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징크스 깨부수기 ♣
올림픽 축구팀 홍명보 감독은 선수 시절 경기가 있는 날에는 절대 낯잠을 자지않았다고 한다.
피겨여왕 김연아는 늘 오른손 검지에 반지를 끼고 출전을 해야만 경기가 잘 풀렸다고 하는 징크스가 있었다 한다.
비단 이처럼 세계적인 선수들 뿐만 아니라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어기면 왠지 께름직한 징크스 한 두개쯤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심리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하길 징크스는 일의 성패와 아무 연관없는 허상에 불과한 것이라 한다.
그렇다면 징크스는 왜 생기며 어떻게 타파할 수 있는지 그 노하우를 알아보기로 한다.
지난 여름 밤잠을 설쳐가며 응원을 보냈던 런던올림픽은 종합 5위라는 원정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국민들의 가슴에
벅찬 감동과 숱한 화제를 안겼다.
비닐하우스에서 생활하며 역경을 이기고 금메달을 딴 양학선,실격 오심을 딛고 당당히 은메달을 차지한 박태환,
부상임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 장미란,그런데 이와는 달리 화제가 되었던 개막식 자국의 깃발을 들고 입장한 기수는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는 이른바 '기수의 저주였다'
이번 올림픽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미국 대표팀의 기수는 펜싱 사브르 세계 1위인 마리엘 자구니스였다.
아테네,베이징올림픽에 이어 다시 한 번 금메달을 노리던 자구니스는 준결승에서 한국의 김지연선수에게 패하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를 했다.
역시 이탈리아 기수로 펜싱 플뢰레 종목에 출전한 발렌티나 베잘리도 대회 4연패를 노렸지만 동메달에 머물고 말았다.
금메달이 유력시되던 세르비아의 테니스 영웅 조코비치,러시아의 마리아 샤라포바도 모두 금메달을 놓치고 말았다.
한국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기수인 윤경신 선수도 헨드볼 예선 전패로 탈락하는 불운을 겪었다.
이처럼 불길한 징후,또는 일반적으로 선악을 불문하고 불길한 대상이 되는 사물이나 현상,사람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운명적인 일 등을 우리는 '징크스jinx'라고 부른다.
징크스라는 용어는 단순히 스포츠 종목에만 국한되어 쓰이지는 않는다.
"횡단보도 라인의 까만 부분을 밟으면 시험에 떨어진다."(수험생)
"할 수만 있다면 여자 손님은 피하고 싶다"(택시기사)
"13일의 금요일에 비행기를 모는 것은 왠지 내키지 않는다."(파일럿)
징크스가 뭐길래?
우리 삶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징크스는 무엇이고 또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원래 징크스는 고대 그리스에서 마술(魔術)을 부릴 때사용하던 딱다구리의 일종인 개미잡이라는 새 이름에서 유래한다.
사전에는 재수없는 일,불길한 징조나 의레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악운이라고 사전적 정의를 내리고 있다.
이같은 징크스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시대 문화에나 존재해왔다.
지금도 한자문화권인 한중일 3개 국에서는 숫자 4가,기독교문화권인 서양에서는 13이기피의 대상으로 알려져 있다.
똑같은 새 인데도 아침에 가마귀가 울면 재수없다라고 하지만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오려나 보다라고 하니
까마귀로서는 이보다 더 억울할데가 없을것이다.
시험이나 과제물을 작성할 때에이 볼펜을 쓰면 잘 써진다,우연히 시계를 봤는데 공교롭게도 4시 44분을 가리킬 때면
일이 잘 안풀릴것 같다 등 누구나 한 두가지 징크스는 갖고 있을것이다.
징크스가 유독 스포츠 선수들 사이에서 많은 이유는 자신감이나 집중력 등 심리적 정신적인 요인이 경기의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다.
하루하루를 치열한 승부와 긴장의 연속 가운데 살아가는 선수들과 징크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어느 연구소에 따르면 스포츠 선수들의 약 86%가 징크스에 시달린다고 한다.
