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오빠.
오지도 않을 거라 생각했던 날이 결국 이렇게 오네요.
사실 생각치도 않았고...설사 일어난다하더라도 49일 이전에만 해도..아주아주 먼 훗날의 일일거라고 생각했던 날.
오늘이 되기 전부터, 정말 생각이 많았어요.
어떤 말을 쓸까, 편지를 써도 될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 새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어버렸네요.
오늘 새벽부터 비가 참 많이 내리고 있어요.
왜 하필 오늘, 이렇게 비가 많이 와..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저 날씨가 좋았어도 그런 생각 했을 거에요.
왜 하필, 사람 맘도 모르고, 날씨는 이렇게 야속할 정도로 화창할까..이렇게.
있잖아요, 이곳에 편지를 쓰면,
그냥 오빠에게 이 마음만큼은 전해질 것 같은 망상에 이렇게 쓰고 있는데..
사실 물리적으론 말도 안되는 일인 거 알아요.
알지만, 그래도 이 마음이, 이 편지가 오빠에게 전해지길 바라며 쓰고 있어요.
한참 울고, 또 울던 날을 지나,
어느 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직 오빠가 있는 것처럼 일상을 살고,
또 어느 샌가 오빠가 없다는 사실에 그리워하며 울고.
그렇게 지낸 지 49일째.
언젠가는 울지 않고 추억할 날이 올까요?
사실 그 날이 언젠가 올지도 모른다는 게 아직은 잘 와닿지가 않아요. 그래도 되는걸까, 라는 생각도 들고.
그리고 무엇보다, 오빠가 없다는 사실이 익숙해지는 게 두려워요.
오빠와 더 이상 같은 하늘 아래에서, 같은 시간을 살고 있지 않다는 게 익숙해진다는 거..
익숙해지는 게 너무 마음 아픈 것 같고..또 내가 그 삶에 적응해버린다는 게 두렵고.
아, 편지 쓰니까 안 그래도 보고 싶은데, 더 보고싶다.
지금이라도 내가 아주 긴 악몽을 꿨다고 하고, 깼으면 좋겠는데...되게 안 깨네.
민우오빠!
저는 언제나 이 곳에서, 언제나 그랬듯, 변치않고 있을게요.
나이를 먹어, 언젠가 제가 오빠의 나이와 같아지고, 오빠의 나이를 넘어서더라도.
평생 잊지 못할 거고, 잊지 않을게요.
정말 고마웠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매순간, 오빠를 기억하면 고마울 거에요.
부디 그곳에서 아무 걱정없이, 편안하고, 행복하기를.
P.S. 편지 제목이 뭘까..하고 있을까요, 호기심 많은 민우오빠. 오빠 호기심은 풀어주고 편지 마무리해야지.
Time Leap는 오빠도 눈치챘다시피, 백퍼센트 앨범 제목이기도 하지만,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의미에서도 썼어요.
P.S. I Love U는 말 그대로 내가 오빠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고,
또 다른 의미로, 먼저 떠나는 사람이 남아있는 사람에게 남기는 노래 제목인데..내가 떠나는 입장은 아니지만, 이 노래를 들으니까 다정한 민우오빠 생각이 나서..그래서 제목에 썼어요.
첫댓글 아마 다 전해졌을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