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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같은 사랑] 18
씬1. 계단, 밤. (17부 연결)
상우, 서글픈 얼굴로 벨 울리는 핸드폰을 손에 들고 보고 있다.
씬.2 공장 안.
옥희, 전화하고 있는. 신호음 가다 메시지 남기라는 안내말 들리는.
옥희 : (버튼 누르고, 메시지 남기는, 조심스럽고, 맘아픈) 상우씨, 나예요. 전화가 잘못됐는지 연결이 잘 안되요.
(사이) 저 서울 왔거든요. 여기 공장인데... (뭐라 할말없는) 상우씨, 이 메시지 들으면 우리 전에 갔던 동네 여관으로
연락 좀 줄래요. 너무 늦어서..원주 내려가기 힘들 것 같아서...... (조심스레, 눈가 붉어지는) 상우씨, 어머니한테
많이 야단 들었어요? ...(맘 차분하게 다스리고) 나한테..연락할거죠? (속상하고, 맘아픈) 연락 기다릴게요.
(하고, 전화 끊고, 주위 둘러보고 불끄고 나가는)
인써트 - 상우, 재단기 옆에 놓인 옥희의 손수건.
씬3. 상우의 집 앞, 공터.
상우, 담배 피우고 서 있다.
카메라, 뒤쪽으로 가면.
영숙, 집 베란다에서 서글프게 상우 내려다보다가 베란다 창문 닫는.
상우, 담배 다 피우고, 집으로 들어가는.
씬4. 상우의 집, 거실.
상우, 현관문 열고 들어오면,
영숙, 상우모 방에서 나오며 말하는.
영숙 : 어머니 방에 이불 깔아놨어.
상우 : (안보고) 내가 깔게 내비두지, 뭐하러 그랬어. (사이) 자라. (하고,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영숙 : (가라앉은) 나랑 술 한잔 할래?
상우 : (영숙 보고) ?
시간경과.
상우와 영숙, 소주에 간단한 안주 앞에 놓고 앉아있다.
상우, 술마시고,
영숙, 자기 잔에 술 따르고, 상우를 보며,
영숙 : (그런 상우 보고, 담담하게 말하는) 나 ..아이 지울까..
상우 : (보면)
영숙 : (술마시고, 다시 술따르면)
상우 : (술병 뺏으며) 그만 마셔. 그리고 (안보고) 끔찍한 말 좀 하지마.
영숙 : 뭐가 끔찍해.
상우 : (보면)
영숙 : 애 낳서 잘 키울 자신 없음, 애초에 지우는게 나. (한숨) 어머니, 명자언닌, 내가 애 가졌다니까
만사가 다 편해지는 줄 아는데, (상우 보며) 세상에 나온 애도 아니고, 뱃속에 있는 애가 뭐가 그렇게 중요해.
상우 : (술 따라, 술 마시는)
영숙 : 나 이번일 겪으면서 (맘아픈, 거짓말이다) 너한테 있는 정 없는 정 다 떨어졌어.
상우 : ...
영숙 : 나 싫다는 남자, 멱살 잡고 살면 나라고 기분 좋겠니. 몸은 여기에, 마음은 거기에... (맘아픈) 나두 지겹지 않겠어.
아이..그래 중 하지. 솔직히, 애 뗄 자신, 나두 없어. 하지만, 애 담보로, 너 잡고 싶은 맘, 없어. (상우 보며) 이혼해.
상우 : (고개 숙인 채, 가만있는) ....
영숙 : 넌, 나랑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야. 내가 봐두 넌, 그 여자랑 더 어울려.
상우 : (맘아프게, 보면) ..
영숙 : 둘 다 바보같이 소꼽장난들이나 하며 살어. 어머니도 버리고, 세상사람들 눈총 무시하고, 소꼽장난하듯이.
(사이) 너 꿈꾸고 있는 거 아니?
상우 : (서글픈, 외면하면)
영숙 : 해 떴을 때, 소꼽장난하면 재밋지, 그런데 해 저물면 집으로 다시 가야 하는 게 소꼽장난이야. 알어, 등신아.
상우 : (술 따라 마시는) ...
영숙 : 꿈을 꿀때가 있으면, 깰때도 있는거야. (작게 한숨쉬고) 나 더 이상은 꿈속처럼 몽롱하게 정신없이 사는 너 보고 싶지 않어.
그 여자 잊는다고 해놓고, 정신 나간 사람처럼 넋놓고 있는 거 보기 싫어. (일어나, 방으로 가고)
상우 : (멍하게 있고)
주인 : (E) 정옥희요?
씬5. 여관 방안.
옥희, 주인(주전자 가져온)과 얘기하고 있다.
옥희 : 네, 혹시 누가 정옥희라고 찾으면 저 이방에 있다고..
주인 : (대수롭지 않게) 알았어요. (하고, 주전자 놓고, 나가는)
옥희 : (주인 나간 문 쪽 보다, 고개 돌려 방안 휘둘러보는)
씬6. 상우모의 방안, 불꺼진.
상우, 누워, 불편한 마음으로 누워 생각없이 티브이 보다가, 뭔가 작심했는지, 베게들고 일어나는데, 한쪽에 놓인 핸드폰 울리는,
상우 그 핸드폰 가만 보다가 그냥 나가는.
씬7. 영숙의 방안.
영숙, 씻은 모습으로 로션 바르고 있는데, 상우 문 열고 들어오는.
영숙, 상우 보면.
상우, 모른척하고 이불장에서 이불 꺼내 펴는.
영숙 : (상우 안보고) 건너가, 자.
상우 : (말없이 이불 펴고, 일어나 불끄는)
영숙 : (상우 보면)
상우 : (누워, 이불 뒤집어쓰는)
영숙 : (그런 상우 보고)
씬8. 여관 방안, 불꺼진.
옥희, 전화하고 있다. 송화기에서 벨소리만 들리는, 그러다,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음성메시지로 넘어간다는 안내말 들리고,
옥희, 서운하게 전화기 내려놓고 벽 쪽으로 가 기대 서글픈, 생각 많은, DIS.
씬9. 상우의 방안, 아침.
