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보다 긴 추석 연휴입니다. 성묘 등을 마치더라도 휴일이 많아 유유자적하기에 딱 좋은 나날이지요. 이번 연휴에는 고속도로보다 국도를 타면서 주변 산천과 고향 부동산을 둘러보며 ‘재테크 포트폴리오’를 생각하는 것도 생활의 지혜입니다. 더구나 수도권 거주자들은 평소 지방 부동산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던 만큼 추석 연휴를 활용, 고향길 주변 지역 부동산을 둘러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지요. 물론 재테크의 필수품목 ‘지도(地圖)’는 꼭 챙겨야 합니다.
부동산 재테크의 시작은 조망(鳥望·하늘을 나는 새의 눈으로 보는 것)입니다. 펼쳐놓은 지도든, 해당 지역 산이든 조망을 통해 부동산의 현재와 미래 가치를 찾아야 하지요. 우리나라는 산과 강·천이 발달한 데다 바다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훼손할 곳이 거의 없는 화려강산(華麗江山)이지요. 이는 가용(可用)토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쓸만한 토지가 부족한 우리나라는 장기적으로 산악지대를 제외한 국토 대부분이 공장상업용지와 레저·휴양 무대로 변할 수 있습니다.
지난 개발연대가 공장과 도시 중심 개발이었다면 이제는 ‘웰빙’과 ‘힐링’ 개발 시대이기 때문이지요. 고향길 부동산도 5∼10년 후, 아니 20년 후 레저·휴양지로 변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보아온 무수한 상전벽해의 도시들인 울산과 경북 포항, 구미, 경남 창원·거제, 충남 서산·아산·당진 등이 산업개발 무대로 변했듯이, 급증하는 관광휴양 수요가 개발 소외지대를 ‘개발의 품 안’으로 부를 수 있지요. 이는 고향 땅을 보전하고 주변 지역 토지를 매수한 이들에게 ‘부자로 가는 부동산 추월차선’이 열리는 기회가 온다는 뜻이지요.
전국 땅값(상반기 기준)은 올해 개발이슈가 있는 수도권과 부산, 세종시 등만 올랐습니다. 러스트벨트(제조업 사양화로 불황을 겪는 지역)인 울산 동구(-1.08%)와 경남 거제시(-0.14%)처럼 땅값이 아예 떨어진 지역도 있고요. 전북 군산시(0.48%)와 경남 통영시(0.94%), 전남 목포시(0.31%), 순천시(0.35%), 여수시(0.45%)도 그다지 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들 지역은 잠재가치가 충분한 곳이지요.
바로 마리나항 개발과 관광레저 수요가 몰릴 남서해안 바다를 끼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정부가 마리나항 개발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들 지역 토지 가치는 해를 거듭할수록 커질 수밖에 없지요. 이번 추석 연휴 고향 방문길에는 아파트보다 5∼10년 후를 내다보고 토지시장을 살필 것을 권합니다. 나른한 권태가 있는 휴일을 즐기면서 펼쳐본 지도가 먼 훗날 재테크 효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추석 연휴 귀향하는 이들 모두가 고향길 부동산에서 부자로 가는 추월차선을 찾기를 기원합니다.
<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