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스타’ 황선홍(35)이 25년간의 선수생활을 접고 전남 2군 코치로 지도자로서 새롭게 출발한다.
2002한·일월드컵 후 부상 때문에 은퇴의 기로에 섰던 황선홍은 9일 서울 남산의 타워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수생활마감을 공식선언했다.
황선홍은 지난해 10월 전남과 계약한 뒤 오른쪽 아킬레스건 부상과 왼쪽 엉덩이뼈 염증 때문에 한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고 독일에서 정밀검진을 받은 결과 재활에 최소 6개월이 필요하다는 진단에 따라 은퇴를 결심하고 그동안 진로를 모색해왔다.
지난 4일 에이전트인 이영중 ㈜이반스포츠 대표와 함께 전남 구단을 방문한 황선홍은 김문순 사장에게 은퇴 결심을 밝히고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치 급여 6000만원을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다. 이에 김 사장은 “당초 황선홍 선수를 영입한 것은 전력 보강 차원보다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었고 전남 구단의 후원사인 포스코가 배출한 스타에게 선수생활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서였다”며 은퇴 결정을 받아들이는 한편 그간의 공로와 능력을 인정해 지도자로 육성할 계획을 전했다. 또 반납한 급여도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고 축구발전에 활용한다는 취지에서 가칭 ‘사단법인 황선홍장학회’를 설립해 전남지역유소년축구기금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황선홍은 전남 선수단이 터키전지훈련에서 돌아오는 대로 선수단에 합류해 2군에서 지도자로 첫발을 내딛는다.
지난 79년 서울 숭곡초등학교 5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황선홍은 용문중·고와 건국대를 거쳤으며 20세이던 지난 88년 12월6일 일본전을 통해 국가대표로 발탁되자마자 A매치 데뷔골을 뽑아내며 90년대 한국과 아시아 축구를 대표하는 간판 스트라이커로 활약해왔다. 90년 이탈리아월드컵부터 지난해 한·일월드컵까지 4회 연속해 태극마크를 달았으며 A매치 통산 103경기에서 50골을 뽑았다. 국내 K-리그에서는 74게임에 출전해 31골16도움을 기록했고 일본 J리그에서도 70게임에 나서 42골을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