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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로이드
02 . 서막의 서막
“ 아 …. ”
누가 내 욕 하나.
귓 속을 긁적이던 연수가 달력으로 눈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귀지 정리한게 언제였더라, 희미한 기억을 억지로 떠올리려 하자 미간이 절로 구겨 갔다. 신소원하고 살때만 해도 일주일에 한번 내 귓가를 정리해주던 건 오빠의 몫이었는데. 그렇게 덜컥 미국으로 가버리는 바람에, 저의 당연했던 생활 패턴의 반 이상이 전적인 느낌으로 변질 되어가는 중에 있었다.
뭐, 굳이 일주일에 한번이라고 못 밖을 필요는 없는 거니까.
“ 면봉이 ‥ ”
늘 철두철미했던 소원과 물 흐르는듯 살자 주의인 연수는 삶의 방식 자체가 정 반대인 남매였다.
삼시세끼를 꼭 챙겨야 하는 오빠가 있어서 연수 또한 그랬고, 아침 6시에 기상을 하는 오빠가 있어서 연수 또한 그랬고, 주말마다 집을 온통 뒤집어 치우는 오빠가 있어서 연수 또한 그랬었다. 연수는 소원의 부재가 시작 된지 이틀만에 소원의 테두리 속의 자아였던 자신을 깨달았다. 오죽하면 별명도 신소원 꽁무늬 였어. ─ 인정하기 싫지만, 실제로 내 삶의 중축은 신소원이었기에 딱히 반박조차 할 수 없었다. ─
그런 신소원이 없이 보내인 일상도 벌써 2년째에 접어 들어 가는 중에 있었는데, 쓸쓸하긴 했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전화를 해 오는 신소원 탓에 외롭다고 느낀 적은 없다. ─ 2년간 신소원의 빈자리가 크지 않았던 것도 오빠의 국경 없는 배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그래서 신소원이 비워 둔 이 자리를 굳이 다른 사람으로 채울 필요성 조차 느끼지 못했… 사실, 그 보다 그의 부재를 길게 비워두고 싶었던 것 탓이 컷던 것이다. 그 누구도 나와 오빠의 공간을, 시간을, 침범하는 건 지구가 쪼개지는 것 이상으로 싫은 일이었다. 그러니까 우리 집에 나 아닌 타인의 존재는 실로 엄청나게 간만이라는 거다.
“ 아. ”
연수가 결국 면봉을 발견했다. 텔레비전 바로 옆에 있는 진열장과 방 문에는 교점이 있는데, 항상 진열장 위에 올려져 있던 통이 아까 나오던 팔에 부딫혀 떨어진 모양인지 주어 담기 힘든 행색으로 너부러져 있었다. 벌써, 귀찮아. 그렇게 생각하며 쭈그린 손을 뻗었을 때, 타이밍 좋게 열린 방문이 순식간에 이마를 덮었다. 쿵, 하는 소리 다음으로 엄청난 고통이 잇따랐다. 저절로 동공이 확대되며 엉덩방아를 찧을 때 연수의 입술이 벌어졌다.
“ 악! ”
헐.
소리에 놀란 산은 주저 앉은 연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상당한 무게감이 오른 팔을 찌릿하게 만들었다. 내, 내가 밀어서 넘어진 건가? 생각이 들어 오기 전에 몸이 먼저였다. 괜찮아…? 이마께에 손을 올린 산이 묻자 연수가 도리질 쳤다. 괜찮겠어요? 주저 앉아 이마를 부벼되는 애 꼴은 솔직히 좀 웃겼다. 진짜 아파보이긴 하는데. 산은 손을 들어 이마 위로 흐른 머리카락을 걷어 내며 남은 손으로 웃음을 뭉갰다.
