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기…똘똘한 한 채가 답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의 ‘빚내서 집 사라’는 부동산 정책 기조와 반대로 고강도 규제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을 보면 다주택자에게 자기가 살지 않는 집은 팔거나 임대 사업자로 등록하라는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데요. 정부의 강력한 시그널에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집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똘똘한 한 채 전략이 등장했습니다. 금융과 세제 규제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똘똘한 한 채'만 갖겠다는 심리가 작용한 겁니다.
┃요즘 주택시장 키워드는 '똘똘한 한 채'
요즘 뉴스에서도 똑똑한 한 채에 대해 많이 나오는데요. 살펴볼까요?
“최근 주택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똘똘한 한 채`다. 다주택자에 대한 각종 페널티가 4월부터 시작되는데다 강남 등 주요 지역만 오르고 나머지 지역은 안 오르는 양극화가 만성화하기 때문이다. 지방이나 비인기 지역에 집을 여러 채 가진 사람들은 오를 가능성이 낮아 보이는 집들을 처분하고 그 돈으로 요지에 있는 한 채를 사려 한다.” – 매일경제 기사 내용 中
“고가 주택 한 채를 가진 종합부동산세 납부자가 2년간 4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내야 하는 종부세액도 2년 연속 증가하면서 4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략) 최근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로 투자 가치가 높은 고가의 주택,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늘고 있어 종부세를 내는 1주택자는 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연합뉴스 기사 내용 中
┃실거주•투자수요 모두 집중하는 똘똘한 한 채 뭘까?
이달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제도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최대 70%에 육박하는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은 여러 채를 정리하고 한 채만 남기는 '똘똘한 한 채' 전략을 펴고 있죠. 그런데 똘똘한 한 채에 대한 개념은 과연 뭘까요? 흔히 ‘똘똘한 한 채’라고 하면 어설픈 여러 채의 주택을 소유하기보다는 실거주에 유리하면서 집값 상승 여력이 높은 주택 한 채를 보유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요. 보통 주거 프리미엄을 누리면서 앞으로도 집값이 계속 올라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는 아파트 정도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단기적인 양도차익을 목적으로 가수요자들끼리 자산을 주고받는 행위인 ‘묻지마 투자’식의 투기수요를 걷어내고 실수요에 도움이 되는 투자, 미래가치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동반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똘똘한 집 하면 떠오르는 곳은?
그런 곳이 어디냐고요? 흔히 똘똘한 집 하면 강남3구의 아파트를 떠올립니다. ‘강남 불패’란 말이 있을 정도로 강남 아파트는 '가장 안전한 투자처'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어선데요. 그만큼 가격 상승 기대가 큽니다. 이는 강남3구의 집값 상승세에서도 확인됩니다. 부동산114 REPS 자료를 토대로 올해 1분기 아파트값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강남3구는 8.7% 올랐습니다.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이 2.93%인 것에 비하면 약 3배에 이르는 수치입니다. 4월 들어 강남3구 아파트값도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하지만 타 지역에 비해 하락폭이 적습니다. 준강남이라 불리는 과천은 14.02% 올랐고요. 실수요에 도움이 되기에 매수 문의가 많은 똘똘한 집은 오를 땐 크게 오르고 내릴 땐 적게 떨어진다는 공식을 그대로 보여준 셈입니다.
