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은 진인문 仁兄이 유명을 달리한 지 꼭 2년이 되는 날이다.
옛날로 치면 3년상인 대상(大祥)을 탈상하는 날이 된다.
어제 9월 7일 오전 10시 조금 못 된 시각에 병운, 수양, 창열 그리고 나 이렇게 넷이서 잠실역에서 만나 병운이 차로 2시간을 달려 춘천시 서면 안보리에 있는 경춘공원묘원을 찾아 진인문 묘소를 참배하고 돌아왔다.
각자 술 한잔 씩 따르고 조화도 올리며 그의 명복을 빌었다.
생전의 인문의 모습을 떠올리니 쓸쓸하고 허망하기만 했다.
작년 이 자리에는 극로도 동참하였었는데........
2년 전 9월 9일 청계산 기슭 헬기장 근처 현장에 있던 사람 중의 하나로서 감회가 매우 착잡하였으나 그의 손자같은 아들 종우 군은 이제 초등학생이고 미망인도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며 가족들을 위하여 착실히 살아가고 있다니 크게 위안이 될 뿐만 아니라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의 가족들 모두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 하기를 빌어 본다.
돌아오는 길에 남양주시 운길산 자락에서 은거하며 전원생활과 더불어 유유자적하고 있는 남상훈 군을 만나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그 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 보았으며 그 자리는 명일동 호프집으로까지 이어졌다.
당초 계획은 남북한축구를 시청하고자 하였으나 축구는 별 재미도 없고
오히려 상훈 군의 이야기가 더 드라마틱하였다.
새삼스러운 이야기도 많이 알게 되었으며 상훈 군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산전수전 다 겪으며 파란만장한 생을 살아온 그의 인생역정은 책으로 써도 여러 권 됨직 하였다.
호프집을 나와 노래방으로 가서 한 시간 가까이 보냈는데 병운이 노래가 만점이 3번인가 4번 나오는 것을 보니 아마도 그는 전생에 소리꾼 아니었으면 가수였나보다.
우리들과 자리를 같이 하기로 했던 영신이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약속을 못 지키게 된 점이 한 가닥 아쉬움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