“ …붉네. ”
“ 헐? 혹나면 어떻게요! ”
“ 이렇게 좀, 있어 봐. ”
덕분에 시선은 그 이마에 머물러 있었다. 이거 혹 나겠는데. 아 ‥ 계란 없어? 하곤 묻는 말에, 건낸 머리칼을 쥐고 있던 연수가 눈가를 위로 치켜 떴다. 없어요. 작은 입술이 눈에 닿을 거리에서 멈췄다. 째깍째깍, 디지털 시대에 듣기 힘든 초침 소리가 숨 소리를 묻어갔다. 이건 매우 의도치 않는 아이컨택이었다. 자각했을 때, 산은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한 뼘 위에서 이마를 바라보는 이 남자의 손 끝에선 시원한 향이 난다. 시원한, 어디서 많이 맡아 본 냄샌데. 이상할정도로 이 상황이 낯설지 않았다, 오히려 친숙하다. 이게 익숙한건가. 이마를 문지르면서 연수의 시선은 꿋꿋히 남자를 쫒았다.
“ 저기 아저씨. ”
“ …어? ”
“ 제가 작업 거는건 아닌데요.”
“ …. ”
“ 우리 어디서 본적 없어요? ”
“ ‥글쎄? ”
…… 착각인가.
“ 근데 말이야. ”
그렇게 생각 할 쯤, 한 걸음 뒤로 옮긴 남자가 쭈삣되었다.
“ 이거 뒤에 전화번호가 ‥. ”
아 그거. 노란 등판 뒤로 적인 2학년 5반 신연수, 밑으로 적힌 전화번호가 그를 머쓱하게 만든 모양이다. 저번 운동회 때 맞춘 반 티 뒤에 공통으로 새긴 본인의 프로필이었다. 굳이 번호까지 새기자는 건 저희 반 반장이 운동회에 놀러 오는 머리 빈 놈들에게 환장한 애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던 사항이었었다. 차해윤이 그것 때문에 걔랑 머리채로 잡았었는데. 연수가 짧게 고개를 까딱였다.
“ 제 번호 따셨네요. ”
“ …. ”
“ 아저씨 횡재했다, 고딩 번호 따기 쉬운 거 아닌데. ”
“ 아니 나ㄴ…. ”
“ 그래도 옷은 돌려 주셔야 해요? ”
“ 원래도, 바로 주려고 했거든. ”
농담이에요, 농담.
믿기 힘든 일이지만 그와 내가 만난지 24시간도 채 되지 않는다, 제 정신으로 마주한 건 대략 1시간도 안 될 일이었다. 이름도, 주소도, 나이도, 학력도 단 하나의 정보도 관계도 없는 이 사람과 내가 지금 왜 이런 대화를 하고 있는거지. 이건, 정말 …. 신소원이던 진유한이던 알면 뒷 목을 잡고 쓰러질 기이한 현상임이 분명했다. 당사자는 알지 모르겠지만.
반면에 여전히 어색함뿐이던 산은 마른 입술만 축였다. 집에 가야겠다, 이를 닦고 싶다, 목이 마르다. 그에겐 지금 이 순간 드는 감정은 그런 류 뿐이었다.
“ 저기, 여기 한울아파트 맞지? ”
“ 네, 맞아요. ”
“ 혹시 몇 호야? ”
“ 103동, 401호예요. ”
그래서 헷갈렸구나, 바로 위층이네.
머리를 꾹꾹 지압하던 산이 계속 되는 시선에 뒷목을 긁적였다. 왜 저렇게 봐. 일단 이곳에서 나가야 된다는 생각이 피어 오르는게 첫째요, 어색한 분위기가 둘째고, 시선이 부담스러운게 셋째로, 그는 이 곳에서 지금 나가야했다. 애매한 시간에 이곳을 나가야 이 노란 티셔츠에 새긴 이름과 번호를 들키지 않고 집까지 돌아갈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산이 현관으로 향했다.
“ 저기 나 그럼, 이만 가…. ”
“ 아저씨는, ”
“ 어? ”
“ 몇층 살아요? ”
면봉을 쓰레기통으로 이겨넣은 연수가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 나 여기 사는거 … 어떻게 알았어? ”
“ 아파트 이름을 알고 있으니까. ”
아 ‥, 그렇구나.
