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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 성남 일화와 부산 아이파크의 K리그 5R 경기가 있었습니다. 부산은 경기내용에서 성남에게 주도권을 내줬지만. 후반 43분 주장 김창수의 극적인 카운터 펀치로 승리를 거뒀죠.
그러나 왠걸? 이날 부산은 원톱 공격수를 제외하고 전원 골문앞에 2중의 두터운 벽을 세웠습니다. 쓰리백을 중심으로 좌우 윙백인 유지훈과 김창수가 라인을 내려 사실상 5백을 세웠고 앞선을 중앙미들과 윙포자원들이 내려와 사실상 5-4-1과 같은 전형을 내세웠습니다.
혹자는 이런 축구를 보고 '이러니 재미가 없다'라거나 감독의 역량으로 내세우기도 합니다. 대구의 모아시르 감독과 광주의 최만희 감독이 일으키는 돌풍을 보면 더욱 더 그런 모습으로 보일만하죠.
전 안익수 감독을 절대 무턱대고 지지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작년에 방출된 선수들 상당수가 부산에 필요한 자원이었고 지금도 그 생각은 유효합니다. 그리고 박종우의 대체자원들을 내친 것은 감독으로써 엄청난 실착이었다고 봅니다. 만약 김근철과 유호준의 시즌을 날려버리는 대신, 효과적으로 활용했더라면 우리의 가을 축구는 적어도 첫단계에서 끝나진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현재 부산이 9백을 쓰는 것엔 차마 비판을 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세세한 부분까지 따져들면 저도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만, 현재의 부산은 절대 공격수를 내보낼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작년도 부산은 3-4-3을 내세웠습니다. 수비시엔 5-4-1에 가깝게 내렸다가 역습시엔 3-4-3에으로 복귀하는 식이었죠. 하지만 올해는 4-3-3과 3-4-3을 혼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어느쪽이나 5-4-1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습을 나서는 속도도 늦어졌고 성남전에서도 전반은 방승환 혼자, 후반엔 파그너 혼자 고립되는 모습을 자주 보였습니다.
작년의 부산은 엷어진 중앙이 문제였습니다. 김근철과 유호준이라는 황선홍 시절의 유물을 안익수 감독은 탐탁치 않아했습니다. 당초 김근철에겐 주장자리를 줬을만큼 큰 신뢰를 보였음에도, 전반기 반덴브링크 - 김근철 조합은 처참하리만큼 실패작이었죠. 이 책임을 물어 기존 중원의 핵심이었던 김근철과 유호준은 부주장 박희도와 함께 2군행이 결정되었고, 이후 다시는 안익수 감독의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이를 기점으로 팀내 간판 선수들도 언제든지 2군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선수들의 위기의식을 자극시켜, 부산은 승승장구, 16개팀 중 5위라는 성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컵대회 결승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합니다. 그러나 한가지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죠. 컵대회와 병행하면서도 주전선수들 위주로 돌린 결과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었고 대체선수를 확보할 수 없었던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 부산은 승부조작 사건으로 인해 주전 수비수 4명이 한꺼번에 증발하는 사태가 발생했죠. 남은 선수는 방출될 예정이었던 이안 파이프와 2군 추성호가 센터백의 전부였고 박종우와 정민형을 센터백으로 내려야했을만큼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그때도 부랴부랴 타 구단에서 선수들을 영입했죠. 이세인(지금은 방출)과 황재훈(현재 부상), 이동원(역시 방출) 등이 그 대상입니다. 이안은 K리그의 빠른 템포에 적응하지 못해 눈 밖에 난 상태였음에도 억지로 시즌을 끝까지 뛴거죠.
당초 취약해진 중앙을 재구성하지 못한 상태서 남은 자금을 센터백 보충하는데 쓴 결과, 부산은 박종우, 김한윤 체제로 전 시즌을 소화해야 하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이성운이 간간히 대체멤버로 뛰었지만 많이 부족했죠.
공백을 메워줘야 할 기존 선수들이 2군행이 길어진 김근철과 박희도와 같은 선수들인데 경기를 경기력이 못 뛰니 사기와 경기력 모두 급격히 저하되는데 반해, 기존 선수들의 체력이 고갈되고 설상가상 박종우와 이범영의 올림픽 대표 차출로 인해 큰 공백이 발생한 겁니다. 엷어진 중원 라인에서 그나마 한 축을 담당하던 박종우가 빠지자 여기에 대체자원이 한명도 없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그게 수원과 플옵을 앞뒀을때 상태였죠. 신인 이종원은 모험을 걸기엔 경기 수가 너무 부족했고 이성운은 김한윤의 대체자원이지, 전문적인 플레이메이커가 아닙니다. 결국 이성운 - 김한윤 조합은 수원에서 비효율적인 모습으로 일관했고 공격전개 능력을 상실한 부산은 아쉽게 고배를 마셔야만 했습니다.
