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추위가 엄청났습니다. 매일 기온이 최저치를 경신하고, 바람까지 불어 체감 온도는 훨씬 낮았습니다. 오죽 했으면 바다까지 언 곳이 있었겠습니까? 보일러가 얼어붙고, 수도관이 터지고... 중앙난방식인 지인 집 보일러가 얼었는데 지금은 대책이 없어 봄이 되어 녹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도 들려왔습니다. 앞으로 두어 달, 몰아닥칠 한파를 어찌 견디려는지, 걱정입니다. 그래도 남의 일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추위가 조금 눅은 오늘 아침 온수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찬물은 나오는데, 보일러도 잘 돌아가는데 유독 온수만 나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추위가 지속된 날에도 괜찮았는데 정작 날이 풀리기 시작하며 이렇게 되는 것도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보일러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는데 많은 이들이 접속하는지, 접속이 되었다, 안 되었다 느려 터졌습니다. 서비스센터에 전화해 보았는데 대기자가 엄청났습니다. 겨우 접속된 홈페이지의 긴급 대응방법 동영상을 보니 온수관이 얼었을 때 생기는 현상이며, 히터나 드라이기로 뜨거운 바람을 불어주라고 방법을 알려주더군요. 그런데 정작 보일러 관을 보니 네 개인데 가스관은 알겠지만 온수관은 어느 것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안 되겠다 싶어 지역 대리점에 전화를 했더니 같은 보일러라도 설치 환경에 따라 배관 위치가 다르다며 현재 서비스 기사가 없으니 설비업체에 연락하여 해동을 시키라는 것이었습니다. 막막했습니다. 아내는 당장 씻는 게 급하니 목욕탕에 가자고 했습니다. 목욕탕 가면 씻는 것은 해결되겠지만 온수는 언제 나올지 기약할 수 없으니 내가 한 번 해보자 싶어 다시 보일러실에 가서 차근차근 살펴보니 온수관이 어느 것인지 감이 왔습니다. 다른 관들은 분기됨이 없이 하나로 뻗었는데 두 개의 관은 네 개로 분기되는데 하나는 네 개 관 각각에 노즐이 달려있고 다른 하나는 노즐 없이 4개의 관으로 분기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노즐 없는 것이 온수관이라는 확신이 왔습니다. 그래서 보온호스를 빼고 드라이기로 열심히 녹였더니 드디어 온수가 나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날아갈 듯 했습니다. 제 혼자 힘으로 해결했다는 즐거움이 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내가 세탁기를 돌리려는데 물 공급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미 온수관이 얼었던 것을 보았기에 이 또한 배관이 얼어붙은 것이라 생각하고 조치를 시작했습니다. 보일러와 세탁기가 있는 공간이 좁아 작업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물 공급 호스를 빼니 세탁기 쪽 입수구에 얼음이 얼어 있었습니다. 배관 끝도 마찬가지... 드라이기로 녹이고, 뜨거운 물을 부으니 해결되었습니다. 두 가지 조치를 마무리하는 데까지 2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처음엔 막막했지만 방법을 찾아 해결하고 보니 그 기쁨이 적지 않았습니다. 비좁은 공간에서 작업을 하느라 온몸의 근육이 뒤틀렸지만 내 손으로 해결했다는 즐거움이, 성취감이 컸습니다.
두 가지 조치를 하면서 제품 기본 지식과 응급조치 방법을 확인하고자 제품사용설명서를 찾아보니 없었습니다. 당연히 있었겠지만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에 소홀히 하다가 잃어버린 거겠지요. 보일러 설치할 때 기본적인 내용들은 확인하고 배관에 최소한 이름표라도 붙여 두었으면 훨씬 빨리 조치할 수 있었겠지요. 이번 일을 계기로 기본에 충실하고 준비를 철저히 해두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다시 한 번 마음먹었습니다. 두 가지 건을 해결하느라 힘은 들었지만 재미있었습니다. 보람이 컸습니다. 이번 추위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분들, 서비스가 일시에 몰려 지원받기가 쉽지 않은 만큼 직접 해결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가족들에게 어깨에 힘줄 수 있습니다. 성취감도 생깁니다. 자신감도 커집니다.
그리고, 며칠의 강추위에도 괜찮던 온수관이 날이 조금 풀렸는데도 왜 얼어붙었을까, 원인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리적으로 풀 수 있는 부분이 있더군요. 며칠간의 추위로 임계치까지 가 있었는데 약한 추위라도 더해지니 얼지 않는 경계를 넘어선 겁니다. 인생사도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노력에 조금만 보태면 성공하는데 그 전에 지쳐서 포기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임계치가 어느 만큼인지 안다면 힘들더라도 노력을 하겠지만 그 지점이 어딘지 모르니 중도에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게지요. 그래도 성공하려면, 목표에 도달하려면 ‘조금만 더’를 외치며 가일층 노력을 해야 될 것입니다.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모셔온 글)==========================
하찮은 것을 최상의 것으로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생각을 먼저하고 행동을
나중에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언제나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이 어렵습니다.
오늘 하루 동안만 친절하고
즐겁고 동정적이고 관심을 가져주고
이해하는 삶을 살도록 하세요.
최선을 다하는 겁니다.
무슨 일을 잘하지 못한다고
사람들을 나무라지 마세요.
어리석은 일을 저지른 사람이 있다면
용서하고 금방 잊어버리는 겁니다.
그래봐야 오늘 하루뿐인걸요.
누가 알아요.
그러다가 아주 좋은 날이 될지..
가급적 약속을 하지 말되,
일단 약속을 했다면 성실하게 지키세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말이죠.
당신을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당신이 그들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믿게 하세요.
즐거워하세요.
당신이 하찮은 일로
아파하고 실망함으로써...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우울해지지 않도록 하세요.
이 세상에
마음의 짐을 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을
잊지마세요
다른 사람의 기분을 존중하세요.
최선을 다하고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게 얻어지는 성공이
더욱 달콤한 법이죠.
지금 보다 행복한 순간은 없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쓸모 없는 날은
웃지 않는 날입니다.
믿음의 양에 따라 그만큼 젊어지고,
의심의 양에 따라 그만큼 늙어갑니다.
자신감의 양에 따라 그만큼 젊어지고,
두려움의 양에 따라 그만큼 늙어갑니다.
희망의 양에 따라 그만큼 젊어지고,
낙망의 양에 따라 그만큼 늙어갑니다.
항상 새롭게 항상 즐겁게
삶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법정스님
첫댓글 강한 한파로 일반주택에 사는 친구가 수돗물이 안나온다고 카톡에 올렸기에 전기열선을 구입해서 수도관에 감아보라고
알려줬는데 해결이 됐는지 궁금합니다.히터를 켜놓고 해도 물이 안나온다고 걱정을 하던걸요.
회장님 오랜만입니다. 일반 주택은 아무래도 한파 대비가 더 어려울 테지요. 그래도 친구분께서 바로 해결하셨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