“ …나는, 103동 301호. ”
“ 와, 바로 아래층이네 ”
“ ….”
“ 놀러갈께요.”
티셔츠는 그때 주세요, 등판 번호로 연락 하셔도 되고요. 자신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 없다는듯 통보식 표현에 산은 눈을 깜빡였다. 연수는 여전히 담담했다. 덕택에 잠시 굳어있던 산이의 미간엔 또다른 혼동이라는 단어가 보기 좋게 새겨졌다.
“ 우리집 더… ”
“ 근데, 아저씨 지금. ”
“ …어? ”
“ 핸드폰 울리는데. ”
더럽다는 핑계로 몇마디 덫붙이려는 산이의 말을 막은건 다름아닌 제 오른쪽 손에 들려있던 핸드폰이다.
[개석훈]
시계를 보곤 눈을 껌뻑거렸다. 9시30분이라니, 애매한 시간을 따지면서도 잊혀졌던 중요한 일과가 번뜩 하고 스쳐 지나갔다. 애매한 시간에 내가 여기 있으면 안 되는거잖아! 지각이다. 그것도 연락 없이 무단지각.
스테로이드 02
“ 이사원. ”
“ 실수가 반복되면 실망이 됩니다. 물론, 이 사원은 제가 걱정하는 그럴 일 없을거라고 생각하지만. ”
“ 명심하겠습니다. ”
“ 명심 말고, 주의 하세요. 진짜 그럴 일 만들거예요? ”
“ …아니, 요. 주의 하겠습니다. 본부장님. ”
“ 네, 죄인 행새는 그만하면 됐어요, 나는 이사원 평판 떨어지는게 싫거든요. 정당한 이유로 승진 시킬 변명이 깎이잖아. ”
“ …. ”
“ 나가보세요. ”
“ …예 ”
짙은 한숨이 가슴에서 입으로 뱉어 나왔다. 산은 아직도 눌린 가슴을 살짝 짖눌렀다. 후, 하고 내쉰 한숨에 이번엔 안도가 가득 밖혔다, 더불어 미간의 사이가 조금 줄어들어갔다. 물론, 이 미간의 지분은 본부장의 질책이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본부장의 훈계는 달다, 애초에 훈계보단 당신은 내 사람이다를 운운하는 식의 격려 차원이었다고 생각하였다. 운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윤부장은 자신에겐 지나치게 관대한 자였다. 아마 나였기에 이 정도로 끝날 일이었지, 다른 이었으면 어림도 없었을 테다. 그는 일에 있어 한치의 용서도, 용납도 없는 얼음 부장으로 유명한 자 였다. 윤부장은 자신에게 관대했고, 그가 베푸는 나에 대한 호의는 관계없는 제 3자가 보기에도 티가 날 정도 였다. 오죽하면 둘이 사귄다는 헛 소문이 돌아.
내가 걱정하는것 은 이 다음이다. 바깥으로 향하는 발목을 재차 잡는 것은 떠올리기 싫은 이차장의 얼굴이었다. 굳이 제 범위에서 끝낼 일들을 크게 빗지고 볼 이차장의 얼굴이 이순간 떠오르는 것은 분명 그만한 연유와 근거가 있는 행동이었다.
“ 거 미안하게 됬어, 내가 말실수를 해서. 난 자네가 이렇게 늦을줄 몰랐거든. ”
“ …아닙니다. ”
“ 허허, 많이 혼난겐가? ”
“ 아닙니다. ”
생각대로 사장실 밖을 나오기가 무섭게 잔뜩 기다린 듯한 비아냥이 이어졌다, 한숨 돌릴 새도 없이 정말 산 넘어, 산이었다. 이차장의 가식은 나를 향했을 때 두 배로 달아오른다. 그는 이토록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마음에도 없는 사과를 퍼붙으며 , 얼굴엔 가면을 쓰고 말은 여우처럼 뱉는다. 산은 두 주먹에 힘을 실었다.
