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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백서에 나타난 「구조 조정」 용어의 검토(1981-1995)* 김 대 래**
Ⅰ. 문제의 제기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전반에 이르는 시기는 80년대 중반 이후의 호황 기에 이은 또 한 차례의 침체기로 불린다. 경제성장률에서의 현저한 후퇴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국제수지의 적자로의 반전으로 대표되는 국제경쟁력의 저하로 성장의 원동력이 상당히 훼손된 시기로 이해되기 때문이
다.1) 그리하여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에 이르는 시기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들이 기울여져 왔다. 97년 외환위기 이후 현재의 경제 상황까지를 고려할 때 80년대 후반 이래의 경기 침체는 적어도 세 가지 관점에서 특별히 주목될 필요가 있다. 우선 기존의 연구들이 관심을 많이 기울였던 것으로서 왜 80년대 후반 이후 한국경제는 위기를 겪게 되는가?2) 또 침체 극복의 방안으로 제시되어 온 여러 수단들은 이전의 경제 위기 때와는 어떻게 다른가? 나아가 80년대 후반 이래의 위기에 대한 대응은 90년대 후반의 경제위기와 어떤 관련을 갖고 있는가 하는 점들이다. 이런 문제 의식을 염두에 둘 때 세 가지 질문의 근저에 놓여있는 공통적인 문제로서 「구조 조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3) 이것은 무엇보다 80년대 후반 이래의 침체를 극복하려는 정부 및 민간 차원에서의 다양한 노력들을 구조 조정이란 용어로 지칭했다는 점에서 잘 나타난다. 또 뒤에서 언급하듯이 80년대 후반이래 널리 사용되어 온 구조 조정이란 말속에는 이전의 위기 극복 수단들과는 차이가 있다는 의미 또한 강력히 내포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90년대 후반의 위기에 대한 대책으로 비록 80년대와는 의미가 다르긴 하지만 역시 구조 조정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80년대 후반 이래의 구조 조정의 성과가 직접적이진 않다 하더라도 90년대 후반의 위기와 상당한 관련을 갖고 있다는 인식들이 나타나고 있다.4) 이런 점을 감안할 때 80년대 이후 한국 경제를 이해하는 중요한 전제는 그 시기 한국 경제의 흐름을 압축하고 있었던 구조 조정을 우선 명확히 하는 것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러나 「구조 조정」이란 말의 광범한 사용에도 불구하고 구조 조정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칭하는 것인지는 그리 분명하지 않았다. 또한 구조 조정이 무엇을 포괄하는 것이었는가를 파악하려는 시도도 별로 이루어지지 않았다.5) 본고는 이런 점을 염두에 두면서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무엇을 지칭하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았던 구조 조정의 문제를 다루려 하였다. 이러한 분석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먼저 구조 조정에 대한 엄격한 용어 정의를 하고 그 정의에 따라 구조 조정의 진전과 성과를 분석하는 것이다. 비록 명확한 용어 정의를 결여하고는 있었지만 대부분의 연구는 암묵적으로 이런 방법에 근거하여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또 하나는 구체적 현실에서 구조 조정이라는 용어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사용되는가를 시간의 추이를 따라 검토하는 것이다. 본고에서는 후자의 방법을 취하였다. 우선 구조 조정을 개념적으로 미리 정의하는 것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뒤에서 보듯이 구조 조정이란 용어가 담아 온 내용들이 미리 주어졌다기 보다는 시간과 상황의 전개에 따라 형성되는 길을 밟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구조 조정이란 용어가 어떻게 나타나고 그 속에 어떤 내용을 포괄하게 되었는가를 시간의 흐름을 따라 정리하고 그 속에서 구조 조정이 무엇을 의미하였는가를 살펴보려 한다. 여러 자료가 유용한 검토의 대상이 될 수 있겠지만 본고는 경제 정책의 주무 부처였던 경제기획원이 매년 그 전해의 경제적 성과와 그 해의 정책적 과제를 정리해서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대표적인 책자인 「경제백서」에 한정하였다. 그것은 무엇보다 당시 정책을 담당했던 사람들이 구조 조정을 어떻게 보았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자료라 생각되어서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정책 담당자들이 사용한 구조 조정이란 용어의 추이 속에서 구조 조정의 본질과 그 속에서 읽을 수 있는 사회 경제적 의미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분석은 구조 조정에 대한 엄밀한 정의를 회피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측면을 갖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구조 조정에 대한 개념 정의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반대로 현실 속에서 구조 조정의 본질을 추출해 가는 것이 연구의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그 과정에서 구조 조정의 본질을 명확히 하고 나아가 그 속에 내포된 주요한 사회 경제적 의미를 밝힐 수 있다면 이는 앞으로의 연구에도 중요한 기여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Ⅱ. 「구조 조정」 용어에 대한 인식의 변화 본 장에서는 구조 조정이 특히 경제 정책의 당국자들에 의해 어떻게 인식되어 왔으며 또 어떤 과정을 거쳐 확실한 용어로 자리잡게 되는가를 검토하고자 한다. 1. 80년대 전반기(81-85) 80년대 전반기를 다룬 경제백서에서는 아직 구조 조정이라는 용어가 등장하지 않는다.6) 81년의 경제 상황을 개관한 82년 판 백서는 성장 잠재력의 배양과 관련하여 산업 구조개선 정책이 지속되었다고 쓰고 있는데 이 속에서 산업 지원법의 제정 배경이 설명되고 있다. 그러면서 종래의 산업 지원 정책과의 차별을 강조하고 있다. 