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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정사 비로봉 일출. 사진=월정사 홈페이지 |
경인년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12장 달력은 이제 마지막 장만 남았고, 경인년 달력은 이제 열흘 후면 ‘불기2555년 신묘년’ 달력으로 바꿔야 한다. 신년계획을 세운 지 멀마되지 않은 것 같지만, 벌써 한 해가 저문다. 새해를 맞으며 또 한 번의 신년계획을 세워야 한다.
보통 새해를 맞는 모습은 전국의 일출명소를 찾아 해넘이와 해맞이에 적극 대처하는 것이지만, 야심찬 새해를 맞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면이 많다. 올해 역시 불안한 한해였다. 사회적으로는 4대강 문제부터 천안함, 연평도 폭격까지, 새해를 며칠 안남은 지금도 연평도에서는 포격소리가 요란하다. 여기 저기 끌려 다니는 송년회는 시간낭비에, 남은 시간도 허송세월하기는 마찬가지다.
울산 간절곶, 서해 왜목마을 등 유명한 해맞이 명소들이 전국에 즐비하지만, 산사에서 맞는 해넘이 해맞이도 그 맛이 깊고 오래간다. 술잔에 기대어 전전하기보다, 짐을 챙겨 무작정 나서 보자. 갈 곳은 전국의 산사이다. 고즈넉한 산사에서 맞는 해넘이와 해맞이는 한 해를 정리하고 희망찬 새해를 맞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범종소리에 새해 첫 날을 여는 경건함은 한 해를 여는 데 부족함이 없다. 경건함이 가라앉기도 전에 새벽예불을 올리고 일출산행에 나서고, 산에서 새해에 소망하는 일들을 가슴 속에서 꺼내 기원문을 쓴다. 새해 계획은 도반들과 함께 하는 행복함에서 시작되고 떡국을 나누며 새로운 삶을 소망한다. 새해맞이에 앞서 영화도 보고, 윷놀이 등 전통놀이로 우리 민족문화의 생동감도 맛본다. 사찰 마다 새해맞이 행사는 제각각 색깔을 지녔다. 내가 원하는 데로 골라 선택하면 된다. 일출 일몰만 보는 밋밋한 해맞이가 아니라, 산사에서 준비한 아기자기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행동하는 해넘이 해맞이가 올해는 더욱 좋겠다. 호랑이해를 보내고 맞는 토끼해 새로운 충전과 희망설계를 위한 장소 산사가 딱이다. 12월 31일과 1월 1일 열리는 대표적인 해넘이 해맞이 행사 및 템플스테이 사찰을 소개한다.
강화 전등사, ‘평화와 희망 올리기’ 해맞이
경기도 지역의 대표적인 해넘이 해맞이 사찰은 강화의 전등사(주지 혜경 스님)이다. 전등사는 저마다 손에 희망을 담은 풍선을 들고 재야의 종을 울리는 타종식과 해맞이 행사를 31일 오후 11시 30분부터 ‘평화와 희망 올리기’ 타종식을 개최한다.
참가자들이 2인1조가 되어 직접 소망발원 타종을 하고 새해소원을 담은 풍선을 날릴 수 있다. 해맞이에 앞서 오후 8시 30분 가족영화제, 고구마 구워먹기, 떡국 나눠먹기 등이 사전행사가 준비돼 있어 가족 단위의 방문객에게 인기가 높다.
