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목만 보고
'앗, 이건 꼭 봐야 해.' 하고 고른 영화.
Blue Jay - 파랑 어치
영화 속에 파랑 어치가 나오고
알 수 없는 환상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은 생각에 주저하지 않고 골랐지요. ㅋ
근데 파랑 어치는 나오지 않고
아주 오래되어 낡은 건물에 'Bule Jay'라는 글씨가 쓰여 있네요. 아마도 오래된 극장 건물이 아닐까 싶은데...
확실히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아련한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
가지 못한 또는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 또는 회한 같은 것들이 느껴지네요.
게다가 흑백영화. 그런 느낌을 더욱더 상승시켜 줍니다.
아주 오래된 마을, 그러니까 두 주인공이 자란 마을 마트에서
짐과 아마다가 마주칩니다.
둘은 고등학교 시절 연인 관계였고, 결혼을 꿈꾸던 사이.
모든 추억을 공유한 친구이면서 연인이었죠.
어색하게 만나,
추억을 하나하나 끄집어내는 둘.
서로의 습관, 행동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놀라고.
영화 맨 끄트머리에서 왜 그들이 헤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만다의 임신으로 놀란 짐.
너무나 어렸던 그들은 현명하게 해결할 방법을 모른 채, 서로 오해를 하며 헤어졌던 것입니다.
아만다는 나이 많은 남편(현재64세)과 그의 두 아들 뒷바라지(대학 입학)를 다 하고나니
이제 둘만 남게 된 것에 뭔가 불안을 느낍니다.
우울증을 겪어 약을 먹고 있다는 것을 남편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짐에게 말하는 아만다.
행복한 결혼생활인 듯하지만 그녀가 왜 약을 먹고 있는지에 대한 것은 관객의 추측에 맡기고.
짐은 짐대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네요.
모든 것이 너무나 익숙하고 서로의 생각까지도 공유하였던 그들,
하지만 각자의 길을 가야만 합니다.
뭔지 모르게 안타깝고, 서글픈 두 사람.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지만, 사실은 너무나 서로를 원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이제서 밝혀집니다. 너무 늦었지만.
기대했던 파랑 어치는 단 한 번도 안 나왔지만 그래도 괜찮았던 영화.
아마도 Blue Jay는 은유적 표현이 아니었나 싶네요.
예전엔 사랑 받았던 장소였지만 지금은 모두의 외면을 받은 건물, 또는 추억의 장소?
그래도 사라지지 않고 그 자리에 의연하게 서 있는....
첫댓글 흠...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 회한 이 정도로 해두죠.
돌아봐서 서글프고 안타깝지 않은 삶이 어디 있겠어요.
그렇긴 하죠. 근데 요 영화는 뭔가 다른 면이 있네요. 자꾸만 생각나는 묘한 매력?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