유형도 다양하다.경기 당일 껍질이 미끄러운 바나나,미역 등 특정 음식을 기피하는 음식관련 징크스가 있는가 하면
특정 유니폼이나 신발,운동장비 등을 선호하는 물품관련 징크스도 있다.
하지만 징크스를 무작정 나쁜것이라고단정지을 수 는 없다.
가령 옷을 갈아입는데 단추가 떨어진다거나, 이를 닦는데 칫솔이 부러진다면 그런 날은 평소보다 더욱
신중하게 행동할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징크스는 자신을 다스리고 절제하는 일종의 예언적 경고가 될 수 있다.
또 징크스 중에는 간혹 합리적인 근거를 가진, 엄밀히 말해 징크스가 아닌 경우가 있다.
프로야구 SK 최정 선수의 경우 불펜투수가 마운드에 올라 연습 투구를 할 때 자신이 전광판을 보고 구속(球速)을
확인하는 선수는 반드시 난타를 당한다는 징크스가 있다.하지만 이는 허무맹랑한 징크스가 아니다.
최정은 유난히 눈썰미가 좋은 선수다. 그런 최정이 전광판으로 구속을 확인하는 이유는 그 투수의 공의 위력이
생각만큼 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제 실력을 못내는 투수가 난타당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뱃사람들이 배에서 휘바람을 불면 폭풍이나 재난이 닥친다고 믿는 징크스도 마찬가지다.
휘파람 소리는 사고가 났을 때 부는 호각 소리와 비슷하여 연상효과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진짜 사고가 났을 때
혼동을 주어 사고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게 하기 때문이다.
미역국은 무죄다
그렇다면 우리는 삶 속에서 왜 이런 크고작은 징크스에 메이는 걸까?
사람은 누구나 자신없고 하기 싫거나 어려운 일을 만나면 내면적 또는 외부적 갈등이 생긴다.
그렇지않아도 익숙치 않은 일인데 불쾌한 기분으로 하려니 좋은 결과가 나올리 없다.
그럴 때는 무엇이 문제일까?
어떻게 이 과제를 해결해야 하나?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우습게도 실패의 원인을 아무 죄도 없는
주변환경 등에 돌리는 것이 사람의 심리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징크스 중 하나가 바로 '시험 당일 미역국을 먹으면 시험을 망친다 이다.
얼마나 유명한지 '이번 시험은 미역국을 먹는다는 관용어 표현까지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정말 미역국을 먹으면 시험에 떨어질까?
그렇지 않다. 시험성적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실력이다'
하지만 실력이 모자라서 결과 나쁘다고 하면 자존심이 상하기 때문에 자신을 위로하고 실패를 합리화하기 위해 원인을
미역국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실패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요인도 계속해서 연결시키다 보면 이는 징크스로 굳어지게 되고 일의 결과가 좋지않을 경우
이를 징크스 탓으로 돌려 책임을 회피하려는 행위가 반복된다.
미역국은 시험 실패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
오히려 미역국은 피를 맑게하고 장 운동을 활성화시켜 변비를 예방하는 등 수험생에게 좋은 식품이다.
이런저런 징크스
머피의 법칙
너무나 잘 들어맞아'법칙'이라는 이름까지 붙은 징크스 중의 징크스,일이 잘 풀리기는 커녕 점점 꼬이며 나쁜쪽으로만
전개되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이다.
1949년 미 공군에서 인간이 얼마나 중력을 견디는 지에 대한 실험을 할 때 참가한 에드워드 머피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세차를 하면 꼭 비가 온다.'내가 선 승강장 쪽 지하철은 항상 늦는다' 등이 이에 해당한다.
과학자들에 의하면 머피의 법칙은 평범한 일을 쉽게 잊어버리거나 안 좋은 사건은 오래 기억하는 인간 기억력의 한계에서
비롯되는 현상이라고 한다.
2년차 징크스
데뷔 첫해에는 좋은 성적을 거둔 프로 선수들이 이듬해에는 성적이 부진한 경우를 가리킨다.
