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별 방문기 1
샤르별 태양계에 거꾸로별이란 별명을 가진 행성이 떠 있었다. 거꾸로별의 특징은 샤르별 태양계의 행성들 중에서 유일하게 항로의 궤도가 다르게 진행되는 별이었다. 샤르별 태양계의 모든 행성들은 태양을 도는 궤도가 오른쪽 방향인데 유독 거꾸로별만 왼쪽으로 궤도를 설정하여 긴 타원형을 그리며 가장 바깥쪽 궤도에서 돌고 있는 별이었다.
샤르별에서는 우주는 돌고 있다고 정의하고 있었다.
우주가 회전하면서 우주의 구성체가 또한 회전하고, 회전하는 과정에서 우주기운이 생성되고 있다고 샤르별의 존재들은 주장했다. 회전은 주로 오른쪽 회전과 왼쪽 회전으로 나눠지며 오른쪽과 왼쪽의 회전기운이 다르다고 했다. 우주의 모든 천체들은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두가지 방향으로 회전하며 그래서 서로 상반된 기운이 발생하면서 우주조화의 빌미를 만들어 간다고 했다.
샤르별의 태양계는 지구보다 숫자가 우세한, 다양한 행성들이 태양계 가족으로 회전하며 샤르별 태양계의 특별한 기운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대부분 오른쪽 회전의 기운이 우세하고 또 오른쪽 회전의 기운이 긍정적 작용을 한다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 했듯, 좋은 기운이 넘친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라고 인족 회전의 기운이 넘치는 오른쪽 기운을 조정하여 샤르별 태양계의 과유불급 기운작용을 조화롭게 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결국 샤르별에서 고차원의 정신세계와 영성이 열린 비결은 샤르별 태양계 기운의 조화에서 비롯되고 왼쪽 회전의 거꾸로별 행성이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었다.
거꾸로별은 샤르별의 지상에서 살고 있는 존재들이 즐겨 찾는 우주관광의 주요 명소였으며, 그래서 거꾸로별 지상에는 특별한 기운을 증폭시키려는 정신세계 수련원이 만들어져 수행목적의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었다. 거꾸로별에는 공기가 존재하지 않아서 생명체가 살지 않는 별이며 그래서 특별한 우주시설을 건설하여 수행자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거꾸로별은 샤르별에서 300만 km 떨어진 행성이었지만 우주연락선인 우주자동차로 찾아가면 금세 도착하는 별이었다. 우주자동차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의 우주여행을 목적으로 만들어져 있고, 샤르별 태양계 주변의 별들을 여행할 때 많이 활용하고 있었다. 초광속으로 우주를 여행하기 때문에 태양계 주변의 별들을 여행할 때는 매우 편리한 우주왕복 교통수단이었다.
우주타운에서 신선수련을 마친 샤르비네와 나도 샤르별 신선들이 즐겨 찾는 거꾸로별로 여행을 계획하고 행성간 우주연락선인 우주자동차에 몸을 싣고 거꾸로별을 향했다. 우주자동차는 우주타운이나 가까운 주변의 천체들을 방문할 때 사용하는 우주비행체로서 샤르별의 지상에서 운행하는 춘우셔시와 비슷한 구조로 만들어져 있지만 규모가 크고 기능도 다양했다. 속도는 광속으로 운행했기 때문에 우주자동차를 타고 샤르별 태양계를 여행하는 일은 이웃집 나들이처럼 쉬운 일이었다.
우주자동차를 타고 우주타운을 출발하여 아주 잠깐 사이에 거꾸로별에 도착했을 때 우주관광 명소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표면이 온통 모래사막뿐인 황폐한 모습의 별이었다. 가끔씩 거꾸로 별의 상공에서 여행 온 우주자동차들이 눈에 띄어서 삭막한 분위기를 감소시켜 주고 있었다.
우주자동차들은 디자인도 다양하고 색상도 다양해서 형형색색 저마다의 개성들이 특별한 우주여행 비행체들이었다. 삭막한 천체의 상공을 날아다니는 우주자동차들 때문에 그나마 거꾸로별의 운치는 생동감이 살아나는 것 같았다.
