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俗離山)은 우리나라 8대 경승지의 하나에 속한다.
옛 문헌에 따르면 속리산은 원래 아홉 개의 봉우리가 있어 구봉산이라 하였으며,
신라 때부터 속리산이라고 불렸다 한다.
이 산에는 천연 기념물로 지정된 정이품송,망개나무 등 670여 종의 식물과,
딱따구리, 사향노루,붉은가슴잣새, 큰잣새 등 340여 종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산행의 목표는 속리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암자 상고암(上庫庵)과 상환암(上歡庵)이다.
상고암 가는 길에 우연히 사향노루를 만나 이를 먼저 포스팅한다.
상고암과 상환암은 이어서 포스팅 한다.
@정이품송(正二品松)은 속리산 산행의 들머리가 되는 바로 입구에 있는 노거수다.
노거수는 정국에 여러 곳이 있지만,속리산의 정이품송은 역사적인 내력을 지닌 노거수로
단연 조선 최고의 명성으로 회자되는 노거수다.
사람이 아닌 나무에 관직을 부여하게 동기가 흥미롭다.
1464년 조선의 세조 임금이 앓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법주사로 가던 중
임금 일행이 이 소나무 곁을 지나려는데 가지가 늘어져 임금이 탄 연(가마)에 걸리게 되었다.
이를 본 한 신하가 연이 걸린다고 소리를 치자,
소나무는 스스로 가지를 번쩍 들어 올려임금 일행을 무사히 지나가게 하였다.
며칠 후, 법주사에서 돌아오던 임금 일행은 다시 이 소나무 곁을 지나가게 되었다.
그때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져 세조는 이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할 수 있었다.
세조는 이를 기특하게 여겨 소나무에 정이품(지금의 장관급)이라는 큰 벼슬을 내리고,
그 후 사람들은 이 나무를 정이품송이라 부르게 되었다.
속리산의 이 정이품송(正二品松)은 그런 연유로 일명 연거랑이 소나무(輦卦松 연괘송),
연송(輦松)으로 불리며 1962년에 천연기념물 제103호로 지정되어 있다.
속리산을 찾을 때면 으레 눈길이 쏠리는 나무가 바로 이 고사목이다.
속은 썩어 문드러졌지만 밑동우리에 남아 있는 목탁 같은 형상이
세월의 무상(無常)함 더불어 새로운 문명의 흐름 속에
부침(浮沈)하는 종교의 참 의미가 무엇일까 하는 화두를 되새겨 보게 된다.
세조길을 따라 조성된 이 저수지의 풍광이 속리산 산행의 새로운 묘미(妙味)를 더한다.
물 위에 반영되는 산과 숲이 지극히 고요하고 안온함을 느끼게 한다.
조금 이른 시간 대라 그런지 빛은 약하지만 그래도 반영을 잡을 수 있어 좋았다.
사향노루
세심정을 지나 상고암을 가는 길 숲속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 둘러보니 노루가 보인다.
속리산에는 사향노루가 서식한다고 들었는데이 노루가 사향노루인 모양이다.
노루도 나를 쳐다보고 나도 노루를 바라보았다.
속리산은 여러 번 다녔지만,산속에서 야생의 노루를 보기는 생전 처음이다.
그것도 사향노루를. 카메라를 드는 순간겁을 먹었는지 바로 몸을 피한다.
나는 반갑고 기쁜 마음이었는데 노루를 그렇지 않은가 보다.
아쉽다.조금 더 친숙해질 수 있었는데…….다행히 한 컷은 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