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가는 데로 살아보자
너무 생각이 많아서
망설이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해보지도 않고 포기해 버린
일들이 또 얼마나 많은가?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
남들 이목 때문에 하지 못하는 일들,
민폐 끼치는 일이 아니라면
그냥 맘 가는 대로 해보자.
내 스타일이
남들에게 이상해 보일까 봐
나 혼자 여행하는게 웃길거 같을까 봐
내 행동이 사차원 같을까 봐
참 많이도 포기하고 살고 있다.
후회라는 것은 아예 시도도
안 하고 하는 것보다 뭔가를
속 시원하게 해보고 하는 게
훨씬 더 낫지 않을까?
길지 않다. 내가 아닌
남의 인생을 살다 가기에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걸 기억하자!
오늘은 마음
가는 대로 한번 해보자.
마음 가는
대로 내 인생을 살아보자.
-해밀 우체통에서/조미화-
괜찮은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_MxV2oRBzwI
햇살 흠뻑 내리 쬐는데
바람이 쌀쌀
나뭇잎은 더욱 알록달록
가을은 소리없이 깊어간다
오늘은 몇가지 일을 처리하자고
들깨갈무리를 끝내겠단다
선풍기 바람으로 들깨에 있는 잡먼지를 날려 보관해 두면 된단다
난 동물 먼저
병아리들이 밤엔 좀 춥지 않을까?
이제 컸다고 어미닭이 품어 주질 않는 것같다
열전구를 켜주었는데 열전구가 그만 녹아 떨어져 버려 새로 고친 뒤 아직 켜주지 않았다
밤엔 열전구를 켜주고 낮엔 꺼둘까?
조금만 더 지켜 보아야겠다
닭장에 내려가니 배가 고픈지 내 주위로 몰려든다
모이와 미강을 버무려 주었다
닭한마리가 바닥에 쓰러져 있다
어? 들어 보니 목이 물려 죽었다
저런이라니
족제비가 들어 왔나 보다
오늘 새벽녁에 뻥이가 닭장 근처에서 짖어대더니 그때 왔을까?
다시 둘러보니 병아리 한 마리가 보이질 않는다
병아리는 먹어 버리고 큰닭은 물어 죽인 것같다
어허? 참
지금까지 괜찮아서 별 탈 없으리라 보았는데...
둘러 보아도 들어 올 만한 곳은 없는데...
에이 참
죽은 닭을 가지고 왔다
손질해 닭죽이나 쑤어 먹어야겠다
아침 한술
김치국물에 비볐는데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집사람은 선풍기 바람으로 들깨갈무리 하고 난 닭손질
내가 아끼던 닭이었는데...
왜 난 족제비 하나 막지 못하지
집사람은 들깨 갈무리해서 보일러실에 저장해 둔다
올해 두말 가까이 했다며 무척 흐믓해 한다
거두어들이는 재미로 농사짓는다고
그래 시골 살면 이런 작은 재미라도 있어야지
선풍기 날개에 먼지가 많이 끼었다며 분해해 깨끗이 닦아 두잔다
선풍기를 분해해 주었다
닭을 손질하여 울금 대추 마늘 인삼 옷나무 등을 넣어 압력솥에 앉혀 두었다
점심 때 닭죽을 쑤어야겠다
집사람과 같이 농협프라자에 부직포를 사러 갔다
지금은 부직포를 쓰는 때가 아니라 가져다 놓지 않았단다
주로 그때그때 농사일에 필요한 것만 가져다 놓는다고
농협프라자엔 농사일에 필요한 건 뭐든 다 있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가 보다
