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입니다
하늘은 높아가고
마음은 깊어가네
맘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내는
그리움으로 사는 인생
슬프지 않아도
안으로 고여오는
눈물은
그리움 때문인가
찬바람 불면
어머니의 목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떨어져 있는 친구들이
보고 싶다
-지인의 톡에서-
자네/나훈아
https://www.youtube.com/watch?v=EDPgKdEyRjI
가을 햇살 곱게 내리 쬐고
바람 한 점 까닥 않는다
전형적인 우리 가을 날씨
동물 챙겨 주고 마당가 아래 들깨를 털려고 포장을 깔았다
이슬이 흠뻑 내렸다
지금 털어도 괜찮을까?
포장에다 들깨를 일부 옮겼다
털어 보니 우수수 들깨 알이 떨어진다
그런데 이슬이 많아 들깨알이 잎에 모두 붙어 버린다
이슬이 좀 개고 난 뒤 털면 나을 듯
집사람은 팥을 깐다
시간 날때마다 하나라도 처리해 두는게 좋다고
옳은 말이다
아침 한술
김치찌개에 밥말아 한술
잘도 들어 간다
집사람이 오늘 승훈동생네랑 파크골프 갔다 온다며 다음엔 나도 가잔다
그래 나도 배우긴 배워야겠다
심심할 때는 집사람과 같이 파크골프치러 다녀도 좋을 듯
그런데 난 왜 이리 발동이 빨리 걸리지 않나
집사람을 승훈동생네 집에 데려다 주고 왔다
아직 이슬이 걷히지 않았다
들깨는 이슬 걷힌 뒤에 털고
마늘과 양파 심을 곳에 퇴비등을 미리 뿌려 놓아야겠다
그래야 노열동생이 로타리를 쳐 줄 수 있겠다
이번엔 계분 대신 마양구 유기질 비료와 ‘오래가’를 뿌리기로
‘마양구’유기질비료는 마늘과 양파 고구마 같은 구근류에 특성화된 유기질 비료란다
올핸 계분대신 이것만 뿌려 보기로 했다
먼저 살충제를 뿌렸다
마늘이나 양파 심는 곳엔 고자리 먹지 않도록 살충제를 꼭 뿌려 주어야한다
밭을 갈기전에 뿌리고 갈고 나서 두둑 잡을 때 또 한번 뿌려주면 좋단다
마양구는 두포를 뿌렸다
마양구 비료는 300평에 보통 9-12포를 넣는다고 하니 우리 밭은 50여평쯤 되니 두포만 넣어도 되겠다
‘오래가’와 석회도 반포를 뿌렸다
이렇게 해서 땅을 갈아 심으면 마늘 영양분은 충분하겠지
살충제와 비료등을 뿌리고 나니 목이 컬컬
이런걸 뿌릴 땐 마스크를 써야하는데...
습관이 안되어 그냥
결국은 이게 건강을 해칠지도 모르는데..
좀 유념해야겠다
아래밭과 솔밭 있는 곳을 다 뿌리고 나니 무려 두시간 가까이
어느새 11시가 훌쩍 넘었다
내 깐엔 쉬지 않고 부지런히 한다고 했는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이젠 이슬이 걷혔으니 들깨를 털어야겠다
들깨 털기전 새참이라도 먹어야지
사거리 나가 막걸리를 사 왔다
농촌에선 일하고 난 뒤엔 막걸리가 최고다
숭어회에 막걸리 한잔
조양뜰엔 탈곡기가 부지런히 왔다갔다
지나가는 자리마다 황금물결이 사라진다
곧 텅 빈 들판 되겠지
들깨를 털었다
모두 다 털고 나니 한시간 가까이 걸렸다
턴 들깨를 간추렸다
어제 집사람이 하는 식으로 간추려보았는데 쉽지가 않다
그래도 어느 정도 흉내
먼저 프라스틱 소쿠리로 쳐서 큰 검불을 걷어 내고
다음엔 구멍이 큰 프라스틱 바구니로 다시 걸러낸 뒤
마지막엔 들깨알만 빠질 정도의 바구니로 다시 한번 걸러 내니 들깨만 모인다
얼추 집사람이 하는 것처럼 흉내 내었다
뒷정리히고 올라오니 한시 반이 넘었다
들깨를 다시 구멍이 작은 얼맹이로 쳤다
이렇게 하면 흙들이 빠진단다
치는데 위에 작은 검불 같은게 모인다
이건 바람으로 날려야한다는데 아이구 난 못하겠다
다음에 집사람에게 하라고 놔두어야겠다
집사람이 마늘을 쪼개야한다면서 마늘을 내려 놓으라고
마늘을 잘게 쪼개야 마늘을 심을 수 있다
마늘 큰 걸 두 접 내려 놓았다
대충 일을 하고 나니 어느새 두시가 훌쩍
일 꽤나 했다
힘도 팔리고 팔과 어깨도 아프고
막걸리나 한잔 더
김치찌개에 밥말아 안주
한잔 마시고 나니 얼큰한 취기
낮잠이나 한숨 자고 바둑모임에 가야겠다
전총무에게 전화하니 받질 않는다
오늘도 바쁜가 보다
김작가에게 전화하니 오늘은 황룡강 축제에 간다며 나오기 어렵단다
재봉동생에게 전화하니 일보고 있는데 바로 가겠다고
어이쿠 그럼 나도 빨리
바둑휴게소에 나가니 김사범님이 나와 계신다
진즉 오셨단다
그런 줄 알았으면 더 빨리 나올 걸
김사범님과 한수
내가 백으로 중반 초까지 압도
흑은 덤내기 어려울 듯
흑이 끊고 달려든 수를 통째로 잡으려다 그만 완착
무슨 바둑을 이리 두나?