상우, 앉아서 양말 신고, 일어나 바지 입고, 웃옷 입고, 누워 등돌리고 자는 영숙 보다가, 나가려 문 여는데.
상우, 문 닫는 소리에 그때까지 안자고 있었는지, 영숙 무표정하게 눈 뜨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묻는.
영숙 : 어디 가.
상우 : (말소리에 영숙 보고, 조금 주저하며 말하는) 더 자. 나, 바람 좀 쐬고 올게.
영숙 : (누운 채, 앞만 보며, 담담하게) 그 여자가 만나러 가?
상우 : (외면하며) 저녁에 보자, 잠깐 어디 들렀다, 공장으로 바로 갈거야. (하고, 나가고)
영숙 : (눈뜬 채 가만있다가, 눈감는) ...
씬10. 집 앞, 길.
상우, 생각 굳힌 얼굴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씬11. 여관 앞.
효과, 문 두드리는 소리나는.
씬12. 여관 방안.
옥희, 맨바닥에서 쪼그리고 자고 있다.
문 두드리는 소리 나는.
옥희, 잠결에 노크 소리에 눈뜨고 가만있다, 순간 작게 '상우씨'하며 벌떡 일어나 문 쪽으로 가서 문 여는.
상우, 옥희 보고,
옥희,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말하는.
옥희 : 상우씨...
상우 : (맘 아픈, 감추고, 옥희 스쳐 방으로 들어와 앉아, 무릎을 안고 굳은 얼굴로 가만있는)
옥희 : (문 닫고, 서서 그런 상우 조금 낯설게 보는) ?
명자 : (E) 뭐, 아침 일찍 나갔어?
씬13. 상우의 거실.
영숙, 명자, 앉아있다.
명자 : 어디 간다고 나갔어?
영숙 : (밥만 먹으며) 몰라. 그 사람이 어디가면 어디 간다 나한테 말하고 다니는 사람이야?
명자 : (밥 그릇 뺏는)
영숙 : (보는) ?
명자 : 너 보면 볼수록 애가 왜 그렇게 이중적이야? 너 진짜 상우씨랑 살 마음 없어? 살 마음 없어서 이러는 거야?
영숙 : (물 먹고) 그래. 살 마음 없어.
명자 : (기막힌) ?
영숙 : (안보고, 담담하게) 그 인간 아마 지금쯤 그 기집애랑 있을거야. 헤어지네, 마네, 울고불고 난리치고 있겠지.
걔들 못 헤어져. 나중엔 몰라도 지금 당장은 아냐.
명자 : (답답한) ...
영숙 : 다른 건 몰라도 남녀사인 갈데까지 가봐야 미련이 없는 거야. (명자 보며) 그런데, (외면하며) 그 인간하고 그 여자,
이제 막 시작이야. 끝날라면 멀고 멀었어. 난 걔들 끝날때까지 두고볼 자신없어. 헤어 질거야.
명자 : (버럭 소리치는) 제발 그누무 헤어진단 소리 좀 작작해!
영숙 : (보면)
명자 : 상우씨가 끝낸다 그랬으면 넌 죽으로 알았어하면 돼. 니가 무슨 주제 넘게 둘 사이에 미련이 남았네, 안 남았네,
그런 소리까지 해. 애까지 배 가지고.
영숙 : (서운한) 난 배알도 없는 줄 알어? 내가 좋아서도 아니고, 애 가졌다는 말에 주저앉은 남자랑 내가 살아야 돼?
명자 : 배알은 무슨 배알? 내가 여적 니편 드느라 말을 안해서 그렇지. 너 정도는 누구나 참고 살어.
이제 너도 애 엄마가 되니까 하는 말인데, 세상에서 젤 중요한게 뭔줄 알어? 가정이고, 애야. 난 애고 가정이고 팽개치고,
지 자존심 챙기는 여자들 증말 꼴뵈기 싫어. 그래, 막말로 바람 피다 눈 돌아간 상우씨까지 가정 지키겠다고 하는 마당에,
니가 가정을 버린다는게 말이 되니?
영숙 : (속상한, 외면하며) 말이 되든, 안되든 난 억울해서 이렇게 살기 싫어.
명자 : (버럭) 너 억울하다고, 뱃속에 있는 애 생각을 안해, 이 기집애야! (하며, 영숙 팔을 한 대 치고) 너 말들어.
상우씨, 집에 들어오면 헤어진다만다 소리하지마, 알았어!
영숙 : (속상해, 안보고, 큰소리) 싫어, 헤어질거야!
명자 : (보면) ?!
영숙 : (눈가 붉어져, 명자 안보고) 나두 어젯밤까지만 해두 솔직히 헤어질 맘 없었어.
상우, 그 인간 집 나가고 구질스럽게 이 집에 눌러앉아 있었던 거, 살고 싶어서였어. 이혼한다 어쩐다 그러면서,
구청 가서 서류 떼고...내 분에 못이겨 그랬었지만, 애 가졌다는 말 들으니까.. (맘아픈) 아우, 이제 맘고생 끝났구나
하는 생각 들고. 나두 언니처럼 어머니처럼 좋았어. 근데, (명자보며) 나두 젊다.
명자 : (속상해, 영숙 보는) ......
영숙 : 나두 젊고, 상우도 젊어. 젊디 젊은 사람들이, 고운정도 아니고 미운정 들어서, 사랑도 아니고, 애때문에 평생 살아야 옳아?
나두 사랑 받고 싶어.
명자 : (속상한, 달래려는) 다시 살 부비고 살다보면 미운정 아니라 고운정도 생기고, 사랑도 생겨, 기다려, 제발.
영숙 : (고개 젓고) 언닌 몰라. (눈가 붉어져, 맘아픈) 걔는 지금 눈이 뒤집힌게 아니라, (명자 보며) 맘이 뒤집혔어, 알어?
이혼 할거야. (하고,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고)
명자 : (한숨쉬고, 영숙이 따라 일어서려는데)
그때, 정국 문 열고 들어서며,
정국 : 동주야, 시장 안가냐?
명자 : 당신 먼저 가. (하고, 들어가고)
정국 : (심상치 않은 느낌 느꼈는지, 문닫고, 가고)
씬14. 상우의 방안.
