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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4342년 7월 29일 11시 15분.
노랑삥아리차를 타고 우리 아홉(민중연대 1, 삼호중공업 1, 화물연대 2, 전교조 5)은 평택을 향헌다. 양쪽 차창에는 어린이들이 두 팔을 벌리고 활짝활짝 웃고들 있다.
12시가 조금 넘어서 낮밥을 묵을 양으로 선운사 나들목으로 접어들 무렵, 민주노총 목포신안지부장인 조창익 동지가 법 얘기를 꺼낸다.
“영국에서는 노동강제법이라는 게 있었대. 일을 안 하는 사람, 노숙자인 듯한 사람을 신고하면 경찰이 그 사람을 잡아서 신고한 사람한테 노예로 줘버렸대. 일을 안 하고는 살 수 없는 세상이었어. 도둑질을 못하게 하는 것은 있는 자들이 뺏기지 않기 위해 만들었고, 사형제도를 만든 것은 죽임을 당할 만한 자들이 자기들이 죽지 않을려고 만든 제도야.”
잠자코 듣고 있던 권혜경 동지가, “딴은 그렇네요.”한다.
인간네비게이션인 화물연대 김동지의 안내로 기사식당에 들어갔다. 쥔네 아짐이 반긴다.
“아짐, 거시기가 어디다요?” “그 뒤에 있는디요?”
“하따, 아짐 눈치 하나는 백촉이시?” “호호호호”
3시 9분. 평택지원(지방법원) 근처에서 내렸다. 우리 차가 멈춰선 바로 앞에 관광차들이 서있고 노동자들이 구들구들 서있다. 옷차림들이 금속 동지들 같다. 저 앞에 금속 깃발이 보인다. 모자 파는 아저씨 목소리가 다급허다.
“자, 모자 있어! 모자, 모자, 모자! 모자 있어, 모자!”
원곡 삼거리다. 지난 25일에는 넓어보였는디 오늘은 좁아보인다. 법원 쪽을 향해서 방송차가 가로로 놓여있다. 파업가가 울려퍼진다. 경찰이 집회를 허락해주지 않아서 대회가 좀 늦어졌단다. 방송차 머리에 펼침막을 인자 붙이고 있다. 전북지부 차상철 동지가 웃으면서 손을 내민다.
“고선생, 반가워요.” “아이고 선생님, 오셨습니까?”
“혼자 왔나요?” “아니요. 창익이 성이랑 목포 전교조 다섯명 올라왔그만요. 근디 다섯 다 교찾상만요?”
“그래요. 우리는 열 둘 왔어. 고생해요.” “예, 선생님.”
좀 더 뒤로 가자, 대전지부 이찬현 지부장님이 손을 내민다.
“아이고 지부장님, 또 뵙습니다.” “전남 세 분 동지들 징계 절차 진행 중입니까?”
“당사자들은, ‘해임 안 시키믄 안 된디.’하고 노심초사하고 있그만요? 하하..”
금속노조 깃발, 다함께, 민노당, 진보신당, 사회당 깃발들이 바람에 나부낀다. 대구지부 서수녀 동지를 또 만난다. “옷이 와 이리 깨끗하노?”
3. 26분. 구호를 외친다.
“해고는 살인이다, 정리해고 철회하라!”
“해고는 살인이다, 정리해고 철회하라! 정리해고 철회하라! 정.리.해.고. 분쇄, 투쟁, 결사, 투쟁~!!!!”
“노동자도 사람이다, 물과 의약품 허용하라!”
“노동자도 사람이다, 물과 의약품 허용하라! 물과 의약품 허용하라! 정.리.해.고. 분쇄, 투쟁, 결사, 투쟁~!!!!”
집회를 시작헌다.
“지금부터 ‘쌍용자동차 정부해결 촉구를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모든 분들의 힘찬 함성과 박수로 시작, 하겠습니다~!” “와아아아... 짜라라라....”
“민중의례를 갖겠습니다. 쌍차 투쟁 이래 일곱 분의 소중한 목숨이 죽어가고 많은 동지들이 감옥에 갖혔습니다. 옥쇄파업으로 70일 동안 목숨 걸고 투쟁하시는 쌍차 동지들을 생각하면서 묵념을 올리겠습니다. 일동, 묵념!”
‘님을 위한 행진곡’배경음악이 끊겼다 이어졌다 한다.
