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별 방문기 2
대부분의 지하식물들은 줄기에 광낭이라고 하는 발광체를 달고 있었는데, 광낭에서 발산하는 빛은 식물 스스로의 광합성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곁에서 자라는 다른 식물의 광합성을 위해 쓰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었다.
지하세계 여기저기 솟아 있는 암석에서는 태양광과 비슷한 자연광이 발산하고, 그래서 자연광을 발산하는 암석을 태양석이라고 불렀다. 태양석이 솟아난 주변에는 비교적 광량(量)이 풍부한 편이어서 광합성 작용이 왕성한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었고, 광량이 부족한 지하공간일수록 광합성 작용이 떨어지는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었다.
즉 빛의 양이 적고 물과 공기와 영양분이 제한된 공간에서 살아가는 식물과 생명체들은 그 세상에서 살아남고 적응하기 위해 온갖 지혜로운 이치를 발휘하며 생육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주자동차를 타고 지하세계를 탐색하고 있을 때 반대편에서 날아오는 흰색의 우주자동차 한 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샤르비네는 그쪽 우주자동차를 향해 무선통신으로 교신을 시도했고 다행히 공명 주파수를 찾아내서 통신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통신이 작동되자 샤르비네가 먼저 그쪽에 말을 걸었다.
"저... 실례해도 될까요?"
"누구신가?"
"저는..., 제 아버지는 초시구요. 저는 그분의 딸인 샤르비네라고 부릅니다. 현재 츠나음이 연구소에서 생활하고 있고 우주천문학 전공을 하고 있습니다.”
"오, 그런가? 나는 오사미 전문학교에서 무한이론 우주생물학을 학생들에게 지도하고 있는 아오니라고 하네. 자네 학부는 어디 소속인가?"
“러우님, 저도 오사미 전문학교에 학부를 두고 있어요. 아오니 러우님의 명성은 저도 잘 알고 있지요. 학부가 달라서 러우님의 지도를 직접 받은 적은 없지만 우주생물학의 대가라고 소문이 자자한지라 저도 명성을 잘 듣고 있었습니다."
"오, 그런가? 사랑하는 제자를 여기서 만나니 더욱 반가운 생각이 드는구먼. 그래, 이곳 방문은 어쩐 일인가? 특별한 용무라도 있어서? 아니면 관광의 목적으로?"
"지구에서 우리 샤르별을 방문한 친구가 있어서 신비한 자연세계를 구경도 시켜 줄 겸 또 관광의 목적도 있고 해서 겸사겸사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지구에서 샤르별을 찾아온 친구와 함께 여행을 온 것이라구?""네, 러우님."
"나도 그 지구 청년의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구먼."
"아, 그러셨어요? 혹시 제 아버지와 친분이 있으신가요?"
"그게 아니라 츠나음이 연구소 운영을 맡고 있는 측요스와 내가 친구사이란다. 그래서 측요스를 통해 지구에서 찾아온 샤르앙이란 청년에 대해서 자세한 소식을 듣게 되었고, 샤르비네라고 하는 선녀와 일심동체 언약을 맺었다는 소식도 들었다네. 그렇다면 자네가 바로 그 샤르비네인가?"
“네, 제가 샤르비네 선녀랍니다."
"오, 그렇구나. 아무튼 우리 먼 곳에서 만났으니 잠깐 좋은 장소에 내려서 담소나 나누기로 할까?"
"네. 러우님. 저희들은 대환영이에요."
“그러면 내 뒤를 따라오게.”
우리들은 아오니의 우주자동차를 따라서 안내하는 장소로 비행방향을 돌렸다. 아오니가 안내한 장소는 태양석의 빛이 대낮처럼 환한 장소였다. 마치 전깃불 조명이라도 밝혀 놓은 장소처럼 환하고 포근함이 느껴지는 장소였다.
아오니 우주자동차가 비교적 평평한 암반이 깔려 있는 장소에 사뿐히 내려앉자 우리도 바로 그 옆에 타고온 우주자동차를 세웠다.
아오니 러우는 우주생물학 연구생 두 명을 데리고 우주자동차에서 내렸다. 아오니의 문하생들인 그들은 두 명 다 아름다운 선녀들이었다. 샤르비네는 전문학교 6년생이고 두 명의 선녀들은 전문학교 17년생들이라서 나이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외모로 보아서는 모두 소녀 같은 인상이어서 학교의 선후배를 따지는 것이 무의미한 것 같았다.