즉 종래의 산업 지원 정책은 산업간의 차별적 지원과 가시적인 시설 투자에 집중함으로써 제한된 가용 투자 재원의 극대화를 지향하였지만 그 결과 산업간의 불균형과 인력 및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가 소홀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7) 따라서 새로운 산업 지원 정책은 지원 대상을 특정 산업 중심에서 일반화시키고 기술과 인력 개발에 관한 투자도 설비 투자와 꼭 같은 혜택을 받도록 하도록 했다. 아울러 새로운 산업 지원 제도로 민간 투자를 촉진하며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강화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83년 판 백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우선 82년의 경제 운용 방향을 6가지로 요약하면서 그 속에서 기업의 체질 개선과 산업합리화를 제시하고 있다.8) 또한 경쟁 촉진을 위한 제도 개선이란 章에서 산업 지원 세제의 개편과 외국인 투자 및 기술 도입 제도의 개선이 있었음이 서술되고 있다.9) 또 부문별 실적을 설명하면서 82년부터 91년까지 중소기업의 육성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수립된 「중소기업 진흥 장기 계획」에 대한 설명이 상세하게 제시되고 있다.10)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도 다른 연도와 다르지 않다. 83년도의 경제를 개관한 84년 판 經濟白書에는 후일 구조 조정으로 불린 정책 과제들을 염두에 둘 때 상당히 진전된 인식이 보인다. 83년의 정책 과제 속에는 국제 경쟁력의 강화와 저생산성 부문의 능률 제고가 들어 있고 이를 위해 기술개발, 부품 산업의 육성, 에너지 이용의 합리화 그리고 중소기업의 육성, 농업 부문의 발전이 각각 정책 과제로서 제시되고 있다.11) 아울러 경제 운용 방식에서의 개선을 주요한 정책 과제로 제시하고 있는데 공정 거래 제도의 시행, 대외 개방의 확대, 산업 지원 제도의 개선 및 금융 자율화 등이 열거되고 있다. 이는 그간의 지나친 정부 주도가 기업의 자율성을 저해하여 경쟁력을 약화시켰다는 인식 아래 기업이 자유롭고 창의적인 기업 활동을 하는 것은 물론 그에 대한 책임도 기업이 지도록 하는 민간 주도의 경제 운용을 지향하도록 하기 위한 수단들이다. 84년 판 경제백서에서 보다 주목되는 것은 전체 8章으로 구성되어 있는 한 장이 「산업의 경쟁력」이라는 이름으로 독립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간의 우리 나라 산업 정책이 정부의 과보호와 특정 산업에 대한 지원 편중으로 인해 비효율이 초래되었다는 평가를 전제로 약화된 민간 기업의 체질 강화를 위해 산업 정책의 기본 방향을 경쟁 촉진적 산업 구조로의 개편에 두고 이를 위해 대내외 개방을 촉진하여 시장 경쟁 원리를 회복하는데 주력하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12) 금융 조세 지원 체계의 개편, 금융 자율화, 공정 거래 질서의 확립 및 수입자유화의 확대 등의 정책은 바로 경쟁 촉진적 산업 구조로 가기 위한 수단들이다. 이처럼 시장 기능에 대한 강조와 함께 중소기업의 발전과 기술 개발이 경쟁력 제고에 필수적인 과제로 또한 설정되고 있다. 특히 경쟁 촉진 산업 구조로의 개편 수단의 하나인 산업 지원 제도의 손질을 설명하면서 구조 조정이라는 용어를 지나가는 길에서나마 처음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13) 84년의 경제를 다룬 85년 판 경제백서는 처음으로 제목에서 구조 조정이라는 단어를 명기하고 있다.14) 그러나 구조 조정의 내용에는 공정 거래의 확산, 건전한 금융 산업 발전, 부동산 종합 대책, 산업 지원 제도의 개선, 정부 기능의 재정립 및 지방 경제 활성화 등을 포함하는 폭넓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구조 조정과 별도로 산업 경쟁력의 강화가 84년도 경제 시책의 주요 과제로 나란히 제시되고 있는데 기술개발과 중소기업의 육성은 이 속에 들어가 있다.15) 이어 각 경제의 부문별 성과와 과제를 분석하는 제2부 가운데 3장은 「산업 경쟁력」이라는 제목으로 다루어지고 있는데 여기서는 앞에서 언급한 구조 조정 정책과 산업 경쟁력 강화들이 별도의 설명 없이 그냥 묶어져서 다루어지고 있다. 경쟁 여건이라는 제목 속에서 공정 거래, 금융 자율화, 수입자유화, 산업 지원 제도가 다루어지고 있고 기술 개발과 중소기업이 그 뒤 각각 다루어지고 있다. 구조 조정이라는 소제목이 나타난 것 이외에는 84년 판 경제백서와 산업 경쟁력이라는 장을 설정한 것에서부터 거의 다르지 않다. 85년의 경제적 성과와 86년 경제의 과제를 담고 있는 86년 판 경제백서는 우선 86년 경제의 운용 과제에서 「산업 체질 강화 노력의 본격 착수」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85년을 전기로 유리하게 전개되기 시작한 국제 경제적 환경의 효과를 지속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산업 체질 강화 노력이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16)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기계 부품 및 소재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산업 구조와 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아울러 산업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산업 경쟁력과 기업 활동」이라는 章에서 각 부문별 성과와 과제를 점검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특징적인 것은 산업 구조 조정이라는 표제가 처음으로 독립된 節로서 나타난다는 점이다. 산업 구조에 대한 도입부에서 백서는 산업 구조는 기술 변화, 수요의 변화, 세계 경제 여건의 변화 등에 따라 끊임없이 바뀌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80년 이후 첨단 기술의 가속적인 발전에 따른 세계 분업 구조의 재편 현상에 대해 우리 산업이 어떻게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이미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어 왔다고 밝히고 있다. 즉 산업 구조의 조정 문제는 이전부터 대두되어 왔는데 그것의 구체적 계기는 세계 경제에서의 급속한 기술 변화라는 시각이 나타나 있는 것이다. 이어 이러한 산업 구조 조정의 원활한 조정은 원래 시장 기구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우리 나라 산업의 여건상 국제 분업 구조에서 능동적인 비교 우위를 이룰 수 있도록 시장 기능의 보완 차원에서 최소한의 정부 개입은 필요하다고 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85년과 86년에 걸쳐 산업 구조 조정에 대한 역할의 골격을 갖춰 시행해 오고 있으며 법적으로는 공업 발전 법의 태동과 조세감면 규제법의 보완으로 나타났다고 인식하고 있다. 