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렸을 때 할머니는 겨울이 되면 호박죽을 많이 쑤어주셨어요. 단호박이 아닌 누렇게 익은 늙은 호박을 반으로 갈라 속을 긁어내고 껍질을 벗겨 가마솥에 찹쌀과 함께 넣어 쑨 호박죽에 설탕을 타 먹었던 기억이 생생해요. 죽을 쑬 때 팥을 넣으면 훨씬 더 맛있었죠. 요즘은 늙은 호박 대신 단호박으로 죽을 많이 쑤어 먹지요. 호박에는 베타카로틴 성분이 풍부해 점막과 피부를 튼튼하게 해 감기를 예방하고 피부를 곱게 만들어줍니다. 또 항산화 작용이 뛰어나고 비타민 C가 풍부해 암을 예방해주는 식품으로 유명하지요. 늙은 호박은 칼륨과 펙틴 성분이 풍부해 이뇨작용을 활발히 하고 체내에 축적된 나트륨을 배출시켜 우리 몸의 노폐물을 밖으로 빼내줘 비만 환자의 다이어트식으로도 좋아요. 영양분이 많아 옛말에 ‘동지에 호박을 먹으면 중풍에 걸리지 않는다’고 했을 정도지요.
늙은 호박이나 단호박은 껍질을 벗기고 과육만 도톰하게 잘라서 바싹 말리거나 반건조 상태로 말려두었다가 떡이나 죽을 만들 때 넣어 먹으면 맛있어요. 또는 삶거나 쪄서 과육만 퓨레 상태로 내려 냉동보관했다가 죽이나 이유식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식감은 좋지 않지만 호박 껍질은 과육 이상으로 영양가가 높기 때문에 유기농으로 구입했다면 껍질째 먹으면 좋아요. 찜이나 조림을 할 때에는 깨끗하게 씻어 껍질째 사용해보세요. 또 기름을 넣고 요리하면 베타카로틴의 흡수율이 높아지므로 볶음이나 튀김으로 요리해도 좋아요. 호박은 조청 또는 엿의 재료로 많이 사용하는데,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핸드메이드 호박조청은 잼 대신 빵에 발라 먹어도 좋고 각종 요리의 구수한 단맛을 내는 데 그만이에요.
단호박은 건조한 실온에 두면 초록색이 점차 갈색으로 변하는데 이때 먹으면 단맛이 가장 좋아요. 늙은 호박도 건조한 실온에 두는데 물이 닿으면 상하므로 물이 닿지 않게 보관합니다. 단호박이나 늙은 호박 모두 바닥에 짚을 깔아두면 잘 상하지 않고 딴 다음에는 꼭지를 잘 말려서 보관하는 것이 좋아요. 꼭지끼리 닿으면 꼭지가 닿은 부분이 무르므로 꼭지를 떼어 보관하세요.”
첫댓글 호박이 감기에 좋다는 사실은
잘 몰랐네요.
체질에 덜 맞다는 이유로 좀 멀리했는데....좋은뜻으로 복용해야나!~~
호박은 근채류가 아니어서 괜찮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