“팔뚝을 높이 들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부르겠습니다! 투쟁, 투쟁, 단결, 투쟁~!”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 평생 싸우자던 뜨~거~운 맹세....”
“살인진압 중단하고 공권력을 철수하라!”
“살인진압 중단하고 공권력을 철수하라! 공권력을 철수하라! 정.리.해.고. 분쇄, 투쟁, 결사, 투쟁~!!!!”
“노동자도 사람이다, 물과 의약품 허용하라!”
“노동자도 사람이다, 물과 의약품 허용하라! 물과 의약품 허용하라! 정.리.해.고. 분쇄, 투쟁, 결사, 투쟁~!!!!”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이 대회사를 헌다.
“지난 주 고생하셨습니다. 땡볕에 아스팔트가 뜨겁습니다. 그럼에도 전국에서 쌍차투쟁을 지원하기 위해서 오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로 옥쇄파업 70일째입니다. 최근 언론에서 쌍차 공장에 많은 이탈자가 생겨서 600명 이하로 줄어들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때마침 공장 안에서 인원점검을 했답니다. 외곽 경비를 뺀 나머지 인원이 무려 800명이었습니다. 이 투쟁 승리하지 않겠습니까?!” “와아.... 차라라라라....”
“불행한 일은 200명이 입원 치료를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입니다. 도장공장에서는 죽음을 각오하고 사수하고 있습니다. 모든 동지들이 머리를 감지 못하고 있고 목욕도 제 때 못해 머릿속이나 피부 곳곳에 피부병이 생기고 있습니다. 세상에 어느 독재국가가 이 많은 사람들한테 치료를 못하게 봉쇄하고 비인간적인 탄압을 벌인단 말입니까?! 현대사 어느 전쟁터에서 포로를 비인간적으로 대우한단 말입니까! 이 정권은 완전히 망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 정권을 무너뜨려야 할 이유는 분명합니다! 동지여러분, 오늘은 기필코 물과 약품 들어갈 수 있도록 투쟁해야 합니다!”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투쟁허잔다. 전국이 휴가철인데도, 평일인 오늘, 자랑스런 금속노조에서 파업을 감행해서 투쟁이 정당하고 승리할 것을 확신한단다.
“끝까지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승리할 때까지 앞장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박수)
“민주노총 총력투쟁, 쌍차투쟁 승리하자!”
“민주노총 총력투쟁, 쌍차투쟁 승리하자! 쌍차투쟁 승리하자! 정.리.해.고. 분쇄, 투쟁, 결사, 투쟁~!!!!”
“해고는 살인이다, 정리해고 철회하라!”
“해고는 살인이다, 정리해고 철회하라! 정리해고 철회하라! 정.리.해.고. 분쇄, 투쟁, 결사, 투쟁~!!!!”
어제 민노당 의원총회에서 쌍차투쟁 지원을 결의했고 최고위원들이 지금 쌍차 앞에서 농성 중이란다. 민주당 의원 9명도 쌍차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단다.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노총이, 물과 의약품을 전달하는 힘찬 투쟁을 끝없이, 승리할 때까지 이어가잔다. 이어 가족대책위 한 분을 소개헌다. 다섯 살 난 아들이 꼭 붙어 다닌다고 헌다. 대체나 말씀하시는 분 젙에 꼬마애가 서있다. 13년 전, 여의도 아스팔트에서 전국교사대회 무대 위에 큰놈허고 같이 올라간 생각이 난다. 그 때, 노래 율동을 큰아들놈(다섯살)허고 같이 했다.
“어제부터 야 4당과 민변이 계속 정문에서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그 분들과 함께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사측은 방송에서, ‘물과 음식은 충분하다. 알아서 할 테니 다들 돌아가시라.’고 합니다.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식수를 끊은 지 2주가 넘고, 소화전도 차단해버렸습니다. 누군가 쓰러져 나오지 않으면 아 사태가 끝나지 않을 것 같아 목이 메입니다. 어떻게 하면 평화적으로 끝을 맺게 할 수 있을까 고민입니다.”
요즘에는 물장난 허는 아이를 보믄 짜증이 날라고 헌단다. 날이 뜨거워야 벼가 잘 자라는 것은 알제만 구름이 끼고 비만 오믄 좋겄단다. 남편이 노조간부란다. 근디 그 때 망헐 놈의 잠자리비행기가 집회장 바로 욱에서 뿌대대대 지랄을 떤다. 돌풍을 일으킨다. 흙먼지가 날리고 유인물이 솟아오르고 난장판이다.
