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낫게 해주는 사람에게 천만원을 준다고 인터넷에 글을 올린 뒤 댓글로 두 명이 접근을 했다가 자신이 없는지 더 이상 연락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전화를 통해 두 군데에서 연락이 왔다. 한 명은 쪽지로 관심을 표명하는데 구체적인 치료법을 먼저 알려 달라고 답 쪽지를 보냈더니 더 이상 연락이 없고, 또 한 명은 직접 전화를 걸어와 치료를 해보겠다고 한다. 국선도를 수련한 분으로 국선도 도장을 운영했었고 지금은 개인적으로 수련 수업을 하거나 치료를 하는 분이라 하였다. 자신이 있다고 일단 와보라고 권하기에 시간을 내서 해운대 그분의 집을 방문하였다.
만나서 대화를 나눠보니 내가 이미 본적이 있는 무술관련 격파 시범 동영상을 인테넷에 게시하셨던 사범님이다. 지금까지 많은 기치료를 받아보았지만 이분처럼 과학적으로 도담을 나누는 경우는 처음 본다. 아는 것은 안다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 하며 오히려 나에게 묻기까지 한다. 이미 나의 투병수기를 통해 내 실명까지 알고 있었으며 나의 수련기는 국선도 계통에선 일종의 신화같은 존재라고 평을 한다. 사범들 사이에서는 내 몸이 빙의에 의해 수련도중 기이한 현상이 많이 일어나는 것 같다는 의견도 있지만 정확한 상태는 치료를 하면서 구체적으로 알아 나갈 수밖에 없다 한다. 영화배우 김수미처럼 정말 빙의에 의한 질병일 경우에는 치료가 대단히 어려울 수도 있다고 한다. 김수미를 치료한 사범이 자신의 사조님이 된다고 한다.
국선도를 수련했으면 기운에 관계된 능력이 생겨야 수련을 제대로 한 것이라는 부분에서 나와 의견이 일치한다. 청산 사부님의 말씀을 아무리 잘 외우고 숭배해 봐야 능력이 생기지 않으면 뭔가 수련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건강을 위주로 수련한 사람들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 하지만 그분들이 국선도의 고수처럼 행동하며 국선도의 정책을 좌우하는 일은 대단히 걱정스러운 일이라는 데에도 의견이 일치한다. 그분도 한 때 국선도 정풍 운동에 앞장서다 지금은 포기하고 홀로 수련하며 사람들을 돕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고 한다. 일반적인 경우 1회 수련에 100만원 정도는 받는다고 하며 한 번에 10회를 기준으로 하니 내가 제시한 천만원 지불은 그리 큰 금액은 아니라 한다. 도장을 차려 사범을 하던 시절에는 수련에 문외한인 분에게 기운을 집어 넣어 그 자리에서 물구나무를 서게 한 적도 있다며 자신만만해 한다.
그분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마음 속에는 자신이 고수라는 확고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첫번째 치료는 손바닥에 기를 측정하는 종이를 오른 손에 올려 놓고 왼손으로 기를 넣어 기 측정 종이가 더 많이 휘어지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것은 치료라기 보다는 상대에게 기운이 명백히 존재함을 보여주는 증명에 목적이 있었다. 오른 손 위의 종이는 나의 호흡에 따라 진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범이 기운을 전달하자 왼손 바닥이 찌릿 찌릿해지며 나의 기운으로 적당히 휘어져 있던 종이가 더 많이 휘어져 올라갔다. 손 바닥의 열로는 설명할 수 없는 기운이 틀림없이 존재하고 있었다.
두번째는 마음으로 내 몸의 막힌 부분을 기운으로 짚어 주는 치료였는데 정확하게 어떻게 하고 있는 것인지는 치료가 끝난 지금도 명확하지 않다. 내가 말 할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이 아직은 아니다. 그 치료를 목과 양팔, 양 다리, 허리를 통해 실시했는데 치료후 왼 다리와 허리가 부드러워지는 현상이 틀림없이 확인되었다.
마지막 치료는 마음으로 나에게 기운을 전달하는 일반적인 기치료였는데 또 다시 신기한 일은 감고 있던 눈을 뜨면서 기치료가 끝났다는 것이다. 최근에 받은 기치료에서 언제나 일어나는 이상한 현상이다. 나는 모르지만 나의 잠재의식은 치료자들의 기치료가 언제 끝날 것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그럼에도 집으로 돌아온 나는 여전히 무릎에 통증을 느낀다. 전보다 전혀 좋아진 느낌이 없다. 그래서 나는 그분에게 문자를 날려 치료를 그만 받겠다는 의사를 전달하였다. 그랬더니 그분에게 다시 전화가 와서는 자신이 이번에 나를 치료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돈 때문이 아니니 계속 치료를 받아보란다. 상대를 힘들게 하고 치료비도 못주게 되면 부담스러워서 그런다고 하자 자신은 지금 나를 치료하면서 놀고 있는 것이니 마음을 편하게 하라신다. 나의 치료에 자신의 자존심이 걸려 있으니 치료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자신의 수련과도 관계가 있다 한다. 그래서 일단 그분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치료자가 그만하자고 할 때까지 계속 치료를 받기로 하였다.
완치가 되어도 돈을 내기 싫으면 내지 말고 도망가란다. 돈을 받고 안 받고는 자기와 관계있는 일이 아니라 하늘과의 관계라며 평소에 내가 가지고 있던 의견과 똑 같은 말을 한다. 도인은 사람이 무서워서 거짓을 말하지 못하거나 악행을 저지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무서워서 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일을 소홀히 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몹쓸 짓을 하거나 욕설과 저주 등을 퍼붓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절대로 도인이 아니다. 도인은 전쟁을 하면서도 하늘을 생각하기에 일정한 수준을 넘어선 공격을 하지 않는다. 그로 인해 상대에게 세속적 패배를 당할지라도 하늘이 알고 바른 세상으로 인도하여 성스러운 성공을 성취할 것임에 틀림없음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불구대천의 적이라 할지라도 상대를 미워하는 일은 생각하지 않는다. 미워할 일이 생기면 차라리 용서해 버린다.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도인들을 만나왔지만 이분처럼 훌륭한 분은 난생 처음 본다. 황당무계한 이야기로 허풍을 떨지 않으며, 능력이 있으면서도 겸손하고, 돈을 추구하면서도 돈에 집착하지 않고, 치료받는 사람의 입장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세속의 이익보다는 도인의 자부심에 더 큰 가치를 두는 위대한 도인임에 틀림없다. 이분의 나이는 나보다 훨씬 어리며 수련의 세월도 짧지만 나의 치유에 성공하고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유일한 스승이 되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첫댓글 두 분의 인연이 아름다운 만남과 교감으로 이어지길 기원해 봅니다. 나눔에 감사드립니다.
슈엔님의 축복이 결실을 맺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