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국가 재정정책의 투톱 박봉흠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왼쪽)과 김진표 재경부 부총리. |
|
ⓒ 이종호/권우성 |
|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소폭 개각을 단행해 ▲과학기술부 장관에 오명(吳明·63) 아주대 총장 ▲건설교통부장관에 강동석(姜東錫·65) 한국전력 사장 ▲기획예산처장관에 김병일(金炳日·58)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대통령 정책실장(장관급)에 박봉흠(朴奉欽·55) 기획예산처 장관을 각각 임명 내정했다.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같은 내정 사실과 함께 발탁배경을 밝혔다. 정 수석은 다만, 기획예산처장관과 정책실장은 내년도 예산안 국회 통과 이후 공식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예정된 것이긴 하지만 박봉흠 예산처장관을 정책실장에 기용하고, '뜻밖에도' 오명 전 동아일보 사장을 과기부장관에 기용한 것이다. 오 장관은 체신·교통·건교부장관을 역임한 데서 보듯, 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부를 두루 거친 인물이다. 오 장관은 참여정부 조각 때도 교육부장관 물망에 오른 바 있다.
한편 유임된 김진표 재정경제부장관과 신임 박봉흠 정책실장은 노 대통령에게는 해수부장관 시절부터 '좌진표 우봉흠'으로 통할 만큼 신뢰하는 경제관료들이다. 따라서 정통 경제관료인 박봉흠 예산처장관이 정책실장으로 부임하고, 교수 출신의 이정우 정책실장이 국가적 중장기적 과제를 다루는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됨에 따라, 이에 따른 역할 조정과 청와대의 정책운용 기조에도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학자·교수 출신이 맡아온 청와대 정책실장을 정통 경제관료가 맡음에 따라 사실상 정통 경제관료 '투 톱'(김진표-박봉흠)이 경제정책 전반을 조율하는 시스템이 되었다. 경제정책 운용에서 유지된 '관료는 내각, 교수는 청와대(정책)'라는 역할 분담기조에서 관료가 청와대에도 '포스트'를 확보한 셈이다.
사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와 경제팀은 법인세 문제에서부터 노사문제, 재벌정책, 부동산대책, 심지어 기업에 대한 대선자금 수사문제에 이르기까지 경제 현안마다 현격한 인식과 해법 차이를 드러내왔다. 김진표 부총리가 취임 일성으로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곧바로 청와대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제동을 걸고 나온 것이 대표적 사례다.
따라서 현실을 중시하는 관료들을 중용한 이번 개각은 '개혁 강화'보다는 '보수 강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또 노 대통령이 아직도 미련을 갖고 '패'를 버리지 않고 있는 '재신임' 건이나 국정쇄신하고도 거리가 먼 인사라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그런 점을 의식해서인지 정 수석은 박봉흠 장관의 정책실장 기용에 대해서도 '기획예산처 장관 재임중 재정운용기조를 재설계하는 등 참여정부의 재정운용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고, 기금·부담금제도 개선, 예산 사전배분제도 도입 등 각종 재정개혁과제를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등 개혁의지도 확고하다'라고 발탁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또 '국정 전반에 대한 안목이 넓어 종합적·균형적 입장에서 각종 국가주요정책 및 현안과제의 종합, 조정 등을 원만하게 수행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도 덧붙였다.
정 수석은 또 이번 인사를 계기로 참여정부 인사가 '코드인사'에서 전문성 중시로 바뀐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참여정부 인사원칙은 '끼리끼리'의 코드인사가 아니라 국리민복에 코드를 맞춘 것'이라면서 '다만, 이제까지의 인사가 참여정부의 '로드 맵'을 짜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집행에 초점을 맞춘 인사'라고 밝혔다.
또 정 수석은 단발성 '찔끔 인사'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앞으로도 '국면 전환' 인사는 안하고 신임-퇴임장관이 중요 정책현안을 체계적으로 인수인계해 업무공백을 방지하고 이-취임식도 가급적이면 함께 치르도록 권장할 생각이다'고 밝혀 그런 지적에 개의치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정 수석은 총선 출마로 인한 추가 개각 가능성과 그 시기를 묻자 '아직 확실한 답변은 할 수 없지만 총선 출마자가 있으면 그때 가서 적절한 인사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내년 2월중 총선 출마로 인한 추가 개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는 이번 개각에서 강조한 '일(집행) 하는데 초점을 맞춘 인사'와는 상충되는 '정치적인 개각'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청와대가 밝힌 각 부처 신임 장관들의 주요 경력과 발탁 배경은 다음과 같다.
|
|
|
▲ 오명 신임 과기부 장관 |
|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 오명 과기부장관 경기고·육사·서울대 전자공학과 졸. 뉴욕주립대 전기공학박사. 체신·교통·건교부 장관과 동아일보 사장 역임.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식견이 풍부하고 다방면에서 두루 역얄을 인정받은 인물. 특히 체신부장관 재임중 한국통신·한국데이타통신 발족 등을 통해 우리나라 IT 선진화 기반을 조성한 바 있고, 건교부 장관 재임시에는 신공항 및 경부고속철도 건설 추진 등 정책 입안 및 업무 추진력을 발휘. 차세대 산업 육성, 과학기술인력의 양성, 연구개발을 위한 성과평가와 투자재원 배분등 앞으로 국가 과학기술혁신 체계를 새로이 정립하고 과학기술계의 현안과제를 원만하게 수행해 나갈 적임자.
|
|
|
▲ 강동석 신임 건교부 장관 |
|
ⓒ 연합뉴스 | 강동석 건교부장관 전주고 졸, 경희대 법대 중퇴(행정고시). 교통부 기획관리실장, 해운항만청장, 교통안전진흥공단 이사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역임. 행시 합격후 교통 및 물류분야 주요 요직에 장기간 근무해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 갖추었으며 특히 한전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윤리경영을 통해 불합리한 업무관행 개선하는 등 개혁에도 상당한 성과 거둔 유능한 경영인으로 평가. 국토의 균형 발전, 동북아 물류중심기지 실현, 철도구조개혁, 신행정수도 건설 등 각종 현안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
|
|
▲ 김병일 신임 기획예산처 장관 |
|
ⓒ 연합뉴스 | 김병일 예산처장관 중앙고, 서울대 사학과 졸. 국회 예결위 수석전문위원, 통계청장, 조달청장, 기획예산처 차관 역임. 행정고시 합격후 공직 생활 대부분을 예산과 정책분야에서 다양한 경험과 풍부한 전문성을 쌓아온 예산 및 거시경제 전문관료. 정부 예산과 재정개혁 등 소관업무의 월활한 수행은 물론, 국가 전체적인 시각에서 각 부처 국정현안 추진을 재정적으로 무난히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박봉흠 정책실장 경남고, 서울대 상대 졸. 국회 예결위 수석전문위원, 기획예산처 기획관리실장·예산실장·차관 역임. 행정고시 합격후 30년간 경제기획원·기획예산처 등 경제부처에서 근무하며 경제전반에 걸친 해박한 지식과 전문성을 구비한 정통 경제관료. 기획예산처 장관 재임중 재정운용기조를 재설계하는 등 참여정부의 재정운용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고, 기금·부담금제도 개선, 예산 사전배분제도 도입 등 각종 재정개혁과제를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등 개혁의지도 확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