이처럼 작년 부산은 얇은 중앙과 뜻하지 않은 뒤통수를 맞은 수비자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고생했습니다. 올해는? 드디어 든든한 중원 라인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공격축구를 위해 한걸음 나갈 수 있게 된거죠.
서울에서 경재윤을 임대영입했고 A-리그 MVP이자 스코틀랜드 레인져스에서 뛰던 매트 맥카이를 단돈 4.5억원에 영입하는 '대박'을 치면서 박종우와 함께 짝을 이룰 선수를 갖췄습니다. 공격연계 능력과 뛰어난 왼발. 넓은 활동폭은 부산에 절실했던 요소죠. 김한윤은 본래 위치인 2선으로 내려가 상대의 볼을 끊는데 치중할 수 있게 되었고 박종우도 집중견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론적으로 부산은 탄탄한 허리를 갖출 수 있게 된겁니다.
방승환
임상협 파그너
맥카이 박종우
(이종원, 경재윤, 김익현)
김한윤
(이성운, 정민형)
4 백 라 인
로 선수들을 구성한다면 K리그 탑 수준으로 중앙을 든든하게 막을 수 있습니다. 1차적으로 뚧기 힘든 방어망을 구성한다면 어떤 팀도 쉽게 공격을 풀어갈 수 없을 뿐더러, 도중에 곧장 역습으로 전개하기도 쉬워집니다. 역으로는 상대에게 볼을 쉽게 내주지 않는 점유율 축구도 가능해지는거죠.
그러나... 여기서 또 다시 치명적인 악재가 부산의 발목을 잡습니다. 시즌이 시작되기도전에 수비진이 붕괴된 겁니다.
박희도를 주면서까지 서울에서 야심차게 데려온 여효진은 물론, 작년 수비 핵심축이었던 이요한과 황재훈까지 부상으로 시즌 아웃에 가까운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정호의 대체자원으로 긴급 수혈된 이동원은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방출되었고, 추성호 역시 불안한 모습으로 인해 계약을 맺지 못한 상태입니다.
중앙 센터백으로 남은 선수는 신인들을 빼면 사실상 에델 혼자였던 상태였죠. 정민형, 박종우 등의 선수들도 센터백을 볼 수 있긴해도, 이들은 어디까지나 미들 자원입니다. 박종우는 그중에 핵심자원이죠. 센터백으로 돌릴 여유가 없습니다.
긴급히 서울에서 주전자리서 밀린 박용호를 영입하고 경남에서 이경렬 선수를 영입하였지만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거기다 이경렬은 수비형 미들로 자주 쓰인 선수죠. 전남에서 멀티 플레이어 황선필 선수를 긴급히 영입해서 간신히 수를 채웠지만, 역시 당장 실전에 내세우기엔 너무 발을 맞춘 시간이 짧았습니다.
이러니 부산은 발이 맞지도 않은 선수로 4명으로 중앙 수비를 모두 돌려야 할 상황입니다.
3백으로 구성하면
이경렬 박용호 에델(황선필)
4백이라면
박용호 에델(이경렬,황선필)
이 현재 부산 중앙 수비진 전부죠.
그나마 신인 한명을 제외하곤 수비진 전원이 부상당한 전북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부산도 그리 나을게 없는 상태입니다. 단지 시즌 시작전에 일어난 부상이라 대처할 시간이 있었다는게 그나마 불행중 다행이랄까..
그나마 긴급히 수혈이라도 한 센터백과는 달리, 측면 풀백 자원은 더 심각합니다.
종종 최강희 현 국대감독과 이름이 햇갈리는 '최광희' 선수가 있는데, 이 선수의 본래 포지션은 처진 스트라이커 혹은 공미 자원입니다. 체구가 작지만 발기술이 좋고 스피드가 빠른 선수죠.
그러나 부산에서 이 선수는 좌측 윙백으로 뛰고 있습니다. 왜? 그쪽에서 뛸 선수가 없기 때문이죠. 경남에서 영입되었던 유지훈도 역시 전문적인 풀백자원은 아닙니다.
애시당초 두 선수 모두 작년 시즌 후반에 3-4-3 좌측 윙백 포지션에서 수비보단 측면 미들에 가깝게 뛴 선수들입니다. 원래는 기존
전술에서 전략적으로 변칙적으로 기용된 위치였지만, 지금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틀어막은거죠.
이원규가 아직 복귀하지 못한 상황에서 박태민마저 구단과 마찰로 인해 인천으로 이적한 상태라 현재 부산에서 풀백 자원은 김창수 달랑 하나 남았습니다. 아무리 김창수 선수가 좌우 모두를 볼 수 있다고해도 혼자서 두쪽 다 감당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당초 전재호 선수를 인천에서 영입했지만 부상을 당하면서 모든게 꼬인거죠. 공익 근무중인 장학영 선수는 7월 이후에나 합류합니다.