┃똑똑한 강남 한 채, 그림의 떡
강남 아파트가 왜 똘똘한 한 채 대명사인지 보여주는 대목인데요. 하지만 강남은 전국구 투자수요가 많이 몰릴 뿐 아니라 그 동안 오를 데로 오른 만큼 워낙 가격이 높아 일반적인 수요자들로서는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또한 최근 강남 핀셋 규제정책으로 투입 대비 시세차익도 과거처럼 대박의 꿈을 기대하기도 어려워졌죠. 아무리 똘똘하다 해도 가질 수 없다면 무용지물인데요. 지금은 저평가된, 그러나 미래가치는 충분한 좋은 물건을 선별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똘똘한 한 채 강남에만 있지 않다
똘똘한 한 채를 찾을 때 무조건 강남만 고집할 필요가 없는 이유입니다. 우선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입지에 따라 극심한 차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미분양이 극심한 지역에서도 똘똘한 한 채는 잘 나갑니다. 입주폭탄을 맞은 동탄 2신도시의 고속철도(SRT) 동탄역 인근 아파트와 남동탄 외곽 단지의 시세 차이가 최고 3억 중반대까지 벌어졌다는 게 그 방증입니다. 동탄 2신도시 시세를 리딩하고 있는 시범단지에 속한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2015년 입주) 전용 84㎡는 4월 7억원에 거래됐습니다. 이는 1월 6억~6억5,000만원에 거래되던 것보다 5,000만원 더 오른 가격입니다. 하지만 남동탄인 장지동에 위치한 아파트의 전용 84㎡는 대게 3억 중후반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방도 '똘똘한 한 채'는 잘나가네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용인시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11월 용인시 기흥역세권에 입주한 ‘기흥역 롯데캐슬 레이시티’의 전용 84㎡는 지난 3월 4억7,5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3억6,000~ 4억1,000만원이던 분양가에 비해 약 6,000만~1억원 이상 오른 셈입니다. 지방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대우건설이 지난 3월 강원도 춘천시 온의동 일대에 분양한 ‘춘천 센트럴타워 푸르지오’는 강원도 내 최고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27.03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했습니다. 대우건설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똘똘한 한 채'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지역 내에서도 교통이 편리하고 편의시설, 학군 등 입지가 좋은 곳의 신규 단지의 경우 망설이지 않고 수요자들이 청약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그 동안 입지만 좋다면 집값이 계속 올랐던 학습효과에 따른 기대감에 인한 것으로 앞으로 지역 내 양극화 현상은 더욱더 뚜렷해질 것입니다.”
┃똘똘한 한 채 찾는 방법은?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건 안 좋은 시장환경에서도 투자의 기본 원칙만 잘 지키면 얼마든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럼 똘똘한 한 채를 어떻게 찾을까요? 기본적으로 지역(입지)이나 경제 여력, 선호도(대단지, 브랜드, 개발호재) 등 상황에 따라 다른데요. ‘아파트 투자의 철칙 중 무조건 그 지역 ‘블루칩’을 사라’는 말처럼 서울 이외의 수도권이나 지방 대도시권의 랜드마크 아파트와 교통요지에 위치한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가 블루칩으로 평가됩니다. 양호한 생활인프라에 뛰어난 상품력이 더해져 그 미래가치는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서죠. 대우건설이 내달 수원 장안구 정자동에 분양하는 ‘화서역 파크 푸르지오’처럼 말입니다. 이 단지는 주거와 상업, 문화 등이 연계 개발되는 대규모 주거상업복합단지로 조성됩니다. 화서역세권 입지에 단지를 둘러싼 도시공원 옆 업무상업복합용지에 대형 상업시설이 예정되어 있으며, 지역부동산에 정통한 소식통에 의하면 스타필드가 들어온다는 애기가 있습니다. 또한 단지 앞 도보통학 가능한 초∙중∙고가 있고 정자동 학원가와 인접하고 있어 실거주와 투자가치 모두를 지닌 똘똘한 한 채의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같은 달 현대엔지니어링이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선보이는 ‘힐스테이트 범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성구청역 초역세권 단지로 뛰어난 교통 환경과 수성구 최고의 명문 학군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롯데건설이 청량리 4구역을 재개발하는 청량리 역세권 입지의 초고층 주거복합단지 ‘청량리 롯데캐슬’도 주목할 만 합니다.
┃비싸도 블루칩 아파트를 노려야 하는 이유
한 지역의 블루칩 아파트, 즉 똘똘한 한 채는 오를 때 많이 오르고 떨어질 때 잘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안전합니다. 또한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기 때문에 환금성이 높은데요. 하지만 똘똘한 한 채는 ‘비싸다’는 흠이 있습니다.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통상 지역 내 최고 분양가를 나오는 경우가 많고 높은 분양가에도 지역 내 최고 시세를 자랑하죠. 집값이 비싸면 수요가 없는 거 아닌가 싶지만 꼭 그렇지 않습니다. 비싸야 잘 팔리는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 때문인데요. 오히려 요즘 같은 부동산 양극화 시기에 지역 내에서 입지와 모든 요소를 갖춘 단지, 즉 실수요 유무에 따른 미래가치를 품은 똘똘한 아파트를 눈여겨봐야 하고 잡아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