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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寺刹 사찰)구경하기 3-석등,부도, 법구사물, 불교 상징물
석등(石燈)
부도의 부분명칭도 (출처 : 한국브리태니커회사 부도) 부도(浮屠) 부도(浮圖), 부두(浮頭), 불도(佛圖), 포도(蒲圖)라고도 한다. 원래 불타(佛陀) 또는 솔도파(率堵婆 Stupa)라는 음이 잘못 전해진 것으로 처음에는 불상·불교사원·불탑을 의미했지만 뒤에는 고승들의 사리를 담는 석조 소탑을 지칭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 당나라로부터 선종이 들어온 9세기 이후 각 구산선문(九山禪門)에서 사자상승(師資相承)으로 법맥이 이어지면서 불상 숭배보다는 조사(祖師)들의 사리와 유골을 담은 묘탑이 중요한 예배대상이 되어 많은 부도가 세워졌다.
일반적으로 부도는 석탑과 마찬가지로 기단부·탑신부·상륜부로 구성되었는데 특히 기단과 탑신, 옥개석이 8각형으로 된 8각원당형(八角圓堂形)은 신라 말과 고려 초에 성행했던 전형적인 부도 형식으로 우리나라 부도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옥개석은 목조 건축물의 기왓골 양식을 따르고 있으며 기단이나 탑신부에는 불·보살을 비롯하여 신장상(神將像)·비천(飛天)·사자(獅子) 등이 새겨져 있다.
기단부의 하대석은 대개 8각형이이며 각 면마다 안상(眼象)을 조각하였으며 안상 안에 꽃문양이 조각되어 있기도 하다. 그 위의 중대석(中臺石)도 대개 8각형이지만, 북 모양을 만든 후에 운룡(雲龍)을 장식한 것도 있다. 중대석(中臺石)아래 고임돌에는 겹으로 된 연꽃잎이 아래로 엎어진 모습인 복련이 조각되어 있으며, 복판연화(複瓣蓮花)가 조각되므로 16엽(葉)이 된다. 상대석(上臺石)에는 연꽃잎이 위로 벌어진 모습의 앙련(仰蓮)이 있고 탑신괴임이 얹히게 된다.
탑신(塔身)은 흔히 팔각(八角)으로 되었는데 앞뒤 양면에는 문과 자물쇠 모양이 새겨져 있다. 옥개석(屋蓋石)은 약간 높은 편으로 서까래를 나타내었고, 옥상(屋上)에는 암막새·수막새까지 모각(模刻)하여 기왓골을 사실적으로 표현하였다. 모퉁이마다 꽃모양의 나지막한 귀꽃이 표현되기도 한다.
8각원당형 부도는 고려시대에도 계승되었지만 탑신이 방형(네모)이거나, 탑신이 둥근 형태인 특이한 형태도 있다. 고려 말 이후 조선시대에는 형태가 아주 간략해지면서 대부분 탑신부만 있는 석종형(石鐘形) 부도로 바뀐다. 이는 인도의 복발탑(覆鉢塔)에서 유래된 것으로 그 형태가 종(鐘) 모양과 같다는 데서 석종이란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부도는 건축적인 요소 외에도 각 면에 불상이나 여러 문양들이 장식되어 있고, 부도 옆에는 탑비(塔碑)도 함께 있는 경우도 있어 고승의 내력과 업적, 어록 등이 기록되어 있다. 또 대부분 탑비에 의해서 그 건립연대를 알 수 있어 당시의 사회상이나 문화뿐만 아니라 목조 건축양식이나 석조미술의 흐름 등 미술사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된다. 부도는 대개 절 입구나 절 경내 한 쪽에 세워지며 여러 스님들의 부도를 모아 놓은 곳을 ‘부도 밭’이라고 부른다.
참고로 서울 경복궁에는 남한강 주변이나 강원도의 폐사지(없어진 절터)에 있던 석탑과 부도를 모아 놓은 곳이 있으므로 탑과 부도를 공부하기에 좋을 것이다.
탱화(幀畵)
‘걸개그림’으로도 불리는 탱화는 천이나 종이에 그림을 그려 족자나 액자의 형태로 만들어서 거는 불화(佛畵)이다. 탱화(幀畵)의 내용은 곧 신앙의 내용이자 신앙의 대상이다. 즉, 종교체험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의궤를 질서 정연하게 도상화(圖像化) 한 것이 바로 탱화이다.
