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모교가 16강에 올랐다길래, 폭염 속 모르는 길을 물어물어 강서구 신정야구장에 가서
물금고와의 16강 경기를 보다 마산고가 4회초가지 11-1로 앞서는 걸 보고는 승부는
이미 결정된 것으로 보고 경기장을 나왔다. 그런데 더위에 지친 몸으로 집으로 와 좀 전에
경기내용을 보니 이럴 수가, 13-12 물금고가 1점 차 앞서는 것으로 뒤집혀지고 있었다.
아무리 승부는 9회말 경기 끝나기까지는 누구도 모른다는 고교야구라지만 정말 이럴 수가 있는 것일까.
1루석 마산고 관람석에 앉아 게임을 보고있을 때, 마산서 올라온 선수들의 어머니들은
마산고가 3회 대량 스코어로 앞서 나가자 신바람들이 났다.
그러면서 콜드게임으로 경기는 5회에 끝날 것이라고들 자신하는 말들이 난무했다.
나 또한 그 말들을 들으며, 콜드게임 여부와 관계없이 이 경기는 이긴 것이라고 생각해서 나왔는데,
이렇게 뒤집혀질 줄은 정말이지 꿈에도 몰랐다. 그러니 그 어머니들 심경은 과연 어떨까.
정말 살다살다 이런 일도 생기는구나. 24일 8강전도 가려했는데 물거품이 됐다.
이런 징크스, 그러니까 내가 보러가는 경기는 어떤 것이든 내가 미는 팀이 진다는
그 징크스가 이번에도 그 위세를 발한 것으로, 결국 나는 그 징크스 앞에 무릎을 꿇어야하는 것인가.
아무튼 씁쓸하고 눅진하고 게다가 무진 덥고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