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번 트럼프 암살 시도 사건은 놀랍게도 내가 그토록 싫어하던 트럼프의 생명과 안전을 걱정하게 만들었다.
“누군가가 옳지 않을 수 있다. 그에게 동의를 하지 않을 수 있다. 그를 존중하지 않아도 된다 ... 하지만 그도 우리와 동등한 인간으로 보는 일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마사 너스바움)
2. 이런 정치 폭력을 분명히 반대한다. 이것은 도덕적으로만 아니라 전략적으로도 틀렸다. 이제 트럼프와 그 지지자들은 더욱 결집하고 극단화될 것이다. 레이건 암살 시도가 그의 대선 승리와 신자유주의 반세기를 열었던 것처럼. 암살범은 트럼프에게 최고의 선물을 줬다.
3. 다만 좀 이상한 부분은 있다. 왜 경호가 무방비였을까? 유세장 100미터 안에서 총을 들고 건물 지붕에 올라갈 수 있었다? 그걸 보고서 소리친 사람까지 있었는데 저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음모로 채우는 것과는 일단 항상 거리를 두고 싶다.
4. 미국 민주당과 진보가 트럼프를 악마화해서 테러를 유도했다고? 동의할 수 없다. 분노와 비판은 혐오 선동과 다르다. 정말로 상대를 혐오하고 악마화한 것은 트럼프다. 특히 트럼프는 소수자, 이민자, 무슬림을 악마화해 왔다. 어제 피격 시점에도 트럼프는 이민자 혐오 선동중이었다.
5. 트럼프는 혐오를 넘어 폭력을 선동했다. 트럼프 집권 기간 동안에 린치, 총기 살해 당하는 이민자, 무슬림들은 급증했고 트럼프는 극우신나치 그룹을 칭찬했다. 지난 대선 직후에는 의사당 폭동 사건도 있었다. 최근 트럼프는 ‘내가 낙선하면 피바다가 된다’고 선동했다. 이제 트럼프를 지지하는 극우민병대들은 더욱 설칠 것이다. 정말 걱정된다.
6. 따라서 트럼프는 일부 언론이 말하듯 ‘영웅적 불사조’가 아니다. 그는 자신이 부추긴 정치적 양극화와 혐오와 폭력이 부메랑처럼 돌아온 결과를 보고 있다. 이 섬뜩한 현실이 바로 트럼프가 만든 ‘더욱 위대해진 미국’의 실체다. 주먹을 쥐고 흔드는 쇼맨십으로 가릴 수 없다.
7. 무엇보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가 열렬히 옹호해 온 총기 허가가 낳은 결과기도 하다. 미국에는 지금 인구보다도 훨씬 많은 3억9천3백만개의 총기가 풀려있다. 이 총들이 미국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는 *소리는 명백히 틀렸다. 총이 우선인지 생명이 우선인지 결정해야 한다.
8. 트럼프는 ‘미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믿을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요인 암살, 폭격은 제3세계에서 미국이 적용하고 지지해온 군사외교 정책이다. 트럼프는 귀가 찢어졌지만, 지금 팔레스타인에서는 미국의 지원 속에 매일 수십수백 명이 팔다리가 찢기고 죽어가고 있다. 아래 사진의 가자 거리에 즐비한 시신들을 보라.
9. 이번에도 서방 정권들과 언론은 팔레스타인에서 폭격과 학살 속에서 4만여명이 죽어가는 동안 벌어진 처참하고 끔찍한 광경에는 별로 보이지 않던 충격, 관심, 걱정, 공포, 연민을 귀가 살짝 찢어진 트럼프를 향해서만 폭포수처럼 쏟아내고 있다.
10. 한국의 족벌언론과 보수우파들은 죽다 살아난 트럼프에게 보내는 관심, 걱정, 연민, 호들갑의 절반 정도라도 지난 연초의 이재명 암살 시도에 보여 줬다면 어땠을까 싶다. 오늘도 조선일보에는 ‘대선 전에 사법부가 인간같지 않은 이재명을 정리해 줘야 한다’는 칼럼이 실렸다.
첫댓글 우리나라 언론은 "전혀" 기대안합니다
10번!!!! 극공감 합니다.
진짜 좋은 글 이네요
균형잡힌 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
글쎄요 된다면 그거에만 정신팔릴거 같아요 2년 뒤 대행사에
쓰신 댓글이 잘 이해가 가질 않아요. 부연설명 좀 부탁합니다.
@Doctor J 미국은 2년뒤에 월드컵을 열고 그건 트럼프와 연관이 깊습니다
@겐트위한 아, 알겠습니다.
조중동 다 박살냅시다. 재명이형
구구절절 옳은 말씀. 하지만 우리들, 인간들은 그렇게 명민하지 않은 것 같아요.
박사님 정말 좋은 글 감사합니다. 몇번이나 읽었네요. 4번 5번이 가장 심각한 문제였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또다시 안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상황은 참.. 복잡하네요
추워지시려나요? 건강 잘 챙기시고 항상 화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