또 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원으로 산업 체질 강화 자금을 조성한 것도 이의 일환임을 밝히고 있다.17) 이러한 인식 속에서 산업 구조 조정의 내용으로 86년 판 백서는 3가지의 과제를 적고 있다. 첫째는 공업 발전 법의 추진을 통한 산업 합리화의 추진이다. 종래 우리의 산업 지원 체제는 산업의 근간이 되는 산업을 중요 산업으로 선정하여 산업별로 개별 육성법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각종 지원을 함으로써 산업 구조의 고도화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특정 산업별 지원 방식은 우리 산업의 균형적인 발전에 많은 제약 요인이 되어 건실한 산업 구조의 형성을 저해하였다. 그리하여 85년에 기계, 전자, 섬유, 조선, 석유 화학, 철강, 비철금속의 7개 개별 육성법을 통폐합하여 공업 발전법으로 일원화하고 개별 육성법에 내포되어 있던 140여 개의 규제 조항을 14개로 축소한 민간 주도의 경제 체제를 정착시킬 수 있는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하였다.18) 그리고 이러한 공업 발전 법의 시행을 계기로 86년에 일부 산업에 대한 합리화를 추진하였다. 이어 기계류 및 부품 소재 산업의 육성과 부실기업의 정리가 산업 구조 조정의 두 번째와 세 번째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그런데 산업 경쟁력과 기업활동이라는 章안에는 위의 산업 구조 조정과 함께 공정 거래와 수입 자유화를 내용으로 하는 경쟁 여건의 조성, 기술 개발, 중소기업, 에너지 수급이 함께 다루어지고 있어 산업 구조 조정이 산업 경쟁력 강화의 수단으로 이해되고 있지만 기술 개발이나 중소기업 문제 등과는 별개로 취급되고 있다. 2. 80년대 후반기(86-90) 87년 판 경제백서는 산업 구조 조정을 산업 체질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인식하는 모습이 보다 분명히 제시된다는 점에서 특징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제2장의 첫 절은 산업 체질 강화 노력의 본격 착수라는 節로 시작되고 있는데 이 속의 한 부분으로 구조 조정이 들어가 있어 제목의 비중에서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또한 산업 체질 강화 방안의 구체적 내용으로 87년 판 백서는 산업 구조의 원활한 조정 및 부실기업의 정리, 기계 부품 소재 산업의 적극 육성, 중소기업 육성 시책의 강화, 기술 개발 노력의 가속화, 에너지 절약 노력의 지속적 추진의 5가지 과제를 제시하고 있는데 산업 구조 조정은 산업 합리화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 구조 조정이 포괄하는 내용에서도 전년도 보다 축소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19) 88년 판 백서는 기본적으로 87년 판의 흐름을 답습하고 있다. 목차도 완전히 동일한 모습을 취하고 있다. 그리하여 제2장의 1절은 산업 체질 강화 노력의 지속으로 되어 있고 이 속에서 산업 구조 조정의 촉진, 중소기업 육성 시책의 강화, 기계류 및 부품 소재 산업의 적극 육성, 기술 개발 정책의 효율적 추진, 에너지 절약 노력의 지속적 추진 등이 다루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산업 구조 조정이 포함하는 내용은 87년 판에 비해 다소 포괄적이다. 산업 합리화 조치가 주로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구조 조정을 공업 기반 강화라는 보다 넓은 의미로 인식하고 있음이 나타나 있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과 유망 제조업에 대한 설비 투자 등이 일부분이나마 구조 조정안에서 서술되고 있음이 그 예이다. 89년 판 경제백서는 88년의 경제 여건이 이전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사실을 구조 조정과 연결시키고 있다. 경제 여건에서 중요한 2가지 변화는 3低현상의 퇴조와 국내에서의 급격한 임금 인상인데 이를 극복해야 할 필요성에서 구조 조정 과제가 제기되었다고 보고 있다. 즉 원화의 切上과 임금의 인상을 우리 산업이 맞이한 2중고로 이해하고 이의 극복책으로써 구조 조정이 위치 지워 지고 있는 것이다.20) 3저 현상의 퇴조와 임금 인상을 구조 조정과 연관시키는 서술은 89년 판이 처음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구조 조정을 「산업 경쟁력」이라는 제목 안에서 다루던 형식이 없어진 것도 특징으로 지적될 수 있다. 대신 「분야별 주요시책과 과제」라는 章안에서 「구조조정의 촉진과 부문간 지역간 균형발전」이라는 절에서 구조조정이 다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구조 조정은 원칙적으로 시장을 통해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유도하는데 기본적 정책 방향을 두고 있다. 단 중소기업과 같이 능동적인 대응을 하기 어려운 부문에 대해서는 구조 조정 노력을 지원하는 방침임을 밝히고 있다. 그리하여 구조 조정은 중소기업과 석탄 산업의 구조 조정이 그러한 예로 설명되고 있다. 나아가 경제 사회구조 조정 자금의 조성, 규제 완화를 위한 경제 자율화의 추진까지 구조 조정안에 포함되어 서술되고 있다.21) 90년 판 경제백서는 이제까지의 어떤 경제백서보다도 산업 구조 조정에 대한 포괄적인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백서는 산업 여건의 변화를 기술하고 있다. 89년 이후에도 원貨의 절상과 장기화된 노사 분규 및 임금 상승으로 우리 산업의 가격 경쟁력은 약화되었고 계속된 시장 개방으로 대외 경쟁이 가속화됨에 따라 산업 구조 조정의 필요성은 더욱 증대되었다. 더욱이 후발 개도국들의 추격과 선진국의 보호무역 및 기술 장벽은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에 제동을 가해 옴에 따라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한 끊임없는 산업 구조 조정이 요청되었다.22) 이러한 산업 구조 조정은 원칙적으로 시장의 자율적 기능에 의해 민간 주도로 이루어져야 하지만 산업 여건의 변화가 산업간에 미치는 영향이 상이하고 구조적으로 경쟁력이 상실되어 쇠퇴하는 산업이 출현하여 업계의 자율적인 노력만으로는 조정이 곤란한 경우가 있어 정부는 최소한의 개입과 지원을 통해 산업의 부적당한 상태를 보완해 나아갈 것이라고 백서는 쓰고 있다. 그리하여 정부는 크게 네 가지 기준 위에서 구조 조정 정책을 시행할 것임을 제시하고 있다.23) 첫째, 자율적으로 구조 조정을 하도록 자율화 및 개방화 시책을 착실히 추진한다. 