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홍선근 기소, ‘50억 클럽 의혹’ 3년만에 6명중 4명 재판行

[양평대교]

檢 “권순일, 사실상 변호사 직무 수행
‘재판거래’ 의혹은 계속 수사 방침”
권순일 “고문으로 일반적 자문뿐” 부인
전직 언론인 2명도 불구속 기소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측으로부터 50억 원을 받았거나 받기로 약속했다고 지목된 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과 관련해 검찰이 권순일(65)과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65)을 재판에 넘겼다.

2021년 9월 ‘50억 클럽’ 의혹이 제기되고, 국회에서 6명의 실명이 공개된 지 약 3년 만이다.

● 檢 “사실상 변호사 직무 수행”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이승학)는 7일 권순일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홍선근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권순일은 2021년 1∼8월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로 등록하지 않고 화천대유가 얽혀 있던 판교 송전탑 지하화 관련 소송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권순일은 2020년 11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화천대유에서 고문료로 약 1억5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권순일이 이 기간 동안 사실상 변호사 직무를 수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실질적으로 소장이나 준비서면, 답변서를 작성하고 법리 대응 방향을 조언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권순일의 ‘재판 거래’ 의혹도 계속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2020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할 때 권순일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선고 전후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가 권순일의 사무실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며 ‘재판 거래’ 의혹이 제기됐다.

권순일은 ‘50억 클럽’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고, 변호사법 위반 혐의도 “고문 자격으로 일반적인 자문을 한 것”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홍선근은 2020년 1월 김만배로부터 50억 원을 빌리고 이자를 주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홍선근은 이자율이 명시된 차용증을 작성했는데, 2∼3개월 후 돈을 갚으며 이자를 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홍선근이 이자만큼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김만배는 돈을 빌려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대장동 사업과는 무관하다”고 진술했고, 홍선근 역시 같은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 ‘50억 클럽’ 6명 중 4명 기소

‘50억 클럽’ 의혹은 김만배가 대장동 개발 수익을 정치인, 법조인 등 6명에게 각각 50억 원씩 나눠주려 한 정황이 담긴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이 2021년 9월 공개되며 불거졌다.

김만배는 녹취록에서 “50개(50억 원) 나갈 사람”이라며 박영수, 곽상도, 권순일, 홍선근, 김수남, 최재경의 이름을 거론했다. 이 가운데 곽상도는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이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세후 25억 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의원직을 사퇴했다.

2022년 2월 검찰은 곽상도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가장 먼저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대가성이 없다며 뇌물수수 혐의를 무죄로 판결했고, 검찰이 항소해 2심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검찰은 뇌물을 아들 퇴직금으로 위장한 혐의(범죄수익은닉)로 곽상도를 추가 기소했다.

박영수도 200억 원 상당의 금품을 약속받고 실제로 8억 원을 수수한 혐의, 딸과 공모해 화천대유로부터 대여금 명목으로 11억 원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됐다. 현재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고 박영수는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다.

검찰은 김수남과 최재경에 대해선 2022년 1월 서면조사를 진행했다. 검찰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7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이준동)는 김만배와 수억 원대의 돈거래를 한 혐의로 언론인 2명을 배임수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한겨레신문 간부를 지낸 A 씨는 김만배의 청탁과 함께 아파트 분양대금 8억9000만 원을, 중앙일보 간부를 지낸 B 씨는 2019년 4월∼2021년 8월 2억4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