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만 안다.
모놀이라는 요상한 나라와 그 종족을...
이종원이라는 점점 날씬해져 가는 멋쟁이 여행작가가 운영하는 나라다.
이번 71차 답사도 성황리에 모집됐고...
봄날새싹들이 연두빛 자랑하고 은사시나무가 늘푸름을 연출하기전이지만 뜬구름따라 찾아간 남녘땅 완주.
왕별은 숨어버린 여왕의땅 왕궁리에서 만난 오층석탑은 그 규모나 섬세함을 미루어 짐작컨대 한때의 영화와 태평성대를 엿볼수 있었고... 그 후손들임을 자랑으로 여길만하다.. 생각됐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텅빈 터엔 공허만이 맴돌고.. 조금이라도 더 발굴하고 재현해 보려는 후손들의 손길만 애처롭게 느껴젔다.
미소로 맞아주는 고도리 석불과 눈인사 나누고 찾아간 완주땅 종남산 송광사에 도착해 보니 왕찰답게 볼거리들이 많았다.
사천왕상이 험상궂고 무섭기 보다는 익살스런 다두님처럼 가깝게 느껴지고...
亞자형종각은 목조건축물의 표본인양 우아니하여 길손의 눈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했다.
또 소조불인 본전불의 똥구랑땡 닮은 크기와 그 맵시에 놀라서 아낙수나문의 눈이 사천왕의 것처럼 튀어 나오려 한다.
부도밭으로 가는 도중에 온갖 풍상을 다 겪은듯... 탄흔을 내옷인양 두르고 있는 석비를 만났다.
그의 이름도 비문의 내용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한가지 나눔과 비움의 도를 터득했더라면 전쟁도 없었을 것이고...
저렇듯 무자비한 역사의 흔적은 보지 않아도 됐을거란 생각을 하니 가슴이 아려온다.
또 우리 대장이 꼭 챙기는 부도밭...
촌색시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어울리지않게 큰 모자를 써서 전인권 닮은 머러리맘 같기도 했지만..
은은히 풍기는 부도밭의 고유한 정취는 선인들의 숨결을 느끼게 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모놀답사의 백미 맛집 순례... 이번에도 꽃님이님이 바쁜 일정 쪼개서 찾아낸 대통밥집의 맛갈스럽고 풍부한 반찬과 쫀득쫀득한 대통밥... 거기에다 두레정신으로 이지역의 모놀님들 영원과 영원대장.. 소금주인과 소금인형... 그리고 고운과 온달님이 공들여 준비한 막걸리를 한사발 들이켜니 온세상 녹음이 별천지로다.
어디 그뿌이랴... 모놀의 재치부인 인덕원참새님의 성냥팔이 굿 한판......
내력은 알수 없지만 전기가 부족했던 사변 직후에나 사용했음직한 아리랑표 통성냥을 들고 유혹하니.. 한잔술에 흥이 난 덜깬주,향기야는 물론 새내기 별꽃님도 뒤질세라 한곡 뽑으니 즐거움이 절정이로세...
이때를 놓칠세라 우리 멋쟁이 우드님이 준비한 이벤트... 달새님과 보리님의 결혼 일주년 축하연도 치뤄진다.
정말 정으로 뭉친 모놀 가족의 따뜻함이.....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즐거움 한사발.. 막걸리 한대접에 맛있는 대통밥으로 통통해진 배.. 소화도 시킬겸 위봉산성에 오르니...
사계절 어느한때 좋지않으리오만 새순이들이 때때옷 새로입고 나풀나풀 춤추는 요즘이야말로 그중의 으뜸이 아니든가.....
위봉폭포 전망대엔 때아닌 포토라인이 설정되고 이데레사님이 뭇 카메라의 후래쉬를 받으면서 한풀이 하고..
카수들의 뽑내기도 우리들을 만양 즐겁게만 했다.
이렇게 우리는 점점 답사의 늪에 빠저들 즈음.. 아직도 화려함을 뽑내는 위봉사의 벗꽃길에선 일상의 잡다함을 모두 잊고 환호하는 위드,하지마,킬리만자로,포비,반딧불이님등등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 보였다.
새벽부터 숨 가쁘게 달려온 나이스 행복버스는 또다시 꽃밭에 모든이를 토하듯 내려 놓는다.