아산아짐에게 헌부직포가 있냐고 집사람이 물어 본다
부직포가 있다며 가져가란다
아산형님집을 둘러 헌부직포를 얻어왔다
서울형수님이 사신 땅콩과 녹두도 가져 왔다
아산아짐이 서울형수님께 보낼 때 호박말린 것도 보내라고 좀 주신다
고맙다
서울형수님께 보낼 땅콩과 녹두 호박 말린 것과 들깨 한봉지 밤과 감을 조금 넣었다
우리가 지은 것이니 조금이라도 맛보시라 보낸다고
그래 서로 나누어 먹을 수 있으면 좋은거지
마늘밭에 아산아짐에게서 얻어 온 부직포를 덮었다
먼저 덮었던 그물망과 포장을 벗겨내고 부직포로
부직포로 덮어 놓으면 더 빨리 싹이 난단다
얻어 온게 짧아 다 덮지 못했다
나머진 그대로 그물망으로 덮었다
동생들이 왔다
김가네에 주문한 돼지고기를 가지러 왔다
인덕션에 불 켜 놓고 김가네에 가서 돼지고기를 가져왔다
한덩어리에 4만 5천원씩
다른데에서 사는 것보다 싸고 맛 있다
한덩어리는 여동생이 가져간다고
나머지 한덩어리는 동생과 내가 나누었다
일부 고기를 썰어 오븐에 구웠다
왔으니까 애호박과 호박잎을 따가라고
내일 서리 내린다는데 서리내리고 나면 호박잎이 시들어 버려 먹을 수가 없다
지금 먹는게 딱 맛있을 것같다
애호박도 더 이상 썰어 말릴 필요 없을 것같아 있는대로 모두 따서 가져가라고
집사람은 조금더 말리고 싶단다
욕심은?
말려놓고도 우린 잘 해먹질 않는데..
그래도 일부 남겨 놓는다
난 다 주었으면 좋겠는데 집사람이 안된다니 별 수 없지
닭이 맛있게 잘 익었다
돼지고기도 알맞게 익고
수돗가 양지바른 곳에 상을 펴고 먹으니 따뜻해 좋다
닭고기도 괜찮고 돼지고기도 맛있단다
닭죽 한그릇으로 점심까지
동생들은 바로 간다고
무잎이나 솎아주면 좋겠는데...
집사람은 노래교실 간다고 나간다
어제 골프채 산 값을 집사람이 주길래 계좌이체
승훈 동생이 계좌 번호를 나에게 보내지 않고 집사람에게 보냈다
집사람이 나에게 다시 보내주어 바로 이체해 주었다
낮잠 한숨
한숨 자고 일어나 성심의원으로
오늘은 성심의원에서 우리마을 독감 예방접종
예방접종하고 혈압약도 처방받아야겠다
혈압을 재보니 140 78
괜찮은 편이란다
독감예방접종을 맞았다
예전엔 맞지 않고도 감기 걸리지 않았지만 2-3년전부턴 혹 몰라 꼭 챙겨 맞는다
나이들어가니 점점 건강에 자신이 없어진다
집사람 전화
어디 있냐고
성심의원에 있다니 알았단다
약을 지어 차에 오니 집사람과 서울아짐이 차에 타고 있다
노래교실 끝나고 나오는데 우리 차가 보여 왔단다
난 생각지도 않았는데...
서울아짐을 집 앞에서 내려 드렸다
서울 아짐이 자기 집 담벼락에 붉은 손잡이 과도칼이 꽂혀 있었단다
집 앞 밭에도 누군가 큰 돌을 자꾸 가져다 놓는다고
누군가 서울 아짐을 해코지 하려는가 보다
서울 형님이 돌아가신 뒤로 아짐 혼자 지내시니 누군가 시비를 걸려는 것 아닐까?
아니 무섭게 해 동네에서 살 수 없게 하여 싸게 팔고 나가게끔 하려는 수작인지도
사진 찍어 경찰에 신고 했냐고 하니 경찰들이 와서 칼을 가져갔다고
이장에게도 말했더니 이장이 부녀회장에게 말했단다
부녀회장은 마을 챙피하게 그걸 신고했냐며 취소하라 했단다
3개월 전부터 그게 담벼락에 꽂아 있었다고
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
그랬음 이제야 그걸 발견?