샤르별에서는 실제로 학교 선후배 관계라든가 몇십 년 정도의 나이차이에 대해서는 친구처럼 말을 트고 지내는 것이 전통이었다.
우주자동차에서 내린 나와 샤르비네는 먼저 아오니 앞에 공손하게 대례를 올렸다. 러우라고 하는 위치는 샤르별의 존재들에게 스승과 같은 위치라서 누구라도 만나면 그 앞에서 대례를 올리는 것이 예의였다. 러우는 무한이론 학문분야에서 도통의 경지에 이른 각성자이며, 그래서 학교에서는 교수와 같은 위치이고 사회에서는 스승의 위치에서 대접을 받으며 살고 있었다.
우리들이 대례를 올리자 아오니는 인자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반갑구나. 사랑하는 영혼들아! 내가 좋은 자리로 안내할 테니 어서따라 오너라."
우리들은 아오니가 안내하는 곳으로 따라가 편안한 자리에 앉았다. 자리를 잡고 앉아서 아오니의 문하생들인 두 선녀와도 우리는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아오니는 먼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자네가 지구에서 우리 샤르별을 방문한 청년인가?"
“네, 그렇습니다. 러우님."
"측요스 친구의 설명을 듣고 자네에게 관심이 많았는데 이곳에서 만나게 될 줄 예상하지 못했네. 어떤가? 지구의 자연환경과 샤르별의 환경에 대해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어떤 특징이 다르던가?"
"자연의 모습들은 크게 다른 특징을 느끼지 못했는데 생존의 질서에서 많은 차이를 느꼈습니다.”
“생존의 질서에서?"
"네, 지구의 자연세계는 생존의 질서가 치열하고 투쟁적인 경쟁관계로 이루어지고 있다면, 샤르별의 자연세계는 평화와 공존으로 모든 질서들이 편성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음, 그렇던가? 그러면 무엇이 자연의 질서를 차이 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해 왔는가?"
"그 땅에서 살고 있는 주인들의 의식구조가 자연의 질서까지 바꿔놓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인들의 의식구조라면?"
“지구에서 살아가는 영혼들은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인간다운 삶을 살려고 생존경쟁을 일삼으나, 샤르별에서 살아가는 영혼들은 스스로를 신선이라고 생각하며 신선다운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방식이 서로 다른 의식구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의식구조의 차이로 인해서 각각의 땅에서 생육하는 자연세계의 질서도 서로 다르게 재편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왔습니다. 제 생각과 느낌이 잘못되었나요?"
“그건 자네가 정확한 판단을 했네. 하늘과 땅의 질서를 개편하는 이치는 영혼들의 의식에서 비롯되고 앞으로 다가오는 후천세상의 주도권도 역시 영혼들의 의식이 좌우할 것으로 믿어 의심하지 않네. 즉 앞으로도 지구에서 생존하는 자연세계의 질서는 그 땅의 주인들이 어떤 의식으로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후천세상의 질서가 재편될 것이며, 샤르별에서 생존하는 자연의 질서 역시 그 땅의 주인들이 어떤 의식으로 무장하느냐에 따라서 우주개벽의 질서는 다른 결론을 가져올 것으로 확신하네."
나에게 이런 말들을 들려준 아오니는 다시 샤르비네를 향해 말문을 열었다.
"자네의 이름이 샤르비네라고 했지?"
"네. 제 이름이 샤르비네라고 부릅니다. 본래 이름은 아니인데 샤르
앙과 일심동체의 언약을 맺으면서 새 이름으로 개명하게 되었습니다."“오. 그렇던가. 아름다운 우주의 인연들이구먼. 나는 이미 측요스 친구를 통해 둘의 소식을 소개받았고,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관심도 갖고 있었는데 이렇게 뜻밖의 장소에서 만나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네. 어떻든지 사랑하는 영혼들을 만나게 되어 반갑구먼."
“저희도 큰 스승을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리고 이쪽 두 선녀는 나의 학문세계를 돕고 있는 문하생들인데 서로 인사들을 나누도록 하게.”
