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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산악회 바래봉 눈꽃 산행 팀 계획에 따라 '전북 학생수련원 입구 → 세동치 → 부운치 → 팔랑치 → 바래봉 삼거리 → 바래봉 왕복 → 지리산허브밸리 주차장'의 13.3km 구간을 6시간 동안 즐길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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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래봉
높이: 1,165m
위치: 전북 남원시 운봉읍
바래봉은 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때를 엎어놓은 모습과 닮았다 하여 바래봉이라 붙여졌다고 한다. 둥그스름하고 순한 산릉인 데다 정상 주위는 나무가 없는 초지로 되어 있다. 바래봉은 능선으로 팔랑치, 부은 치, 세걸산, 고리봉, 정령치로 이어진다. 정상에 서면 지리산의 노고단, 반야봉 촛대봉, 맑은 날엔 멀리 지리산 주봉인 천왕봉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바래봉은 지리산의 수백 개 봉우리 중 산 자체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산이지만 전국 제일의 철쭉 군락지로 유명하다. 지리산에서 가장 유명한 철쭉밭이라면 세석평전을 꼽는다. 그러나 지리산을 속속들이 잘 아는 산꾼들은 바래봉이 더 낫다고 말한다.
바래봉 철쭉은 붉고 진하며 허리 정도 높이의 크기에 마치 사람이 잘 가꾸어 놓은 듯한 철쭉이 무리 지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산 중간부 구릉지대, 8부 능선의 왼쪽, 바래봉 정상아래 1,100미터 부근의 갈림길에서 오른쪽 능선을 따라 팔랑치로 이어지는 능선에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특히 가장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곳은 정상 부근에서 팔랑치에 이르는 약 1.5km 구간으로 팔랑치 부근이 가장 많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팔랑치에서 능선을 계속 따라 1,123봉으로 오르는 능선에도 철쭉이 군락을 이룬다.
보통의 산철쭉은 나무 사이 제멋대로 자란 키에 드문드문 꽃이 달리고 연한 분홍빛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바래봉 철쭉은 거의 일률적으로 허리나 사람 정도의 키에 군락을 이루어 빽빽하고 둥그스름하게 잘 가꾸어 놓은 것 같고, 진홍빛으로 붉게 물들어 있다. 마치 공원이나 정원에 잘 가꾸어 놓은 철쭉을 옮겨 놓은 듯하다.
바래봉 철쭉의 개화 시기는 기온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4월 하순 산 아래부터 피기 시작하여, 한 달간에 걸쳐 정상 부근에서 팔랑치에 이르는 능선까지 피어올라 간다. - 한국의 산하
이번 주 화요일인 2월 6일은 예정에 없던 지리산 바래봉 눈꽃 산행을 하게 됐다. 목요일인 8일 오지 팀 산행으로 보성 성주산이 잡혀 있어, 이틀 휴식의 원칙에 따라 웬만하면 화요일 산행을 안 하는데, 지난 목요 오지 팀 고흥 두방산행[산행기] 후 하산주를 마시는 자리에서 주당 선수 중 한 명의 요청으로 신청했다. 우리 모두 잘 아는 인솔 대장이 진행하는 산행이라 신청했는데, 성원이 부족해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청이다. 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바래봉에 너덧 차례 올랐으나, 철쭉으로 유명한 봉우리라, 거의 다 철쭉 철에 올랐다. 최근에는 눈꽃 산행 지로 인기를 얻고 있으나, 유일하게 2016년 2월 27일 대학 동기들과 올랐을 때는 눈꽃을 감상하지는 못했다. 해서 바래봉 눈꽃 산행도 괜찮아 보였다. 와중에 하루 전인 월요일 눈 소식도 있다.
