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 도. 원
"내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7월이 되면 포도와 함께 이 싯귀가 우선 떠오릅니다.
여름이다 싶었는데 어느새 7월, 8월이 그야말로 유수와 같이
훗딱 가버리고 어느새 9월이군요.
지난주 포도원 농부인 동기가 있어 마지막 수확을 잠깐 거들어 주고
(거들기 보다 성가시었겠지만...) 서푼어치 일을 하고 칠푼어치 포도를
가져올 수 없을 남큼 얻어왔습니다.
포도의 얻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수확의 기쁨 뒤에 숨은 노동의 노고와
숭고함까지 느껴지는 거짓없는 땅의 응답을 보았다면 과장일런지...
농부의 땀방울에 응답해 주시는 하느님과의 무언의 약속
여름 막바지의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얻은 교훈이 아주 컸답니다.
포도원이란 말의 뉘앙스는 아주 멋을 풍기지만 그 포도원이 얼마나 많은
땀과 노동을 요하는 곳인지는 한 번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입니다.
포도원이란 수필집을 처음 샀던 때의 기억입니다. 꿈 많던 소녀시절이었지요.
선호하는 작가는 아니었지만 포도원이라는 뉘앙스가 좋아서 그냥 샀습니다.
도툼한 책 두께와 보라색의 포도 그림이 그려진 그 당시로선 멋진 표지의
모윤숙 작가의 수필집이었습니다. 그냥 멋으로 가지고 싶었었나 봅니다.
원색은 퇴색 되었지만 그 오랜 세월을 아련한 꿈 속처럼 느끼게 하는 그리움이
있어 아직 버려지 못하고 근간의 책들과 나란히 내 서가를 지키고 있답니다.
"주여, 가을이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하였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냄새가 다릅니다. 태양의 색깔도 달라졌구요.
'마리아 라이너 릴케'의 시어로 가을을 열어봅니다.
쉼터님들 다시 찾아온 이 가을은 어떤 가을이 될까요?
가슴 가득 아름다운 희망으로 이 가을을 맞으며 고운 사연 만들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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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포도를 본 순간.......입맛이 확~~~땡기네유..ㅎㅎㅎㅎ 어쩌면 글도 물흐르듯이..매끄러우시데유..ㅎㅎㅎ
포도알이 정말 예쁘죠? 아직 여름 끝자락인데 가을이 된다 하니 괜시리 마음은 미리부터 가을 앓이를 시작하네요. 쓰잘데기 없이....
포도원 하니 전 일단 포도주가 떠오르네여^^
포도주 좋죠. 착초님. 분위기 좋은 와인집에서 가을 깊어지면 와인으로 멋좀 부려봄이 어떨지?
와 포도사진이 정말 탐스럽네요
구래서 예수님도 당신은 포도나무이고 우리는 포도알이라 하셨나봅니다. 한데 어우러진 모습이 절대 떼어놓을 수 없는 형상이니까요...
참말로 포도알이 어쩜 저렇게 탱글탱글 한지요~~ 여전히 청포도 마냥 푸르고 탱글탱글한 록은님의 젊은 마음이 느껴집니당~~
고시랑님 요즘 조금 시간이 나시나 봅니다. 자주 글 접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마음이 몸을 안 딸아주니 걱정이죠? 함께 가얄텐데...
록은님 방금 포도를 잔뜩 씻어 배가 뿅 나오도록 먹었는데 록은님의 포도와 제 포도는 차원이 다르네요 영혼을 배불리는 포도와 아름다운 음악까지...감사해요
어떻게 먹든 배만 부르면 땡인거쥬~~음악은 그 멋진 브래드 피트의 "가을의 전설" O.S.T.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이는 멋진 그사내의 영상~~ 전 이 나이에도 그런 멋진 남자의 꿈을 꾼다오. 좀 푼순가비여~~
언니, 멋쟁이!
멋쟁이~~싫지않은 말이네용~~ 우리 정말 가을 멋쟁이 함 되볼까요? 어떻게? 머리 맞대고 짜보면 어떨까??
'포도원'과 관련된 영화와 소설이 참으로 많죠. 그만큼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고 대신 수확도 그 못지 않게 재미있는 일이지요. 참으로 싱그러운 포도 사진이 식욕을 자극합니다. 가을의 전설 잘 들었습니다.
포도, 가을....수의 기쁨.... 멋진 시간 보내시고, 멋진 글, 사진 잘 보고갑니다. 감사.
싱그런 포도송이, 포근한 글, 감미로운 음악 까지 록은님의 편안한 향기에 잘 쉬었어요..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