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 이어 LG유플러스가 음성·문자는 무제한, 데이터 사용량에 맞춰 요금제를 선택하는 이른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가입자 유치 전쟁에 나섰다. 닮은 듯 다른 두 이통사의 요금제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는 게 유리할까.
LG유플러스는 2만 원대 요금제부터 음성·문자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데이터 중심 LTE음성자유' 요금제와 동영상 시청자들의 이용패턴에 맞게 설계한 'LTE 데이터 중심 비디오' 요금제 등 총 13종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14일 출시했다고 밝혔다. 가입은 15일부터 가능하다.
'무제한 무료통화' 시대를 처음 연 곳은 KT다. 지난 7일 KT는 국내 최초로 2만 원 대의 요금으로 음성 통화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출시했다. 지난 2004년 월 10만원에 음성통화를 무한 제공했던 '무제한 정액 요금제'를 내놓은 바 있는데, 약 10년 만에 요금을 70% 가량 낮추면서 우리나라 이통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3만 원대 요금제에선 'LG유플러스'가 조금 저렴
KT와 LG유플러스가 내놓은 상품을 큰 틀에서 보면, 2만 원대 요금제부터 음성·문자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고 기본 데이터량을 제공한다는 점은 닮아 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40∼50대 가입자가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3만 원대 요금제에서 이용료를 낮춰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을 꾀했다.
먼저 KT의 3만 원대 요금제를 살펴보면, 3만 4900원에 음성·문자 무제한 그리고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요금제와 3만 9900원에 음성·문자 무제한, 데이터 2GB를 제공하는 요금제가 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3만 3900원 음성·문자 무제한 그리고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요금제와 3만 8900원에 음성·문자 무제한, 데이터 2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선보였다. 제공되는 혜택이 동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LG유플러스가 1000원 저렴하다. 2년 약정을 기준으로 보면 2만 4000원의 통신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5만 원대 가입자가 유선전화 많이 쓴다면 'KT'가 유리
모든 요금제에서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고 하지만 주의 깊게 살펴보면, KT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LG유플러스에는 빠져 있는 게 있다. 바로 '유선통화 무제한' 혜택이다.
KT는 5만 4900원 요금제 이상부터는 유·무선 무제한 통화량을 제공한다. 반면 LG유플러스는 5만 9900원 이상 요금제에 200분의 유성통화량을 제공한다. 유선통화를 많이 사용 쓰는 이용자라면 KT의 상품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2만~4만 원대 요금제까지는 두 회사 모두 30분의 유선통화량만 제공하기 때문에 월 사용하는 유선통화량을 먼저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 TV·영화를 자주 보는 편이라면 'LG유플러스'가 탁월
스마트폰으로 TV·영화를 자주 보는 이용자라면 LG유플러스의 신규 요금제를 선택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KT의 경우, 4만 9900원 요금제 이상부터 87개의 실시간 채널과 8만여 편의 고화질 VOD를 감상할 수 있는 '올레tv 모바일(월 5000원)'을 무료로 제공하다. 다만, 동영상 시청을 하면 할수록 데이터 소모량이 늘어단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에 LG유플러스는 모바일 IPTV 무료 시청권에 더해 동영상 시청에 소모되는 데이터를 매일 1GB씩 제공하는 특화 서비스를 내놨다.
'LTE 데이터 중심 비디오 37 요금제'의 경우 음성·문자 무제한 및 기본 데이터 700MB 제공 외에도 U+HDTV 전용 데이터가 매일 1GB 주어진다.
월 제공되는 기본 데이터량을 비교해보면, '데이터 중심 38.9 음성자유' 요금제보다 1.3GB 적게 받는 셈이지만 데이터 사용량이 모바일 TV시청에 집중돼 있다면 하루에 1GB씩, 한 달이면 평균 총 30GB의 모바일TV 전용 데이터를 더 쓸 수 있다는 계산이다.
KT엔 있는 '밀당'서비스, LG유플러스에는 없다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함께 선보인 '밀당' 서비스가 LG유플러스에는 없다. '밀당'은 기존 KT에서만 제공하던 데이터 이월하기(밀기)에 더해 다음 달 데이터를 최대 2GB까지 당겨쓸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이용자는 '밀당' 기능을 통해 남거나 부족한 데이터를 최대로 활용할 수 있으며, 기본 제공량 대비 최대 3배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예컨데, 5GB 데이터를 할당받은 이용자가 월 말까지 데이터를 다 소진하지 못하고 1GB를 남겨 놨을 시 다음 달에 할당받는 데이터는 6GB가 되는 것이다. 반대로 5GB를 다 썼을 경우 다음 달에 할당되는 5GB의 데이터 중 최대 2GB까지 미리 당겨 쓸 수 있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지 않았다. KT가 '밀당' 서비스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기 때문에 이 같은 서비스를 출시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남규택 KT 마케팅부문장은 "밀당 서비스는 상당히 오래도록 준비해온 획기적인 개념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상당기간 경쟁사들이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서비스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