2014년 5월 17일 마누라와 처음 바래봉에 올랐을 때는 다른 등산객이 안내산악회 코스인 용산마을 원점회귀를 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한 우리는 산꾼이 아니면 가지 않는 전북학생교육원으로 하산했었다. 이번 산행은 두 코스로 A가 정확히 그 반대로 진행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물론 2017년 동선, 흥수와 지리산 서북 종주[산행기] 때 달렸던 구간이지만. 월요일 정확히 눈이 내릴지, 비가 내릴지 모르는 상황이나, 바래봉의 높이로 봤을 때 눈일 확률이 높고, 화요일 새벽 눈 소식이라 심설 산행에 대비해 준비한다. 다만, 선두에서 러셀할 정도의 체력은 아니라, 뒤에서 조용히 따라갈 예정이다. 그리고 용산마을에는 식당이 없어, 하산주는 운봉이나, 인월에서 마셨는데, 지금은 식당이 생겼나 지도를 찾아봤으나, 안 보인다. 등산로 주위에서 호객하던 포장마차가 평일에도 영업하면, 거기서 하산주를 마시고, 그렇지 않을 것에 대비해 사당역표 김밥을 사 간다.
2 – 1
평소 산행 때와 같이 알람에 기상해 밤사이 변동 사항이 있는지 산악회 예약 페이지와 기상청 산악날씨를 확인했다. 날씨는 전날 예보와 크게 달라진 게 없는데, 밤새 취소자와 신청자가 각 한 명씩 발생해 정원은 변동이 없으나, 덕분에 내 옆자리가 비어 편안한 버스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됐다. 이후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먹고, 배낭을 둘러메고 집을 나서 구산역에서 열차를 타고 사당으로 향했다. 그리고 6시 40분경 사당역에 도착해 승차장 종합 판매대에서 채소 김밥을 사서 주머니에 넣고 개찰구로 갔다. 아직 버스 출발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급하지는 않으나, 화장실에 들른 후 1번 출구로 나갔다.
가랑비가 오락가락하는 공영주차장으로 가자, 승객이 늦었는지, 6시 40분 출발 예정인 산악회 버스가 49분에 출발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우회전해야 보이는 산악회 버스가 있는 곳으로 향하며, 바래봉 가는 차를 찾았다. 제일 앞에 있어, 찾으러 끝에까지 가지 않고, 바로 버스로 가 배낭을 멘 채 탔다. 그리고 배낭을 옆자리에 두고, 가장 편한 자세로 앉아 잠을 청했으나, 잠이 오지 않아, 책을 보고 있으니, 7시 정각 버스가 출발해, 양재, 죽전, 신갈 순으로 승객을 태우고 전북학생수련원을 향해 달렸다. 흐린 날씨라 창밖에 보이는 것도 없어, 책을 보다가 눈이 아프면, 잠깐 눈을 감고 누워있기를 반복하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그리고 실내등이 들어와 깨어보니, 탄천휴게소다.
창밖을 보니, 밤새 내린 비로 주차장이 흥건해, 슬리퍼를 벗고 등산화로 갈아 신고 차에서 내려, 화장실에 들른 후, 이 휴게소의 주제가 뭐였는지, 아니, 주제 공원이 있는지 기억을 더듬어 봤으나, 전혀 기억이 안 난다. 해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눈에 띄는 무언가가 있는지 찾아봤다. 있다. 오른쪽으로 무언가 있어, 그 방향으로 가자, ‘토실 유적지 가는 길’이라는 이정표와 그 옆에 유적지에 관한 안내문이 있다. 그걸 보자 몇 년 전 여기 들렸을 때 유적지를 보기 위해 언덕에 올랐던 게 기억났다, 유적지를 보기 위해 다시 언덕에 오를 상태는 아니라, 모형만 기록으로 남기고 버스로 돌아가, 자리에 앉아 잠을 청했다.