이름하여 대아 수목원...
더위를 싫어하는 우리는 수목원을 기웃거리는 동안 많은 이들이 야생 금랑화 군락지를 찾아 산행을 했는데... 글세 포니님은 95%에서 도중하산 하셨다나... 에구 아까버라...ㅎ.
수목원엔 갖가지 꽃들이 싸리꽃,투울립등과 잘 어울려서 호사를 누렸고...
열대식물원에도 많은 종류의 꽃과 나무들이 잘 가꾸어져 있었고... 몇점 조형물들도 보였다.
계곡물 졸졸 흐르고..작은새 우즈짖는 녹음속에 묻혀서 걸어 올라가는 화암사...는
동백아가씨 읊조리며 찾아가는 고향집 같은...
부억문 삐거덕~~ 열고 엄마 밥줘...하면 그윽한 미소로 반겨줄 어머님이 계실듯한 낡은.. 그러나 정감있는 절집.
....
벗겨진 단청 만큼이나 내 마음도 종잡을수 없었다.
드디어 헤어질 시간...
온종일 새순이들에게..갖가지 꽃들에게 아롱다롱 물 들었던 눈망울에 물이 고인다.
울 아우 남해대교는 두레짝과 예쁜 정원이와 진주로해서 간단다. 포도주스가 아닌 막걸리 잔 부딪고 다음을 약속한다.
이렇게 71차 답사도 끝나 가지만...
이치재 전적비 앞에서 바라본 대둔산의 위용처럼 커 보이는.. 조미료같은 말씀만 하시는 솔봉님이나 해박한 지식과 위트를 겸비한 청한님과 남궁경님 같은이들이 있어 미니방울 울리면서 행복통신은 계속될것이며...
사랑하는 아내 대신 친구따라 나선길에 너무나도 생소한 모놀국에 깜짝놀라 송광사의 사천왕상처럼 눈망울이 튀어나온 대타님 같은이들이 계속 우리 모놀국에 입성함에 이 형아는 마냥 즐겁고 행복합니다.
역시 여행은 홀로여행도 좋지만...
먹거리.. 볼거리... 재미거리.... 쌓이고도 남는 모놀답사 여행이 천하 제일 이로다.
2008.04.24.
형아
첫댓글 ㅎㅎㅎ 형아님! 제가 제일 처음 보는 영광을 갖었습니다. 어쩌면 <아차부인,재치부인>대본을 쓰셔도 되겠어요. 어쩌면 이리도 술술 잘 풀어 나가시나요?~~~~~
고맙습니다. 좀 한가해서 객기 좀 부려봤답니다.ㅎㅎ.
형아님 대단하셔요. 늦게 배운 도둑 날새는 줄 모른다더니... 매번 답사후기가 다른 모습으로 새롭게 탄생하는군요. 아우들을 일일이 머리 쓰다듬듯 어루만져 주시는 형아님은 역시 모놀의 맏형, 정신적 지주이십니다.
하하~~. 뮈토스님이 그리 말씀하시니 좀 쑥스럽네요. 그저 있는 그대로를 좋아 할뿐인걸요.
아이구~~ 이번 후기엔 다들 왜 이러신대요? 다들 작정하셨네벼요.
그만큼 봄나들이가 마음에 들었나 보네요,ㅎㅎ.
히히이~~~~흐흐으~~~~술술술 잘도 엮으셨내요???
ㅎㅎ. 안다님이 선봉에...
형아님은 진정 모놀인의 "엉아~" 이십니다! 엉아~~! (제가 자란 고장에선 형에게 응석부리고 싶을때 "엉아~"라고 부름. ㅎㅎ...)
우린 어렸을때 형보고도 " 언니~'라고 했는데... 즐거웠어요.
답사후기도 못쓰고 죄송하게도 들랑달랑 거리고만 있습니다. 그러면서 모놀가족간의 깊이를 알아가고 있답니다.
답사후기를 쓰셔야 더욱 빨리 알수 있답니다.ㅎㅎ. 기대하고 있을께요.
형아님~! 재치 만점입니다.
재미 삼아... 함 기억해 봤어요.
