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흥순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대한법률경제신문사 대표이사 등 |
폐수 방류한 회사와 이천시 담당자에게 황산을 먹여야 정신을 차릴 모양이다.
재벌의 폐수방류로 인근 논이 황폐화해 농사를 망쳤음에도 관계 당국이 방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관이 왜 존재하는지 의문이다. 주민 입장에선 어이가 없다.
이천시는 SK하이닉스가 방류한 폐수로 인근 논이 황폐화해 농사를 망친 사실을 알면서도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이천SK하이닉스 공장 폐수 피해 농민에 대한 경기도의 진상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다.
경기도는 SK하이닉스와 이천시가 수년 전부터 공장에서 흘러나오는 폐수에 황산이 포함돼 농작물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글로벌 반도체 생산업체인 SK하이닉스의 대외적인 이미지 손상 등을 감안했다 하더라도 농민들의 피해 상황을 덮고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다. SK하이닉스는 이천시 부발읍 산하리·아미리 일대 3곳의 방류구를 통해 하루 평균 7만5천여t의 폐수를 방류하고 있다.
이곳 전뜰천에 흘어 들어가는 폐수엔 반도체 생산 공정 중 반도체를 씻거나 ph를 중성으로 만드는 작업에 쓰는 황산이 다량 검출됐다. 황산성분은 벼의 뿌리를 썩게 만드는 치명적인 성분이다.
인근 논의 농업용수 분석결과 황산(SO4-2) 수치가 농작물 피해기준 (50㎎/ℓ)보다 2.8배나 높은 141㎎/ℓ나 검출됐다. 농업용수로는 쓸 수 없는 상태다. 그러면서도 하이닉스측은 폐수 방류 시 법적 기준을 준수해 왔으므로 논이 썩는 이유가 전뜰천 물때문이라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천시도 그간 공공기관이 민사문제에 관여할 수 없다는 막연한 변명뿐이다. 속이 타는 것은 농민들이다. 폐수오염으로 농사를 망친 농민들은 SK하이닉스와 이천시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원론적인 변명뿐이었다는 것이다. 지역발전에 기여해야 할 대기업이나 피해 농민을 구제해야 할 이천시가 방관해 온 것이다.
결국 경기도가 나서 중재가 되는 모양새다. 기업이나 관할 이천시가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다. 선제적 대응없는 늑장 대처 때문에 농민은 농민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상처를 입게 됐다.
수차례의 민원을 방관한 이천시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약자인 농민들의 입장에 서서 해결해야할 과제다.
김흥순 jwd32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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