아오니의 말이 떨어지자 두 선녀가 먼저 우리들에게 인사를 했다. “저는 스이미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저는 쇼시머시라고 합니다. 사랑하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어 반가워요."
우리들도 차례로 인사를 건넸다.
“저는 샤르비네라고 합니다. 오사미 전문학교에서 우주천문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두 선배 동문을 만나게 되어 큰 기쁨입니다.”
“저는 샤르앙입니다. 지구에서 샤르별을 찾아와 새로운 세상을 탐방하며 우주에 대해서 새로운 각성을 얻고 있습니다. 앞으로 좋은 친구가 되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의 인사가 끝나자 두 선녀는 특별한 관심을 표하며 둘이서 각각 차례로 한 번씩 포옹해 주었다. 두 선녀의 몸에서는 아름다운 체향이 발산하여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두 일행들이 서로 인사가 끝나자 아오니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곳 지하세계 자연을 탐방하면서 얻은 소감이 무엇이냐? 너희 둘 중 아무나 대답해 보아라."
내가 질문하고 싶어 샤르비네의 얼굴을 쳐다보자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가 하고 싶은 질문을 양보했다.
"이곳 거꾸로별 지하세계를 방문하면서 우주자연세계의 질서는 천태만상일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거꾸로별이 샤르별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의 회전방향과 반대로 회전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만, 그러한 다른 기운의 작용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무언가 다른 느낌의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지상의 환경과 지하의 환경에서도 큰 차이가 있을 것이란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바라볼 때는 황폐하고 사막처럼 보이는 세상의 지하에 이런 특별한 형태의 자연세계가 숨 쉬고 있다는 현상도 생소하긴 합니다. 러우님께서는 마침 우주생물학을 전공하신 대가라고 하시니 이 점에 대해서 저의 궁금한 마음을 풀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샤르앙이 아주 좋은 질문했다. 좋은 질문을 받았으니 좋은 답변을 들려주는 것이 또한 나의 예의가 아니겠느냐? 그렇다. 우주자연세계의 질서는 눈에 보이는 현상과 상식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진실의 우를 스스로 범하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다시 말해 우주자연세계는 똑같은 현상 속에서 생명의 질서가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독특한 환경 속에서도 얼마든지 천태만상의 조화를 펼칠 수 있는 생명의 세계는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즉 우주에 떠 있는 억억조조 헤아릴 수 없는 별빛 속에는 눈에 보이는 현상의 생명의 세계만 존재하지 않고 눈에 띄지 않는 생명의 세계도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다는 결론을 상기하길 바란다. 그 증거로써 이곳 황폐한 별에도 지하세계에 이처럼 생명의 신비가 연출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그러면 이곳 거꾸로별이 아닌 우주의 다른 천체에서도 지하에 감추어진 생명의 세계를 발견한 사례가 더 있나요?"
"사례는 많단다. 네가 만약 샤르별에서 살게 되면 나의 문하생으로 두고 우주생물학의 대가로 키우고 싶다만 그럴 수 없는 운명이 안타깝구나.”
"러우님의 말씀만 들어도 행복합니다."
“아무튼 앞으로도 자네가 지구로 돌아갈 때까지 다시 만날 기회는 많으니 궁금한 점이 있거든 얼마든지 찾아와서 답을 얻도록 하여라. 그리고 기회가 되면 자네들을 동반하고 우주의 공간에 또 다르게 형성된 생명의 세계를 방문하여 우주상식을 높여주고 싶구나."
"그 기회를 꼭 만들어 주십시오."
“약속하도록 하지."
이런 대화를 나누고 아오니와 우리는 서로 헤어져서 각각 다른 목적지로 향했다. 헤어질 때 아오니는 우주를 탐방하며 찾아낸 특수한 생명의 세계에 대한 정보를 담은 전자책을 우리들에게 선물했다. 전자책에 담긴 정보를 통해 우주의 다양한 생명세계에 대한 정보를 터득하라는 배려였을 것이다.
우리는 우주타운으로 돌아와서 다음 계획대로 움직였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6 <4차원의 현상과 초월적인 삶의 세계 1> - 박천수著
첫댓글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
보이는 세계
보이지 않는 세계
항하사
아승기
나유타
무량대 헤아릴 수도 없는 세계가 펼쳐져 있네요
네 맞습니다 측정하기 어려운 무수한 우주의 세계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