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는 지난 22일 2000년 한해 ‘전기통신감청’ 및 ‘통신자료제공’ 협조건수를 발표했습니다. '전기통신감청’은 법원이 발부한 감청허가서에 근거해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등 수사기관이 특정 가입자의 통신내용을 확인하거나 기록하는 것입니다. ‘통신자료 제공’은 수사기관의 장(長)이 제출한 문서에 의거, 통신사업자가 특정 가입자의 이름·주소·통화 상대방 전화번호 등을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번 조사결과 2000년 한해 PC통신(인터넷포함), 유선전화, 이동전화, 무선호출 등 전 통신 분야를 망라한, 전체 통신감청건수는 2380건으로 99년 3234건에 비해 2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통신자료 제공 건수는 16만485건으로 1년 전보다 3.9%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세부항목별로는 PC통신(인터넷포함) 분야에 대한 수사기관의 감청 및 통신자료 제공 요청이 99년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일반 유선전화 부문의 감청 및 자료 요청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통신서비스가 유선전화에서 인터넷과 이동전화 중심으로 변해가는 추세를 반영한 결과로 보입니다. 정보통신부측은 “해킹·바이러스·음란물 유통 등 사이버범죄가 급증, 수사요청이 늘어나면서 PC통신(인터넷 포함) 분야의 자료제공 건수가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총 감청 건수 2380건 중, 법원의 감청허가서를 사후에 발급받는 ‘긴급감청’ 건수는 125건으로 99년에 비해 26.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전자-반도체 업계 <삼성전자-LG전자 손잡다>
전자업계의 영원한 라이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분야에서 처음으로 손을 잡았습니다. 삼성의 캠코더와 LG의 가스오븐 레인지 및 식기세척기를 주문자상표부착(OEM)으로 상호 공급받아 판매하기로 합의한 것입니다.
현재 해당분야 시장은 전문업체와 외제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양 사는 국내 시장에서 막강한 유통망을 무기로 해서 시장 판도변화를 노리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시장환경에서 각개약진 식으로 힘을 낭비하지 말고, 상대의 힘을 빌어 취약한 부문을 보완하면서 핵심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입니다. 이 같은 협력이 성과를 거둘 경우 여러 분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맏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기획담당 상무보가 4월부터 사무실로 출근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상무는 삼성전자의 핵심 임원 사무실이 몰려있는 본관 25층에 따로 마련한 사무실을 사용합니다. 윤종용 부회장과 최도석 사장의 집무실이 바로 맞은 편에 있다고 합니다. 부친인 이 회장과 함께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 빈소를 찾았던 그는 곧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자신을 둘러 싼 항간의 기대와 우려에 대해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네트워크 및 보안 업계 <신중한 바이러스경고 필요>
정통부는 21일 “과거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낸 CIH 바이러스와 동일한 감염 증상을 가진 메지스트르 바이러스가 국외에서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촉구한다”는 경보를 내렸습니다. 정통부는 바이러스가 “하드디스크 내 모든 정보를 손상시키고 기본 입출력 시스템을 정지시킨다”며 “국내에 유입될 경우 급속히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백신업체인 시만텍은 “지난 13일 이미 언론을 통해 바이러스를 알렸다”며 “이 바이러스는 위험도가 2도(위해하지만 널리 퍼질 가능성은 거의 없음)에 불과해 5도(가장 위험한 등급)로 분류했던 CIH바이러스와는 비교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 회사는 21일 현재 전세계 피해 신고가 50건 이하이며, 피해 접수율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안철수연구소도 “이 바이러스에 걸려 하드가 손상되는 경우는 이 프로그램을 분석하기 위해 특별한 프로그램(디버거)을 사용하는 경우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반 사용자가 바이러스를 분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관련 업계에선 정부가 좀 더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행동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 초고속망 및 인터넷 업계 <프리챌-대정크린 인수합병>
커뮤니티사이트 프리챌이 21일 코스닥 등록 환경벤처 대정크린과 주식 맞교환 형태로 합병을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말 IHIC(구 신안화섬)와 합병 계획을 발표했다가, 올 초 이를 번복한 프리챌은 이번 합병건을 성사시키기 위해 전제완 사장이 직접 나섰다고 합니다.