“ 하긴 타박하실리가 있나. ”
“ … ”
“ 그렇게 신임을 받는데 ”
“ …. ”
“ 잘해보라고. ”
“ …. ”
“ 줄 서는 것도 능력이니까. ”
한 대 치고 싶다, 진짜. 그리고 그렇게, 속으로만 말을 뱉었다. 이 곳에서는 직급이 곧 막말을 내뱉을 수 있는 권리가 되는 곳이었다. 굳이 잘못이 있다면 이 공간에서 사원 주제에 무단으로 늦은 죄가 큰 내 몫이라는 이유가 더 걸맞는 것인 곳이기도 했다. 현실이 그렇게 개떡 같아서 ‥ 나는 저런 얄미움도 사랑으로 감싸 앉아야 했다. 10년의 세월동안 사회의 무게를 체감한 자신에게 이런 상황이란 무한한 사랑과 관용이 필요한 그런 것이었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나, 이차장도 처음엔 사회에서 길 잡이 노릇을 두팔 걷어부치고 해주던 천사같은 차장이었다. 같은 이씨라며 사소한 회식 자리부터 중대한 업무 발표까지 늘 내곁가에서 알게 모르게 챙겨주던 모습이 어찌나 멋져 보이던지. 그땐, 아마 내 롤모델이 그였다. 그런 이차장의 변심은 회상 창단식을 기점으로 조금씩 시작되어 지금에 이르러 가고 있었는데. 소문에 따르자면 1팀 본부장 윤지웅은 발령 전부터 nt 회장이 찍은 유일무이한 사위감 이라며 말이 많은 사내였단다. 그리고 일반적 소식에 무감한 내가 그의 존재를 전혀 몰랐을 당시, 하반기 첫 회식 당일 내 바로 옆자리 착석했던 분이 그 분이었다.
나이도 그렇게 들어 보이지 않았는데다가 저와 같은 동문 출신이라 이야기가 길어졌던 사이었는데, 설마 그분이 본부장으로 오실 줄이야. 그 사실을 알게 된 건 내가 본부장님과 뒤를 돌아 인사를 나눌 쯤 다가온 이차장이 혼자 지레 난리를 치는 터에 알았던 사실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진짜 억울하다고.
그 뒤로 본부장님은 창단식 내내 거의 박혀 있다 싶이 서있던 내게 여러번 다가오셨다. 그것도 이차장 앞에서 이차장의 인사를 무시하곤. 그리곤 계급 차이가 하늘을 우러러 볼 회장님 앞에서 내 인성에 대한 칭찬을 가히 세배는 부풀려 말씀 하시면서 인사를 시켜주는 터에 난 얼떨결에 회장님과 악수 까지 하게 되었다는거다. 아마 그때부터 일것이다.광나던 천사표 이부장이 뭣 만했다하면 건수를 잡아 시비를 트지 못해 안달난 악마가 되기 시작한 시점은.
너덜너덜한 걸음이 휴게실에서 멈추었다. 매케한 속을 부볐다, 뜬 머리는 물로 어떻게 죽여냈고, 옷도 방안에 널부러져 있던걸 집어 입고 나와 몰골은 나름 준수했으나 여전히 빈속은 썩다 못해 곯아 터질것같이 아려오고 있었다, 거기다 고까운 택시까지 타고 1시간거리를 약 30분만에 주행했으니. 생돈 2만원을 훌렁 훌렁하게 내버린것만 생각하면 안아프던 머리까지 지끈 거릴 지경이였다.
“ 너는 진짜, 오늘 밥 사라. ”
언제 나온건지 사이다를 내밀며 석훈이 제 옆 자리를 차지했다.
“ 많이 까였냐. ”
“ 별로. ”
“ 나메크는 졸라 신나 보이던데. ”
“ …그러냐. ”
“ 아이템 회의도 하더라, 없는 니 이름 불러되면서. ”
넌 뭐 미운털 세공자야? 이렇게까지 미움을 받아.