“여기 계신 많은 분들이 저 안에서 파업하는 분들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모두 공장에 가셔서 꼭 좀 구해주십시오. 고맙습니다!”
“공권력은 철수하라!” “공권력은 철수하라!”
3시 49분. 미친 잠자리가 계속 돌풍을 일으켜싼다. 사람들이 야유를 보낸다. 손꾸락을 겨누고는 “우우~~”하고 질러대기는 헌디 푸대대대 소리에 묻혀분다. 단결투쟁가를 부른다. 내 취재를 방해허다니 참말로 치졸허고 추접, 던적시론 놈들이다. 공권력 철수하라고 구호를 외친다.
“더는(‘더 이상’을 바로잡음) 집회를 진행할 수 없습니다! 전체 일어나주십시오!”
임성규 민노총 위원장, 강기갑 민노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들이 펼침막을 들고 앞장서서 행진한다. 지난번에 처음 본 인권침해 감시단 여성들이 보인다. 풀빛 조끼 앞에는 ‘인권단체연석회의’라 씌여있다.
잠자리비행기에서 누런 봉지를 떨어뜨린다. 최루액이다. 길가로 몸을 피했다. 한 여성이 그 물최루폭탄에 맞았다. 젙에 있던 사람들이 물로 씻어준다. 대열이 이리저리 흩어진다. 잠자리를 피해 우왕좌왕헌다. 입에서 욕이 절로 나온다. “저이 개 *새끼들!”
4시 1분. 바로 내 머리 욱에서 잠자리가 지랄을 떤다. ‘워매, 씨벌!’허고는 언능 나무 아래로 몸땡이를 숨겼다. 흙먼지 바람에 눈도 못 뜨고 있는디 바로 젙에서 “퍽!”허는 소리가 난다. 내 서너 발 앞에서 터진다. 누런 액체가 꼭 거시랑치(지렁이) 몸땡이에서 내뿜는 분비물 같다.
눈물이 난다. 전국학생행진의 하늘빛 깃발이 전진한다. 미친, 더런 잠자리를 향해서 허공에 발길질을 허는 사람, ‘아나 엿 묵어라!’허고 폴뚝질, 손꾸락질을 허는 사람....
4시 12분. 잠자리가 무슨 일인지 저 만치 물러간다. 대열이 또다시 행진을 헌다. “정리해고 철회하라!”고 구호를 외친다. 잠자리가 다시 우리한테 돌아와서 야유보내라고 보채싼다. 잘가상에 MBC 사진기자가 누런 최루액을 뒤집어 쓰고 물로 씻고 있다. 잠자리가 모래바람을 일으킨다. 바람이 어찌나 센지 내 몸땡이가 휘청거린다. 도로 바로 젙에 나락들이 미친 듯이 파도친다. 쏜살 같이 흘러가도 결국은 제자리다. 뽑힌 놈은 한 테기도 없다. 나락들은 뽑히지 않고 저 미친 바람은 곧 자리라.
방송차 바로 뒤에는 민노당 강기갑 의원이 야닐곱 사람의 호위를 받음시로 도로 한 복판에 서있다. 서서히 전진, 전진헌다. 아스팔트 가장자리에,“이명박 독재 중단하라! 살인진압 중단! MB OUT!" 구호들이 삐틀빠틀 씌여있다. 그 때, 지난 집회 때 만났던, 3호차 책임자 동지가 다가온다.
“선생님, 어떻게 오셨어요?” “예, 반갑습니다. 목포 동지들허고 항꾸네 왔그만요?”
4시 28분. 단결투쟁가를 부름시로 행진을 시작헌다. 며칠 전 전쟁을 벌였던 웨딩홀 앞을 지나는디, 요상시롭게 생긴 장난감 차가 내려온다. 키가 작고 잘쪽허니 생긴 차인디 뒤쪽에 큰 프로펠러가 달렸다. 혹시 아스팔트에 써놓은, 구호 지우는 차 아닌가 싶어서 감시단 사람들한테 물었는디 자기들도 모른단다. 근디 차에서 내린 아저씨허고 행진하던 사람들하고 말다툼을 헌다.
