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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얀센 조루치료제 '프릴리지' |
지난해 세간의 폭발적인 관심 속에 출시된 한국얀센 조루치료제 '
프릴리지'가 출시 1년째를 맞고 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시장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프릴리지는 세계 최초로 발매된 조루치료제로 출시되자마자 준비했던 물량이 금세 소진될 만큼 시장에 빠르게 침투했다.
이 같은 시장 상황을 반영하듯 프릴리지는 출시 3개월만에 4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블록버스터 반열에 오르는 듯 보였으나, 이후 올해 매출액은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있다.
IMS헬스데이터에 따르면, 프릴리지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약 23억원을 기록, 출시 초기 3개월 매출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조루치료제로는 유일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프릴리지가 부진한 이유는 가격, 시장 상황 등 여러 요인이 복합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프릴리지의 비싼 가격이 소비자들은 물론, 의사들에게까지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급여 제품인 프릴리지는 30mg짜리 한 정에 1만4000~1만5000원, 60m짜리 한 정은 2만4000~2만6000원에 팔리고 있으며, 진료비까지 합할 경우 최소 4만원에서 8만원이 든다.
모 개원의는 "프릴리지가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환자들도 약을 복용하는데 부담을 느끼는데다, 처방하는 의사 입장에서도 증상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지속적인 복용을 권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발기부전 환자의 경우 비아그라 같은 치료제 말고는 대체 요법이 없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도 처방이 이뤄지지만, 조루 환자들은 수술이나 보조 기구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고 전했다.
또 프릴리지 복용 환자들에 대한 만족도가 기대치보다 낮은 것도 프릴리지의 부진의 원인이 됐다.
전세계 6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 따르면 복용 전 0.9분이던 평균 사정 도달 시간이 복용 후 3.5분으로 약 4배 가까이 늘어나 프릴리지에 대한 조루 환자들의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실제로 복용 환자들은 만족도에 대한 편차가 심해 일부 환자들은 한번 복용 후 재처방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국얀센 관계자는 "프릴리지의 초반 성과가 좋았던 이유는 약국 등 시장에 뿌려진 모든 물량이 매출로 잡혔기 때문"이라며 "출시 초기의 매출까지는 아니지만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프릴리지는 세계 최초로 출시된 치료제인만큼 기존 치료법을 바꿔어가는 적응 과정에 있다"며 "출시 2년은 지나야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장] 의료계, '프릴리지' 고가·약효 문제로 처방 기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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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조루치료제'로 환자 뿐 아니라 의사들도 환영받던 '프릴리지'가 시판 1년 만에 시장에서 외면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의료계는 고가라는 이유로 처방을 피하고 있는 실정이며, 환자들 또한 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재처방을 기피하거나 장기적인 우울증 치료로 돌아서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서초구 J비뇨기과 진 모 원장은 "처음엔 프릴리지 이외 조루 치료를 위한 대체약이 없어 처방했다"며 "하지만 환자가 사용해보고 효과가 없다며 재처방 요구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진 원장은 "비싼 가격만큼의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환자들이 가격대비 효과를 만족하지 못하는 듯 하다"며 "한달 평균 200T 정도 처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K비뇨기과 김 모원장 또한 "프릴리지는 거의 처방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김 원장은 "공인된 대체약이 없다고 알려져 처음에는 프릴리지를 처방해달라는 조루 환자가 있어 해봤다"며 "하지만 지금은 원래 하던 내 방식대로 항우울증제로 치료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원장은 "조루증은 자괴감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우울증과 같은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짧게는 한달에서 길게는 석달까지 잡고 치료를 하면 대부분 나아진다"고 귀띔했다.
또한 프릴리지 처방 대비 우울증 치료가 환자들이 체감하는 가격면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 노원구 L비교기과 이 모 원장은 "30분 정도 효과를 보기 위해 한 알을 복용하는데 2~3만원의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재처방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첫 시판 이후 보다 관심이 줄어든 것은 대학병원도 마찬가지.
C대학병원 비뇨기과 김 모 교수는 "프릴리지 처방이 개원가에서 뚝 떨어진것으로 안다"며 "대형병원은 많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점점 처방이 줄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일부에서 프릴리지 대체약이 없다고 하지만 우울증 성분인 프릴리지는 모든 우울증 치료제가 대체약품이 될 수 있다"며 "가격적인 면에서 프릴리지 보다 우울증 약으로 치료하려는 환자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K대학병원 비뇨기과 백 모 교수는 프릴리지 효과의 한계가 너무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약 가격이 비아그라랑 비슷한 수준"이라며 "발기부전의 경우 비아그라가 없으면 아예 성관계를 맺을 수 없어 꼭 필요하지만 조루는 얼마나 오래 하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환자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필요가 없다고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효과 또한 발기는 복용 즉시 알 수 있지만 조루의 경우 2~3분 늘어나는 것도 효과가 있겠지만 환자의 입장에서는 단 몇 분이 길어졌다고 해서 달라졌다고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재처방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백 교수는 "프릴리지의 경우 항우울증제와 같은 성분이기 때문에 메스꺼움, 구역질, 두통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대부분의 환자가 이 같은 부작용을 겪으면서 발기 시간 몇 분을 늘리려고 하지 않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H대학병원 비뇨기관 박 모 교수는 "미약하게 처방하고 있다"며 "효과가 입증되지 않고 케이스가 많지 않아서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