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요즘은 책의 위상이 전처럼 절대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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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접속해서 키워드만 입력하는 작은 수고로움만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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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정보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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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시키지 않아도 온갖 지식을 술술 쏟아내는 TV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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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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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세상이 바뀌었어도 사람의 생각을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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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어내는 것으로 책만 한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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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단편적인 정보를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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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강점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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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 정보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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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가르쳐 주는 게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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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어떤 문제에 대해서 그 필자가 가지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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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을 체계적으로 담고 있는 하나의 완벽한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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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세계를 하나씩 통째로 이해하는 과정을 거듭 거치게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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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사람 산다는 일이 뭔가에 대해 어렴풋이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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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좀 더 현명하게 사는 것에 대해서 머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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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릴 줄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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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방면에서야 경험만큼 효율적인 공부가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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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전수전 다 겪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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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선택을 할 줄 아는 눈이 생기게 된들 그게 무슨 소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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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내내 강조하는 게 20대에 정신 차리라는 것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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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내내 들었던 '간접 경험'이라는 말을 식상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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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져버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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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편식하지 않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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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서부터 실용서, 여성 잡지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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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나는대로 두루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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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안읽기로 소문난 우리나라 독자들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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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출판사들 먹여 살려주는 이들이 20대 여성인 건 익히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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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하철에서 젊은 여자들이 들고 있는 책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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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베스트셀러 소설에 한정돼 있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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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재테크에 성공하는 법', '인간을 경영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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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계의 전망' 같은 책들은 3,40대 아저씨들만 읽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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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치 아파서 싫다고 한다면 당신은 아마 제대로 된 실용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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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권도 안 읽어 본 사람이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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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내가 사는 얘기'인 실용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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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인간 세계를 비유와 압축,상징으로 표현하는 소설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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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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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소설을 뜬구름 잡는 얘기라고 멀리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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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나와 있는 인간 정서를 이해하는 것 또한 세상 공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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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도 가끔은 읽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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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들의 시시콜콜 개인사를 꿰고 있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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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은 건 아니지만, 매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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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걔 이혼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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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삼년이나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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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뒷북 치는 것도 참 사람 뒤떨어져 보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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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의 훌륭한 비주얼을 눈여겨 보며 유행을 놓치지 않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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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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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유난히 유행을 타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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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못마땅해 하는 사람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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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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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에 맞지 않는 패션은 그 자체로써 아무리 아름다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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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속에 서면 초라해 보이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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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행 따위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신념의 희생양이 되고 싶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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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유행에 얽매이지 않는 패션'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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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유행을 앞선다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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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을 아주 모른 척 한다는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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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나 저러나 유행이라는 걸 알고는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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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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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통하는 사람'으로 인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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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장소에서 누구를 만나도 화제에 동참할 수 있는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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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과 함께한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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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히 그 자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훌륭한 사람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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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유할 수 있는 관계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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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책으로 쌓은 교양은 질좋은 삶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바탕이 되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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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하철에 앉아서 휴대폰으로 게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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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때우는 사람들이 너무나 한심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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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사람들이 다 쳐다볼 정도로 뿅뿅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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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 손가락을 놀려대서 얻는 게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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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눈 감고 가만히 휴식이라도 취하는 게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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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하다면 손바닥만 한 핸드백에 휴대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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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단지처럼 모시고 다니지 말고 책을 가지고 다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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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 가방을 뒤집어도 휴대폰, 파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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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책 한권이 나오는 당신은 어느 순간부턴가 또래들과 달라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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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낸 찔리네~ 손바닥만한 가방에 핸드폰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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