둘째, 민간이 기술 개발을 통해 산업 구조 조정을 유도할 수 있도록 재정 및 세제 지원을 강화한다. 셋째, 자유 시장에서 능동적인 대응을 해 나아가기 어려운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을 원활히 하기 위한 지원을 한다. 넷째, 구조적인 불황 산업으로서 그 동안 합리화 업종으로 지정된 산업에 대한 재검토와 새로운 업종의 합리화 지정을 추진한다.24) 91년 판 경제백서는 구조 조정에 대해 2가지 점에서 더욱 진전되었으면서 정리된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처음으로 독립된 章으로 취급되고 있고 산업 구조 조정의 본질이 경쟁력 강화에 있음을 보다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서는 6개의 章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구조 조정은 3장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章의 제목도 「경쟁력 제고와 산업 구조 조정」으로 되어 있다. 경쟁력 강화와 산업 구조 조정이라는 제목 속에는 4개의 큰 정책 과제가 제시되어 있다. 기술 개발과 생산성 향상, 설비 투자 확충, 산업 인력 수급의 원활화, 사회간접자본과 공업 용지 확충이 그것이다.25) 여기서 기술 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과제는 다시 두 가지로 제시되고 있는데 새로운 내용들이 대폭 백서에 올라와 있음이 주목된다. 첫째, 과학 및 산업 기술의 진흥을 위한 방안이다. 여기에는 연구 개발 투자의 확대, 첨단 기술 개발의 촉진, 과학기술 인력의 양성 확대, 기초과학 연구의 진흥, 국제 과학 기술 협력 및 공동 연구 추진, 민간의 기술개발 지원 강화 등의 정책 과제가 포함되어 있다. 다음으로 자동화와 정보화가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 과제로 다루어지고 있는데 자동화 및 정보화가 중요하게 인식되고 또 구조 조정 대책에 포함된 것은 91년 백서가 처음이다. 백서는 자동화 정보화 역시 기능 인력의 감소와 생산성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제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필요 불가결의 요소로 인식하고 있는데 90년 11월 “자동화 정보화를 통한 산업의 구조 고도화 촉진 대책”이 그러한 정책의 구체화로 보고 있다.26) 기술 개발 과제에 이어 설비 투자, 인력 문제, 사회간접자본 확충 문제가 다루어지고 있는데 경쟁력 제고라는 관점에서 매우 넓은 과제들이 구조 조정 테두리 내에서 인식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91년 판 백서의 구조 조정 인식은 사실 이제까지의 백서에서 나타난 인식 가운데 가장 포괄적으로 쓰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 90년대 전반기(91-95) 84년 판 경제백서에서 처음으로 구조 조정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이후 우리 경제의 경쟁력 강화를 포괄하는 의미로 확대되어 왔던 산업 구조 조정 개념은 그러나 92년 판 경제백서에서부터는 적어도 용어에서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어 버린다. 92년 판 경제백서의 경우 이전에 구조 조정이란 이름으로 다루었던 과제들은 “산업 구조의 변화와 산업 정책”이란 章에 들어가 있는데 구조 조정 과제들이 산업 정책의 틀 내로 흡수되고 있음이 주목된다.27) 즉 산업 정책의 틀 속에는 제조업 경쟁력의 강화, 농림 수산업의 구조 혁신, 기업 경쟁력의 제고 등이 포함되어 있어 경쟁력 강화 문제가 산업 정책이라는 보다 넓은 틀 속에 들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산업 구조의 검토에서는 서비스업의 높은 성장과 제조업 성장률의 둔화가 지적되고 있고 여기서 제조업 경쟁력의 약화를 도출하고 있다. 이어 家電, 반도체, 컴퓨터, 자동차, 일반 기계, 철강, 석유 화학, 섬유, 신발의 9개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검토한 후 제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제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이 추진된 배경에 관해 백서는 89년부터 우리 경제는 제조업의 대외 경쟁력이 약화되고 성장 활력도 떨어지는 현상을 보임으로써 제조업 성장은 수출 증가보다도 내수에 의존하는 경향으로 바뀌게 되었으며 전체 경제 성장도 제조업보다는 건설이나 서비스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된 요인에 대해서는 임금의 인상과 인력이 비제조업 부문으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기술 개발로 극복해야 할 것으로 백서는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민간 기업의 기술 개발 투자는 미흡하였고 공공 연구 개발도 산업계의 애로를 타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경제력 약화 요인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투자 구조를 생산적인 설비 투자와 수출 능력을 배양하는 방향으로 개선되도록 유도하면서 정부가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자금 흐름을 개선하는데 보다 체계적이고 실천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28) 제조업 경쟁력의 강화와 함께 농림수산업의 구조혁신과 기업의 경쟁력 제고 또한 산업 정책의 한 부문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는 대기업의 경영 혁신 과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관계 정립, 경쟁 제한적인 정부 규제 완화, 경제력 집중 억제 정책의 추진이 제시되어 있다. 대기업의 경영 혁신 과제가 제기된 데에는 당면하고 있는 우리 산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 경영 및 산업 조직의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전제되고 있다.29) 즉 1세대 개발 과정이 지난 성숙 단계에 와서는 기업 경영과 산업 조직을 효율화하고 내실화 해 가는 것이 치열한 국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바탕이 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과다한 소유 집중의 분산을 촉진해 나가면서 창의와 경쟁력 제고를 위하여 기업의 전문 독립 경영 체제 확립을 유도해 나가고 한계 기업이 원활히 퇴출되고 기업의 생성과 소멸이 역동적으로 이루어져 경쟁력 있는 기업의 창출이 촉진되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경쟁 제한적인 정부 규제 완화도 근본 목적은 위축된 기업 의욕의 진작에 있다. 