4시 34분. 이안 아파트 앞이다. 또 미친 잠자리가 뿌다다다 험시로 다가온다. 구호를 외치고 함성을 지른다.
“해고는 살인이다, 정리해고 철회하라!”
“해고는 살인이다, 정리해고 철회하라! 정리해고 철회하라! 정.리.해.고. 분쇄, 투쟁, 결사, 투쟁~!!!!”
“살인진압 중단하고 공권력을 철수하라!”
“살인진압 중단하고 공권력을 철수하라! 공권력을 철수하라! 정.리.해.고. 분쇄, 투쟁, 결사, 투쟁~!!!!”
4시 45분. 행진대열이 자리에 앉는다. 잠시 쉴 모양이다. 나는 쌍차 쪽으로 간다. 언덕을 오르자 공장이 보이고 붉은 깃발이 보인다. 두 팔을 흔들었다. 공장 앞으로 가볼 양으로 계속 걸음을 옮겼다. 고가 다리 끝부분에 물대포차가 두 대 섰고, 그 젙에 충견들이 겹겹이 서있다.
4시 49분. 물대포차가 움직이고 검은 투구들이 이쪽으로 밀려온다. 야들 표정이 꼭 소풍 가는 듯이 밝다. 콧노래 부르는 놈도 있다. 진저리가 쳐진다. 한 1,000 여명 돼 보이는 바퀴들이 나간 뒷자리에도 전견 아그덜이 공장을 둘러싸고 있다. 나는 발걸음을 되돌렸다. 급히 저승사자들 뒤를 따랐다. 검정 승용차 한 대가 바로 앞에 멈춰선다. 경향신문 차다. ‘대한민국 희망신문’이란 글이 씌여있다. 지발 영원히 그러길 바란다.
4시 55분. 물대포를 쏜다. 한 동안 깃발들이 움직이지 않고 버티다가 이내 뒤로 밀려난다. 이 잡아묵을 것들이 물에다가 최루가스를 섞었다. 이안 아파트 입구에 서있는디 화물연대 목포지회장님이 개들한테 끌려온다. 뭐라고 뭐라고 항의를 허신다. 나는 그 광경을 그저 바라 보고만 있었다. 부끄럽고 부끄럽다.
사람들이 모두 밀려났는디 한 복판에 서너 사람이 빙 둘러 앙거있다. 다친 사람들인가 허고는 가차이 가봤다. 민노당 강기갑 대표가 최루탄물대포를 맞고도 물러서지 않고 앙거 있었고, 그를 몇 사람들이 감싸고 있었다. 견찰 대여섯 놈이 손을 잡고 강기갑 의원일행을 가둔다. 영감님 한 분이 그런 견찰들한테 거세게 항의헌다.
“그래도 국회의원이야! 어디 국회의원한테 그럴 수 있어?!”
“저 새끼들 모자 벗겨버려!”
“조폭보다 못한 경찰 아냐?!”
정보과 짭새인 듯헌 놈이 그 영강님한테 뭐라 그런다. 그러자 그 영감님이, “나 잡아가라 이 개새끼들아! 잡아가!”하고 고함을 치신다. 강기갑 대표는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잠시 뒤, 강기갑 의원 일행이 걸음을 옮긴다. 누군가, “강기갑 파이팅!”하고 외친다. 어느 분이 소리친다.
“대한민국 국민은 병신이다, 경찰만 잘났다! 대한민국 국민은 병신이다, 경찰만 잘났다!”
교통견찰놈이 도로에서 취재기자허고 시민들은 인도로 나와라고 지껄이자, 누군가“조용히 해, 이 개새꺄!”헌다.
20여명의 사람들이 강기갑 의원의 뒤를 따른다. 고가다리를 막 지나자 개들이 떼로 몰려와서 벽을 쌓는다. 더는 나가지 못헌다. 등짐가방을 멘 70객 노인 한분이, “이명박이 애미년이 일본년이야! 이명박이 전과 14범인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야!”허신다. 그 분이 인도 난간을 넘을라고 허자 젊디젊은 놈이 왜 기물을 파손허라고 그냐고 빈정거린다. 그 영감님이 뭐라고 또 맞쏘신다. 그 놈이 국민세금으로 만든 것을 왜 부술라고 허냐고 또 대든다.
