그라나다를 떠나는 일이 드물었다. 1938년 프랑코장군의 명령에 따라 개설된 에스파냐음악연구소의 소장이라는 직함을 얻었으나, 그는 당시 신병으로 브르고스에서 열린 임명식에 출석할 수가 없어 자택에서 선서식을 대신하였다. 1939년 스페인을 떠나 아르헨티나의 코르도바 근교 알타그라시오에서 살게 되었는데, 1946년 그곳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일반적으로 스페인의 국민주의 음악가로 알려져 있으나, 다른 국민주의 작곡가 알베니스나 그라나도스처럼 스페인의 민속음악을 그대로 소재로 삼지 않고, 안달루시아지방의 관능성과 카스티야지방의 금욕성을 혼합한 작품을 작곡하였는데, 이는 양친이 북부계와 남부계였기에 소재의 범위를 넓히지 않았나 생각된다. 후기에는 스트라빈스키에게 영향을 받아 그 당시 스페인에서 유행이었던 낭만주의적 경향 대신에 신고전주의적 경향을 띠었다. 강렬한 민족적 색채를 보편적 기법으로 표현하여 스페인 국민음악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대표작품으로 《스페인 소곡집》 《안달루시아 환상곡》 《7개의 스페인 민요》, 발레곡 《사랑은 마술사》 《삼각모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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