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칙[首山竹비(수산죽비)]
首山和尙, 拈竹篦示衆云, 汝等諸人, 若喚作竹篦則觸. 不喚作竹篦則背 汝諸人 且道, 喚作甚麽
수산화상 점죽비시중운 여등제인 약환작죽비즉촉 불환작죽비즉배 여제인 차도 환작심마
수산 성념 선사가 죽비를 들어 대중에게 보이면서 말하였다.
“너희들, 만일 이것을 죽비라 부르면 ‘범하는’ 것이고, 죽비라 부르지 않으면 ‘등지는’ 것이다. 어디 말해보라. 무어라고 불러야 하겠느냐.”
[評唱]
無門曰, 喚作竹篦則觸, 不喚作竹篦則背. 不得有語, 不得無語, 速道速道.
무문왈 환작죽비즉촉 불환작죽비즉배 부득유어 부득무어 속도속도
죽비라고 부르면 경계를 이루게 되고 죽비라고 부르지 않으면 등지게 된다고 하니 말을 해도 안되고 말이 없어도 안 된다. 얼른 말해보라, 말해보라.
[頌]
拈起竹篦 , 行殺活令, 背觸交馳, 佛祖乞命.
점기죽비 행살활영 배촉교치 불조걸명
죽비를 들어올려
죽고 사는 영을 내렸다
경계를 이룬다 하겠느냐 등진다 하겠느냐
부처와 조사도 목숨을 구걸할 판
[蛇足]
수산선사(993년입적)는 汝州의 首山省念선사를 말한다. 죽비라부르면 觸하고 즉 저촉되어 범하고, 죽비라고 부르지 않으면 背 즉, 위배된다고 했다. 여기서는 죽비가 관건이다. 죽비가 무언가? 죽비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죽비 또한 인간들이 편리상 붙인 이름 뿐인 것을 알아야한다.
무어라고 불러야 될까... 화두가 다 그렇듯이 이 칙 또한 언구로 진퇴양난이다. 죽비하나로 꼼짝도 못하게 옭매여 놓았다. 하지만 선지에선 일체가 다 空으로 존재의 否定이니 虛名임을 알고 또 그 허명이 虛名 아님을 알아야하니 죽비 또한 다를바 없다.
첫댓글 금강경의 卽非 論理만 알아도 뚫리는 화두다. 내민 죽비를 낚아채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