영숙, 옷 갈아입고(조금 성급하게) 있다.
그때, 명자 들어와 말하는.
명자 : 너 어디 갈려 그래?
영숙 : (안보고, 옷만 입으며) 나가서 살 집 알아봐야지.
명자 : (속상한) 영숙아!
씬15. 여관 방안.
상우, 담배 피우며 한쪽에 앉아있고,
옥희, 문 쪽에서 다방아가씨가 가져온 커피를 받고 있다.
아가씨: (쟁반주며) 나중에 다 드시고, 방문 앞에 놔주세요.
옥희 : (받으며) 네.
아가씨 : (나가고)
옥희 : (커피 가지고 상우 쪽으로 와서, 상우 앞에 커피 놔주고, 눈치보며) 마셔요.
상우 : (커피 들어, 마시고)
옥희 : 아침 먹었어요?
상우 : (커피 내려놓고) 먹었어. (안보고, 어색한 느낌으로) 아침 먹었어?
옥희 : (눈치보며) 배 안고파요.
상우 : 커피마셔.
옥희 : (눈치보며, 커피 마시고)
상우 : (담배 피워 물고, 연기 내뿜고, 어렵지만, 단호하게 말하는) 원주 내려가.
옥희 : (상우 보며, 두려운) ?....
상우 : (안보고, 맘아프지만, 단호하게 말하는) 난 못 내려가.
옥희 : (두려운, 눈가 붉어져) 어머니한테 꾸중 많이 들었어요?
상우 : 영숙이가 앨 가졌어.
옥희 : ?!....
상우 : (맘아프지만, 단호하게 말하는) 더 이상 당신하고 못 살 거 같애. 가.
가서 내 욕이나 하면서, 약해지지도 말고, 울지도 말고, 나 잊고, 잘 살어.
옥희 : (맘아픈, 눈가 붉어져, 가만있다가, 울지 않으려 이 앙다물고, 한쪽에 있는 가방 챙겨, 일어나려하는)
상우 : (눈가 붉어져, 그런 옥희 보고, 속상해 말하는) 야, 넌 바보냐?!
옥희 : (외면한 채) ......
상우 : (속상해, 큰소리로 말하는) 너랑 살림 차려 살던 놈이, 아무일 없었다는 듯 이제 너 혼자 살라는데,
말 뻥긋 못하고, 가방 챙겨들고 일어나는 게 말이 돼?! 넌 욕할 줄도 몰라. 화낼 줄도 몰라!
옥희 : (상우 원망스레 보며, 눈가 그렁해, 목소리 떨리는, 쳐지지 않게) 뭐라고 욕해요?
상우 : (보면) ....
옥희 : (울음 참으려하며, 원망스런, 또박또박 말하는) 나랑 살면서 이런 일, 절대로 없을 줄 알았어요? 아뇨, 난 있을 줄 알았어요.
그래서 매일밤 자다가 혹시나 누가 왔나싶어 몇번씩 일어났구. 우리 사는 동네, 낯선 사람만 와두 당신 잡으러 온건 아닌가
싶어서 가슴이 철렁거렸었어요. 오늘 같은 이런 일, 하루에도 골백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예요.
...난 솔직히 지금 놀랍지도 않어, 당연히 이렇게 될 줄 알았으니까...내가 지금 화나는 거는..나는 생각했는데,
왜 상우 씨는 그런 생각 못했을까, 그거야.
상우 : (눈가 그렁해, 옥희 맘아프게 보면)
옥희 : 부인이 애 가졌을 수도 있다, 그런 생각 못했어요? 어머니가 상우씨 멱살 잡고 미친놈이라고 욕할 줄 몰랐었어요?
바보는 내가 아니라, 상우씨야. (맘아픈, 참으려애쓰며, 안보고 말하는) 내가 잘못 생각한 게 있다면, 우리가 지금 보단
조금 더 오래 같이 살거라고 믿었던 거예요. 그러다 내가 애 갖고 그러면, 어쩌면 나는 평생두 같이 살 수 있을지 알았어요.
상우 : (외면하며, 가라앉은) 영숙이가 뭐래는 줄 아니.
옥희 : (보면) .....
상우 : 너랑 나랑 꿈꾸는 거래.
옥희 : ....
상우 : 그래, 나두 아주 달콤한 꿈을 꾼 거 같다. 나는 정말 그 꿈에서 안깨고 싶은데, 영숙이가, 엄마가, 뱃속에 애기가 자꾸
깨라고 날 흔들어. (맘아퍼, 눈감는, 그러다 다시 눈떠, 여전히 안보고 말하는) 당신두 꿈 꿨다고 생각해, 그냥.
옥희 : (눈가 그렁해, 단호한) 아뇨.
상우 : (보면)
옥희 : (원망스런) 원주 내려가면 우리 살던 집도 있고, 당신 쓰던 면도기, 자전거, 신발들도 있고,
지금 나는 너무 속상하고 아픈데..이게 어떻게 꿈이야. 이게 꿈이면 꼬집어두 때려두 안아퍼야 하는 거 아니예요.
근데 난 (눈물 흘리며, 안울려 애쓰며) 너무 속상하고, 맘이 아퍼. (하고, 서둘러 일어나 나가는)
상우 : (멍하게, 눈가 그렁해, 앉아있고)
씬16. 여관 앞 + 여관 근처.
옥희, 흐르는 눈물 모질게 닦으며 여관에서 나와 길가 쪽으로 빠르게 걸어나가는.
씬17. 여관 방안.
상우, 담배 피우다 담배 끄고, 더는 화 참지 못하고, 재떨이 집어던지고, 눈가 붉은 채 숨 몰아쉬며, 가만있는.
씬18. 고속버스 정류장, 벤치.
옥희, 티켓 손에 들고 앉아 멍하니 있는.
그때, 원주행 버스 타라는 안내원 말 들리고, 옥희, 고개 들고 버스 확인하고, 일어나 버스 타는.
씬19. 달리는 버스 안.
옥희, 멍한 눈으로 창 밖 보며, 생각 많게 가는.
인써트 - 회상.