벽화(壁畵)
법당이나 전각 등의 안과 밖의 벽에 그려진 그림을 일컫는다. 벽화에는 전설, 설화나 부처님의 일생을 그리는 팔상성도, 설법하는 모습, 참선을 하여 자기 자신의 본래 성품을 찾아가는 모습을 비유한 심우도(尋牛圖) 또는 십우도(十牛圖) 등을 그린다.
단청[丹靑]
목조건물에 채색으로 무늬를 그리는 것을 가리키는 건축용어이다. 단벽(丹碧). 진채(眞彩). 오채(五彩). 단칠(丹漆)이라고도 한다. 본래는 건축물이나 기물 등의 보존성을 높이고 흠을 가리며 그 건물이 지닌 격을 나타내는 데 의미를 지녔다. 단청의 종류는 단순히 흑백의 선(線)만 간단히 긋는 긋기단청. 머리초만 그리는 모로 단청. 오색으로 화려하게 그리는 금(錦)단청. 금 모로 단청. 갖은 금단청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단청에 쓰이는 재료는 오랜 옛날부터 진채(眞彩)라고 불리는 천연의 색암석(色岩石)에서 추출한 암채(岩彩). 석채(石彩)를 사용해 왔지만 지금은 희귀해져서 인조 암채인 안료를 사용한다.
일반적인 단청 작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화사(畵師). 화원(畵員). 화공(畵工). 도채장(塗彩匠) 등으로 부르지만 특히 승려일 경우에는 화승(畵僧). 금어(金魚)라고 불렀다. 그러나 불화에 능통하여 숙달된 화승을 따로 금어라 하고 단청장만을 하는 화승은 어장(魚丈)이라고 한다.
사원 단청의 경우 고려시대 작품이 몇 남아 있다. 안동 봉정사(鳳停寺) 극락전은 해체 수리 당시에 발견된 묵서명(墨書銘)에 의해 고려시대 건물로 추정되며, 이 밖에 영주 부석사 조사당, 수덕사 대웅전, 무위사(無爲寺) 극락전, 성불사(成佛寺) 응진전 등에서 당시의 단청 양식을 찾을 수 있다.
공포(부)
공포(부)는 처마지붕을 받치는 구조물로서 전통 목조 건축 의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주심포. 다포. 익공으로 구별되는 공포의 가구 수법은 당해 건축의 양식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공포부에 속하는 부재들은 주두, 소로, 화반, 운공, 안초공, 익공쇠서, 보아지, 포살미, 첨차, 갈모산방 등으로 다양하다. 이 가운데 가장 비중 있는 부재는 역시 공포를 형성하는 각종 첨차들이다. 첨차는 십자형으로 결구되는데, 대들보방향의 살미 첨차는 쇠서와 앙서, 연꽃, 용, 봉황 등으로 치장되며, 도리방향의 첨차는 단순히 ㄷ자 형태로 조형된다. 또한 살미첨차의 단청은 대목장이 치목 시에 조각한 초 틀임의 형태에 따라 칠해 지는 경우가 보통이나 단청장의 의지에 따라 더욱 다양하고 치밀한 문양이 칠 해 지기도 한다.
주련(柱聯)
주련은 기둥이나 벽에 세로로 써 붙이는 글씨로 기둥(柱)마다 시구를 연달아 걸었다는 뜻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법당에 걸려있는 주련은 판 위 아래에 연잎이나 연꽃, 혹은 당초무늬를 새겨 다듬고 그 가운데에 글귀를 적는데 검은 바탕에 하얀 글씨로 써 넣어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 한 특징이 있다. 내용은 부처님 말씀이나 선사들의 법어가 주 내용이다. 주련은 사찰의 법당 외에도 경치 좋은 곳에 세운 樓閣나 여타의 다락집 등에도 건다. 다락에서 내려다보이는 좋은 景槪를 읊은 시가 주련에 채택되고, 사찰의 주련은 포교를 위한 부처님의 말씀을 주련에 새긴다.
