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은(造船業)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큰 획을 그은 대표적인 산업으로 손꼽힌다. 한발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래전부터 조선업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을 유지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 또한 가파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2010년 초반 값싼 인건비를 앞세워 글로벌 조선업에 도전장을 내민 중국의 도전에 일정 기간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조선업은 대한민국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뿌리 산업으로써 그 가치를 더욱 명확히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200년 넘는 역사를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비영리 선급협회인 영국의 로이드선급협회(Lloyd`s Register)에서 ‘세계 조선업의 아버지라’라는 칭호를 얻을 만큼 평생을 조선업에 종사하며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이바지해오고 있는 기업인이 있어 눈길을 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arbon Capture Utilization & Storage 이하 CCUS) 기술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탄소 제로의 꿈’ 실현에 앞장서고 있는 ㈜카본코리아의 수장 신동식(24회) 회장이 주인공으로, 한국인 최초로 로이드선급협회, 미국선급협회(ABS)에서 검사관에 발탁된 후, 엔지니어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에 임명되는 등 전문 기술관료(테크노크라트) 시대의 포문을 연 장본인이기도 하다.
신동식 회장의 삶은 6·25 전쟁 이후 격동의 시기를 거친 우리나라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 신동식 회장은 “전쟁을 피해 부산으로 피난을 왔고, 먹고 살기 위해 구한 일이 부산 부두에서 미군 군수물자를 하역하는 것 이었다”라며 “당시 생전 처음으로 쇠로 만든 배를 봤고, 그걸 보는 순간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처럼 이런 배를 만들 수 있는 나라가 세계를 방어하고 지배한다고 깨달았다”라고 밝혔다.
신동식 회장은 이어 “막연한 꿈이지만 우리도 저런 배를 만들면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지고, 국민의 자긍심 또한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이를 계기로 조선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배를 만드는 공부를 해야겠다는 다짐으로 서울대학교 조선학과에 입학, 본격적으로 조선업에 뛰어들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 조선소가 전무했던 터라 신동식 회장은 졸업 후, 미국이나 영국, 독일, 일본, 스웨덴 등 세계 조선업을 이끌던 선진국 조선소 100여 곳에 조선업 기술자를 꿈꾸는 한국 청년의 꿈과 열정이 깃든 편지를 보냈고, 운 좋게도 세계에서 제일 큰 조선소였던 스웨덴의 코콤이 신동식 회장을 채용, 본격적인 해외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의지할 곳 하나 없는 고된 삶이었지만 신동식 회장은 열정 하나로 꿋꿋이 버텨냈고, 스웨덴 찰머스 공과대학원, 영국 더럼 공과대학원 등에서 조선공학을 수학하며 선진 조선기술을 배워나갔다. 그 후 신동식 회장은 조선업의 본산으로 일컫는 영국에 진출하기 위한 노력을 거듭한 끝에 대형 선박을 제조하는 엔지니어링 회사에 입사했고, 신동식 회장의 열정을 눈여겨 본 회장의 제안으로 로이드선급협회와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신동식 회장은 “로이드는 전 세계에서 만들어지는 배의 모든 설계 도면을 승인하고, 구조성이나 안정성을 비롯해 기자재, 부품 등 기술 관련 일체를 검증한다. 쉽게 말해 전 세계 모든 선박에 대한 막중한 책임과 권한을 가진 기구라고 생각하면 된다”라며 “검사관 생활을 하며 견문을 더욱 넓히고, 세계 각국의 선진화된 조선 기술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신동식 회장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를 명실상부한 해양국가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노력을 구체화했고, 국제적인 식견과 엔지니어링 백그라운드를 겸비한 신동식 회장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모국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일념으로 한국으로 돌아온 신동식 회장이었지만, 당시 우리나라의 상황은 열악하기만 했다. 배를 만들기 위해 설립된 대한조선공사는 풀밭으로 변해있었고, 생산 장비 역시 거의 다 녹슬어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신동식 회장은 “해외에서 선진 기술 및 학문을 익힌 내가 한국에 와서 처음한 일이 낫을 들고 풀을 베는 것이었을 정도로, 1961년 대한민국 조선업은 소생불가 수준이었다”라며 “이대로는 안 된다고 판단, 조선업을 진정으로 하고 싶다면 국가적 차원에서 관련 산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예산 책정 및 다수의 인원이 참여하는 조직도 구성되어야 한다고 박정희 대통령에게 항의 편지를 보냈다”라고 회상했다.
