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그레이브스 우버 글로벌운영총괄 "누구나 생각했던 사업…우리가 실행했을뿐" 美경영전문지 올해 혁신기업 6위…운송 보다는 `라이프 스타일` 제공 승객과 기사 연결하는 사업모델, 쉽게 모방할수 없는 경쟁력 가져
우버(Uber)는 리무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기업이다. 지난해 구글로부터 2억5000만달러를 투자받아 화제가 됐다. 구글은 왜 리무진 서비스에 큰돈을 투자했을까 궁금했다. 우선 스마트폰에 우버 애플리케이션을 깔고 클릭했다. 기자가 있는 서울 충무로 매일경제신문 사옥 주변의 지도가 화면에 떴다. 9분이면 우버의 리무진이 올 수 있다고 표시됐다. 서비스를 신청하자 금세 문자가 왔다. 오후 3시 20분에 도착 예정이라고 했다. 스마트폰 화면에는 기사의 얼굴 사진과 성, 대략적인 차량번호가 떴다. 정각에 벤츠가 회사 앞에 도착했고, 운전기사가 내려 뒷문을 열어주었다. 목적지인 서울 하얏트 호텔에는 14분 만에 도착했다. 요금을 내기 위해 지갑을 꺼낼 필요가 없었다. 우버 애플리케이션 가입 시에 입력한 신용카드를 통해 자동으로 결제됐다.
하얏트 호텔에서 만난 라이언 그레이브스(Ryan Graves) 우버 글로벌운영총괄(Global Head of Operation)은 큰 키에 활달한 얼굴이었다. 그는 "우버는 단순한 비즈니스 사업이 아닌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라고 말했다. "가장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시민들에게 제공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물론 일반 택시보다는 비싼 요금을 내야 한다는 대가가 있긴 했다. 우버는 미국 경영전문지 패스트컴퍼니로부터 2013년 최고의 혁신 기업 6위에 선정됐다. 다음은 그레이브스 운영총괄과의 일문일답이다.
-당신은 우버의 첫 최고경영자(CEO)였다고 들었다.
▶트위터로 창업자인 개릿 캠프(Garrett Camp)와 트래비스 캘러닉(Travis Kalanick)을 소개 받았다. 그들은 경영을 맡아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초 펀딩을 받은 직후에 우버의 CEO가 됐다. 창업자인 캘러닉이 CEO로 참여한 뒤부터는 운영총괄이 됐다.
-우버 창업 계기는 무엇인가.
▶캠프와 캘러닉이 파리의 한 콘퍼런스에 참석했을 때였다. 스마트폰에 버튼만 누르면 외교관 수준의 리무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를 계기로 2009년 3월 창업했다.
-아이디어 자체는 매우 단순해 보인다.
▶우버와 비슷한 서비스를 머릿속에 떠올린 사람은 매우 많다. 그러나 실행하지는 못했다. 우버는 초기의 창업 멤버들의 실행력이 좋았다. 실행력이 그들의 본성이다.
-남들이 쉽게 모방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사와 승객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연결한다는 비즈니스 모델은 단순하지만 실행은 매우 복잡하다. 세계 50개 도시에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고리즘은 매우 복잡하다. 쉽게 모방할 수 없다.
-우버는 차량을 소유하지도, 기사를 고용하지도 않는다고 들었다.
▶기존의 로컬 회사와 제휴를 맺어서 차량과 기사를 구한다. 이들 업체가 더욱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사들은 어떻게 훈련시키나.
▶우리 기사들은 실명제로 운영한다. 자신감과 프라이드가 높은 이유다. 모든 고객들은 우버를 이용한 다음에 기사에 대한 평점을 매길 수 있다. 이 정보는 누적돼 고객에게 공개된다.
-고객이 차량을 요청한 후 기다리는 시간은.
▶수요가 가장 많은 강남역 근방과 이태원에서 평균 대기 시간은 6~7분이다. 서울 전체에서 대기 시간을 3분 이내로 줄이는 게 목표다. 뉴욕에서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뉴욕은 모든 지역에서 대기 시간이 3분 이내다.
라이언 그레이브스 우버 글로벌운영총괄
-운영하는 차는 몇 대인가.
▶내부 기밀이다. 다만 뉴욕의 경우, 수천 대에 이른다는 점은 말할 수 있다. 차량 종류는 도시마다 다르다. 유럽은 벤츠, 미국은 링컨타운카가 많다. 서울은 벤츠와 에쿠스가 주력이다.
-기업 가치가 34억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근거는 무엇인가.
▶구글이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일부 지분(7.35%)을 사들였다. 그 지분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
-구글이 왜 투자했다고 보나.
▶돈을 벌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닐까(웃음).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우버가 매우 빨리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성장이 빠른 기업에 투자하고 싶을 것이다. 둘째, 구글은 우버를 통해 데이터를 얻고 싶어한다. 우버는 사람들이 어떻게 도시 내에서 이동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 활용 가능성이 무한하다.
-우버는 진출하는 지역마다 기존 택시 회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실상의 택시영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우리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지가 가장 중요하다. 소비자의 지지만 있다면 장애를 헤쳐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미국은 마이애미 등 일부 지역에서는 택시 회사들이 시정부에 로비를 펼쳐 우버 진출을 막으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와 워싱턴 DC 등에서는 소비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이를 극복했다).
-당신 스스로 우버의 서비스를 정의한다면.
▶라이프 스타일과 운송의 결합이다. 각 도시에 있는 기존의 운송 인프라를 활용해서 도시민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향상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우버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