자다가 지쳐 깨어 책을 보다가, 버스가 고속도로에서 국도로 들어서 조금 지난 후 슬리퍼를 벗고 등산화로 갈아 신었다. 그리고 끈을 조인 후 스패츠를 착용하고, 배낭에서 아이젠을 꺼내 내리자마자 착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조금 지나자, 실내등이 들어오고, 인솔 대장이 평소와 다르게, 도착 직전에 산행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한다. A 코스 전북학생수련원에서 바래봉까지는 길을 잃을 염려가 없고 위험구간도 없어, 주의 사항이란 것도 없다. 다만, 심설에 대비해 아이젠, 스패츠, 등산지팡이를 꼭 챙기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리고 지리산허브밸리 주차장에서 바래봉에 오른 후 원점 회귀하는 B팀의 인원을 확인하는 거로 설명을 마쳤다. 그리고 몇 분 후인 10시 46분 버스는 학생수련원 주차장에 도착하자, 대장이 4시 40분 마감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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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등산로까지 꽤 올라가야 하나, 산행 시작은 주차장이라, 등산 앱을 기동하고, 현 위치의 고도를 확인했다. 612m, 바래봉이 1,165m니, 표고 차는 553m로 높은 편은 아니다. 그리고 아이젠을 착용하고, 앞서가는 선두를 따라 아스팔트 도로로 위로 올라갔다. 그런데, 제설을 너무 잘해 놓아, 아이젠이 걸리적거려 걷는 게 쉽지 않아, 아이젠을 벗어 손을 들고 도로 주변의 나무의 눈꽃을 구경하며 올라가, 10시 58분 수련원 마지막 건물에 도착했다. 아랫배가 살살 아파, 화장실이 필요했으나, 마지막 건물 화장실에서 해결할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휴관으로 문이 잠겼다. 이렇게 된 이상 일단 올라가서 으슥한 곳에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11시 정각 국립공원 ‘입산 시간제한 안내문’을 지나 갑판 계단으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눈이 쌓인 게 깊어 지팡이가 없이는 산행이 힘들어, 주변의 나뭇가지를 주워 지팡이를 만들어 집고 갔다. 그렇게 오르다가, 등산로에서 벗어나, 으슥한 곳으로 가 땅을 파고 볼일을 보고 파낸 흙으로 잘 덮은 후 다시 등산로로 돌아와 산행을 계속했다. 11시 26분 임도를 가로질러, 산행을 계속하다가, 이정표에 있는 고도를 보니, 해발 912m다. 그럼, 세동치까지 100m 가까이 올려야 한다. 그런데, 여기까지 오면서 수시로 등산 앱으로 고도를 확인했는데, 훨씬 낮았었다. 해서 그 위치에서 다시 확인했다. 841m, 어느 게 맞는 걸까?
선두의 러셀 덕에 과히 힘들지 않게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속으로 선두에게 끊임없이 감사를 표했다. 러셀을 해본 사람으로 그게 얼마나 힘든지 익히 알아서다. 그래서 일부러 선두에 서지 않은 것도 있고, 그런데, 날이 흐려도 너무 흐려 20m 전방이 보이지 않는다. 보인다고 해도 눈꽃이 만발한 울창한 숲의 연속이지만. 그런데, 시작할 때는 하얀 세상이 신기해 눈꽃과 발자국 등을 기록으로 남겼으나, 계속 같은 경치가 반복되니, 그것도 싫증 나, 찍는 걸 중단하고, 발자국만 쳐다보며 위로 갔다. 그리고 12시 6분 지리산 서북 능선 세동치에 도착했다.
예상대로 세동치에서 정령치 방향으로는 인적이 전혀 없다. 어제 새벽부터 오늘 새벽까지 눈이 내렸고, 그 사이에 서북 능선을 달린 산꾼이 있을 리 없으니, 당연하다. 고로 세동치에서 바래봉 방향 러셀은 우리 선두가 한 거다. 다시 선두에게 감사하며, 쌓인 눈의 깊이를 재기도 하며 가는데, 큰 걸 봐서 그런지 배가 고프다. 하긴 12시가 넘었으니, 점심시간이다. 해서 사당역표 김밥을 꺼내 먹으며 길을 재촉했다. 와중에 동영상을 촬영하며 상고대 터널을 지나기도 하며 가다가, 부운치 1km 전방쯤에서 통화 중인 주당 멤버를 만났다. 인솔 대장과 하는 통화로 대충 내용을 들어보니, 대장이 러셀 중으로 잘 따라오고 있는지 묻는 거다. 당연히 선두 남성 산꾼이 러셀 할 거로 생각했는데, 여성 대장이 러셀 중이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체력이 좋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으나, 책임감 또한 강하다.