우리가 타고 간 우주자동차는 핑크색으로 치장되어 있었고, 멀리서 보면 꿈을 싣고 우주를 여행하는 천사의 수레처럼 정감을 느낄 만도 했다.
핑크색 우주자동차를 타고 우주타운을 떠나 거꾸로별에 도착했지만 표면이 온통 사막이어서 어떤 목적지를 향해 도착하는 건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거꾸로별에 도착한 우주자동차는 둘레가 8만 5천 km에 달하는 별의 상공을 한 바퀴 선회하더니 어떤 목적지를 발견했는지 잠자리처럼 사뿐하게 날개를 접으면서 지상의 어딘가를 향해 내려앉기 시작했다. 우주자동차가 목적지로 향한 곳은 지상이 아닌 지하세계였다.
우주자동차가 지하세계로 들어갔을 때 희한한 풍경이 나타났다.
거꾸로별 지하에는 커다란 자연세계의 공간이 나타났고, 그 지하세계에는 지상에서 구경할 수 없었던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지하세계 식물들의 꽃과 열매는 특이했고 특별한 구조를 가진 생물들도 살고 있었다.
지하공간 세상에는 물이 흐르거나 연못이 고여 있기도 했고 숨을 쉬고 살만한 공기도 넉넉했다. 어떤 자연의 이치에선지 지하공간의 공기는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았고, 식물들에서 내뿜는 이온과 산소는 공기의 청정도를 상큼하게 높여 주고 있었다.
거꾸로별 지하세계 바위에서는 자체발광을 하는 것처럼 빛이 났고 그 빛은 태양빛의 성분과 거의 일치했다. 지하세계 식물들은 태양빛을 내는 태양석의 빛으로 광합성을 하며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고 있었으며 지하의 푸른 자연을 창조하고 있었다.
어떤 식물들은 자체적으로 빛을 만들어내면서 다른 식물들의 광합성 작업을 도와주기도 했다.
또 다른 자연의 신비를 체험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즉 생명의 세상이란 땅에서 살아갈 때의 의식과 상식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다양한 현실 속에서 꽃피고 있는 우주의 신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꾸로별 지하세계에서는 샤르비네와 나 이외에도 여행 온 방문객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지하세계 방문객들은 누구도 소리를 크게 내어 떠들거나 소란을 피우지 않았다. 지하세계 생명체들이 놀라지 않게, 평화로운 삶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의도인 것 같았다.
샤르비네와 나도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면서 지하세계 자연을 구경했다. 풀잎에서 기어 다니는 작은 벌레와 곤충들, 꽃가루를 뭉쳐서 이 꽃 저 꽃 옮겨 다니며 씨앗의 종족번식을 위해 일조를 하고 있는 나방들, 열심히 이온과 산소를 뿜어내서 지하세계 공기를 정화시키기에 여념이 없는 식물들…. 그러한 지하세계 생명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서로의 역할을 다하며 일사불란하게 특별한 환경의 자연세계를 가꾸면서 평화적 공존을 누리고 있었다.
누가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거만한 표현을 했던가?
미물과 말 못하는 자연이 어우러진 지하의 자연세계였지만 그것들은 서로 말이 없이 공존의 질서를 지키며 만물의 영장이 다스리지 않는 우주영역을 성공적으로 지켜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거꾸로별 지하세계에는 비교적 단순하면서도 다양한 종의 식물과 생명체들이 살아가고 있었고, 또 기암괴석과 같은 바위들이 우뚝우뚝 솟아 있기도 하고 병풍처럼 둘러서서 무언가의 메시지를 서로 교환하면서 누군가를 향해 명설교를 늘어놓는 것 같기도 했다.
장승처럼 서 있는 기암괴석들은 입으로 말을 하지 않아도 무언의 메시지로 우리 방문객을 향해 전달하는 내용이 있는 것 같았다. 그 무언의 메시지는 샤르비네의 영혼과 나의 영혼이 받아들이는 뜻이 서로 다를 것으로 생각했다.
지상의 자연세계에 존재하는 암석들은 오랜 세월동안 풍화작용을 하면서 기암괴석과 같은 우주의 메시지를 만들어 내지만 지하세계에서 있는 암석들은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기암괴석이 만들어지고 우주의 언어를 만들어 내는지 이해 불가능한 현상이 아닐 수 없었다.