결국 백대마가 죽어 버려 투석
내 바둑은 항상 마무리가 문제
재봉동생이 옆에서 보더니 그 바둑을 역전 당한다고
아직도 승부처에서 수읽기 부족
냉정하게 판단하여 변신할 수 있어야하는데 상대를 따라 두는 때가 많다
언제 이 버릇이 고쳐질까?
재봉동생은 장사장과 한수
난 김사범님과 다시 한판
초반에 뛰어 들어온 백돌을 갈라쳐 곤마 세 개를 만들어 내어 엮어 가기 시작
곤마 두 개를 잡아 버리니 흑의 우세
백이 이기기 어려운데도 계속 두어간다
흑의 약한 돌을 모두 연결하고 백진에 들어가 살라버리니 더 이상 둘 데 없겠다 싶은데
단수를 친다
어? 왜
내가 받으면 집을 내려고 하길래 받지 않고 집낼 자릴 먼저 짚었다
아차한다
왜 그러지
내가 짚은 자릴 백이 먼저 두었으면 수상전이었단다
저런이라니
난 그 수를 전혀 보지 못했다
그렇게 수읽기가 약하나
이기긴 했지만 내가 그 수를 보지 못한 것은 진 것과 마찬가지다
바둑을 둘 때 상대의 의도를 잘 간파해야하는데 아직도 건성
전총무가 오늘은 나오기 어렵겠단다
별 수 없지
모두들 막걸리나 한잔 하자고 하니 약속들이 있다고
안되겠다
그럼 오늘은 들어가자며 내일 고창 바둑대회 갈 때 난 재봉동생 차로 가기로 했다
재봉동생이 약속시간까지 30여분 남았다며 속기로 한판 두잔다
속기로 두는 건 나의 주특기
속기로 두면 내가 수를 더 잘 보는 것같다
내가 백으로
포석에서부터 우위
흑의 곤마를 쫓으며 서로 엮어 가니 결국 한 곤마가 갇혀 패로 승부
설사 내가 패를 지더라도 집으로 우세하여 흑이 덤내기 어려울 듯
난 즐거운 마음으로 패
몇 번 패를 쓰더니 투석
안되겠단다
평소 내가 이렇게만 두어도 좋을건데...
나도 집으로
집사람은 일찍 와서 들깨를 간추리고 있다
올핸 들깨를 두말 가까이 했단다
처음으로 이렇게 많이 했다고
농사짓다보니 이럴 때도 있는가 보다며 좋아한다
저녁밥이 없길래 막걸리 한잔으로 때우자고
계란후라이로 안주
여기에 멸치와 미역귀 황태포 고구마
이만하면 안주 충분하겠지
한잔 마시는데 이장이 효도권 나누어 주러 왔다
집사람이 얼른 들어 와 한잔하라고
술을 잘 마시지 않지만 분위기에 한잔
농사일 하랴 이장 일보랴 고생 많다고
고생한다며 달걀 다섯 개를 주었다
달걀이 없어 많이 주지 못해 미안하다
언제 닭이라도 한 마리 잡아 주겠다고
마을을 위해 고생하니까 내가 줄 수 있는 무어라도 하나 주고 싶다
말만 들어도 고맙단다
우리가 항상 긍정적으로 보시고 협조해 주시니 고맙다고
우리가 살면서 마을에 좀이라도 보탬이 되면 좋겠다고
내가 살고있는 마을이니 보다 더 좋은 마을로 만들어가야겠지
집사람이 마을 길가에 꽂아 있는 야광등을 우리 집 입구에도 몇 개 꽂아 달라고
마을 끝에 우리집이 있어 올라오는 길이 아무래도 어둡다
마침 가로등이 있는 곳에 야광등 두 개가 있다며 그거라도 우선 가져다 꽂으시란다
이장과 같이 야광등을 가지러 갔다
우리가 그냥 가져가는 것보다 이장이 직접 뽑아주면 좋겠지
집사람은 하나는 들어오는 입구에 세우고 하나는 수돗가 옆에 세우잔다
수돗가 옆이 산이라 여기에 꽂아두면 산짐승이 내려올 수 없을거라고
그도 좋은 생각
우선 임시로 세워 두고 내일 다시 고정하자고 했다
하루 일과 대충 정리하고 일찍 잠자리로
적막속
가로등만 졸고 있다
님이여!
오늘은 토요휴무일
날씨 좋아 가을 찾아나서 보심도 힐링이리라
오늘도 님에겐 기분좋은 일만 가득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