1, 7부, 놀이공원에서 놀던 상우와 옥희.
2, 15부, 시장에서 살림 살 때, 즐겁던 상우와 옥희 모습.
3, 15부, 시골방안에서 못질하던 상우 모습.
4, 16부, 자전거 타고 옥희야!하며 부르던 상우 모습.
현실.
옥희, 서글픈 얼굴로 눈가 그렁해 창 밖만 멍하게 보는.
씬20. 공장 전경.
소희 : (E, 반가운) 야, 이게 누구야.
씬21. 공장 안.
상우, 굳은 얼굴로 재단대로 가서 앞치마 하는.
일하던 소희, 걸어나와 상우에게로 가서 말시키고.
화순, 보며 앉은자리에서 웃으며 '반갑습니다(북한 노래)'하며 잠깐 노래부르고 일하는.
미숙, 굳은 얼굴로 상우 한번 보고 일만 하는.
소희 : (상우 보며, 말은 꾸중해도, 반가운) 야, 너 도대체 그 동안 어디 갔다 온거야.
우린 야, 너 하늘로 솟지 않았으면, 땅으로 꺼졌는 줄 알았다.
세오 : (상우 보며, 웃으며) 술 먹고 카드 써서 애처럼 어머니한테 혼날까 봐, 어디 내뺐다가 온거라며?
대체, 돈을 얼마나 빵구 낸거야.
상우 : (무뚝뚝하게, 일할 준비하며) 일감이나 정리해.
소희 : (상우 툭 치며, 웃음 진) 야.
상우 : (보면)
소희 : 그래도 우리가 의리 있지 않냐, 다른 재단사 안기다리고 오로지 너만 기다리면서,
상우 : (말꼬리 자르며, 재단기 작동 시험해보며) 저 땜에 손해보신 건 다 갚아드릴게요. 원금은 물론 이자까지요.
소희 : (손뼉치며) 아이구, 그럼 고맙지. 암튼, 뭐니뭐니 해도 재단은 너만한 사람이 없드라. 다른 놈들 데려다 일 시켜봤더니,
이건 발로 재단을 하는 건지, 손으로 하는 건지 모르겠고, 세오 얘도 아직은 멀었어. 니가 반나절에 하던 일을
이틀 걸려도 못해.
세오 : (소희 눈치 주며) 아줌마는..그래도 내가 민씨 아저씨보단 났다 그러셨잖아요.
상우 : (세오에게) 주문서 줘봐.
소희 : (상우 등쳐주며) 아이구, 어쨌든 너무너무 반갑다, 야.
(하고, 자리로 오며, 미숙에게) 야, 넌 오랜만에 본 사람한테 인사도 안하냐?
미숙 : (안보고, 일하며) 남이야 인사를 하든 말든 상관 말고, 일이나 하셔.
소희 : (일하며) 오늘은 니 혼사에 상우까지 오고, 경사가 겹친다, 겹쳐.
상우 : (일하려 무표정하게 원단 펴는데, 바닥에 뭔가 툭 떨어져 무심히보면, 옥희의 손수건이다)
그런 상우의 얼굴위로 옥희의 이펙트 들리는.
옥희 : (E, 전화하는 듯한) 저, 여기 공장이거든요. 오랜만에 와보니까 좋다. 여긴 다 그대로네.
인써트 -
16부, 논에서 밥 먹는 상우의 이마에 묻은 땀을 손수건으로 닦아주던 옥희(밝은 모습).
상우 : (그 손수건 집어, 다른 사람 못보게, 주머니에 넣고, 일하는)
씬22. 상우모의 가게 안, 평상.
상우모, 전화하고 있다.
세오 : (E) 잠시만 계세요, 형 바꿔드릴게요.
상우모 : (웃음 진) 아니야, 아니야, 놔둬.
세오 : (E) 왜요? 형한테 하실 말씀 있어서 전화하신 거 아니예요?
상우모 : 아니야. 그냥..걔가 일 잘하나 그래서 전화 한거야. 전화 끊자. (하고, 전화 끊고, 작게 안도의 웃음 짓고)
그럼 그렇지, 니가 별 수 있 냐.
그때, 여자손님 들어와서.
여자 : 아줌마, 팥 좀 주세요!
상우모 : (웃으며) 몇 되나 드릴까?
씬23. 공장 안.
세오 : (일하며, 상우에게, 웃으며) 어머니께서 아주 감시가 대단하시구만. 당분간 형두 골치 아프겠다.
상우 : (말없이, 일만 하는)
효과, 전화 벨소리 들리는.
씬24. 미숙의 방안.
한방, 긴 상에 흰상종이 깔고 있다, 전화벨소리에 전화받으며,
한방 : 네, 김미숙,이한방 집입니다. (사이) 어, 다리성. 그래, 음식준비 잘되고? 그래,그래, 아니지, 맛탕하고 팔보채는 써비스라며.
(웃으며) 고마워. 빼갈도 충분히 준비했지? 오케이. 그리고 계산서 18팔만원으로 끊지 말고, 이십팔만원으로 끊어라.
(웃으며) 여편네 돈 삥땅치는 건 법에도 안걸릴걸 아마. 그래, 그래, 한시간후에 배달해라. (하고, 끊고, 일어나며)
참 용배 이 놈도 불러야 하는데.. (하며, 나가는)
씬25. 용배의 방안.
용배, 앉아서 런닝 갈아입고 있고, 한방 앉아서 얘기하는.
한방 : 얌마, 선배형이 결혼한다는데, 니가 불참을 하면 되냐?
용배 : 나 원래가 결혼식 같은데, 안가요. 상가 집은 모를까. (주머니에서, 봉투 꺼내주며) 살림 사는데 보태슈.
한방 : (봉투보고, 용배 보며) 부조냐? (받아, 주머니에 넣으며) 자식, 인사는 아네.
용배 : (일어나며) 일어나요. 나 나가게.
한방 : 참, 너 나이트 그만 뒀다며, 어딜 가냐?
용배 : (안보고) 만득이형 만나러 갑니다. (일어나며) 늦을지도 모르니까, 재민이 저녁 좀 꼭 챙겨요. (하고, 나가고)
한방 : (나가는 용배보며, 걱정스런) 저 자식이 증말 만득이랑 일을 꾸미나. (하며, 일어나 따라 나가는)
씬26. 마당.