기업 활동에 제약을 주는 각종 경제 행정 규제를 완화하려는 시책이다. 또 대기업 집단에 의한 경제력 집중이 재무 구조의 취약, 국제 경쟁력의 약화 그리고 중소기업의 위축과 경제 구조의 독과점화를 가져온다고 보아 이를 완화하는 정책을 적극 실시하기로 하였다. 대기업의 경영 혁신, 정부 규제의 완화, 경제력 집중의 억제 등이 기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이해되고 있음이 92년 판 백서의 특징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93년 판 경제백서는 기본적으로는 92년 판 경제백서와 거의 같은 인식을 보여주고 있지만 산업 정책을 독립된 章이 아니라 “調整과정에 있는 한국 경제”라는 章속에서 하나의 節로 다루고 있다. “산업 구조 변화와 산업 정책”이란 節 제목 자체는 92년 판 백서의 章제목과 완전히 똑 같다. 그리고 이 속에서 백서는 제조업 경쟁력의 강화, 중소기업 육성, 농림 수산업의 구조 개선 기반 마련을 다루고 있는데 그 내용도 92년 판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92년 판 백서에서 기업 경쟁력 제고라는 절 속에서 다루어졌던 경제력 집중 문제와 경쟁 촉진 정책은 산업 조직의 효율화와 경쟁 정책이라는 별도의 절에서 다루어지고 있다.30) 92년 판과 93년 판에서 그 나름대로의 일관성을 보여주었던 산업 정책에 대한 인식은 94년 판에서 다시 변화를 보인다. 앞의 백서에서 구조 조정이나 산업 정책의 이름 속에 들어 있던 내용들이 94년 판에서는 성장 잠재력 강화라는 章속으로 모두 흡수된다. 기술 개발 및 정보화 촉진, 사회간접자본 시설의 확충, 중소기업 육성, 노사 관계의 정립 및 인력 개발의 강화, 농어촌 구조 조정 촉진, 공정 경쟁 질서의 정착과 같은 과제가 모두 성장 잠재력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31) 95년 판 백서는 기본적으로 94년 판과 유사하다. 성장 잠재력이란 장의 제목이 국가 경쟁력의 강화라는 章으로 바뀌어 있고 그 안에서 산업 구조 변화와 산업 경쟁력 강화, 중소기업의 경쟁 기반 확충, 농․어업 경쟁력 강화, 기술 개발 및 정보화 촉진, 인력 개발의 촉진, 사회간접자본 시절의 확충, 경제 행정 규제 완화의 지속적 추진, 공정 경쟁질서의 정착 그리고 공기업 민영화의 추진이 서술되고 있다. 96년 백서도 기본적 체제는 유사하다. 제4장의 제목이 세계화 추진을 위한 경쟁력 강화로 바뀌어 있는데 그 속에서 공공 부문의 생산성 제고, 인력 개발의 촉진, 기술 개발의 촉진, 국가 사회의 정보화 촉진, 자본재 산업의 육성, 중소기업의 구조 조정 지원, 사회 간접 시설의 확충 그리고 농․어업의 경쟁력 강화가 들어가 있다. 중소기업을 다루면서 구조 조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과 시기에 따른 정책 과제의 선정이 달라진 것을 제외하면 94년 및 95년 백서와 기본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 4. 「제7차 경제 사회 발전 계획」(92-96)과 「신 경제5개년 계획」(93-97) 90년대 전반기 백서 서술의 이러한 기조는 「경제 사회 발전 계획」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제7차 경제 사회 발전 5개년 계획(92-96)」32)은 산업의 경쟁력 강화, 사회적 형평 제고와 균형 발전 그리고 국제화 자율화의 추진과 통일 기반 조성을 3대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교육 및 인력 양성 제도의 개편, 기술 혁신과 정보화의 촉진, 사회 간접 시설의 확충 및 수송 체계의 효율화 그리고 기업 경영 및 산업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관련 제도의 개선과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시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쓰고 있다. 한편 김영삼 정부는 제7차 경제 사회 발전 계획과 별도로 1993년부터 97년까지 「신 경제 5개년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였다. 이 두 계획은 많은 면에서 공통된 정책 과제를 제시하고 있지만 차이도 적지 않다.33) 신 경제 5개년 계획은 경제 시책의 중점 과제로서 성장 잠재력의 강화, 국제 시장 기반의 확충 그리고 국민 생활 여건의 개선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성장 잠재력 안에서 산업 구조 조정의 촉진, 기술개발의 촉진, 사회간접자본의 확충, 에너지 및 자원의 효율적 이용, 경제 사회의 정보화 촉진, 국토의 효율적 이용, 인력 개발의 강화, 노사 관계의 정립, 물류 조직의 효율적 발전, 공정 거래 질서의 정착,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농어촌 사회의 개발과 지역 균형 발전의 촉진을 제시하고 있다.34)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성장 잠재력의 節안에서 산업 구조 조정의 촉진이 다루어지고 있는데 그것의 내용이다.35) 여기에는 새로운 산업 정책의 전개와 기업 경영 구조의 혁신이 들어 있다. 우선 새로운 산업 정책의 전개와 관련하여 신 경제 5개년 계획은 기본 방향으로서 네 가지 방침을 제시하고 있다.36) 이러한 기본 방향을 전제로 새로운 산업 정책의 전개와 주요 업종별 발전 전략을 세우고 기업 경영 구조를 혁신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새로운 산업 정책의 전개에서는 선진국형 산업 구조로의 전환, 산업의 기술 및 지식 집약화 그리고 산업 경쟁 여건의 개선이라는 3대 과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선진국형 산업 구조로의 전환에서는 첨단 기술 산업과 자본재 산업의 발전, 기존 산업의 고도화, 환경 친화적 산업 구조의 구축이라는 구조 조정의 과제를 안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의 기술 및 지식 집약화를 위해 5가지의 정책을 추진한다. 무엇보다 산업 현장 기술을 혁신하여 기술의 자립 기반을 구축하는데 정책의 최우선을 두고 정부의 산업 기술 개발 지원은 기업의 수요가 있는 중단기 과제를 중심으로 개발하는데 초점을 둔다. 또한 우수한 산업 인력 양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며 산업의 정보화에도 중점을 둔다. 아울러 지식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고 지식 거래 관행을 정착시켜 나가며 기술 혁신과 품질의 신뢰성 제고를 뒷받침하기 위한 기반을 강화해 나아간다. 