우측 풀백에 신인 이현호 선수가 있지만 아직 당장 실전에 투입하기엔 무리가 따르죠. 황선필 선수가 우측에 투입될법도 하지만 김창수 선수의 우측 풀백에서 가공할만한 공격력을 생각한다면 이마저도 여의치 않습니다.
수비진 구성이 이뤄지지 않은채 시즌에 돌입했고, 역시나 첫경기부터 수비불안 문제를 노출했습니다. 에델과 새로 영입된 선수들의 호흡은 불안했고, 최광희와 유지훈이 번갈아 기용된 왼쪽 측면은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되었습니다.
막을래야 막을 수가 없는거죠. 가뜩이나 고장나서 임시로 댄 뒷문인데 옆문 한쪽은 아예 없는 상태. 그게 현재 부산의 상태입니다.
어떤 공격축구도 수비안정 없이는 이룰 수 없습니다. 몇차례 경기에서 역전을 일굴수는 있을지 몰라도, 더 많은 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천하의 바르샤라도 푸욜과 피케가 뒤를 봐주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든든한 수비진을 갖췃다면 '적어도 쉽게 지지않는' 팀으로 변모할 수 있습니다. 이는 토너먼트제와 같은 단기전에선 절대적으로 작용하는 요소이고, 장기 리그제도에서도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에델과 박용호와 김창수만으로는 절대 상대 공격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기본 3실점 이상은 꾸준히 이어질 수 있죠.
축구에서 아무리 뛰어난 선수들이 있다고한들, 조직력이 없으면 아무짝에도 소용없습니다. 선수들이 패스를 통해 볼을 받는것도 간단해보이지만 실제론 장기간 발을 맞추고 꾸준히 의사소통을 통해 약속된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패스가 뛰어난 선수라고 해도 볼을 받을 위치의 선수가 갑자기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면 아무도 없는 곳에 볼을 차게 되는 겁니다.
하물며 수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해진 위치에 있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한 선수가 커버가능한 공간은 한정되어있고 그 이상의 범위는 다른 선수들이 막아줘야 합니다. 한 곳이라도 비어버리면 프로 선수들은 그 빈공간을 찾아 치고 들어옵니다. 골 장면을 리플레이로 볼때 어떻게 그럴수가 있을까 싶을만큼 치밀하게 찾아들어오는 경우를 자주 보셨을 겁니다.
현재 부산은 이러한 약속틀이 전혀 잡혀있지 않습니다. 옆의 선수가 내 공간을 커버하지 못한다면?
답은 하나입니다. 누가 실수를 하든 그 공간이 비어있지 않게 많은 선수들을 밀어넣는거죠.
그러면 적어도 질 확률은 적어집니다. 수비진의 호흡이 맞아들어가려면 적어도 한 달 이상은 걸리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승점을 얻지 못하는 상황은 최소한도로 줄일 수 있습니다. 축구팬으로서 탐탁치는 않아도, 당장의 성적을 무시할 수 없는 감독이라면 이는 당연한 선택입니다.
공격축구를 할 수 있는 팀이 수비적으로 나선다면, 그 팀은 비난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수도 갖춰지지 않은 팀에게 공격적으로 나서라고 무턱대고 요구하는건 잘못된 비난입니다. 그건 비난하는 사람이 눈을 최소한도로 갖추지 않은체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거죠.
공격하는 입장에선 화가 날만큼 내려간 9백을 쓰건, 체구가 왜소한 파그너가 덩치 큰 수비수들과 외롭게 고립되어있건, 부산의 현 상태를 고려했을 때 이는 비난받을 수 없습니다. 이정도 밀집수비도 깰 수 있어야 하는게 강팀의 조건이고, 수비력이 와해된 팀의 최후의 수단에 말려든 것은 어디까지나 공격하는 팀의 사정입니다.
축구는 어쨋건 승패를 가리는 게임이고, 우리가 스페인을 상대로 수비전술을 사용했을때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조마조마한 감정을 보면서 지켜보는걸 보면, 결국 게임의 재미는 당사자들과 제 3자의 시선으로는 차이가 나기 마련이죠. 결국은 '내팀이다'라는 감정이 우선입니다.
첫댓글 포항에서 데려온 강대호 선수가 있긴합니다.. 센터백.
지난 게임때는 후보명단에 올랐구요.
이경렬 선수가 항상 불안불안 하던데 한번쯤은 기용해볼법도.
아참. 빼먹었네요.
강대호 선수도 체격조건이 좋던데 3백에서 기용해볼법도 한데..
아직은 좀 그런모양이죠?
마카이 = 안익수 지휘법
전 욕안함 불평은 하지만
센터백 전멸한걸 알기에 어쩔수 없다 생각하고 그냥 보는중임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