가는 용배를, 한방 나와 붙잡으며.
한방 : 야, 너 만득이랑 놀지마.
용배 : (보면)
한방 : 너 만득이 그놈이 얼마나 나쁜 놈인줄 아냐? 걔 나보다 백밴 더 나쁜 놈이야.
내가 그 자식 금고털이할 때 망보다가 세 번이나 빵에 간 거 너 알지? 너, 그 놈이랑 놀지 말어, 임마.
용배 : (작게 웃으며) 눈물나네, 조용배 걱정해주는 사람두 다 있고. 너무 걱정마슈, 내 일 내가 알아서 하니까.
참, 인사가 늦었수, 결혼 축하 합니다. (하고, 계단 내려가는)
한방 : (가는 용배 등에 대고 말하는) 야, 용배야. 너 재민이 생각해서 정말 허튼 맘 먹으면 안된다, 알았어!
이, 한방이가 첨으로 바른 말하는 거니까, 새겨들어, 임마!
용배, 한방의 말 못들은 척 계단 걸어가는 모습 보여주고.
씬27. 거리, 차안.
만득, 안전벨트하는 용배 보며.
만득 : 준비는 됐지?
용배 : (안전벨트매며) 주먹만 있음 되지, 준빌 뭐 따로 해. (만득 보며) 나 배살 돈은 확실히 챙겨주는 거지?
만득 : (야비한 웃음 지으며) 그럼.
용배 : 갑시다.
만득 : (야비한 웃음 입가에 번진채, 시동 걸고 가고)
씬28. 거리.
용배, 탄 차 떠나고.
씬29. 시골집 집 앞+ 마당.
옥희, 멍한 얼굴로 집으로 걸어 들어간다.
주인여자, 빨래 줄에 있는 빨래 거둬들이다, 그런 옥희 보며.
주인 : 새댁 어디 갔다와?
옥희 : (안보고, 방으로 들어가며) 서울에요.
주인 : 신랑은 안와?
옥희 : (방으로 들어가 문닫고)
주인 : (빨래 거두며, 방 쪽 보며, 작게 혼잣말) 대체 무슨 일이야...
씬30. 시골집, 방안.
옥희, 가방 놓고, 웃옷 벗고, 바닥에 힘없이 앉아 넋 나간 듯 멍하다.
씬31. 공장 안.
모두들, 퇴근 분위기다.
소희, 화순, 세오, 미숙 모두들 일어나 퇴근준비하고,
상우는, 재단 일에 열심이다.
소희 : (미숙에게) 내 살다살다 집구석에서 결혼하는 사람들은 보다 첨본다. 50평생에 첨하는 결혼을 어떻게 집구석에서..
미숙 : (말꼬리 자르며) 요즘 있는 사람들은 다 지 집에서 해.
소희 : 그거야, 너른 마당에 정원둔 사람들 말이지, 니네처럼 다닥다닥 붙은 집에서 누가 결혼식을 하냐?
미숙 : 증말, 결혼식날 새색시 기분 잡치게 할래?
화순 : (웃으며) 새색시는 좀 그렇다.
미숙 : 새색시가 뭐 별달러? 새거면 새색시지.
소희 : (미숙 놀릴 양으로) 근데, 새 거는 맞어?
미숙 : (가방으로 소희 때리며) 아우, 아우, 차라리 내 결혼식에 오지 말어, 오지마.
세오 : (두사람 보고, 웃고, 상우에게) 형두 그만 준비해, 미숙이 아줌마네 가야지.
상우 : (일하며) 난 못갈 거 같다.
소희 : (상우보며) 왜?
상우 : (일 멈추고, 미숙 보며) 미안해요, 누나. 난 할 일도 많이 밀렸고, 집에두 일찍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아서..
미숙 : (굳은 얼굴로) 맘대로 해.
소희 : 야, 맘대로 하긴 갈려면 다 같이 가야지.
미숙 : 싫다는 사람을 억지로 왜 끌고 가. 갑시다. (하며, 나가는)
상우 : (미안하고)
세오 : (상우에게) 형, 그러지 말고, 가자. 미숙이 아줌마 기분도 생각해서.. 아줌마가 형땜에 그동안 얼마나 피해봤는데,
가서 기분 좀 맞춰드려.
화순 : 그래요, 아저씨.
소희 : 너 혹시 옥희 남편 볼까봐 그러냐?
상우 : (소희 보면)
소희 : 니가 증말 옥희 도망친 거랑 아무 상관없다면,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너 오늘 가야 된다.
니가 안가면 여기 사람은 물론, 옥희 남편까지도 니가 진짜로 옥희랑 어찌어찌했구나, 그런다고.
세오 : (상우의 팔 잡으며, 애원조로) 가자, 형, 어?
상우 : (답답한)
씬32. 버스 안.
미숙, 소희, 화순, 세오, 기분좋게 가는.
상우, 답답하게 가며, 전화하고 있는.
상우 : 많이 늦지 않을거야. 저녁만 먹고 바로 갈게. 다른 일도 아니고, 미숙이 누나 결혼식이라는데, 빠질 수가 있어야지.
영숙 : (E) 맘대로 해, 늦든 말든, 나 자기한테 신경 끊은지 오래야.
상우 : (막막한) .....
씬33. 상우의 방안(방문 조금 열린).
영숙, 전화 받고 있다.
영숙 : (조금은 어렵게, 그러나 단호한 느낌으로) 나 오늘 방 보러 나갔었어.
씬34. 버스 안.
상우 : ?
씬35. 상우의 방안.
영숙 : 다음달말로 계약하고 들어왔어. 그러니까, 그런 줄 알어.
상우 : (E) 꼭 그렇게 해야해.
영숙 : (담담하게) 당신이 나한테 한 짓을 생각해.
씬36. 상우의 거실.
현관문 열리고 상우모 들어서며, 작게 혼잣말처럼 '문은 왜 열어놓고..'하다,
조금 열린 상우의 방 쪽 보며, '안에 있나'하며 신발 벗는.