거꾸로별 지하세계는 의외로 넓은 공간이었다.
지상처럼 푸른 하늘이 보이지는 않지만 태양석에서 만들어 내는 자연광과 발광식물들이 만들어 내는 생동광은 햇빛으로 느낄 수 없는 우주의 신비가 아닐 수 없었고, 우주의 신비 속에서 피고 지는 자연계의 물결은 모든 영혼들의 상식으로 이해 불가능한 자연의 질서가 아닐 수 없었다.
'우주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현상만으로 그것을 판단하지 말자!'이런 느낌이 강렬하게 머릿속을 스쳐 가고 있었다.
지하세계의 흐르는 강물도 어딘가를 향해 쉬지 않고 흐르고 있었는데 그 종착점은 반드시 바다가 아닐 것 같았다. 지하세계 어디에도 바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기껏해야 넓은 연못처럼 고여 있는 물이 전부였기 때문이었다.
샤르비네와 나는 지하세계를 낭하지어 흐르는 강물에 우주자동차를 보트처럼 띄우고 천천히 탐색을 시작했다. 지하세계에서 가장 큰 강물의 이름은 느디누시였다. 느디누시 강물의 폭은 평균 85m에 이르고 수심의 깊이는 4~5m에 이르렀다.
느디누시 강물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면서 지하세계를 탐색할 때 강변을 따라 지하 수중식물들이 무성하게 번식하며 처음 보는 자연의 풍광을 연출하고 있었고, 물 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들도 몸에서 야광 불빛 같은 빛을 발산시키며 수중 반딧불처럼 떼를 지어 헤엄치고 있었다.
느디누시 지하 강물을 따라 끝까지 도달해 보니 강물의 끝은 예상했던 대로 바다로 모여들지 않았다. 지하 강물이 마지막 도달하는 장소는 땅 속이었다. 느디누시 강물이 흐르다가 하류에 도달할수록 수량이 점점 줄어들면서 지하의 땅속으로 스며들고 그러다 끝내 지하 강물의 흐름은 중단되고 말았다.
즉 이제까지 거대한 강줄기를 따라서 흐르던 지하 강물은 하류의 끝지점에 도달해서는 모두 땅속으로 스며들고 말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지하 강물이 흐르고 흘러도 마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거꾸로별의 표면은 온통 사막이어서 하늘에서 비 한 줄기 내리지도 않고 그 때문에 지하로 스며드는 한 방울의 수분조차 존재하지 않을 텐데, 어디로부터도 물 한 방울 보충되지 않는 데도 지하 강물이 마르지 않고 흐르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지하 강물의 하류 끝에서 땅 속으로 스며든 물줄기는 다시 지하의 표면으로 솟아나며 순환을 반복하기 때문이었다. 즉 거꾸로별 지하세계는 많은 식물과 동물들이 수분을 섭취하며 살아가고 지하 강물은 흐르다 땅 속으로 스며들어도, 그러한 수분은 다시 순환을 반복하면서 지하세계의 수량이 마르지 않고 지하 자연세계의 질서를 잘 지켜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우주자동차를 지하 강물에 띄우고 천천히 내려가며 탐사를 마친 후 우리는 다시 지하 상공으로 우주자동차를 타고 올라갔다. 거꾸로별 지하는 땅 속의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공간이 형성되어 있어서 우주자동차를 타고 날아다니며 탐사하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지하공간에서 서식하고 있는 식물들은 최소한의 빛으로 광합성 작용을 하기 위해 잎이 크지 않았으며 줄기들도 비교적 가늘고 키도 크게 자라는 편이 아니었다. 지상에서 살고 있는 식물들은 햇빛을 받기 위해 서로 경쟁을 하면서 키를 크게 키우면서 생육하고 있었지만 광량(光量)이 풍부하지 않은 지하세계에서는 식물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지혜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6 <4차원의 현상과 초월적인 삶의 세계 1> - 박천수著
첫댓글 과유불급~샤르별에서 고차원의 정신세계와 영성이 열린 비결은 샤르별 태양계 기운의 조화에서 비롯되고 왼쪽 회전의 거꾸로별 행성이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었다.
한편에서는 저렇게 좋은것만 있으면 무료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거꾸로 별
네 맞습니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