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세종시를요?”
남한 대통령에서 총리로 격하된 조수만이 입을 반쯤 벌리고 서동수를 보았다. 오후 4시 광화문 정부청사 앞, 회의실에는 서동수와 조수만, 그리고 양측의 대여섯 명이 원탁에 둘러앉았다. 연방대통령 취임식 이틀 전까지 조수만은 청와대를 비웠지만 서동수는 입주하지 않았다. 회의도 정부청사나 서울시청 회의실, 어떤 때는 여의도 사무실에서 한다. 그래서 TV에 연방대통령 회의 장면이 나올 때 예전처럼 청와대의 으리으리한 회의장, 경직된 표정의 관리들이 비치지 않는다. 이번에도 조수만과 서동수는 원탁에 둘러앉았을 뿐이다. 방 안 장식도 없고 벽도 허름하다. 서동수가 웃음 띤 얼굴로 조수만을 보았다.
“예, 국민을 놀라게 하기 싫으니까 세종시의 정부청사를 모두 이전의 과천청사로 옮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총리께서 말을 꺼내 주시지요.”
“아니, 그것은 연방대통령께서…….”
“남한 총리께서 하셔야겠지요.”
이제는 정색한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세종시는 남부 중심도시로 발전할 기회가 있을 겁니다. 비효율적인 정부청사는 더 이상 운영하지 마십시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어깨를 부풀린 서동수가 조수만을 보았다. 방 안에는 이제 숨소리도 멈췄다.
“연방정부는 평양으로 옮길 겁니다.”
“평양으로 말씀입니까?”
“예, 주석궁이 크니까 나눠 쓰면 되겠지요. 북한 김 총리도 싫다고는 하지 않을 겁니다.”
서동수는 이제 김동일을 ‘북한 김 총리’로 부른다.
“아아, 예.”
조수만이 머리를 끄덕였다.
“이제 올라가는군요.”
“더 올라가야지요.”
“예?”
“유라시아 로드로 말입니다.”
“아아, 예.”
서로 주고받는 것이다. 남북연방이 한랜드에 발을 딛고 유라시아 진출을 대망(大望)으로 삼았을 때 러시아의 푸틴 또한 한랜드, 남북한을 잇는 유라시아 진출을 구상했다. 이것이 러시아의 뉴차르(New Tsar) 푸틴의 대망이다. 러시아, 대한연방 중 하나가 통일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윈-윈’이다.
“알겠습니다.”
조수만이 똑바로 서동수를 보았다.
“과천청사를 다시 복구시키지요.”
“그리고.”
다시 서동수가 ‘그리고’를 말했으므로 모두 긴장했다. 시선을 받은 서동수가 빙그레 웃었다.
“난 평양 거리의 김부자 동상은 그대로 두겠습니다. 큰 것이 여러 개이고 숫자도 많지만 가능하면 놔둘 생각입니다.”
“…….”
“그런데 여기, 남한은 북한에서 ‘이씨 조선’이라고 불러도 되겠더군요.”
“예?”
“광화문에 이씨 조선 시대의 인물들밖에 없어서 말입니다.”
“아아, 예.”
“남한의 건국 대통령 이승만 박사 동상을 세우세요.”
“예.”
“내가 세운다고 발표를 하지요.”
“아닙니다. 제가…….”
“건국 대통령의 과오가 많다고 없는 사람 취급하는 것은 부모를 매도하는 것보다 더 나쁩니다. 그건 제 생각입니다.”
서동수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김 총리도 이 박사 동상에 경배할 겁니다.”
첫댓글 즐감요!!!!!
즐감요
즐감하고 갑니다 .
즐감요~
잘 읽고 갑니다^^
즐감입니다.이런 열린마음이 필요하지요.언제나이런분위기가될랑가?
♠ 늘 감사합니다. ♠
즐독! 감사합니다.
듵기만해도 좋은 꿈같은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