산업의 경쟁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시장 경제 체제를 보강하고 산업 조직을 효율화하는데 중점을 둔다. 시장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앞으로 각종 시장 진입 제한 조치를 철폐하고 한계 기업의 퇴출을 원활히 하도록 하며 대규모 기업 집단의 업종 전문화와 세계 일류 기업화를 촉진한다. 이를 위해 비관련 업종에 지나치게 다각화되어 분산되어 있는 재원을 소수의 주력 업종으로 집중할 수 있도록 업종을 전문화하고 주력 기업을 대형화 할 수 있도록 업계와 정부가 협력해 나아간다. 주요 업종별로 발전 전략을 개괄하고 있는데 정부는 우선 각 산업별 특성을 감안하여 전자, 자동차 등 가공 조립 산업은 부품 소재 산업의 발전을 바탕으로 모델의 고유화, 시스템화를 지향하여 성장 주도 산업으로 육성하고, 철강, 화학 등 소재 산업은 공정의 효율화 및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시스템화를 통하여 안정 성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섬유, 신발 등 경공업은 구조 조정 노력과 함께 패션화, 고급화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며 항공, 정보, 통신 기기, 자동화 기기 등 잠재 성장산업 분야는 기술 개발 및 선진국과의 기술 제휴, 생산 기반의 확충을 통하여 향후의 성장 주도 산업으로 이행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한다. 기업 경영과 산업 조직을 효율화하기 위한 제도적 환경과 여건 조성을 위해서는 세 가지의 과제가 제시되고 있다. 기업의 소유 분산의 촉진과 재무 구조의 개선 그리고 기업 경영의 투명성 제고다.37) Ⅲ. 백서 서술의 특질과 시사 이상에서 검토한 내용을 요약하면서 서술의 특질과 그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시사를 도출해 보기로 한다. 1. 백서 서술의 요약 앞장에서 검토한 구조 조정 용어의 사용 범위와 용어 속에 담겨있는 내용들은 표에 요약되어 있다. 구조 조정이란 용어가 처음 백서에 등장하는 것은 84년 판 경제백서다. 그러나 이 때의 구조 조정이란 용어는 아직 별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85년 판 백서에서부터는 최소한 項 이상의 제목으로 구조 조정이란 말이 나온다. 그러나 85년 판에서는 무엇을 지칭하려고 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 구조 조정 정책과 경쟁력 강화 정책을 병행하여 서술하는 것이 그 예다. 86년 판에는 節의 제목으로 나온다. 산업 합리화와 기계류, 부품 소재 산업의 육성 그리고 부실기업의 정리를 구조 조정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87년과 88년 판은 항으로 다루고 있는데 산업 합리화의 문제로 좁게 다루고 있다. 89년 백서에서는 구조 조정의 문제를 3저 현상의 퇴조와 급격한 임금 인상으로 야기된 경쟁력 약화를 극복하는 수단으로 인식하면서 구조 조정의 문제를 산업 합리화에서 조금 더 넓게 이해하려고 하였다. 90년 백서에서는 산업구조 조정이 節로 나오면서 매우 폭 넓은 경제 과제들을 구조 조정에서 다루고 있다. 원화 절상, 임금 상승, 노사 분규에 더하여 시장 개방과 후발국들의 추격, 선진국의 보호 무역 및 기술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서 산업 구조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제 자율화와 개방화, 기술 개발, 중소기업 구조 조정, 산업 합리화 등을 구조 조정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91년 백서는 구조 조정에 관한 서술 중 가장 포괄적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구조 조정이 章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산업 구조 조정의 본질이 경쟁력의 강화에 있음이 분명히 제시되어 있다. 구조 조정의 과제로 기술 개발과 생산성 향상, 설비 투자 확충, 산업 인력 수급의 원활화, 사회간접자본과 공업 용지 확충을 제시하고 있는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들이 총 망라되어 있다. 이후 92년 판 백서부터는 구조 조정이라는 용어가 완전히 사라져 버린다. 이제까지 구조 조정이라는 용어 속에서 다루어져 오던 정책 과제들은 산업 정책이나 성장 잠재력 또는 국가 경쟁력이라는 장에서 다루고 있다. 92년부터 5년간 추진된 제7차 경제 사회 5개년 계획의 서술도 같다. 그런 한편 제7차 계획과 함께 추진되었던 신 경제 5개년 계획에서는 서술을 조금 달리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의 강화라는 절 안에서 산업 구조 조정의 촉진이 하나의 항으로 나타나 있다. 한편 구조 조정과 관련하여 백서는 몇 가지 주요한 인식의 변화를 또한 보여주고 있다. 우선 84년 판 경제백서에서부터 그간의 지나친 정부 주도가 기업의 자율성을 저하시키고 경쟁력을 약화시켰다는 판단아래 민간 주도의 경제 운용으로 갈 것이라는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이후 계속 확대된다. 그리고 91년 판 백서는 자동화와 정보화를 구조조정의 새로운 대안으로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제시하고 있는데 임금의 상승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이라 볼 수 있다. 또한 92년 판 백서에서는 대기업의 경영 혁신 문제를 구조 조정의 주요한 과제로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 경영의 혁신과 효율화의 과제는 신경제 5개년 계획에서도 구조 조정의 주요 과제로 나오고 있다. <표 1> 1980년대 전반기 「구조 조정」 용어의 사용과 포괄 내용
<표 2> 1980년대 후반기 「구조 조정」 용어의 사용과 포괄 내용
<표 3> 1990년대 전반기 구조 조정 용어의 사용과 포괄 내용
<표 4> 제7차 계획과 신경제 계획에서의 구조 조정 용어의 사용과 포괄 내용
