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이웃
유안진 선생님은 ‘지란지교를 꿈꾸며’에서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상대방의 허물도 모두 예뻐 보인다고 했습니다.
나의 욕망과 나의 이기심을 채우려는 사람들은 모두 내 이웃이 아닙니다. 그들은 모두가 자기 출세와 성공을 위한 디딤돌일 뿐입니다.
하지만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주고, 도움을 주고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이 바로 내 형제요 어머니입니다.
세포는 끊임없이 주위에 있는 다른 세포에게 영양분을 나누어 준다고 합니다. 그래야만 건강한 세포라고 합니다.
자신의 영양분을 나누지 못하는 세포는 ‘암’세포가 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우리는 혈연, 지연, 학연이라는 틀에서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이제부터는 ‘나’라는 틀에 갇혀있기 보다는, 좀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의 것들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웃을 사랑하고 잘못을 용서하며 나의 것을 나눌줄 아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우리의 이웃입니다.”
<조재형 신부님 강론중에서>
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
저녁을 먹고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집 가까이 살았으면 좋겟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 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보일 수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 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하지 않는 친구.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이 맑고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드시 잘 생길 필요가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있으면 된다.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진 않다. 많은 사람과 사귀기도 원치 않는다. 나의 일생에 한 두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까지 지속되길 바란다.
우리는 명성과 권세, 재력을 중시하지도 부러워하지도 경멸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 보다는 자기답게 사는데 더 매력을 느끼려 애쓸것이다.
우리는 우정과 애정을 소중히 여기되 목숨을 거는 만용은 피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우정은 애정과도 같으며 우리의 애정 또한 우정과 같아서 요란한 빛깔도 시끄러운 소리도 피할 것이다.
우리에겐 다시 젊어질 수 있는 추억이 있으나 늙는 일에 초조하지 않을 웃음도 만들어 낼 것이다.
우리는 눈물을 사랑하되 헤프지 않게 가지는 멋보다 풍기는 멋을 사랑하며 우리는 푼돈을 벌기위해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을 것이며 천 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는 오동나무처럼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자유로운 제 모습을 잃치 않고 살고자 애쓰며 서로 격려하리라..
우리의 손이 비록 작고 여리나 서로를 버티어 주는 기둥이 될 것이며, 우리의 눈에 핏발이 서더라도 총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며 눈빛이 흐리고 시력이 어두워질수록 서로를 살펴주는 불빛이 되어주리라.
그러다가 어느 날이 홀연히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를 입게 되리라.
같은 날 또는 다른 날이라도.....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이 돋아 피어.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지리라.
- 유안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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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언제나 향기로운 좋은 글 주셔서 잘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너무 좋은글 주셔서 감사 합니다
그래요 세상에서 가장 값진것은
사랑을 나눌줄 알고 베풀줄 아는
넉넉한 마음 이라고 하잖아요
오늘 하루도 큰 사랑 나누는
멋진 하루 되시길 바람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
유안진님의 지란지교를 꿈꾸며는 학창시절 외었던 시였지요. 반갑네요.
그때로 돌아가 다시 꿈꿔보는.... ㅎ
시속의 우리이고 싶어서요^^
좋은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