씬37. 상우의 방안.
영숙 : 당분간은 어머니 모르게 해. (상우모, 문 쪽에서 무심히 안을 들여다 보고 있고, 영숙 그것 모르고, 전화하는)
서류 정리하면 어머니도 더 는 뭐라 안하실거야. 서류 떼놨으니까, 들어와서 도장 찍어. 더 이상, 도장 찍네마네
그런 소리하지마. (하고, 전화 내려놓는데)
상우모 : (기가 차 넋이 나간 듯, 멍하게, 영숙 보며) 니들 뭐하는 거냐?
영숙 : (조금 놀라, 상우모 보고)
상우모 : (멍한)
영숙 : (일어나며, 나가며) 저녁 준비할게요.
씬38. 거실.
영숙, 주방으로 가려는데, 상우모, 방에서 그런 영숙 팔 나꿔 채며 화나고, 속상해 큰소리로 말하는.
상우모 : 니들 무슨 짓 하냐고, 묻잖어, 시에미가!
영숙 : (외면하며, 속상한) 아무 일 아니예요. (주방으로 가려하며)
상우모 : (팔 잡아, 흔들어, 영숙 얼굴 보고) 니들 이혼하냐? 나 몰래 따돌리고 니들끼리 도장찍고 이혼해?
영숙 : .......
상우모 : 애는 어쩌구 니 뱃속에 애는 어쩌구 이혼이야?! 이것들이..(하고는 다시 상우방으로 들어가고)
씬39. 상우의 방안.
상우모 : (여기저기 서랍 뒤지며) 이혼서류 뗐다드니, 그거 어딧냐? (계속 찾으며) 그거 어딧어.
영숙 : (상우모, 잡으며) 어머니.
상우모 : (영숙 팔 뿌리치며) 너 그러는 거 아니야. 아무리 가진 거 없고, 못 배운 시에미라고 어떻게 이렇게 무시를 해...
(하고, 서랍 더 뒤지며) 서류 어딧냐, 서류 어딧어? (그러다, 서류 찾아들고) 여깃네.
영숙 : (서류 뺏으려하며) 주세요.
상우모 : (안뺏기고, 찢으며) 나 죽거든 초상도 치루지 말고 이혼해. 그땐 내가 더는 안말릴테니까, 알았어.
(다 찢고, 방바닥에 버리고, 나가며)
씬40. 거실.
상우모, 밖으로 화나 신신고 나가며 속상해 내뱉는. '으이고, 철없는 것들'하고 문 쾅 닫고 나가고.
씬41. 상우의 방안.
영숙 : (속상한, 답답한 얼굴로, 찢어진 서류 보다, 외면하며, 한숨 쉬는)
씬42. 미숙의 집 마당, 저녁 무렵.
왁자한 분위기,
소희, 흥겨운 '영영' 끝부분 노랫소리 들리고,
씬43. 미숙의 방안.
소희, 미숙, 한방, 남자1(공공근로사업 인부), 세오, 화순, 상우(억지로 기분 맞추려는) 모여 청요리를 먹으며 흥겨운 분위기다.
소희, 노래 끝나면, 모두들 박수치고.
미숙 : (박수치고, 소희에게) 진짜 목청 좋네. 가수가 안부럽다.
소희 : 그렇게 잘했냐? 그럼 노래 값을 줘야지. (하고, 손내밀면)
미숙 : (손바닥으로 소희 손바닥치며) 술이나 마시셔.
한방 : (잔 들며) 자, 그럼 다시 건배합시다.
사람들, 모두 잔 들고.
한방 : (남자1에게) 형이 한마디 축사해야지.
남자1 : 그럴까. (하며, 잔 들고, 한방 보며) 이번엔 갈라서지 말고 잘살어라.
한방 : 그걸 축사라고 하냐.
소희 : 아이고, 내가 한마디할게. 부디부디 싸우지들 말고, 돈 많이 벌고, 아들딸 줄줄이 낳고 천년만년 살어라.
세오 : (말도 안된다는 듯) 아들딸 줄줄이 낳고요?
화순 : (미숙 보며) 내 생각엔 하나 낳기도 힘들겠는데.
미숙 : 니가 제대로 봤다, (한방보며) 자기두 맘 편하게 먹어, 남자들 나이 들면 여자가 무섭다는데, 내가 몸만 실하지, 허당이거든.
한방 : (웃으며) 그럼 고맙지. (하고, 사람들에게, 잔 들며) 자, 위하여!
사람들, '잘살아요', '행복해라'하며 잔 부딪히고.
상우, 역시 잔 부딪히고, 답답한 마음에 고개 돌려 술 단숨에 마셔버리는.
씬44. 미숙의 집 마당, 밤.
안에서 서로 주거니 받거니, 술 마시는 소리 들리고.
잠시후, 미숙의 집 문 열리고, 상우 나와, 담배 피워물고 평상에 앉는, 그리고 용배의 집 쪽을 보며 서글픈 느낌 드는,
상우 다시 고개 돌려 땅바닥만 보며 담배 피우는데. 재민, 어느새 왔는지, 상우 부르는.
재민 : 아저씨.
상우 : (그 소리에 계단 쪽 보면)
재민 : (서 있는, 손에 공책 들고) 우리집에 어떻게 오셨어요?
상우 : (어색하게 웃으며) 어, 미숙이 아줌마 오늘 집에서 결혼식했잖아. 그래서..(옆에 자리내주며) 여기 앉을래.
재민 : (상우의 옆자리로 와서 앉는)
상우 : (그런 재민 보며, 작게 서글픈 웃음 지으며, 맘아픈) 어디 갔다왔니?
재민 : (작게 웃으며) 친구 집에 공부하러요.
상우 : 재민이 착하구나. 공부도 알아서 하고.
재민 : (어렵게 눈치보며, 말하는) 아저씨 나 전번에 누나 봤어요. 누나 시골에 사는데, 나보고 거기 놀러 오랬어요.
상우 : (외면하며, 어색한) 어...
재민 : 아저씨 나중에 나랑 누나한테 놀러 갈래요? 둘이 친구랬잖아요. 그럼 놀러갈 수 있잖아요.