이건 마을에서 공론화하여 더이상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끔 해야지
이 사람들이 타성이라고 깔보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참 못된 심보
다시 한번 이장에게 마을에 공론화 시켜달라 말하라고
쉬쉬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닌 것같다
그렇지 않아도 서울 양반이 돌아가시고 난 뒤 마을에서 따돌림 받는 것같아 우울증이 생겨 힘든데 집사람과 같이 노래교실 다니며 많이 좋아졌단다
그런데 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집성촌에서 혼자 살게되면 아무래도 이런 어려움이 생길 것 같다
우리도 타성이라 생각 해보아야겠다
집사람이 파크골프 연습 하자는데
난 컴에 앉아 대충 오전 일과 정리
집사람은 골프공 쳐 본다며 나간다
교대동창 김회장 전화
이번 50주년 동기 야유회모임에 같이 가잔다
아이구 내가 뭐라고 전화까지
그런데 이걸 어쩌나
가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술한잔 마시게 되면 집에 올 일이
시골 살다 보니 쉬 도시 나가기 어렵다
아들네 집에서 자고 올 수도 있지만
내가 술 좋아해서 그러기도 힘들고
저녁을 지었다
호박과 호박잎을 넣어 된장국도 끓였다
가을엔 호박잎 된장국도 맛있다
특히 서리 내릴 무렵이면 더 맛이 있다
여동생이 다듬어 놔두고 간 호박잎을 씻어 송송 썰어 넣어 끓였다
맛이 괜찮을 것같다
어느새 산그림자는 앞동네를 넘었다
나가서 풀어준 동물 챙겼다
녀석들 산그림자 지니 모두 닭장으로
오늘은 놀이터에서 자지 않도록 모두 하우스 안으로 몰아 넣었다
좁지만 거기에서 자는게 가장 안전할 듯
집사람이 노열동생이 집에 올라오려다가 바로 내려가 버리더란다
술한잔 생각있어 올라온 것같다
노열동생에게 전화
막걸리 한잔 생각있으면 올라오라고
바로 올라오겠다고
돼지고기 썰어 오븐에 구웠다
고기 굽기 전 한잔하라고 멸치와 북어포를 내 놓았다
집사람은 열심히 공치는 연습을 한다
나도 저리 노력해야하는데
뭐든 열심히 하지만 주관이 넘 강하다
때론 남의 입장을 전혀 고려치 않을 때도 있다
들어 버린 습관을 고치기 어렵겠지
노열동생이랑 막걸리 한잔
돼지고기가 맛있다
서울 아짐네 담벼락에 과도가 꽂아 있었던 걸 아냐고 하니 노열 동생이 먼저 그걸 발견하여 서울아짐에게 말해 주었단다
그 뒤 일어난 상황을 말하니 그래선 안된다고
그런 일은 마을 사람들이 공유하며 다신 그렇게 하지 않도록 해야하지 않겠냐고
맞는 말이다
집사람이 아산아짐에게 전화
서울아짐네 일을 아느냐고
전혀 모른다고 하니 그 이야길 해준다
이건 아마 액맥이 같다고
혼자사는 집에 이래서 되겠냐고
아짐도 적극 공감 하신다
아산아짐네가 알게 되면 아무래도 마을에 이야기가 퍼지겠지
집사람이 호박잎 된장국에 밥 한술 말아 준다
국이 꽤 맛있다
연한 호박잎은 모두 따다가 이렇게 국 끓여 먹어야겠다
김교장과 전화
동창 모임에 나갈거냐고
자기도 시골 살아 어렵겠단다
나에게 파크골프 잘 시작했다고
파크 골프는 집중력을 요구하고 평지를 걷기에 운동이 된단다
우리가 나이들어서 한가지라도 꾸준히 운동하는게 좋다고
옳은 말이다
다음에 얼굴보자고 했다
창문을 여니 서늘한 기운이 쑥
노적봉 위로 아름다운 여명이 밝아 온다
님이여!
청명한 가을 날씨처럼
오늘도 님의 시간이 맑고 즐거우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