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은 찬 성질을 가지고 있어 여름철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음식 중 하나다. 대표적으로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쯔유에 메밀면을 폭 담가 먹는 판메밀이 있다.
서울 광화문에 냉메밀로 유명한 맛집이 있어 방문해 봤다. '광화문미진'이다.
이곳은 1952년부터 광화문 일대를 지켜온 메밀 전문점이다. 그 맛을 인정받아 2014년 서울미래유산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2018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미쉐린가이드서울에도 꼽혔다.
26일 점심시간 광화문미진 입구에 많은 사람들이 줄서있다./사진=안지호 기자 |
26일 습도가 높은 후덥지근한 날씨가 이어지는데도 점심시간 음식점 앞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회전율이 빨라 생각보다 오랜시간 대기하지는 않았다.
이곳의 기본메뉴는 냉메밀(판메밀), 비빔메밀, 온메밀, 메밀막국수, 보쌈 정식 등 다양하다. 이외에도 메밀전병, 해물전, 김치전, 왕만두 등 추가메뉴도 있다.
자리에 착석해 냉메밀(1만1000원)과 전병(6000원)을 주문했다. 이곳은 메밀전병도 유명하다. 양이 많다면 1인분의 반인 한 줄도 주문이 가능하다.
테이블마다 육수에 첨가할 간 무, 썰린파, 김 가루가 마련되어 있어 기호에 맞게 넣으면 된다. 기본찬으로는 단무지와 열무김치 등이 제공된다.
곧바로 메밀면과 주전자 한가득 담긴 간장 육수가 제공된다. 판 위에 올려진 메밀면은 촉촉함이 살아있다. 육수 그릇에 갈린 무와 파를 넉넉히 넣고 살얼음이 띄어진 간장 육수를 부었다. 간장 육수를 먼저 한입 먹어보니, 달짝지근하면서도 감칠맛이 난다. 여기에 겨자를 첨가하면 알싸한 맛도 추가할 수 있다.
식당 지하에서 운영하는 공장에서 육수와 면을 직접 생산해 바로바로 제공한다. 간장 육수는 일본식 쯔유와는 차별점을 뒀다. 다시마, 쑥갓 등 14가지를 끓인 것이다.
메밀면을 일정량 덜어내 간장 육수와 시식해봤다. 시원하면서도 감칠맛도는 육수와 쫄깃함이 살아있는 면발이 입맛을 돋운다. 여기에 썰린 파는 아삭한 식감을 더한다.
함께 주문한 메밀전병도 한 조각 시식해 봤다. 기존 김치 함유량이 많은 전병과 달리 이곳은 숙주와 두부, 신김치, 돼지고기 소로 채웠다. 마치 만두소와 비슷하다. 부드럽고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광화문미진을 찾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곳의 간장 소스는 다른 메밀전문점과 미묘하게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