상우 : (어색한, 웃으려 애쓰며) 그래, 그러자.
재민 : (웃고)
그때, 용배의 방에서 전화벨 소리나고,
재민 : (그 소리 듣고) 어, 전화 왔네. (하고, 일어나 상우 보며, 밝게) 아저씨 다음에 봐요.
상우 : (작게 웃으며) 응.
재민 : (방으로, 들어가고)
상우 : (맘아픈, 멍하니, 가만있는) .....
씬45. 고급 아파트 주변, 공중전화부스 안..
용배 : 넌 왜 공불 꼭 나가서해.
재민 : (E) 집에서 혼자 하면 심심하단 말이야.
용배 : (전화하고 있는) 심심하긴 자식아. 뭐가 심심해. 테레비도 보고, 책도 보고 그럼 되지.
(웃으며) 솔직히 말해임마, 너 동주 좋아하지. (웃고) 알았어, 알았어, 안 놀릴게.
그때, 전화 부스 문 열리고, 용배, 돌아보면, 만득 긴장한 얼굴로 말하는.
만득 : 그 자식, 지금 나왔어.
용배 : (손으로 알았다고 가 있으라는 손짓하고)
만득 : 빨리 나와라. (하고, 가고)
용배 : (다시 전화) 재민아. (사이, 서글프게 웃으며) 넘마, 아빠가 너 좋아하는거 알지? (밝게 웃고) 자식, 알긴 니가 뭘 알어.
(사이, 일상처럼 편하게) 알았어, 자, 문단속 잘하고. 어, 끊어. (하고, 전화 끊고, 깊게 숨몰아 쉬고, 나가는)
씬46. 아파트 뒤쪽(으슥한 느낌드는).
승용차, 달려오다 순간 앞에 용배 보고, 끽소리내며 선다.
용배, 운전석으로 가서, 차창 문을 두드리면.
남자 : (차창문 열며, 화난) 뭐얌마!
용배, 다짜고짜 문 열고, 남자 멱살 잡아, 끄집어내, 벽에 남자를 몰아 세우고, 주먹으로 얼굴을 친다.
남자 : (겁에 질린, 용배 보며) 당신..누구야?
용배 : (남자 눈 보며, 담담하게) 나, 만득이형이 맡긴 돈 찾으러 온 놈이야. (하고, 무릎으로 남자의 배를 치고)
남자 : (비명도 못지를 만큼, 아퍼하면).....
용배 : (다시 남자를 치켜세워 말하는, 죄책감에 두렵지만, 짐짓 모질고, 단호하게) 니 입에서 육천, 내논다는 말나올 때까지
맞을 줄 알어.
하고, 다시 남자를 패는, 용배, 이앙다물고, 눈가 붉어져, 모질게 서너대 사정없이 주먹을 휘두르는데,
그때, 한쪽에서 사람들이 오나 망보던 만득, 와서 용배 말리며, '됐다, 그만해'하고, 팔을 잡는다.
용배, 축쳐져 있는 남자를 바닥에 널부러지게 놔두고, 일어나 담배 한 대 피우는데,
만득, 남자의 멱살을 잡고 '야,야'하며 부르고 있다.
용배, 담배 연기 날리고, 남자와 만득을 내려다보는데,
만득, 두렵게 용배 보며, 목소리까지 떨면서..
만득 : 야, 이 자식, 왜 이러냐.
용배 : (담담하게, 앉아, 축져져 있는 남자(기절한 듯한)의 멱살을 잡고, 뺨 을 톡톡치며) 야, 엄살 피지마.
남자 : (아무런 반응 없는) .......
만득 : (두려운) 이 자식..죽은 거 아냐?
용배 : (그말에 멍하게 만득 보는) ?!
씬47. 미숙의 집 마당.
세오, 화순, 상우, 나오고, 미숙 배웅하는.
안에서는 여전히, 소희와 한방, 남자1의 '술 좀만 더 먹자', '그러자'하는 말소리 들리는.
미숙 : (세오와 화순에게) 오늘 와줘서 고마워.
세오 : (웃으며) 덕분에 저희도 재밋게 놀다가요.
화순 : (웃으며) 첫날밤 잘보내세요.
미숙 : (화순 때리게) 얘가...
상우 : 누나, 들어가요, 가볼게요.
미숙 : (상우 말 못들은 척하고, 세오에게) 니들 먼저 내려가. 상우씨랑 나랑 얘기할게 있어서 그래.
상우 : (미숙 보며, 왜 그런가 싶다)
세오 : 네. (상우에게) 형 먼저 갈게. (하고, 가고)
화순 : 아줌마, 아저씨 월요일에 봐요. (하고, 가고)
미숙 : (세오와 화순에게) 잘 가. (하고, 상우 굳은 얼굴로 빤히 보는) ...
상우 : (왜 그런가 싶은) 왜, 그래, 누나?
미숙 : 옥희 어딧어?
상우 : ?!
미숙 : 정말 옥희랑 안있었어?
상우 : (외면하며, 맘 안좋은) 안 있었어요.
미숙 : 진상우, 인생 그렇게 살지 말어.
상우 : (보면) .....
미숙 : 딴 사람은 몰라도 난 안믿어.
상우 : (맘 불편해, 외면하는) .....
미숙 : 인생 그렇게 멋대로 살다 벼락맞아, 알어? 내가 옥희나 상우씨가 친동생 같았으면 머리채를 죄다 뜯어놨을거야.
어디 할 짓이 없어서, 둘 다 똑같이 철이 없어두 어떻게 그렇게들 없어. 다시 말하는데, 새겨들어, 정신 차리라구.
(하고, 집으로 들어가버리고)
상우 : (답답하게, 가만있다가, 천천히 계단 내려가는)
씬48. 계단.
상우, 서글픈 얼굴로 걸어 내려가다 무심히 바지 주머니에 손넣는데, 손수건 잡히는, 상우, 멈춰서서 그 손수건 보는.
씬49. 시골집, 정류장(가게 앞).
옥희, 평상에 앉아 멍하니, 길가 쪽을 보고 있다.