10m 전방이 안 보이는 시야라, 앞서가는 주당 멤버의 발꿈치만 보며 가다가 우연히 이정표를 봤는데, 해발이 1,440m다! 아니, 바
래봉이 1,165m 수준이고, 서북 능선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만복대가 1,438m에 불과한데, 1,440m라, 다시 앱의 지도로 확인하니, 1,111m, 오기가 분명하다. 그 이정표를 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길을 재촉해 1시 4분경 부운치에 도착했다. 어쨌든 비록 러셀은 했으니, 심설에 보폭에 맞춰 발을 디뎌야 하고,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쳐진 나뭇가지를 피하고자, 구부정하게 가다 보니, 체력 소모가 평소의 두 배 이상이다.
부운치를 떠나, 팔랑치로 향하는데, 등산로가 허리를 90도 꺾지 않으면 통과하기 힘든 구간으로 바뀐다. 해서 선두가 길을 잘못 잡은 거로 생각하고 갔다. 그런데, 가다 보니, 길을 잘못 들었으며, 관목이 앞을 가로막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뚫려 있다. 그럼, 길이 맞다. 국립공원에서 기어다녀야 하는 등산로를 만들지는 않았을 거고, 왜 기어가야 하나, 자세히 살펴봤다. 봄에는 철쭉 터널인 곳으로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나뭇가지가 아래로 쳐졌고, 바닥은 계속 내린 눈으로 거의 허리 정도까지 눈이 쌓인 결과라는 걸 알았다. 해서 구부정하게 가다가, 앞선 일행에게 이럴 바에야 아예 기어서 가자고 권했다. 그렇게 기어서 철쭉 터널을 통과하기도 하며, 1시 42분 철쭉이 아닌 눈꽃이 활짝 핀 철쭉 군락지 시작 지점에 도착하고, 1시 52분경 팔랑치에 도착했다.
팔랑치부터는 완만한 경사의 거의 임도 수준의 등산로인데, 그래서 그런지 곳에 따라서는 쌓인 눈이 거의 허리에 닿을 정도다. 그렇게 바래봉 삼거리로 향하는데, 반대편에서 한 무리의 등산객이 다가온다. 설마 지금 수련원까지 가겠다는 건가? 어쨌든 저들은 우리가 지나온 덕에 조금은 쉽게 수련원까지는 갈 수 있을 거다.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계속 가자, 앞에 바래봉 삼거리라 생각되는 곳이 보인다. 그런데 산불감시초소가 안 보여, 처음에는 아닌 줄 알았다. 그리고 2시 20분 이정표에 도착하고야 바래봉 삼거리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산불감시초소는 왜 치웠을까?
여기서 바래봉까지는 0.6km, 고로 왕복 1.2km다. 과거부터 침엽수림 숲이 유명한 지역이라, 눈꽃이 만개한 침엽수를 기록으로 남기며 바래봉으로 향해, 앞서 러셀하며 간 인솔 대장이 기다리고 있는 바래봉에 도착했다. 그리고 대장의 도움으로 인증을 남기고, 막 도착한 일행과 단체 사진을 찍었다.
바래봉에서 해야 할 일을 끝내고, 하산주가 기다리는 주차장을 향해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했다. 중간에 간식으로 과일을 먹기도 하고, 급경사에서는 그래도 주저앉아 미끄럼을 타기도 했다. 와중에 잘 미끄러지지 않아, 배낭 레인 커버를 벗겨 타 보기도 했는데, 더 안 미끄러진다. 그런데, 임도로 내려가며 보니,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가지가 부러진 나무는 거의 100m마다 하나씩 있을 정도고, 아예 뿌리째 뽑힌 나무도 있다. 그런데, 그렇게 내려가다 보니, '눈썰매 금지'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모르고 저지른 짓이라, 괜찮다고 핑계 대며, 내려가다가, 수련원에서 조금 오르자마자 만들어 여기까지 많은 도움을 받은 지팡이를 바래봉에 돌려줬다. 그리고 계속 내려가, 3시 26분경 임도 차단봉에 도착했다. 말인즉 여기까지는 차로 와도 된다는 얘기다.
