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집값 너무 많이 올랐나…고금리 대출에 매수심리 '주춤' |
[K그로우 이연진 기자] 내년 상반기 부동산 시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4분기가 시작된 가운데 올해 초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거래량이 늘어나던 서울 아파트 시장이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큰 폭으로 떨어졌던 아파트 가격이 몇 개월 만에 전고점을 회복하며 가격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자 매수자들이 높은 가격에 관망세를 보이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
여기에 대출 금리 상단이 8%에 육박할 정도로 부담이 커지자 시장에는 집주인들이 내놓은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가가 전고점에 근접하자 집을 팔려고 내놓은 집주인들이 늘면서 매물이 크게 늘었다. 다만 매수자들은 높은 가격에 매수를 꺼리면서 거래가 주춤한 분위기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 자료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으로 지난 1월1일부터 비교한 매물 가율을 보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서초구는 73.3%로 2위, 강남구는 59.6%로 3위, 송파구는 57.9%로 4위를 차지했다.
매물 건수로만 보면 강남구가 647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송파구가 5599건, 서초구는 5583건으로 2, 3위를 자치했다.
이처럼 집값이 전고점 부근까지 회복하자 매수심리는 주춤하는 분위기다. 이미 지난해부터 저가 매물이 소진됐고,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상단도 연 7%를 웃돌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자 매수자들이 선뜻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로 아파트 실거래가도 전고점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26억5000만원(17층)으로 최고점을 기록했던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2월 9층이 19억원에 거래가 돼 7억원 넘게 떨어졌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25일 24억8000만원(21층)에 거래돼 하락 폭 상당 부분 회복했다.
사진=이혜영 데일리한국 기자
아울러 2021년 11월 전용 76㎡가 26억3500만원(11층)에 거래됐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11월엔 17억7000만원(1층)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 26일에 24억4000만원(7층)에 거래됐다.
이처럼 가격이 전 고점을 회복하고 호가가 높아지자 매수자들의 매수심리는 주춤하고 있다. 집값이 오르면서 시세차익을 위한 저가매수가 어려워졌고,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상단도 연 7%를 상회하면서 매수자들이 선뜻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9.8(9월 둘째주)→89.3(9월 셋째주)→89.2(9월 넷째주)→89(10월 첫째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0~100은 매도세, 100~200은 매수세가 더 크다는 의미다.
최근 아파트 가격도 둔화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보합(0.00%)을 기록했다. 재건축도 보합을 나타냈고, 일반아파트는 0.01% 올랐다. 신도시는 0.01% 내렸고, 경기·인천은 지난달 15일부터 보합세(0.00%)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은 일부 대단지의 중소형 면적을 중심으로 등락을 보였을 뿐 대체로 제한된 가격 움직임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남은 하반기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진 가운데 소위 '영끌'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매수자들이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연초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되고 집값 반등이 빨라졌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수요자의 인식도 가격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집값이 전고점의 80%대 수준까지 회복하면서 최근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앞으로 대출 규제, 경기 침체로 추격매수세는 감소하고 시장은 소강 상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백새롬 부동산 R114 책임연구원은 "지난 달 특례보금자리론(일반형) 종료와 50년 주택담보대출 축소 등 대출상품 판매가 제한됨에 따라 수요가 위축될 여지가 있고,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침체 등 시장 불안 요인도 여전한 만큼 가격 오름폭 수준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 #대출 #아파트 #대출금리 #부동산 #주담보 #가격 #아파트값 #관망세 #경기 #집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