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4호기 냉각재 누설!
월성 3호기 핵연료봉 추락에도 위험은 0등급?
안전하다는 말은 이제 안 믿는다, 신고리 4호기 건설 중단하라
오늘 새벽 0시 20분 부산 기장군에 있는 고리4호기 원자로의 증기발생기 밸브 이상으로 306L(리터)의 냉각재가 누설되어 새벽 5시 11분 수동으로 원자로 가동정지 되었다. 냉각재 누출은 핵발전소를 안전하게 유지하는 것에 심각한 구멍이 생긴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한수원은 오늘도 핵발전소가 안전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이에 더해 고리원자력본부는 원인점검과 정비를 위해 오늘 낮 12시 증기를 방출하겠다는 알림문자를 방출 6분전에야 발송했다. 핵발전소에 문제가 생기면 사고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국민에게 알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보공개와 공유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고리4호기 냉각재 누출사건이 발생하기 전날인 27일 오후 2시 40분에도 경주에 위치한 월성4호기에 핵연료를 옮기던 중 23.7kg의 핵연료 다발을 바닥에 떨어뜨린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월성원자력본부는 사건 발생 후 8시간이 지나서야 이 사건을 발표하였으며, 심지어 고리4호기 냉각수 누출 사건보다 늦게 공개했다. 핵연료 다발을 바닥에 떨어뜨린 이 사건의 사고등급은 ‘0등급’이다. 심지어 지난해 경주에서 발생한 진도 5.8의 지진이 원자로의 지진기준치를 넘겨 월성 1,2,3,4호기가 수동 정지되었을 때에도 사고고장 등급은 ‘해당사항 없음’으로 불안한 안전을 강요하고 있다. 이미 2009년에도 월성1호기 핵연료 교체과정에서 이송장비의 오작동으로 사용 후 핵연료봉 다발이 파손되는 사건이 있었으며, 한빛 1, 2호기(전남 영광)와 한울 1호기(경북 울진), 고리 3호기(부산 기장군)에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격납건물 안쪽 철판부식이 150여 곳 넘게 발견된 지 겨우 열흘 밖에 되지 않았다. 이런 잦은 핵발전 위험 신호에도 한수원,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원인조사가 진행되기도 전에 방사능 유출없이 안전하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심지어 원자력안전위원회 홈페이지의 원전사고 고장현황에 고리4호기와 월성4호기의 사고는 게시조차 되지 않고 있다. 사업자인 한수원은 하루 사이 발생한 두 사건 모두 핵발전소사고발생시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명시한 최소한의 법조차 지키지 않았다.
핵발전소들은 이미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런 신호를 ‘해당사항 없음, 0등급’의 해프닝으로 취급하도록 방치한다면 시민과 나라의 안전이 위협당한다. 이틀 연속 사고가 발생한 경주 월성 4호기와 부산 기장의 고리3호기는 가동한지 각각 18년, 41년이 되었으며, 경주에 총 6기(월성 1,2,3,4호기, 신월성 1,2호기) 부산 기장에 총 7기(고리 1,2,3,4호기, 신고리 1,2,3호기)가 가동되고, 추가로 핵발전소가 건설되고 있는 초밀집지역이다. 그리고 지난해 9월 12일 이후 여진이 오늘까지 597회나 지속되고 있다. 이게 정말 안전한 나라인가?
세계최대 핵발전소 밀집국인 한국에서 이 불안한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언이 아닌 구체적인 실천이 필요하다. 대선후보들이 탈핵을 선언하고 있지만 지금 당장 위험사고들이 발생한 핵발전소의 가동정지를 요구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는 격납고 철판부식이 발견된 핵발전소 4기의 조기폐쇄를 검토하고, 내년 4월까지로 느슨하게 설정한 정밀검사 시기를 지금 당장 앞당겨 시행해야 한다. 그리고 건설 중인 신고리 4호기(울산 울주군)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이제는 더 뒤로 미룰 수 없다.
2017. 3. 28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