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 하나 둘러메고 가을길을
따라
장항선 열차를 타고 그냥 떠나
보기로한다
친구 몇명과 함께 긴 선로를 따라 차창밖에 펼쳐지는
깊어 가는 가을 풍경들은 하나 하나 눈안에
고운 풍경이 되어 나에게
비추어진다
보여지는 시선과 살갗에 스치는 바람이 행복하게
다가오고
한없이 푸르른 가을 하늘 오색의 고운
단풍들이
황혼으로 달려가는 나에 마음을 흔들어 놓고 한껏
설레이게 하는
틀에박힌 일상의 생활에서 벗어나 떠난다는
것은
나와 같이 할수있는 몇십년을 함께한 진정한 벗들과의
만남이
너무 행복하고 학창시절 그때 그 시절처럼 마음은
한껏 부풀어 있었다
차창 밖에 풍경은 노란 빨간 오색의 물감을
끝없이 풀어 놓은
긴 선로를 따라 가을색을 펼치는 아름다운 수채화 같은
정경들이 필름처럼 지나간다
우린 산이 아닌 가을 바다를 보러 서천으로
향했다
눈앞에 펼쳐진 가을 바다는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 닿은것 처럼 쓸쓸하고
황량하게
파도는 높고낮게 음파를 타면서 출렁이는
소리만이 우리들을 반겨 주는
가을햇살 따뜻하게 내리는 빛을따라 출렁이는 은빛
파도가 고운 햇살에 부서지며
인적이 드물어 모래사장에 발자욱도 뚝욱 끊겨버린
고요한 백사장 만이 길게 누어있다
수평선 저멀리 이따금 갈매기와 파도 소리만이 고요를
가를 뿐이다
서천은 아직은 단풍이 덜 들은것 같았지만 길가에
펼쳐진
은빛에 날개를 펼치며 바람에 살랑거리는 갈대의 풍경은
우리에 마음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여장을 풀고 홍원항에서 회도 먹고 건어물도
사고
오늘은 이곳에서 파도를 자장가 삼아 1박을 하기로
하면서
바로 숙소가 바다와 맞닿은 곳이라 밤새도록 파도
소리가
심연에 깊은 소리가 되어 나에 마음을 일상의 모든
시름을 잊게 하는듯했다
그래도 그곳 서천은 아직 가을 단풍이 덜
들었지만
친구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그것 만으로도 기쁨을
느낄수 있어서 좋았던것 같다
다시 돌아오는
길에
앞으로 얼마나 더 이 친구들과 함께 할수 있을까를
끝없이 길게 뻗은 철길을 달리면서 이런 생각을
해본다
몇십년을 함께하며 외국 여행이며 국내 여행을 여지껏
같이한 친구들 인데
이제 모두기 황혼으로 가는 길에서 서로가 건강을
유지하며
앞으로도 나에게 주어진 날들을 그 친구들과 건강하게
오래 유지하며
남은 황혼의 날들을 오래 같이 하기를 다시한번
바래본다