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지방에 나고 자라 비릿한 갯내음에 익숙치 않은 것은 어쩔 수 없지만 ~
자갈치 시장의 생선장수 아주머니의 높은 목소리가 왠지 낮 설지 않았습니다.
생선 좌판에 물을 뿌리다 바짓가랑이에 물 방울이 튀겨도 ~
수많은 사람들과 서로 어깨를 부딪치며 걸어도 ~
전혀 성가시질 않는 걸 보면 ~
나는 숨길 수 없는 촌놈입니다.
오히려 아주 오래 전 시골 오일장의 거리가 연상되었으니 말입니다.
바로 며칠 전 부산 자갈치시장에서요 ~
잔대나무 숲과 해송이 줄지어 늘어 선 금정산을 걸어 오르 내리는 재미도 솔솔 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
석양에 물든 광안리 해수욕장과 ~
낙조가 너무나 아름다웠던 태종대를 찾았던 기억이 무척 오래도록 마음 속에 자리 할 것 같습니다.
사실 부산을 처음 찾은 건 아닙니다.
나의 20년엔 꿈과 낭만을 찾아 ~
회사일로 ~
또 어느핸가는 내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모운국민학교 동창들이 아내들과 함께 광안대교 위에서 새해 일출을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땐 남포동 선술집에서 ~
또 어느 땐 태종대 오르다 자갈마당 곤포의 집에서 ~
서면 로타리와 국제시장 골목 모퉁이에서 ~
늦은 밤 해운대 백사장에서 ~
때로는 용두산 공원 비둘기장 앞에서 나의 기억은 오래 머물러 있기도 했으니까요.
그래도 지금은 낮선 거리를 ~
너무도 자랑스런 내 친구 동팔이를 길잡이 로 하고 돌아 본 부산엔 군데군데 낡아 떨어져 나간 천조각 마냥 기억이 가물 가물 했습니다.
수영동을 돌아 국제시장으로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로 유명한 자갈치 시장으로 나는 피곤함도 잊은 채 추억 사냥을 나섰던 것입니다.
해삼과 멍게 그리고 전복도 먹었구요 ~
몸에 참 좋다는 군수도 먹었습니다.
자갈치 시장 해양친수 공원과 태종대 유람선 선착장에서요 ~
이른 아침 도착한 구포도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지만 자갈치 시장도 참 많이 변해 있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의 거리에서 작아서 너무 이쁜 원로배우 최은희의 손도장을 보며 깔깔거리며 웃어 보기도 했구요.
해질무렵 광안리 해수욕장 백사장에선 마치 어린아이처럼 모래를 발로 차며 재미있어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래도 덜 변한 태종대 망부석 가는 길에선 잠시 오래전 기억을 더듬기도 했었지요 ~
지난 주말 내가 다녀 온 부산엔 억센 사투리 처럼 역시 사람사는 내음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인구 4백만이 모여 산다는 길쭉한 구릉도시 부산 ~
이별에 부산정거장으로 너무 익숙한 도시 부산 ~
우리나라 최고의 항 부산 ~
사랑하는 경렬이와 주현이 명화 그리고 동문들이 모여 사는 부산 ~
지하철 소음이 유난히 크게 들렸던 부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