“이것 볿는다고 부숴지요?”허고 쏴줬다. 그 놈이 저만치 가분다. 영감님 넘는디 거들어드렸다. “다리가 시원찮아서....”허신다. 넘어오시더니 다시 버럭, “왜 길을 막고 그래! 국회의원이야. 이명박이가 개야! 이새끼들, 씨발놈들! 아까 그놈 뉴라이트 놈이야! 개새끼!”
더는 나아갈 기미가 없자 쌍차 공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공장으로 가는 길 입구 양쪽을 개들이 막고 있다. 보도 완장을 찬 기자 둘이 바로 앞에 걸어간다. 천연덕스레 그들 뒤를 따라 들어갔다.
5시 18분. 공장으로 가는 오른쪽에 민주노동당 농성장이 있고 조금 더 가자 취재진 천막이 자리잡고 있다. 정문에는 의사들과 신부님, 스님 들이 물상자, 약상자를 들고 안으로 들여 보내도라고 소리치고 있는디 정문을 막아선 구사대놈들은 끄덕도 않는다. 민노당 이수호 최고위원도 계신다. 인사들 드렸다.
“아이고 선생님, 고생이 많으십니다.” “고선생님 왔어요?”
“이 놈들이 어제는 의약품을 들여주더니 오늘은 안 들여 주네.”
서울 시청 광장에서 경찰서장을 단단히 닦아세웠던 민노당 이정희 국회의원이 오늘은 다소 지친 모습을 허고 있다. 흰 옷을 입은 의사 한 분이 책임자 나오라고 연신 호소를 해보제만 그 놈들은 그저 묵묵부답이다. 그 놈들이 들고 있는 손글판 내용이 가관이다.
『민노총의 만행 농약병 진입시도 왜?』 ....
사람의 탈을 쓰고 어치고 엊그제 직장 동료였을 것인디 저라고 악귀같이 막아설 수 있으까 싶다. 사람 같고 보믄 그라고는 못허리라. 책임자 나오라고 목이 터져라고 외쳐도 돌아오는 것은 싸늘헌 비웃음이다. 그 중 한놈이 주댕이를 이죽거린다. 짱돌로 그 놈 주댕이를 좃아불고 잪다. 잠시 쉬었다가 허자고 남자 의사분이 제안헌다.
강기갑 대표일행이 궁금해서 발길을 돌렸다. 아까는 못 봤는디, 민노당 홍희덕 의원 단식농성장이 있다. 오늘로 7일째란다. 그 바로 옆, 항의농성장 안에는 최순영의원 홍희덕 의원 들이 앙거있다. 이수호 선생님한테 가겄노라고 허자, 좀 쉬었다 가라고 허신다.
5시 42분. 강대표 일행이 쌍차 들어서는 코앞까지 와있었다. 한참을 실랑이 허다가 결국 길을 터준다. 이정희 의원랑 강대표랑 몇 분이 손에 손을 잡고 공장 정문을 향해 뚜벅뚜벅 걷는다. 사진 기자들이 사진을 찍어댄다. 이윽고 강기갑 대표는 물건을 쌓아놓은 바로 앞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참말로 멀고 먼 길이었다.
5시 54분. 공장을 떠나 이안 아파트 쪽으로 가는디 인도 주변 풀밭에 짭새들이 벌건 얼굴들을 허고 퍼질러 앙거있다. 그 놈들, 그 짠한 놈들 시선을 맞받고 헤치고 오는디. 그 끝자락에서, 바쿠벌거지 투구를 입고 있는, 성이 다른 자들 넷을 봤다. 그들은 히히닥거림서 공장 쪽으로 뛰어간다. 나는 우리 제자들한테 절대 여경 지원허지 마라고 했는디.... 허기사 시위는 남자만 허냐? 그래도 이건 아니다.
공장 구역을 막 벗어날라고 허는디 닭장차 한 대가 있다. 하늘 빛 옷을 입고 있는 여성이 있는 것을 봉게 암매도 끌려간 시위대인 모양이다. 차 가차이 가서 이리저리 찌웃짜웃 허고는 하릴없이 미안한 마음만 갖고 발걸음을 떼었다.
공장이 바라보이는 언덕 끝자락에서 뒤를 돌아보고는 마지막으로 두 팔을 흔들었다, 공장 지붕 붉은 깃발을 향해.<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