고도를 낮춰 구름 아래로 내려와서인지, 운봉읍과 그 건너로 백두대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와, 그걸 기록으로 남기기도 하며 갔다. 그런데, 역시 고도가 낮아서인지 눈이 녹아 걷는 게 불편해 아이젠을 벗어 손에 들고, 3시 46분경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다. 애초 목표는 3시까지 도착인데, 46분이나 늦었다. 고로 하산주 시간은 그만큼 짧아졌다. 그리고 식당까지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모른다. 해서 서둘러 내려가, 3시 50분 산악회 버스가 기다리는 주차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앞서가던 인솔 대장과 일행이 안 보여, 뒤를 돌아보니 식당이다. 버스로 가서 배낭을 두고 올지 잠깐 고민하다가, 하산주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걸 깨닫고 일단 식당으로 가 주문한 후 일행을 기다리기로 하고 식당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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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으로 접근해 통유리로 안을 보니, B 팀이라 생각되는 우리 일행 몇이 식사 중이고, 인솔 대장과 주당 멤버도 막 도착했는지 배낭을 내려놓고 있다. 역시 생각은 비슷하다. 해서 문을 열고 들어가, 일단 동태탕 셋에, 미나리전과 파전 중 뭘 주문할지 고민하자, 주인장이 반반으로 해주겠다고 해 고맙다고 인사하고 그걸 주문했다. 그리고 화장실로 가 씻고 와, 이슬이와 막걸리, 맥주를 들고 와 먼저 나온 파·미나리 전을 안주로 무사 산행을 축하하는 건배를 했다. 그리고 이어 나온 동태탕을 더해 이슬이 다섯 병과 막걸리 네 병을 마셨다. 그렇게 마시다가, 공식 마감이 4시 40분이라 30분에 대장이 일어났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일행이 있으면, 연락해 주기로 하고.
조금 있다가 연락이 왔는데, 지금 40분까지 버스로 오란다. 말인즉 다 도착했다는 거다. 심설이라, A 팀의 몇 사람은 늦을 거로 생각했는데, 대단한 산꾼들이다. 해서 서둘러 계산하고 버스로 가, 자리를 잡자마자 잠이 들었다. 그리고 깨어보니, 여산 휴게소다. 남원에서 멀지 않은 곳인데, 벌써 휴게소인 걸 보면, 일행 누군가가 급하고 대장에게 부탁한 거다. 어쨌든 차에서 내려, 볼일을 보고 온 다음 다시 잠이 들어, 실내등이 들어와 깼다. 신갈이다. 신갈에서 1차로 승객을 내려준 버스는 2차로 죽전에서 내려주고, 8시 6분 양재에 도착했다. 양재 도착 10분 전 하차 준비를 끝내고 기다리고 있었던 지라, 일행에게 인사를 하고 내려, 역으로 향해, 열차로 집으로 향하는 거로 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바래봉 눈꽃 산행 팀 계획대로 '전북 학생수련원 입구 → 세동치 → 부운치 → 팔랑치 → 바래봉 삼거리 → 바래봉 왕복 → 지리산허브밸리 주차장'의 15km(램블러) 구간을 5시간 10분 동안 심설 속 눈꽃과 상고대를 즐긴 산행이었다. 이동 5시간, 휴식 10분!
눈꽃 구경을 위한 가벼운 산행으로 생각했는데, 상상 이상의 심설이라, 체력 소모가 많은 산행이었다. 하지만, 눈꽃과 상고대는 원 없이 본 산행이기도 했다.
산행 내내 구름 속을 걸어, 시야 반경 10m 정도에 불과해 눈에 쌓인 지리산 주 능선을 보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 산행이다.
바래봉에 여섯 번째 오른 산행으로 앞으로 바래봉을 찾을 일이 있을까? 천왕봉은 50번도 넘게 올랐으니, 바래봉이라고 여섯에서 멈출 이유는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