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협회장에 당선되어서 대구문단을 발전시키겠다고 나서시는 예비 후보님들께 드립니다.
자기 돈, 자기 시간 쓰며 문협회장 하시겠다고 나서시는 그 희생정신을 높이 존경하며, 감사하게 생각 합니다만 문협회장 당선이 일신의 명예욕 때문이라면 그 또한 등단장사의 변종에 해당하는 것이니, 출마하지 마시고 집에서 조용히 글만 쓰시는 것이 진짜로 문학 발전을 위하는 길이라는 것을 조언 드리며, 그래도 출마를 결심 하시겠다면 다음 문제들에 대한 각 후보의 철학과 해결 방안을 공개적으로 밝혀 주시길 바랍니다.
<문제 1> : 대구문학의 질적 향상을 위한 후보자의 생각은 무엇입니까?
지금 대구문단의 가장 큰 병폐는 지난 호 <대구문학>에 구석본 전 대구문협회장님께서 용기있게 지적하신 "시 월평" 말씀 그대로 등단장사로 인한 문학의 질 저하 입니다. 우리 문학이 이러한 환경에 처해 있음에도, 비평가들의 정당한 문학작품 비평에 까지 감정적으로 비평가를 공격하게 되면, 비평문학 자체도 발전할 수가 없는 환경이 됩니다. <대구문학>에 수필 월평이 사라진지 이미 오래인데도 문협 내부에서는 아무도 이 문제를 공식 거론하지 않고 있습니다. 글 같지도 않은 수준의 글을 문협회원이라고 순차적으로 원고를 싣게하고, 작은 돈이지만 고료를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발행 행태는 산의 나무만 헤치는 국가 자원 낭비이고, 선량한 <대구문학> 독자들로 하여금 대구문인들의 지적수준을 한심하게 여기도록 만드는 또 다른 등단장사의 일면이기도 하니 신속하게 개혁되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있는지, 방안이 있다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후보자의 결심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문제 2> : 문협회장이 정해진 분담금 이상의 돈을 쓰지 않아도 되는 문단 분위기 혁신을 위한 방책은 무엇입니까?
문협회장 직은 명예직이고 자기 시간과 자기 돈을 쓰며 문학발전을 위해서 봉사하러 다니는 신분 입니다. 회장은 이사회에서 정해진 일정 분담금만 내면 재정적으로 회장이 할 일은 다 한것입니다. 회장에게 그 외의 돈을 좀 쓰면서 다니시라고 은연중에 압박하는 일이 있다면( 대구문협에는 절대로 없을 것으로 믿습니다만), 이것은 문인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라 생각 합니다.
밥, 술, 커피 드시고 싶으면 자기 돈으로 사서 드시면 누가 뭐라 합니까? 자기 돈 내어서 앞장서서 수고하시는 분들 커피 한잔 대접하면 일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힘이 나겠습니까? "조선 사람은 공짜라면 양잿물도 큰 것을 먹는다"는 우리 어릴 때 우리 민족성을 비아냥 거리던 말이 떠 오릅니다. 우리 내면에서 이런 꽁짜를 좋아 하는 심리가 밖으로 분출되어서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니, 국민 정신이 "땀흘려 일을 하려는 생각(위대한 작품 생산을 위한 노력)은 않하고 어디서 공돈이 나오는 곳 없느냐는 그것만 찾아 다닐 정도(문학상금 킬러)"로 깊은 병이 들어 버렸습니다. 문학은 인류의 정신 세계를 밝히는 등불이고, 그런 작품을 써 내는 문인의 소명은 신의 말씀을 전하는 선지자 입니다.
문인 사회부터 공짜 좋아하는 심리를 척결하고 밝은 기풍을 진작 시켜야 할 것인데, 여기에 대한 각 후보자들의 방책과 결심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