해넘이 행사와 타종식을 마치면 1월 1일 새해 첫 아침에는 전등사를 둘러싸고 있는 삼랑성을 돌면서 새해맞이 행사를 갖는다. 전등사는 31일과 1월1일에 걸쳐 모든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 참가자 접수를 받고 있다. (031)937-0125
가평 백련사(주지 승원 스님)는 31일과 1월 1일 송년법회와 신년법회로 새해를 맞는다. 108배로 한해를 뒤돌아보고, 참선하며 새해 계획을 세운다. 서원문에는 새해 소망을 담고 소원을 담아 초를 만든다. 가평 특산물 잣나무가 우거진 잣숲포행은 백련사에서만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이다. (031)585-3855
남양주 봉선사(주지 인묵 스님)도 범종타종과 발원문 쓰기 등 다채로운 행사로 새해를 맞는다. 남양주 봉인사는 수행전문도량답게 ‘만다라를 통하 내면 치유 명상’으로 새해를 맞는다. 수행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명상으로 신묘년을 맞이해 보면 어떨까? 봉선사 (070)8802-1953 봉인사 (031)574-5585
화성 신흥사(주지 성일 스님)는 ‘건강한 삶을 위한 템플스테이’를 새해맞이 행사로 준비했다. 예불과 목탁염불, 서로공경 108배, 범종 타종과 명상으로 새해를 맞도록 준비했다. (031)357-2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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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정사의 해넘이 해맞이 행사‘기쁨해 삼보일배 대정진’사진=불교닷컴 자료사진 |
월정사, 자연과 함께 삼보일배 그리고 일출
강원도에서 대표적인 해넘이 해맞이 행사를 여는 곳은 역시 오대산 월정사이다. 월정사의 새해맞이 행사는 수행형이다. 일몰과 일출에 초점이 맞춰지긴 했지만, 역시 사찰답게 신묘년 새해를 삼보일배 대정진으로 맞는다. 월정사의 새해맞이는 ‘기쁨해 삼보일배 대정진’이라는 타이틀을 걸었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비포장된 9Km 거리를 3보 1배로 정진하면서 자신의 지난 생활을 참회하고 나와 남, 인간과 자연이 둘이 아님을 스스로 체험하며 모든 생명이 평화롭고,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기원한다. 약 12시간 동안 자연과 함께 삼보일배 대정진 한 후에, 2011년 새벽 0시 상원사에서 새해맞이 타종을 하며 자신과 가족, 나와 남이 하께 깨달음을 이루겠다는 서원을 하는 자리를 맞아보자. 참가자들의 서원을 담은 기원문 낭독도 기대된다. 그 어느 해넘이 해맞이 보다 알차고 희망 넘치는 새해맞이가 될 예정이다.
월정사는 “2011년 새해 0시를 기하여 상원사에서 새해맞이 타종을 하며 자신의 원력과 인류의 화합, 나와 남이 함께 깨달음을 이루고자 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함께 서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지역주민들과 함께 새해를 맞이하면서 월정사와 지역주민과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지역주민의 염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원할 예정”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033)339-6800
법흥사, ‘몽당연필’ 해넘이 해맞이 이채
영월 법흥사(주지 도완 스님)의 새해맞이 템플스테이는 ‘몽당연필(夢當然必)’이다. 꿈과 자신감, 인연과 필연을 이야기 하는 자리이다. 꿈을 이루려 당당히 자신감을 가지면 그 인연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게 법흥사 새해맞이의 슬로건이다. ‘은빛날개를 찾아라’를 주제로 열리는 새해맞이 행사에서는 꿈 펼쳐 보이기, 새벽예불, 장작패기, 가마솥 호박죽쑤기, 스님과의 대화, 고구마굽기, 윷놀이, 꿈주머니만들기 등등 이채롭고 다채로운 새해맞이 행사로 방문객을 불러모은다. 법흥사의 새해맞이는 주제나 프로그램 모두 새해맞이 행사를 여는 사찰 가운데 가장 이색적이고 다양하다. (033)375-9173
‘겨울여정 나와 만나기’ 템플스테이를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여는 동해 삼화사의 새해맞이는 ‘행복한 새해맞이’다. 제야의 타종과 소원문 작성 낭독, 해맞이 일출이 주요 행사이다. 차담 등 불교문화체험은 덤이다. (033)534-7676
인제 백담사의 새해맞이 템플스테이는 2박 3일 코스다. 불교문화체험과 명상체험, 설악산에서의 일출맞이로 새해맞이 방문객을 유혹한다. (033)462-5035
수덕사, ‘참나를 찾아 떠나는’ 새해맞이
