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초등생 복음화 위한 특공대
국내외의 믿지 않는 친척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했던 소망교회 김덕희 권사의 간절한 중보기도가 씨앗이 되어 1976년 12월 루디아어린이선교회(회장 방지일 목사)가 탄생됐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으리라”는 말씀처럼 한 여성으로부터 시작됐던 루디아어린이선교회는 여신자들 사이에 아름아름 알려져 이제는 전국 여성 중보기도 모임을 기반으로 해 태중 아기부터 초등학생들을 위한 어린이 전도사역을 담당하는 주님의 도구로 성장했다. 현재 소망교회, 영등포교회, 노량진교회 등 전국 여러 교회들이 루디아 사역에 동참하고 있다.
루디아선교회의 독특한 사역 중의 하나는 바로 초등학교 교사들을 통해 진행되고 있는 초등생 어린이 복음전파 사역이다. 선교회 산하 교사모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90년 대 초반이었다. 선교회 설립 때부터 전국의 400만 초등학생들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해온 루디아선교회는 김덕희 권사(편집인)가 주축이 돼 만든 ‘말씀과 함께’라는 일종의 어린이 큐티집을 초등학생들에게 보급하기를 소망해오고 있다가 교사들을 통해 그 방편을 찾은 것이다.
‘말씀과 함께’는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전 성경의 본문과 각 본문에 관련된 학습내용을 담은 36권짜리 교재이다. 아이들은 쉽게 풀어쓴 본문을 읽고 빈칸 채우기, 미로 찾기 등 삽화와 이야기 속에 둘러싸인 갖가지 문제들을 풀면서 자연스럽게 신앙을 접하게 된다. 선교회에서는 학급에서 ‘말씀과 함께’를 사용하기 원하는 교사들에게 ‘말씀과 함께’는 물론 다양한 어린이 신앙서적을 신청하는 양만큼 무료로 공급해주며 적극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선교회의 적극적인 후원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교사모임이 큰 양적 증대를 이룬 것은 아니다. 교육법이 특별활동시간의 종교적 교육을 허가하고 있음에도 기독교교재를 공교육에서 사용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말씀과 함께’ 사용을 시도한 교사가 학교장에게 면박을 당하거나 학부모들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회원 교사들은 담대함으로 학급에서 ‘말씀과 함께’를 사용하면서 복음을 전한다. ‘학급 목회를 하는 선교사’로 여기는 그들은 초등생 복음 전파를 위한 특공대 같다. 초임교사부터 40년 경력의 은퇴교사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루디아 회원 교사들은 매주 월요일 진행되는 교사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1, 3, 4째 주 월요일은 기도회, 2째 주 월요일은 교과연구모임으로 진행된다.
핵심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김민숙 선생(원목초등학교)을 만나 루디아 사역에 대해 들었다.
“사실 복음을 말로만 전하면 크게 항의 받을 일은 없죠. 그러나 ‘말씀과 함께’를 사용하면서 아이들이 놀랍게 바뀌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본 교재 사용하는 것을 멈출 수 없습니다. 20년 간 교직생활에서 나름대로 인성교육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지만 하나님 말씀을 실제 사용하기 전에는 이와 같은 놀라운 결과들을 경험하지 못했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았고 운동력이 있습니다.”
김 선생은 96년부터 ‘말씀과 함께’를 아침 자습시간에 활용해왔다. 무너지는 공교육 현실에 적잖이 절망감을 느껴 학교를 떠나려던 그는 때마침 루디아선교회가 매 여름, 봄방학 전국 초등학교 교사들을 상대로 개최하는 모임에 참석했다가 ‘말씀과 함께’를 사용하는 교사들의 사례발표를 듣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김 선생은 그 날 당장 ‘말씀과 함께’를 200부 주문해 사역을 시작했다.
그는 “사도행전의 역사가 교실에서 나타난다”고 증거한다. 소위 말하는 ‘왕따’ 현상도 없고, “예수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실까?”라고 한마디 던지면 싸우던 아이들도 잠잠해진다고 한다. ‘말씀과 함께’를 통해 아이가 기독교인이 되자 독실한 불교 집안 가족 전체가 전도되거나, 기독교인이 된 아이를 통해 교회를 멀리하고 있던 학부모가 다시금 교회에 출석하게 되는 일도 있었다고 간증한다.
초등학교 교사들의 ‘말씀과 함께’ 사역이 매우 힘겨운 사역이 될 듯 하지만 지금까지 별 문제없이 계속돼 올 수 있었던 것은 우선 선교회 초기부터 계속돼온 어머니들의 중보기도 때문이라고 한다. 회원 어머니들은 매주 월요일 회원 교사들의 명단을 앞에 두고 끊임없이 기도한다.
학교나 학부모로부터 루디아 회원 교사들이 별다른 문제 제기를 받아오지 않은 것은 그들이 뛰어난 교사들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루디아 교사모임의 캐치프레이즈는 ‘복음과 수업 기술의 양 날개를 달고 학교 현장으로’이다. 김민숙 선생은 “탁월한 교사가 되면 학부모들이 참습니다”라고 말한다.
1999년부터 시작된 연구 모임 때는 소속 선배 교사들이 수학과, 사회과 등 각 과별로 탁월한 지도기술들을 전수하거나 유능한 외부 강사들을 초청해 강연을 듣는다.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먼저 탁월한 교사가 되려고 합니다. 정말 탁월한 교사가 되면 아이들은 교사의 어떤 것도 받아들입니다”라고 김 선생은 말했다. 실제로 김 선생은 더 나은 교사가 되기 위한 열정 때문에 97년 연세대 교육대학원 종교교육과 대학원에 입학해 2000년 졸업하기도 했다.
루디아어린이선교회 교사모임 회원들은 오늘도 삶의 현장을 사역현장 삼아 황금어장이라는 어린이 복음전도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크리스천투데이 제133호/김영빈 기자) 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