2. 백서 서술의 특질과 시사 이상의 요약이 의미하는 바와 그것의 시사에 관해 정리해 보자. 우선 백서를 집필한 정책 당국자들이 구조 조정에 대해 보여주었던 인식은 그리 체계적이지 못했다. 그리고 관료들의 구조 조정에 대한 인식은 미리 어떤 형태로 존재 했다기 보다 시간이 흐르면서 구체화되고 완성되는 형태로 나타났다. 각 연도의 백서가 매년 구조 조정을 거론하면서도 거기에 담은 내용들에 많은 편차가 있었음에서 이는 잘 드러난다. 그리하여 완성된 개념은 90년대 초의 백서에서나 볼 수 있다. 때문에 완성된 의미에 도달하기까지 구조 조정 용어는 사용 범위가 확대되고 포괄하는 내용도 넓어지고 있다. 즉 처음에는 하나의 용어로 등장하다가 마침내 한 章의 제목으로 되고 그 속에서 모든 산업 정책적 내용을 담기에 이르는 그것이다. 그런 점에서 80년대 후반 이래의 구조 조정은 미리 주어진 개념으로 존재 했다기 보다는 당시의 경제적 상황 전개에 대응하여 나타난 역사적 개념이다. 이것은 구조 조정에서 엄밀한 용어 정의를 찾으려는 어떠한 시도나 미리 주어진 구조조정 개념에 따라 이후 전개된 구조 조정 정책의 내용을 평가하려는 시도들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그런데 구조 조정이란 용어가 항 이상의 제목으로 사용되는 것은 80년대 중반 이후이다. 특히 구조 조정은 원화 절상, 임금 상승, 노사 분규, 시장 개방, 후발국들의 추격 그리고 선진국의 기술 장벽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이 발전되어 간다. 결국 91년 백서에서 구조 조정은 산업 체질의 강화와 경쟁력의 강화에 본질이 있는 것으로 정리되기에 이른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80년대 중반이후 나타나기 시작하여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에 정점에 달했던 구조 조정은 경쟁력의 약화와 경기의 침체기에 대응하여 그러한 상황을 극복하려는 탈 불황의 산업 정책에 그 본질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구조 조정이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면서 경제 사회적으로 두 가지 사실이 강조되었다. 우선 이제 더 이상 저임금이나 노동 탄압을 통해서 경쟁력을 회복하는 시대는 지나갔기 때문에 기업이나 산업의 생산성을 높여 경쟁력 약화에 대응하고 침체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80년대에 들어와 지속적으로 강조된 것이 정부 주도 경제에서 민간 주도로의 이행이었다. 특히 공업 발전법의 제정은 이러한 변화의 전기였다. 따라서 80년대 후반의 구조 조정 속에는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의 이행이라는 의미도 많이 담겨 있었다.38) 실제로 경제 규모가 커지고 경제 환경이 달라진 상황에서는 침체 경제의 극복도 이전과 같은 정부의 강력한 개입보다는 기업의 노력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이처럼 80년대 후반 이후의 구조조정은 일정 정도의 임금 상승의 용인과 사적 기업의 노력 및 그것의 유도를 포괄하는 대안적인 축적 위기 극복책이었다고 할 수 있다.39) 즉 80년대 후반에 강조되었던 구조조정은 이전과는 다른 위기 극복책으로서 제시된 것이었다. 셋째, 92년 백서에서부터 구조 조정이라는 용어가 사라지는 것은 매우 의아스러운 일이다. 성장률에서의 회복40)은 있었지만 경쟁력이 회복되었다는 평가는 없었음을 감안할 때 이것은 상당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구조 조정의 필요성이 여전히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용어를 쓰지 않은 점, 더구나 바로 앞의 해에는 모든 산업 정책을 포괄하는 용어로 구조 조정이라는 말이 장의 제목으로 나왔던 점을 생각하면 거기에는 백서를 집필한 경제 관료들의 의식적인 사고가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 의도를 가장 순진하게 해석한다면 산업 정책이라는 말과 사실상 거의 구분이 불가능하게 되어버린 구조 조정 용어를 산업 정책으로 단순히 바꾸어 놓은 것일 뿐이라고 볼 수 있다. 즉 구조 조정이라는 말이 너무 포괄적이어서 산업 정책 일반과 같아져 버렸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구조 조정이란 말을 피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것은 구조 조정이란 용어를 폐기 했다기 보다는 산업 정책의 틀 속으로 옮긴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후 구조 조정이란 말이 백서는 물론 제7차 경제 사회 계획에서도 계속 등장하지 않고 있는 것은 그 이상의 해명을 요한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앞서 언급했듯이 성장률이 다소 회복되면서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전반기에 가졌던 위기의 절박성이 다소 해소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분위기는 결코 밝지 않았다. 백서에서도 지적되었듯이 성장률은 3차 산업의 고성장에 의해 달성되었고 제조업은 여전히 경쟁력의 약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위기감이 해소되었기 때문에 구조 조정 용어를 더 이상 쓰지 않게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 보다는 90년대에 들어와 구조 조정이라는 외침 속에서도 사실상 경기 부양을 위한 팽창 정책이 꾸준히 지속되어 왔음이 이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을 지 모른다. 구조 조정은 원래 긴축을 요구한다. 그런데 이와 상반되는 정책 기조로 선회했다는 것은 의식적으로 구조 조정이라는 말을 피하게 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41) 그럴 경우 90년대 전반기에 들어와 구조 조정 용어가 갑자기 백서에서 사라지는 것은 구조 조정 의지의 후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42) 넷째, 이와 관련하여 눈여겨볼 것은 구조 조정이라는 용어가 사라지는 92년 백서에서부터 기업의 경영 혁신 문제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 기업의 경영 혁신 과제는 신 경제 5개년 계획에서 또한 구조 조정의 대상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때의 구조 조정은 이제까지 사용되어온 「산업」 구조 조정이라기 보다는 「기업」 구조 조정에 가까운 것이다.43) 그렇다면 91년은 산업 구조 조정에서 기업 구조 조정으로 관심이 이동하는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구조 조정 용어를 쓰는 것에 어느 정도 혼란을 가져왔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실이 백서에서 구조 조정이란 용어를 쓰지 않게 되는 것을 합리화시켜 줄 수는 없다. 다섯째, 김영삼 정부의 출범과 함께 추진된 신 경제 5개년 계획에는 경제 사회 5개년 계획과는 달리 축소된 범위이긴 하지만 항의 제목으로 구조 조정이 나온다. 