이러한 현실적 조언에 감명을 받은 박정희 대통령은 신동식 회장에게 청와대에서 함께 일할 것을 제안했고, 이를 통해 신동식 회장은 30대의 젊은 나이에 경제수석이라는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이후 신동식 회장은 작은 선박이 아닌 30만 톤 급 초대형 선박 제조에 초점을 맞춘 ‘조선업 발전 마스터플랜’을 제시했고, 이를 수용한 박정희 대통령과 함께 대한민국 조선업 발전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신동식 회장은 모든 제조 산업에 있어 기술개발 없이는 진정한 힘의 경제개발이 없고, 경제개발이 없으면 국가 발전이나 미래도 없으리라 생각했다. 배의 설계도면을 그리고 설계할 수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이를 상용화할 수 있는 한국해사기술(KOMAC)를 설립, 54년간 2천 종류가 넘는 배와 전 세계 다양한 지역에 수십여 개의 대행 조선소를 설계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관련 계획의 일환으로, 1966년 문을 연 대한민국 최초의 국가연구시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설립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한편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조선업 발전을 위한 신동식 회장의 열정과 노력은 아흔이 넘은 고령에도 불구, 현재 진행 중이다. 신동식 회장은 “예를 들어 배의 설계에 있어 30만 톤 급 선박을 기름으로 운영할 경우, 중형차 2천여 대 분의 이산화탄소가 발생된다. 국제해사기구에서는 이러한 선박의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라며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저감 및 포집 기술의 접목이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신동식 회장은 다년간 이산화탄소 저감 및 포집 기술과 관련된 연구에 매진했고, 세계적으로 CCUS 관련 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갖춘 노르웨이 기업과의 연계를 바탕으로 지난 2021년 카본코리아를 설립하게 됐다.
카본코리아는 이산화탄소 포집 전문 기업인 노르웨이의 카본CCS의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포집원이 대형화되어 있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춘 CCUS 설비를 공급하고 있으며, 후속적인 벨리 체인 구축을 통해 관련 기술을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경제성과 부지 문제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을 고려한 최적화 설비를 개발, 적재적소에 투입하며 독보적인 경쟁력을 유지해나가고 있다.
끊임없는 자기개발 역시 신동식 회장이 지향하는 바다. 신동식 회장은 “아흔 넘은 나이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국내 언론이나 외신 등에 소개된 각종 이슈를 직접 조사, 정리해 직원들에게 공유하고 있다”라며 “직원들 역시 이러한 취지에 공감하고 있으며, 기후변화와 관련된 기술이나 정책, 금융 관계에 대한 내용을 언제 어디서는 토론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라고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신동식 회장은 “모든 사고의 패러다임을 디지털화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것이 더욱 고도화되고 첨예화되어 명실상부한 AI 사회로 발돋움했다”라며 “또한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다양화, 다각화에 대한 노력도 필요하다. 결국 창의적이고 개혁적인 마인드 셋을 갖고 미래지향적 사고를 추구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신동식 회장은“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중단하는 자는 승리하지 못하고 승리하는 자는 중단하지 않는다’다”라며 “포기하지 않고 한 길을 계속해서 노력하며 정성을 쏟으면 누구나 다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젊은 직원들에게 이러한 기백과 열정을 갖고 끊임없이 도전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라고 미래 세대를 위한 현실적 조언도 덧붙였다.
기업컨설팅전문기업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컨설팅사업부 이재민 전문위원은 “카본코리아가 지향하는 사업은 우리나라의 미래먹거리라고 생각한다”라며 “무엇보다 카본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신동식 회장님은 역사의 산증인이자 대한민국이 지금의 자리에까지 올 수 있도록 경제개발을 주도한 국가개발자로, 향후 카본코리아가 해나갈 일 또한 글로벌 경제의 ‘게임 체인저’가 될 핵심 사업이기 때문에 미래적인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전망했다.
한편 100년 기업을 향한 중견·중소기업 CEO들의 고군분투기를 현장감 있게 담아낸 ‘기업가정신을 말하다’ 시즌6는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한국경제TV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기업가정신 콘서트 시즌4’ 강연과 ‘청년기업가 응원합니다!’ 강연, ‘글로벌기업가정신협회’ 회원가입, ‘스타리치 CEO 기업가정신 플랜’ 등의 상담을 희망한다면 글로벌기업가정신협회와 스타리치 어드바이져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