전 사장은 회원수 400만에, 매일 1만5000명이 신규 가입하는 프리챌을 운영하기 위해 더 많은 자금이 필요했고, 개인적 친분이 있던 대정크린 김진시 사장을 설득해 합병을 진행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코스닥시장에 등록한 대정크린은 고효율 산업용 필터를 생산하는 환경벤처로, 이번 합병을 계기로 인터넷 지주회사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나우콤은 23일부터 우수한 경쟁업체를 매달 한군데씩 정해 해당기업의 성과를 배우고, 자신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좌우 15˚운동’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나우콤은 이를 위해 첫번째 벤치마킹 대상으로 네오위즈를 선정했습니다. 접속·커뮤니티·지불 등 네오위즈의 사업영역이 나우콤과 비슷하고, 닷컴기업 중 드물게 수익성과 내실을 갖췄다는게 선정 이유입니다. 한달 후 보고회를 갖는다고 하니, 그 때 어떤 성과를 얻을지 기대됩니다.
대형 포털사이트들이 PDA 유통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라이코스코리아는 PDA 전용코너를 열고, 미국 팜사의 ‘팜Ⅲc’를 33% 할인된 가격에 온라인 독점 판매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제품은 라이코스코리아 웹사이트와 연계가 가능해 웹에서 내려받은 이메일·뉴스·일정관리 등을 PDA로 즐길 수 있습니다. 야후코리아는 벤처기업 플랙시스가 개발한 돌돌말이 키보드에 야후 로고를 붙여 오는 5월부터 독점 판매할 계획입니다. 이 제품은 컴팩·셀빅·싸이버드 등 PDA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초미니 키보드입니다.
한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미국 핸드스프링사의 PDA ‘바이저’ 국내 유통권을 따내기 위해 대기업, 전문 디지털기기 유통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나, 도시바·쓰리콤 국내 총판인 디지털퍼스트가 유통권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선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형 포털업체들이 쇼핑몰을 통해 기기도 판매하고, 자사 콘텐츠도 독점 제공하기 위해 단말기업체들과 서둘러 계약을 맺으려는 것입니다.
지난주도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이 업계 최대 화제입니다. 이번에는 MS가 제시한 프로모션이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공동구매 계약을 한다, 안한다 계속 말을 바꿔 온 MS가 결국 본사의 결정이 나왔다며 공동구매 계약을 맺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공동구매 계약과 관련해 수혜 대상이 소수에 불과하고 가격도 길게 보면 절대 싼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 벤처캐피털 및 투자 업계 <리타워텍에 대한 검찰수사의 여파>
지난해 금감원에 의해 고발됐던 ㈜리타워테크놀러지스(일명 리타워텍)의 불법 투자금 유치혐의가 서울지검 특수1부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지난해 정현준, 진승현 사건에 이어 이번 사건으로 벤처기업의 부도덕성이 또 한번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게 됐습니다.
허록 전 리타워텍 대표는 버뮤다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 현대증권사 직원 및 한국기술투자 임원과 짜고 투자자를 불법 모집한 사실이 검찰에 의해 확인된 것입니다. 리타워텍은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 인수개발(A&D) 바람을 타고 국내외 28개 기업을 인수한 인터넷 지주회사인 리타워그룹의 대표적 계열사입니다.
이 때문에 이번주에는 최근 테마주를 형성하면서 급부상중인 A&D 관련주들이 직격탄을 맞게 될 전망입니다. 현재 코스닥시장에는 리타워텍을 비롯 엔피아, 동특, IHIC, 휴먼이노텍, 대현테크, 테크원, 모헨즈, 세림아이텍, 로커스홀딩스, 동화기업, 코스프, 세화, 한올, 남성정밀 등이 A&D 관련주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 인터넷 방송 및 엔터테인먼트 <프로게임단 협의회 발족>
온라인게임업체 넥슨은 자체 개발한 전쟁게임 ‘택티컬 커맨더스’가 22일(현지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2001인디게임페스티벌(IGF)’에서 ‘최고 게임 디자인상’과 ‘최고 기술상’을 수상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IGF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 후원하는 대규모 게임 시상식입니다. 영화로 치면 ‘선댄스 영화제’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택티컬 커맨더스는 10개 본선 후보작 중 비주얼아트·오디오 부문을 제외한 2개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프로게임단협회가 20일 발족했습니다. 협의회에는 한국통신프리텔, 삼성전자, KTB네트워크, 더미디어, 한게임, 올더웹코리아, 아이비에스넷, 게임아이 등 8개사가 회원사로 등록돼있습니다. 지난해 말 이후 프로게임단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협의회 구성으로 프로게임리그가 다시 활성화되기를 기대해봅니다. /IT조선 드림 i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