법주사 天王門 柱聯 (천왕문 주련)
威光遍照滿乾坤 위광편조만건곤
眞界無爲解脫門 진계무위해탈문
雲暗日明身內影 운암일명신내영
山靑水碧鏡中痕 산청수벽경중흔
四大天王威勢雄 사대천왕위세웅
護世巡遊處處通 호세순유처처통
부처님의 위광(威光)이 온 천지에 가득 차 있으니
해탈문(解脫門)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모두 진계다
구름이 어둡고 해가 밝은 것은 모두 내 마음의 그림자
산이 맑고 푸른 것은 거울 속에 남은 흔적(痕迹)이로다
사대천왕(四大天王)의 위세가 크기도 하네
이 세상 두루 다니며 통하지 않는 곳이 없도다
절에서 의식을 행하거나 불도(佛道)를 닦을 때 필요한 규모가 작은 불교 도구를 佛具(불구) 또는 법구(法具)라고 한다. 이것은 불(佛)·법(法)·승(僧)의 3보(三寶)에 대한 귀의(歸依)의 청정심을 얻기 위한 도구이다
법구사물(法具四物) : 범종(梵鐘), 목어(木魚), 운판(雲版), 법고(法鼓)
사찰에서는 범종각이나 범종루에 4가지를 한꺼번에 걸어둔다.
범종(梵鐘) 또는 동종(銅鐘)은 지옥에서 허덕이는 중생을 제도하고, 목어(木魚)는 물고기들의 영혼을 제도한다고 하며, 운판(雲版)은 모든 날짐승, 곤충을 위한 것으로 공중을 떠도는 영혼, 특히 새의 영혼을 극락으로 인도하고, 법고(法鼓)는 홍고(弘鼓)라고도 하며 네발 달린 동물 즉 가축이나 짐승을 제도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 종의 특징
종을 매다는 고리 역할을 하는 곳을 용뉴라 한다. 이 용뉴는 용(龍)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한 마리 용과 장식 음통으로 된 것이 대부분이며 드물게 두 마리 용으로 된 것은 음통이 없다. 유곽 안에는 9개의 젖꼭지 모양으로 볼록하게 생긴 종유가 있으며 유곽사이에 비천상과 당초문이나 연화문으로 장식된다. 상원사종은 주악비천(奏樂飛天)-비천이 악기를 불면서 날아가는 모습이며, 성덕대왕 신종은 공양비천(供養飛天)-비천이 무릎을 꿇고 연꽃을 바치는 모양이다.
종의 몸체 높이, 구경(종의 폭), 문양의 두께, 당좌 위치에 따라 종의 음향과 수명이 결정된다. 상원사종과 성덕대왕신종의 당좌가 가장 이상적이라 한다. 당좌의 위치가 높으면 종소리가 얕아지고, 당좌의 위치가 낮으면 종소리가 강해지지만 종의 수명이 약해진다.
당간(幢竿)과 당간지주
당간은 당(幢)을 달아두는 장대이며 당간을 지탱하기 위해 당간의 좌우에 세운 기둥을 당간지주라 한다. 당간은 사찰 입구에 세우는 깃대의 일종으로 찰간(刹竿)·장간(長竿)·정간(旌竿)·기간(旗竿)·치간(幟竿)·번간(幡竿)·범장(帆檣)이라고도 한다. 형태는 간두(竿頭)에 용머리를 장식하고, 그 아래에 달린 당은 비단이나 천에 불·보살을 수놓거나 그림을 그리고 가장자리에 여러 개의 가닥을 늘어뜨린 것이다. 거대한 당간 아래에는 보통 연꽃무늬를 새긴 받침돌이 있고 그 좌우에 지주(支柱)가 있다.
연못 또는 연지(蓮池)
연못이 없는 곳도 있지만 사찰에 연못을 조성한 곳에는 대개 연꽃이 심어져 있다. 연못이 없는 법주사에는 천왕문을 들어서면 이 석연지(石蓮池)가 보인다. 돌로 만든 작은 연못으로, 물을 담아두며 연꽃을 띄워 두었다고 한다. 법주사 석연지는 8각의 받침돌 위에 버섯 모양의 구름무늬를 새긴 사잇돌을 끼워서 큼지막한 몸돌을 떠받치고 있는 모습이다. 몸돌은 커다란 돌의 내부를 깎아 만들었는데, 반쯤 피어난 연꽃 모양을 하고 있어 그 쓰임과 잘 어울리며, 외부의 곡선과도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불교의 상징물
대표적인 것이 연꽃이다. 불교에서의 연꽃은 극락세계를 뜻하여 사찰 곳곳에서 이를 본뜬 여러 형상들을 만날 수 있다. 연꽃잎이 위쪽을 향해 피어 있으면 위를 쳐다보는 연꽃이란 뜻으로 앙련(仰蓮), 아래쪽을 향하면 엎드린(뒤집어진) 연꽃이란 뜻으로 복련(覆蓮)이라 한다. 연꽃은 석가(釋迦)탄생 때 마야부인 주위에 오색의 연꽃이 피어 석가는 연꽃 위에서 탄생했다는 것으로부터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 되었다. 불좌상의 연화대(蓮花臺) 또는 연좌대, 사찰지붕 기와의 막새에서 볼 수 있는 연꽃무늬, 초파일의 연화등(蓮花燈), 극락세계(極樂世界)를 연화대장세계(蓮華臺藏世界)라 하는 등 불교와 연꽃이 연관된 것들은 수없이 많다.