생각대로다, 이차장은 내가 없는 사이 작정이라도 한 모양인지 굳이 없던 회의까지 소집해서 부원들에게 내 부제에 대해 호기롭게 까발린것 같았다, 그나마 이석훈이 뒷 수습을 둥글게 해 줘서야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나는 벌써 이 망할 회사에서 구제 불능의 쓰레기 사원으로 전락 되버렸을거다.
“ 봐, 이 새끼야. 다크서클 보이지? 누가 어제 술쳐먹고 대리기사대신 불러 되서 이 몸이 이꼴이 되셨다. ”
“ 왔으면 집까지 우겨 넣고 가던가 ”
“ 뒤질래, 진짜 ”
“ 뭐. ”
“ 내가 집에 쳐 넣어준다니까 울고 불고 썅, 더러워서 내가 ”
“ 내가? ”
“ 그럼 내가 그랬겠냐. ”
아, 하긴. 고개를 짧게 끄덕인 산이 사이다를 뜯었다, 뻥하고 뚤리는 소리와 비례되게 톡─ 하고 쏘는게 매력적인 사이다는 적어도 자신에겐 해장국보단 좋은 숙취 음료였다. 뭔가 펑 하고 뚫리는 기분이 짜릿하다고 해야하나, 부글거리는 속이 좀 가라앉는 기분이라고 해야하나.
“ 왠간하면 핸드폰 키고 술 먹지 마라. ”
“ 노력은 해볼게. ”
“ 서로미 번호는 좀 지우고. ”
사이다를 한모금 넘긴 산의 시선이 익숙한 이름을 쫒았다.
" 왜 이건 노력도 안 될 것 같아? "
“ …내가 뭐라고 했냐 ”
“ 내가 그 꼴을 보고 있었겠냐? 너는 취했고, 나는 멀쩡했는데. ”
“ 받긴 받았나 보네. ”
“ 받았어. ”
“ …. ”
“ 신혼여행도 안간 모양이더라. ”
징, 한년.
반쯤 남은 사이다를 빈 의자에 내려 놓았다. 오른팔로 눈가를 가리자, 문득 아침에 처음 본 애가 했던 말이 되새김 되어 내 머리를 멤돌았다 ' 로미.라고 되게 찾던데 '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 생생하다 했어.
‘ …산아 ’
‘ 조금만, 기다려줘. ’
“ …괜찮냐. ”
“ 아니. ”
“ 안 괜찮아도 정리해. 새끼야. “
“ …. ”
“ 변명도 없어, 이건. ”
“ …. ”
“ 유부녀는 아니라고. ”
유부녀. 내가 너를 품어서는 안될 이유.
석훈이 몸을 일으켰다. 먼저 일어 난다, 빨리 들어와. 복잡한 자신에게 먼저 자리를 비워주려는 배려라는 걸 알고 있었다. 휴게실은 7층 복도 끝층이였고, 멀리서 있는 몇 개의 고층건물들이 레고처럼 보일만큼 높이 위치에 있었다. 직원 휴게실은 이 시간엔 대부분이 한산 했었기에, 어렸을 적부터 사람들이 없는 공간을 좋아하는 자신에게 가장 걸맞는 안식처가 되어 주는 곳이다. 그리고,
「 서로미. 」
로미와의 두번째 재회가 이 곳에서 이루어졌다.
‘ 진짜 너였네. ’
‘ …. ’
‘ 되게 오랜만이다. ’
‘ 서로미‥? ’
‘ 하나도 안변했네. ’
‘ …. ’
‘ 보고 싶었어.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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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을 해도 내용이 ...^^ 사랑합니다!!! ㅠㅠ 많이 부족하지만 재밌게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다들 좋은 주말 되세요 ^^ 참고로 연재 순서는 스테로이 > 첫그미 > 관계의 불이행 이 순으로 일주일에 한번 혹은 두번 연재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