울 형님! 삼척답사에서 재회의 기쁨을 누려봅시다요~ ^^*
그래 잘 드갔지?. 이번 답사는 꽤 많이 걸었는데... 발목은 괜찮은지 모르겠다.
우와~~~~ 엄청 재미있네요~ 놀라운 발상 또 한 멋지십니다~기억력 또 한 대단하십니다~~ 감탄하면서 잘 읽고 갑니다~~ (순간 부창부수란 낱말이 떠 올랐다.)
기억력까지는요... 하지만 아낙수나문님은 어떻게 연결해야되나... 잠시 망설였답니다.
저의 난해한 닉을 천의무봉(天衣無縫) 처럼 매끄럽게 잘 이었습니다~~~~~~
오마나~~역시 형아 아줌마같은 글 솜씨네요...저도 약간은 놀랐습니다..술술 잘도 쓰셔서...멎져 부렀어유...ㅎㅎㅎ
짜고 고스톱 치는거쥬~~ㅎㅎㅎㅎㅎㅎ
울방에 올려 놓은지 하루가 훨 지나도 보지도 않드니... 아낙님 저 고스톱 몰라요,ㅎㅎ.
와~~~~~~~~~~~~ 이부분이 제일 맘에 들어요..."소조불인 본전불의 똥구랑땡 닮은" 요기요~~ 푸하하하하하~~~~~~~~~~~~~
섭해 할까바 멈칫거렸는데... 마음도 푸근한 땡님이 맘에 든다니 다행이네... 푸하하하하...
우드님이 즐겁게 보셨다면... 일단은 성공이네요,ㅎㅎ.
오~놀라워요~~!! 내 하드로는 용량부족으로 과부하현상이 일어날텐데... 역시나 날마다 업그레이드 하시는 형아님모습 본받는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마지막까지 읽길 잘했지~~ㅎㅎㅎㅎ
사실 좋아하는 단어 아껴두었다가... 대미에...ㅎㅎ. 젊어서는 " 홀로여행 " 참 좋아했었어요.
역시 관록이 있으십니다. 모놀의 무게중심이기도 하시고. 나이, 성별을 떠나 친구처럼 한데 어우러지시는 모습이 정녕 아름답습니다.
대타님이 그리 보셨다면 그렇게 믿겠습니다.ㅎㅎ. 사실 어줍잖은 직위나 권력을 앞세우는 것을 아주 싫어한답니다.(실은 내세울것도 없지만.....)
형아님 답사기 보고 가슴이 울렁이고 그 울렁임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니 오늘도 모놀 늪에서 허우적이다 하루를 마감할것 같습니다...어쩜 실타래처럼 !!!!!!!......술~~술~~술~~???................멎져 부렀어유....(2)
간만에 만난 영원님도 영원대장님도 아주 많이 반가웠어요. 애 많이 쓰셨어요. 작은 체구에 어디서 힘이 솟는지... 영원님의 활약은 존경스럽답니다.
조금 쌀쌀한 날씨에 형아님의 글을 읽노라니 따뜻한 온기가 마음 가득 펴지고 있읍니다. 고맙습니다.
한동네 사시는 별꽃님 반가웠어요. 이제 시작하셨으니... 좀더 깊이 정들이시고... 열심히 함께 다녀요, 좋은 날 되셔요.
내이름은 왜 안나오냐 생각타 눈물날뻔했습니다. 너무나 잘 봐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네요...감사합니다.
대장님 처럼 좀더 멋지게 묘사하려다... 시간관계상 얼른 끝맺다보니 좀 부족하네요, 이해해 주세요~~.
형아 님, 살포시 안아드리고 싶어요^^
헉!!.. 가심 떨~여라,ㅎㅎ.
우와~~~~~~~~~~~ 어쩜!!!!!!!!!!!!!!!!!! 형아님 너무 멋쟁이셔요^^
글쟁이 은사시나무가 이리 말하면 형아는 우짜라고... 열근은 하시되 식사는 맛난것 챙겨드시면서요... 아셨죠?.
우리 모놀의 든든한 버팀목이신 형아님! 뵙고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멀리서나마 인사드립니다.건강 하시구요. 자주 인사드리겠습니다.
푸른솔님 반갑습니다. 저보다도 모놀의 선배(2002,2.와 2002,3.)신데 답사여행에서도 좀 뵐수있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