경제 사회 5개년 계획과 전체적인 정책 기조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는 신 경제 5개년 계획에서 축소된 형태이긴 하지만 구조 조정이 다시 나오고 있는 것은 그 의도를 이해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이와 관련하여 주목해 볼 부분은 신 경제의 추진이 당시 집권 정부가 애착을 두고 밀고 간 경제 정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신 경제가 추진된 해인 93년의 상황을 서술한 94년 백서 이외에는 신 경제의 추진에 관한 서술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집권당이 구상한 경제 정책과 경제 관료의 경제 인식에 차이가 있었음을 반영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백서와 신 경제 5개년 계획사이에 보이는 구조 조정에 대한 인식 차이는 정부와 자본 일반 또는 자본 분파들 사이의 이견을 반영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44) 구조 조정은 자본주의 발전 과정에서 언제나 수반되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국가와 자본 일반의 이해 상충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특정한 시기에 특정한 정책으로 구조 조정이 시행될 때 거기에는 국가와 자본 일반 그리고 자본 분파들 사이에 상당한 이해 대립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실제로 김영삼 정부가 추진했던 업종 전문화를 핵심으로 한 新産業 정책은 많은 논란을 겪으면서 추진되다 좌초되고 만다. 따라서 구조 조정의 후퇴에는 이러한 측면에서의 연구도 이루어 질 필요가 있다. 관료들이 서 있는 위치, 김영삼 정부의 성격과 그들의 입장 그리고 이들의 정책 노선 같은 문제가 밝혀질 때 구조 조정은 보다 분명한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Ⅳ. 맺는 말 80년대 후반의 경기 침체에 대응하여 나타났던 구조 조정은 이상의 검토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미리 주어진 어떤 개념으로 존재했다기 보다는 경제적 현실의 변화에 따라 점차 완성되어 가는 개념으로 등장하였다. 그런 점에서 구조 조정은 80년대 중반부터 등장하지만 완전한 정리에 이르는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 구조 조정은 「국내외 여러 조건이 변화되면서 기존의 산업 구조에 입각한 확대 재생산이 한계에 직면할 때 국가와 민간 자본이 경제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것」45)이라는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어 온 개념과 거의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구조 조정이라는 개념이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완성되어 갔음을 상기한다면 구조 조정을 생각할 때 미리 어떤 개념을 정의하고 분석하려는 시도들은 한계를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80년대 후반 이래의 구조 조정 개념은 당시의 침체에 대응하여 나타난 역사적 개념이었다. 이런 역사적 개념으로 존재한 구조 조정은 몇 가지 중요한 사회 경제적인 의미와 시사 또한 담고 있었다. 구조 조정이라는 용어를 침체 극복의 대안으로 제시했을 때 거기에는 이전의 침체 극복 방법과는 다르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구조 조정이라는 말이 널리 사용되면서 그 속에 함축되어 있던 의미는 노동의 탄압에 더 이상 의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가의 과도한 개입 대신 기업의 자율에 맡긴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80년대 후반 이래의 침체 극복은 이전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말함과 동시에 구조 조정에 대한 평가도 정부의 산업 정책 못지 않게 기업 차원에서 전개된 구조 조정에도 충분한 비중을 두고 살펴 볼 것을 요청한다. 뿐만 아니라 이상의 용어의 검토에서는 90년대 전반기로 넘어가면서 구조 조정 의지가 후퇴하고 구조 조정을 둘러싸고 자본 분파 또는 국가와 자본 일반 사이에 상당한 의견 차이와 대립이 있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하였다. 이러한 것에 대해서는 물론 구체적인 분석이 따라야만 한다. 그러나 구조 조정 용어의 검토에서 이러한 사실들이 시사된다는 것은 이후의 연구에 하나의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라 보여진다. 참고문헌 경제기획원, 경제백서 각 연도. 재정경제부, 경제백서 각 연도. 대한민국정부, 제7차 경제 사회 발전 5개년 계획(92-96), 1992.3. 대한민국정부, 신경제 5개년 계획(93-97), 1993.9. 김견, 1980년대 한국 자본주의와 산업 구조 조정, 한국사회경제학회 편, 한국 자본주의의 이해-사회경제 평론 3, 한울, 1991. 김대래, 한국경제와 IMF 이야기, 세종출판사, 1998. 김대래․조준현․최성일, 한․미․일 3각 순환의 약화와 80년대 후반의 침체, 미발표 논문. 김대환, 국제 경제 환경의 변화와 중화학 공업의 전개, “박현채 외, 한국 경제론”, 까치, 1987. 류재헌․이상철, 산업구조 조정의 전개, 한국산업사회연구회 편, 한국경제의 산업구조조정과 노동자계급, 1993, p.34. 박세길, 한국 경제의 위기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한겨레 평론, 1990.2, 이론과 실천. 신태곤, 80년대 후반 이후 산업구조 조정정책에 관한 연구, 경제학 논집, 제6권 제1호, 한국국민경제학회, 1997년 2월. 이경태, 산업구조조정의 이론과 현실, 산업연구원, 1991. 이성형, 국가개입에 관한 한 연구-8.3 조치(1972)를 중심으로-, 서울대 대학원 정치학과 석사학위논문, 1986. 이재우 외, IMF 체제하의 구조 조정 정책의 점검과 과제, 한국경제연구원, 1998. 임휘철, 원화 절상과 산업 구조, 한국사회연구소 편, 동향과 전망 1988년 상반기, 태암. 임휘철․전병유, 산업 구조의 성격과 노동자계급, 한국 사회 연구소, 동향과 전망, 1990년 봄. 정윤형, 유신 체제와 8.3 조치의 성격, “박현채 외, 한국 경제론”, 까치, 1987. 최인철, 1980년대 부실기업 정리 과정에 관한 연구, “한국사회경제학회 편, 한국 자본주의의 이해, 1991”. 한국 사회 연구소, 한국 경제론, 백산서당,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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