스포츠 외에도 미술,문학 등 여러 장르에서 첫 작품의 성공에 비해 다음 작품이 못할 경우 흔히 쓰이는 말이다.
영화에서도 '전편 만한 속편없다'는 말을 들어보았을것이다.
일반적으로 너무 이른 시기에 성공을 거둔 나머지 수련에 게을리 하거나 상대팀의 견제가 심해지는 것이 원인이다.
영화의 경우도 날마다 수없이 많은 작품이 쏟아지는 가운데 흥행작 한 편을 내기란 쉽지않은 일이다.
하물며 전편의 성공으로 기대감이 높아진 관객들을 이미 익숙해진 등장인물과 플롯으로 한 번 떠 만족시키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는가.
종류도 가지가지 축구계의 징크스
우선 제목이 네 글자인 한국영화는 흥행에 참패한다는 징크스가 있다.
호화 출연진을 기용하고도 흥행에 실패한 네 글자 영화로는 <남남북녀><연풍연가><하늘정원><북경반점><간 큰 가족>
등 일일이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대박을 노린다면 두 글자가 좋다.<괴물>(1300만),<친구>(818만),<써니>(737만)<쉬리>(620만)등이 뒷받침란다.
세 글자와 다섯 글자는 비교적 무난하다.최신작인<도둑들>을 비롯 <놈놈놈>(668만)<추격자>(507만)<우생순>(404만)
<신라의 달밤>(440만)<건축학 개론>(400만) 등이 있다.
징크스는 깨지라고 있는것,이렇게 극복하자.
이처럼 징크스는 본질적으로 일의 성패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앞서 예로 든 '기수의 저주'도 마찬가지다.
자메이카의 기수였던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는 지난 대회에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도 3관 왕을 차지했고 영국의 기수인 크리스
호이도 사이클에서 금메달 두 개를 따냈다.
이처럼 대부분의 징크스는 자신이 치르는 시험,운동경기,하루 일과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렇다면 이런 징크스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좋은 방법은 몸소징크스에 부딧혀서 그 실체가 허상임을 간파하는 것이다.
어느 골프선수는 아침에 달걀을 보거나 먹으면 시합을 망친다는 징크스가 있었다.
특히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골프선수에게 이런 징크스는 너무나 큰 스트레스였다.
아침에 식당에 가는 것이 두려울 때도 있고 달걀 트럭을 보거나 하면 신경이 곤두설 수 밖에 없었다.
서울대스포츠과학연구소 권성호 교수는 상담을 통에 그 선수에게 시합이 있는 날 아침마다 일부러 달걀을 먹을 것을 권했다.
처음에는 꺼렸지만 아침마다 달걀을 먹으면서 그 선수는 달걀과 시합결과 사이에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았고 얼마 후 그의 달걀징크스는 완전히 사라졌다고 한다.
징크스를 극복하는 두 번째의 방법은 이 징크스가 왜 생겼는가를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다.
징크스는 그 발생원인이 확실치가 않으며 근거도 없다.
앞서 이야기 한 미역국 징크스도 미역의 미끈미끈한 촉감과 시헙결과를 결부시키다 보니 생긴 속설일 뿐이다.
이성적인 판단으로 접근한다면 징크스는 생길 수 도 없고 징크스 때문에 신경 쓸 일도 없을것이다.
마지막으로 징크스를 긍정적인 측면으로 소화하자.
바나나를 먹었다면 바나나를 먹었더니뇌 세포가 활성화 되어 문제가 잘 풀린다는 식으로,행여 나쁜 꿈을 꾸었다면
꿈은 반대라고 했지'하는 긍정적 사고로 전환하면 긍정적 행동 긍정적 결과가 나오게 마련이가.
징크스는 결과가 나오기 마련이다.징크스는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허상에 불과한 관념 속에서 스스로 아무 근거없는 틀을 만들어 얽매이고 부정적인 생각에 통제되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