부처님은 설법을 하실 때에도 연꽃의 비유를 많이 들었다. 또한 선가(禪家)에서 염화시중(拈華示衆)의 미소, 이심전심의 묘법(妙法)이라는 말이 있다. 어느 날 영산회상(靈山會上)에서 부처님이 설법은 하시지 않고 곁의 연꽃 한 송이를 들어 대중에게 보였는데 제자 중에 가섭 존자가 홀로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이것은 마음으로 마음을 속속들이 전하는 도리로서 선종(禪宗)에서는 세 곳에서 마음 전한 이치(三處傳心)라 하여 중히 여긴다.
연꽃 외에도 불교의 상징성을 지닌 것으로 사자·코끼리 등의 동물이 있다. 가릉빈가(迦陵頻伽/歌羅頻伽, Kalavinka)는 불경에 나오는 상상의 새로 산스크리트로 ‘칼라빈카’의 음사(音寫)이다. 가릉빈가는 '아미타경(阿彌陀經)' '정토만다라(淨土曼茶羅)' 등에 따르면 극락정토의 설산(雪山)에 살며, 머리와 상반신은 사람의 모양이고, 하반신과 날개·발·꼬리는 새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 외 卍(만) 표시, 수레바퀴 모양의 법륜, 원상(圓相), 동그란 점 세 개로 불법승을 상징하는 원이삼점(圓伊三點) 등이 있다. 卍은 相(표상)이지 字(글자)는 아니다. 범어로 Svastika(슈리밧사)인데 길상해운상(吉祥海雲相)이라 번역되며, 만상(萬相-모든 형상, 형태 또는 일체의 法)을 뜻한다. 수레바퀴 모양의 법륜(法輪)은 부처님의 설법이 한사람이나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윤전하여 사람에게 전해지는 것이 바퀴가 구르는 것과 같아 법륜이라 한다고 하며 인도에서는 왕의 상징으로 사용한다.
둥근 원형의 원상(圓相)은 一圓相이라하며 본래 중생의 마음은 시작도 끝도 없으며 형상도 없어 표현할 수 없는 것이나 본래 평등한 진리를 원형으로 표시한 것으로, 선종(禪宗)에서는 우주의 모든 근원을 一圓相에서 찾으려하여 흔히 쓰고 있다. 1916년 박중빈종사가 불교 교파의 하나인 원불교를 개창(開創)하면서 불상대신 이를 상징으로 삼았다. 삼점(圓伊三點, 伊字三點)은 불.법.승 삼보를 상징하기도하고, 法身.般若.解脫로 三德에 비유되며 밀교에서는 理.智.事를 의미한다.
참고로 한국의 3보 사찰은 불보사찰(佛寶寺刹)인 통도사(通度寺), 승보사찰(僧寶寺刹)인 송광사(松廣寺), 법보사찰(法寶寺刹) 해인사(海印寺)이다.
마무리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다. 이제 사찰 건축물이나 구조물에 대한 기본 상식을 얻었으니, 눈과 귀로 느껴 볼 차례이다. 한꺼번에 익히려고 하면 힘들므로 처음에는 사찰의 문을 중심으로 알아보고, 다음엔 탑과 부도, 석등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어서 사물(四物) 등 불교 관련 물건이나 절에서 행해지는 행사(의식)이나 의식주에 관련된 내용에 관심을 넓힌다면 사찰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完)
석등 역시 불전(佛殿)앞 마당에 위치하여 등불을 안치하는 것으로, 조명 역할을 할 수 있게 마당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불교에서 등불을 밝히는 것은 공양 중에서도 으뜸이므로 일찍부터 등불을 안치하는 공양구의 하나로 제작되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형태는 하대석·중대석(간주석이라고도 함)·상대석·화사석(火舍石)·옥개석 등 5부분으로 구성되며, 옥개석 끝에는 각 모퉁이마다 꽃모양의 나지막한 귀꽃이 표현되기도 하며 옥개 위에는 보주(寶珠)를 얹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등불을 안치하는 화사석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약간씩 형태가 다르지만 사각형·육각형·팔각형이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