그때, 버스 오고,
옥희, 혹시나 싶어, 일어나 내리는 사람들 보면,
할머니, 학생 한사람 내려 갈길 가고.
버스 떠나고, 옥희, 다시 앉고.
그때, 가게주인 나와 옥희 보며,
주 인 : 신랑 기다려?
옥희 : (안보고, 어렵게) 네.
주인 : 지금 방금 출발한 차가 막찬데, 혹시 낼 오는 거 아냐. 여기서 기다리지 말고, 집에 가봐, 전화 올지 모르잖어.
(하며, 다시 가게로 들어가고)
옥희 : (다시, 버스 오는 곳 막막하게 보다, 일어나 집 쪽으로 가는, 막막하고, 서글픈, 넋 나간 듯한)
씬50. 시골집, 마당.
상우와 옥희방(문 켜져있는)에서 전화벨소리 들리는,
주인여자, 화장실에서 나오다 그 소리 듣고, '새댁이 없나'하며 방으로 들어가려다, 계속 되는 전화벨에 잠시 머뭇대다
상우와 옥희의 방으로 가서 문 열고, 전화 받는.
주인 : 여보세요?
씬51. 계단.
상우, 계단에 앉아 핸드폰하는.
상우 : (어렵게, 묻는) 어디... 갔어요?
주인 : (E) 신랑 기다린다고, 종일 버스정류장에 나가있는데..못 만났어?
상우 : 버스 정류장이요?
주인 : (E) 신랑이 올 때 되면 어련히 안오겠냐고 그래도, 굳이 마중 간다고 나가선 여적 안왔어.
아이고, 어디 갔는지 몰라도, 새댁 생각 해서 빨리,
상우 : (더 안듣고, 전화 끊고, 막막하고, 맘아픈)
씬52. 시골집방안 + 마당.
주인 : (전화기 들고) 여보세요? 여보세요?
그때, 옥희 마당 들어서는데 주인 전화기 내려놓다가 옥희 보고.
주인 : (전화 끊고) 어디 갔다 이제와, 방금 신랑한테 전화왔는데.
옥희 : ?!
씬53. 상우의 집, 전경, 아침.
영숙 : (E) 오늘 병원 가.
씬54. 상우모의 방안.
상우, 런닝에 바지차림으로 앉아있고, 영숙(평상복차림), 앉아서 보며 말하는.
상우 : (화나고, 속상한) 정말 니 멋대로 애를 지우겠단 얘기야?
영숙 : (가라앉은) 지금까지 니가 니 멋대로 했으면, 이젠 나두, 내멋대로 해도 되는 거 아니야?
상우 : (화나고, 속상한 눈빛으로 보다, 외면하고, 어렵게 말꺼내는) 그러지 마. (영숙 안보며, 속상한) 앞으로..잘할게.
니가 하라는 대로, 군소리 없이, 잔소리 없이, 시키는 대로 ...그렇게 할테니까, 제발 그만해라.
영숙 : (서글픈) 군소리 없이, 잔말 없이, 시키는 대로?
상우 : (화나고, 속상한, 안보고, 조금씩 소리 커지며) 그래, 그래, 그래!
영숙 : 필요없어.
상우 : (보면) ....
영숙 : (서글픈 웃음 작게 짓고) 이혼하기 싫은 사람이 여자랑 줄행랑을 놔.
상우 : (영숙 보며, 속상해 소리치는) 그땐 애가 없었잖아!
영숙 : (서글픈, 차분한) 빈말이라도 애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이라고 말해 주면, 안되니?
상우 : .....
영숙 : (외면하며, 눈가 붉어져, 차분하게 말하는) 그래, 애두 불쌍하지. 그런데, 난, 지금 애 생각할 겨를이 없어.
내가 너무 불쌍하고, 안됐어서, 애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어. (하고, 나가고)
상우 : (막막한, 눈가 붉은, 화나, 두 손으로 얼굴 쓸어 내리고, 한숨 쉬고, 옆에 있는 담배 피우려다 담배가 없자, 담배갑 던지고,
일어나 옷걸이에서 옷 들다가 문득 생각 드는)
영숙 : (E) 너두 나두 젊은데, 굳이 애 때문에 살아야 돼? 애는 다른 여자랑도 얼마든지 가질 수 있어.
상우 : (막막한) .....
인써트 - 회상(여관 씬).
옥희 : (원망스런) 원주 내려가면 우리 살던 집도 있고, 당신 쓰던 면도기, 자전거, 신발들도 있고,
지금 나는 너무 속상하고 아픈데..이게 어떻게 꿈이야. 이게 꿈이면 꼬집어두 때려두 안아퍼야 하는 거 아니예요.
근데 난 (눈물 흘리며, 안울려 애쓰며) 너무 속상하고, 맘이 아퍼. (하고, 서둘러 일어나 나가는)
현실.
상우, 맘아퍼 가만 그대로 굳은 듯 있는.
주인 : (E) 종일 신랑 기다린다고 버스정류장 나가있는데, 못 만났어. 아우, 어디갔는지 모르지만 빨리 와요, 새댁 애태우지 말고.
상우 : (맘아퍼, 눈가 붉은, 잠시 숨 고르다, 뭔가 작심한 얼굴로 앉아, 전화하는, 신호음 가다 떨어지면, 어렵게 말꺼내는)
어, 태석이냐, 나, 상운데, 차 좀 빌리자.
씬55. 상우의 방안.
영숙, 서랍에서 의료보험증 꺼내 착찹하게 보고 있다, 맘 다잡고, 가방에 넣는데,
상우모의 방문 소리나서, 방문 쪽으로 고개 돌리는.
씬56. 거실.
상우, 방에서 나와 신발 신고,
영숙, 방에서 나와 현관 쪽으로 나가는 상우 보는.
상우, 영숙 본척만척 문닫고 나가고.
영숙, 그런 상우 보다, 담담하게 방으로 들어가고.
씬57. 국도, 달리는 상우의 차.
씬58. 상우의 차안.
상우 : (E) 아주머니, 저 건너방 사람인데요, 옥희 보면 말씀 좀 전해주세요, 저 지금 원주 간다고.
상우, 긴장하고 다짐한 얼굴로 속력 내는데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