충청도 지역의 새해맞이의 대표주자는 역시 수행형의 수덕사(주지 옹산 스님)와 ‘생태형’의 부석사(주지 주경 스님)이다. 술에 취해 보내는 흥청망청 연말연시를 대신해 참나를 찾아 나서는 송구영신은 더욱 의미가 깊다. 수덕사는 오는 29일부터 1월1일까지 3박4일간 ‘무명을 밝히고 참나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단기출가수행 템플스테이를 준비했다. 수행을 표방하는 템플스테이답게 참선기초강의 및 참선실수 위주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 발우공양, 108배하며 염주꿰기와 산행 후 온천욕, 해맞이 산행 등 일정이 딱딱하고 지루한 수행 위주 프로그램에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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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석사 도비산 일출 사진=부석사 홈페이지 |
부석사, 서해 일몰과 도비산 일출
철새도래지 천수만 탐조여행으로 유명한 천년 고찰 서산 부석사의 해넘이 해맞이는 도비산에서 새해를 맞는 것이 대표행사다. 몸과 마음을 한자리에 모아, 가는 해를 아름답게 보내고 오는 해를 힘차게 맞이하기 위한 자리로 특히 한 해를 마감하는 겨울 노을이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해넘이 노을감상, 새해 타종식, 도비산 새해맞이, 염주 만들기, 참회문·소원문 봉헌, 연등의식, 전통놀이, 고구마·가래떡 구워먹기 등으로 지나간 해의 아쉬움을 떨쳐버리고 오는 해를 희망차게 맞이해 새로운 해의 소망을 함께 나눈다. 천수만의 철새는 역시 덤이다. (041)662-3824
공주 갑사(주지 태진 스님)의 새해맞이 템플스테이는 ‘무박’으로 열린다. 사찰문화와 예절교육, 참선 등 수행에 촛불기원법회와 타종, 고구마·흰떡 구어먹기 등이 진행된다. 송구영신을 수행하며 뜬 눈으로 맞이하면 어떨까? 041)857-8981
직지사, ‘느림과 비움, 그리고 나눔…’ 그리고 신묘년
경상도의 새해맞이 역시 다양하다. 김천 직지사(주지 성웅 스님)의 새해맞이는 수행형이다. 치열한 수행을 통해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는다. ‘느림과 비움, 그리고 나눔…’을 주제로 108배와 운력, 암자순례, 삼보1배 등으로 나태한 몸과 마음을 다시 잡는다. 특히 <부모은중경> 독송으로 부모와 가족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을 재확인한다. (054)436-6084
부산 범어사(주지 정여 스님)의 해맞이 템플스테이는 범종과 함께 새해를 맞는 프로긂이다. 탑돌이와 연등을 만들며 새해를 맞고, 떡국을 먹고 신년선원도 세운다. (051)508-5726
경주 골굴사(주지 적운 스님)는 선무도 대금강문의 성지답게 선무도 수행으로 새해를 맞는다. 12월 26일부터 1월 8일까지 2주간 ‘화랑청소년 템플스테이’가 열린다. 예불, 좌선, 행선, 불교강의, 영어회화, 선무도, 108배, 국궁, 다도, 승마, 성지순례, 선무드라테라피, 명상치유, 생태체험치유, 상담치유, 미술치유, 무용치유, 음악치유 등 기간이 긴만큼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골굴사는 이채롭게도 새해맞이 행사를 음력 정월 초하루 설날에 본격 진행한다. 만두빚기와 새배하기, 전통민속놀이, 떡국공양 등으로 새해를 기념한다. (054)775-1689
심원사, 삼층석탑서 달과 함께 해넘이 탑돌이
성주 심원사(주지 응관 스님)도 12월 31일과 1월 1일 ‘희망더하기 템플스테이’와 함께 해맞이 행사를 갖는다. 해넘이 탑돌이는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의 석탑으로 경북도 지정문화재 116호로 지정되어 있는 ‘심원사 정중삼층석탑’에서 진행된다. 날씨가 좋다면 달밤과 어우러진 탑돌이가 될 수도 있겠다. (054)931-6886
지리산·불갑산·금성산 등 일출산행이 대세
전라도의 새해맞이 행사는 일출산행이 대세다. 구례 화엄사(주지 종삼 스님)에서의 새해맞이는 지리산 일출이다. 노고단에서 맞는 해맞이는 다른 어떤 곳에서의 해맞이 보다 장엄하다. 화엄사는 ‘노고단해맞이 템플스테이’를 열고, 문화재 해설 등 문화안내 프로그램과 소원등만들기, 촛불명상, 나에게로 쓰는 편지 등으로 새해를 연다. 다만 노고단 해맞이는 기상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니 참고하자. (061)782-7600
영광 불갑사(주지 만당 스님)의 새해맞이 역시 일출산행 프로그램이다. 불갑산 연실봉에서의 일출은 특히 유명하다. (061)352-8097
나주 심향사(주지 성오 스님)는 송년 재야의 종 타종으로 해를 넘기고, 금성산 일출로 새해를 맞는다. 떡국공양은 새해맞이 행사의 별미다. (061)334-2880
남원실상사의 새해맞이는 치열한 수행으로 연다. 실상사는 1월1일부터 6일까지 ‘재가불자 겨울학림’을 연다. 겨울학림은 승가대학원에 해당하는 화엄학림 스님들과 함께 예경, 간경, 울력 등을 같이 하며 특정 주제나 경론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토론한다.
이밖에도 경인년을 마감하는 해넘이와 신묘년을 맞는 해맞이 행사를 준비하는 사찰이 즐비하다. 주변의 가까운 사찰에서 송구영신을 하고 싶다면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의 템플스테이 사무국으로 연락해 보자. 자신에게 맞는, 가고 싶은 사찰의 정보를 친절히 알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